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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한국의 무릉도원 응봉산 버릿골 르포

by 한국의산천 2017. 8. 12.

[‘한국의 무릉도원’을 찾아서 | 응봉산 버릿골 르포] 비밀로 남겨두고 싶은 이 땅의 마지막 비경

글 월간산 신준범 기자
사진 김영선 객원기자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파라다이스 버릿골·큰터골 최초 공개!


 “버릿골은 버릿소가 볼 만하지.”


덕풍산장 할아버지의 말은 최소한의 칭찬이었다. 강원도 삼척, 가장 깊은 첩첩산중에서, 다시 등산로가 없는 계곡을 따라 2시간 가까이 올랐다. 섬세한 폭포와 물웅덩이는 사람을 빨아 당기는 매력이 있는 물의 블랙홀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물과 가장 단단한 바위가 사랑하여 만들어낸 예술 작품이었다.


아기자기한 담쟁이 벽에서 폭포수가 떨어지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원은 매혹과 공포를 동시에 품고 있었다. 물의 블랙홀이 다른 세상을 보여 주겠다며 미묘한 힘으로 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비밀로 남겨두고 싶은 이 땅의 마지막 비경을 공개한다. 


“정말 좋은 개척 산행지가 있는데 같이 가시죠?”


대구드림산악회 김상균 대표와 김보윤 대장의 제안으로 삼척 응봉산으로 향했다. 늦은 저녁, 응봉산 계곡 산행의 베이스캠프인 덕풍산장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웃고 있었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흘렀다. 용소골로 유명한 응봉산은 국내 최고의 오지 계곡 산행지다. 천둥소리 같은 굉음을 내는 폭포,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웅덩이, 휴대폰 전파가 잡히지 않고 폭우가 내려도 탈출할 수 없는 성벽 같은 협곡이 널려 있어 거친 계곡산행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곳이다. 산길 따라 가는 것도 힘든 응봉산에서 버릿골과 큰터골, 두 개의 골짜기를 개척하는 것이니 긴장감이 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버릿골의 백미인 버릿소.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품은 매혹적인 물의 블랙홀이다.



무더위를 삼켜버린 버릿골의 담쟁이 협곡을 따라 오른다. 젖은 바위 사면을 긴장하며 걷는 것에 질린 일행들이 시원하게 물길을 따라 오른다.

폭우가 하루걸러 내리는 장마철, 단 이틀 맑은 날을 골라 재빨리 산을 찾았다. 새벽 일찍 일어나 산행을 준비했다. 안내산악회를 운영하며 국내와 세계 곳곳을 누비는 김상균 대표와 김보윤 대장도 버릿골은 초행이었기에 로프까지 배낭에 넣고 산행을 시작했다.


버릿골은 베스트셀러 소설처럼 첫 페이지부터 흡입력 있게 빨아들였다. 입구의 큰 돌덩이들은 시작부터 긴장하게 만들었으나, 몇 굽이 돌아들자 빛이 잘 드는 너르고 얕은 계곡이 안도감을 준다.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 개성 있는 물과 바위의 향연이 이어져 세속의 복잡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린다.


오염원 없는 북반구 어딘가의 하늘처럼, 깨끗한 햇살이 계곡을 비춘다. 미지의 원시계곡 버릿골은 깨끗한 풍경으로 햇살에 응답한다. 피아노 건반이 계단처럼 뻗어 있고 흰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진다. 박수치는 관객처럼 푸른 잎의 숲이 포근하게 골을 감쌌다. 용소골이 남성적이라면 버릿골은 미녀의 얼굴선마냥 섬세하다. 달달한 풍경이 변화무쌍하게 나타나, 걸음걸음이 설렌다. 등산화 끈 질끈 묶고 험한 산행을 각오했던 네 명의 사내들은 무장해제되어 미소 가득하다.


아름다운 블랙홀, 버릿소


골짜기가 갈라진다. 왼쪽은 산터골, 우리는 오른쪽이다. 왼쪽 골이 더 넓어 보여 무작정 걷다간 산터골로 가게 된다. 버릿골 못지않게 깊고 예쁜 계곡이지만 다음을 위해 아껴둔다. “앗!”하는 고함 소리에 보니 뱀 한 마리가 느긋하게 우리의 갈 길을 막고 있다.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오지다.


곳곳에 멸종위기 1급인 산양 똥이 있는 것도 그에 대한 반증이다. 빛깔이 화려한 담비도 얼른 숲 속으로 사라진다.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버릿골에 들어서면 천국으로 이어진 계단 같은 폭포가 환영 인사를 건넨다.



버릿골 상류로 갈수록 개척산행 특유의 어려움이 따르지만, 골을 따라 최대한 오르는 것이 가장 수월한 코스다.

물이 적지도 많지도 않다. 하지만 등산로가 없어 등산화가 젖지 않게 오르려면 제법 노력을 해야 한다. 젖은 바위를 폴짝폴짝 뛰어 넘는 것이 귀찮은 일행은 아예 물에 발을 담그고 텀벙텀벙 걷는다. 담쟁이가 벽을 장식한 아리따운 협곡 앞에서 일행들의 입이 벌어진다. 휴대폰 전파는 잡히지 않은 지 오래, 미지의 세계로 가는 관문을 지나는 것 같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청아한 물살에 복잡한 속세의 계산들이 씻겨 내려간다.


놀라고, 감탄하고, 디딜 곳을 찾는 사이,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한없이 늘어난다.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이끼 계곡을 올라서자, 마침내 버릿소다. 이곳 주민들 말에 따르면 버릿골은 사발 그릇의 사투리인 ‘버리기’에서 유래한다. 버릿소의 검은 소가 마치 그릇처럼 움푹 패여 붙은 이름이다. 계곡 이름으로 붙여진 걸 보더라도 버릿골의 하이라이트는 버릿소다.


바위벽과 물과 숲의 완벽한 조화, 둥근 심연이 풍기는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로움. 다른 세상으로 가는 블랙홀이 있다면, 바로 여기다. 폭포는 세속의 소음을 완전히 덮고, 마음의 때마저 벗으라 속삭인다. 정오가 가까워 올수록 폭염은 막강해지고, 시간만 있다면 훌러덩 옷 벗어던지고 풍덩 뛰어들고 싶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우회로다. 폭포 위로 가는 길, 절벽 사면을 따라 아슬아슬 내딛는다. 버릿소의 검은 물이 공포감을 더해 스릴 넘친다. 절벽 사면은 짧아 금방 끝난다. 폭포 위에 서자 처음 경치가 터지며, 붉은 껍질의 소나무들이 비탈을 메운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은 물푸레나무의 영역이었다. 간간이 계곡 주변에 돌담처럼 쌓은 것이 보인다. 옛날 화전민의 발길이 여기까지 미쳤다니 놀랍다. 



응봉산의 제왕격 골짜기인 용소골. 버릿골과 스케일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용소골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막강한 파괴력의 압도적인 골짜기다.


버릿소가 둥근 원이었다면 이번엔 삼각형 모양의 길쭉한 소와 폭포다. 하류에서 계곡에 반해 시간을 지체한 탓에 빠르게 통과한다. 좁아지나 싶던 골짜기는 계단 모양의 암반 폭포로 다시 사람을 홀린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면 바로 여기다. 디딜 때마다 조심은 하게 되지만, 표정은 희희낙락이다.


골이 점점 거칠어진다. 미끄러운 바위 사면이 끝없이 나오고, 계류가 흐르는 바위를 홀드 삼아 용을 써서 오르기도 한다. 온통 젖어 있어 걸음걸음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마침내 물이 사라진 상류, 쓰러진 나무와 수풀 속에서 길을 찾는다. 길은 없으므로 수월하게 능선에 닿을 수 있는 지형을 찾는다.


지도와 GPS를 참고했을 때 863m봉 사이 안부로 치고 오르는 것이 가장 짧은 오르막이라 판단, 벽처럼 일어선 골 사면을 오른다. 덤불이나 쓰러진 나무가 없어 수월하지만, 땅이 진흙에 가까워 발이 쭉쭉 밀리는 통에 나무에 매달리다시피 하여 비탈을 돌파한다. 능선 안부에 닿자 바람이 수고했다며 쿨하게 다독인다. 바람 고개라 거친 숨을 가라앉히기 제격이다.


본격적인 능선 종주다. 등산지도의 ‘전망바위’라 표시된 봉우리를 올랐으나 바위나 전망은 없다. 더뎌진 산행 진도를 뽑는 데 열중한다. 장군처럼 듬직한 아름드리 소나무와 진달래가 섞인 전형적인 울진·삼척의 능선이다. 향긋한 솔내음에 걸을수록 기분 좋아지는 능선이다. 



휘감아 도는 작은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버릿골은 등산로가 없어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청정 골짜기다.


용소골의 명소인 제2용소. 절벽 사면의 고정로프를 따라 걷는 스릴 넘치는 구간이다.


이 골 앞에선 다 부질없음이라


고속도로 마냥 걷기 좋은 능선을 버리고 큰터골로 이어진 지능선으로 꺾어 내려선다. 흰 수염 같은 꼬리진달래꽃이 하이파이브하자며 곳곳에서 손을 뻗는다. 미끄럼틀 타듯 지릉을 내려서자 두 계곡이 만나는 완벽한 Y 모양의 합수점이다. 수줍은 시골아낙 같은 큰터골 역시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미지의 골. 큰 터는 아니라고 생각할 즈음 마당바위처럼 너른 암반이 나타나며 햇살이 확 쏟아진다.


암반이 끝나는 곳은 폭포 위, 30m 로프로는 어림없어 우회한다. 적당히 우회하여 계곡에 합류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 아슬아슬한 비탈 사면을 계속 따라 가다 계곡에 내려올 수 있었다. 고라니 길을 사람 흔적이라 잘못 판단한 탓이다. 이 또한 개척산행의 스릴이며 틀에 박힌 국립공원 산행에서 맛 볼 수 없는 묘미다.


머리를 계곡에 푹 담근다. 우회 구간에서 체력을 생각보다 많이 쏟아, 땀과 열이 차올랐다. “콰콰콰” 공룡의 울음처럼 강력한 물소리,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집처럼 거대한 바위, 응봉산의 제왕 용소골이다. 버릿골이나 큰터골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막강한 스케일이다. 흰 바위 협곡은 시작부터 고정로프에 의지해 골짜기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내려가게 만든다.


사람은 대자연의 작은 객이요, 작은 점임을 알려 주는 거대한 협곡이다. 한편으론 사람 흔적이 반가워 안도감이 든다. 물의 빛깔이 깨끗하지 않다. 용소골도 오래 가물었다가 모처럼 비가 온 탓에 고인물이 내려오는 중이다.


큰터골을 따라 내려선다. 버릿골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청정계곡이다.


산행 거리는 이제 10km를 넘어섰으나 피로도는 20km 이상이라 일행들의 발걸음이 더디다. 용소골은 몇 번을 다시 와도 기막힌 풍경이지만, 버릿골에서 충분히 감탄한 탓에 감동이 덜하다. 제2용소에는 여성 백패커들이 여러 동의 텐트를 쳤다. 기상청 예보와 다르게 비라도 내리면 어찌 감당하려는지 걱정되지만, 그저 인사만 하고 돌아선다.

알파벳 대문자 S자 형태로 감아 도는 용틀임 협곡을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계곡을 수없이 건너야 하는데, 발을 담그지 않고선 건너기 어려운 곳도 간간이 있다. 결국 물에 발을 담그며 첨벙첨벙 걷는다. 뜨겁게 데워진 발바닥이 물에 잠기며 오히려 몸이 편해진다. 이 좋은 계곡에서 젖지 않으려 용쓰는 것이 부질없음을 늦게 깨닫는다. 더 편하겠다고, 더 깨끗하겠다고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다 부질없음이다.


처음 보았을 땐 그토록 놀라웠던 제1용소도 여러 번 온 탓에,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엄청난 물의 파괴력으로 사람을 압도한다. 깊은 심연에 검은 용이 잠들어 있는 듯 신비하다.

산행 시작 11시간 만인 오후 6시 넘어 서야 덕풍마을로 내려선다. 여한 없이 개운한 산행이었기에, 나른한 노곤함이 온 몸을 타고 달달하게 번진다. 마을의 개 짖는 소리가 반갑다.  




산행길잡이


험난하고 모험적인 산행지다. 버릿골은 길이 없는 곳치곤 의외로 수월하다. 물이 불었을 때만 아니라면 완만한 곳이 많아 산행은 어렵지 않다. 산터골 갈림길에서 주의해야 한다.


버릿소에선 왼쪽으로 우회해야 하는데 살짝 아슬아슬한 곳이 있으나 주의하면 어렵지 않다. 상류로 갈수록 쓰러진 나무가 있어 진행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계곡을 끝까지 따라 가야 산행이 편하다. 너른 터를 지나면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우측 골을 따라 863m봉 안부로 올라서는 것이 가장 쉬운 개척 코스다. 상류 계곡 분기점에서 250m만 오르면, 최단 코스로 능선에 붙을 수 있다. 상류부터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으니 GPS와 지도를 준비해 독도에 신경 써야 한다. 


능선에는 길이 잘 나있다. 880m봉에 돌담 초소 같은 것이 있고, 전망은 없다. 정상은 생략하고 사면으로 이어진 등산로로 가는 것이, 꺾어지는 산줄기에 닿는 지름길이다.

큰터골로 꺾어지는 갈림길에는 119긴급구조위치 표지판이 있다. 현 위치 ‘삼척-11’ 지점에서 지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큰터골이다. 너른 반석을 지나면 폭포를 우회하는데 위험 구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용소골부터는 길찾기 쉽다. 아슬아슬한 계곡 사면이나 젖은 바위를 가거나, 바위 사이를 뛰어넘는 등, 거리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체력과 독도 능력에 자신 있는 베테랑 등산인을 위한 개척산행 코스다. 로프는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능선 일부를 제외하곤 통화가 되지 않으므로 단독산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고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안내산악회인 대구드림산악회(gogotour. co.kr)에서는 버릿골로 능선에 올라 863m봉에서 범바위봉으로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코스를 안내한다. 비교적 체력 소모가 덜하면서 버릿골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덜 힘든 코스다. 초보자의 경우 버릿소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 좋다.


교통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렵지만 호산에서 버스로 가는 방법이 있다. 태백에서 호산행 버스를 타고 풍곡(덕풍계곡 입구)에서 하차한다.
1일 4회(08:30, 13:00, 15:45, 19:00) 운행하며 40분 걸린다.


덕풍계곡 유원지 주차장에서 산 입구인 덕풍마을(덕풍산장)까지는 6km 떨어져 있어 1시간30분 정도 걸어가야 닿는다. 덕풍마을의 숙소에 예약할 경우 간혹 트럭으로 태워 주기도 한다. 원덕읍 호산리에 있는 택시를 부르면 4만~5만 원 받는다. 주차장에서 버릿교까지는 3.3km 거리다.


숙박(지역번호 033)

덕풍마을 용소골 입구에 덕풍산장(572-7378), 덕풍민박(572-7380), 문지골 입구에 고향산장 (572-2133)이 있다. 덕풍계곡의 숙소로 덕풍아름골펜션(010-5728-2920), 덕풍계곡펜션 (010-9218-7144), 덕풍계곡펜션(573-9437), 1박2일민박(575-1821) 등이 있다. 버릿교와 덕풍산장 사이에 덕풍마을에서 운영하는 야영장(010-6319-8000)이 있다. 7~8월 데크 사용료 3만 원.


삼척·울진 명소 정보


1 죽변항

울진 북단의 어항으로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어로 기지다. 대나무가 많은 바닷가 또는 ‘대숲 끄트머리 마을’이라 하여 이름이 유래한다. 추억의 가수 남인수의 ‘포구의 인사’라는 대중가요 속에도 그 이름이 남아 있다.


죽변항은 울릉도에서 직선거리에 있으며 한때 포경선이 줄을 섰던 곳이다. 죽변은 어업 전진기지로 명성을 날렸고, 동해안에서도 규모가 크기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많은 어획량만큼 어항 주변에는 크고 작은 수산물 가공 공장과 수산물시장, 횟집이 많다. 지금도 오징어와 고등어, 꽁치, 대게 등이 많이 잡히고 미역이 유명하다.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 알려진 죽변항에는 드라마 당시의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볼거리가 되고 있다. 대형 찜질방이자 온천인 죽변해심원온천(054-782-7200)을 비롯해 모텔 등의 숙소가 즐비하다.

주소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1 문어 경매가 한창인 죽변항 수산시장. 2 대형 찜질방과 목욕탕이 있는 죽변해심원온천.


2 봉평해수욕장 &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

울진군 죽변면 봉평리의 해수욕장이며 백사장 길이는 250m이다. 방파제가 해변을 안고 있어 파도가 잔잔하고 물이 맑다. 특히 수심이 얕아 가족을 동반한 피서지로 제격이며, 휴가철에도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해수욕장 뒤편에는 ‘울진 봉평리 신라비전시관’이 있다. 국보 제242호인 ‘봉평리 신라비’를 비롯해 고대비석을 전시한 국내 유일의 비석 박물관이다.


4전시실은 제1전시관, 제2전시관, 제3전시관, 그리고 체험실과 야외 비석전시관을 갖추었다. 제1전시관에는 국보인 울진봉평리신라비의 실물과 함께 비문을 해석한 해설문, 1988년 처음 발견 당시의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들을 전시했다.


제2전시관에는 국내에서 발견된 삼국시대의 석비들을 전시했다. 2층에 마련된 제3전시관은 금석문의 발전 과정을 설명한 공간으로, 국내의 유명 국보와 보물급 비석들에 대해 시대별로 검색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갖췄다. 체험실에는 ‘봉평리신라비’ 모형을 통해 직접 비석을 만져보고 탁본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야외 전시관에는 한반도 모양의 지형 위에 국내의 국보, 보물급 유명 비석들을 발견된 지역에 그대로 배치해 현장감을 더 높였다. 비석의 조각품을 뜯어보고 새겨진 서체들을 감상하노라면 천년을 거슬러 비석들과 대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주소 울진군 죽변면 봉평리 521. 문의  054-789-5460.


1 방파제가 해변을 안고 있는 봉평해수욕장. 2 국내 유일의 비석 박물관인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


3 망양정 & 망양정해수욕장

울진 망양정해수욕장 남쪽의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정자다. 동해가 한눈에 펼쳐지고, 수평선 너머로 해 뜨고 달 떠오르는 광경은 물론 고깃배를 따라 휘도는 갈매기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경치가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라 하여 조선 숙종이 ‘關東第一樓관동제일루’ 현판을 하사했으며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망양정의 절경을 노래했다.


고려시대에 처음 지어진 망양정은 기성면 망양리의 해변 언덕에 위치했었는데 조선 세종 때 오래되고 낡았다 하여 현종산 산기슭으로 옮겨 중수했고, 철종 때에 다시 근남면 산포리로 이건했다고 한다. 현재 망양정이 서 있는 자리다.


망양정에 서면 왕피천과 바다가 합수되는 모습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볼 수 있다. 낙동정맥 기슭에서 발원한 왕피천은 굽이굽이 뻗어 성류굴 앞을 지나며 품을 넓게 펼쳐 망양정 앞에서 마침내 바다와 하나가 된다. 망양정은 울진대종이 있는 해맞이 공원과 이어져 있다. 빽빽하게 자라난 대숲 산책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해맞이 공원은 매년 12월 31일 자정의 울진대종 타종 행사와 1월 1일의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나무데크 조망대가 있어 망양해수욕장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망양해수욕장은 길이는 450m이며, 해수욕장 주변에 소나무숲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비교적 수심이 얕고 폭이 좁지만, 동해안의 해수욕장 중 수온이 높은 편이다. 주변이 조용해 여유로운 피서를 즐기기에 알맞다.

주소 경북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716-1.



1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 했던 망양정. 2 망양정에서 본 망양정해수욕장.


4 구수곡자연휴양림 & 울진금강송문화관

울진군에서 2001년 개장한 자연휴양림이다. 아홉 물줄기가 아홉 가지 경치를 보여 준다는 뜻의 구수곡은 18개의 소와 10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절경을 이루며, 여름 녹음과 가을 단풍이 수려하다. 울진의 깊은 산 속에 자리한 만큼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 소사나무, 박달나무가 자란다. 숲속의 집, 야영장, 등산로, 산책로, 삼림욕장, 물놀이장, 출렁다리, 체력단련시설 등을 갖추었으며, 한국 자생의 야생화 50여 종을 키우는 야생화관찰원과 숲속수련장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


휴양림과 인접해 있는 울진금강송문화관은 지난해 12월 울진군에서 세운 최신시설이다. 울진금강송의 우수성에 대한 이해와 목공예품 전시를 통한 교육의 장 제공을 위해 205평 규모로 건립했다.

예약은 홈페이지(gusugok.uljin.go.kr)에서 가능하다.

주소 울진군 북면 십이령로 2721. 문의 054-789-5470.



1 울진의 금강송숲에 자리한 구수곡자연휴양림. 2 지난해 12월 개장한 울진금강송문화관.

5 덕구온천스파월드

응봉산 남쪽 기슭의 온천이다. 소규모 자연 노천탕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종합온천장으로 개발되었다. 인위적으로 공을 파서 모터로 뽑아낸 온천이 아닌, 국내에서 유일한 자연용출온천이다. 수온 43℃이며 하루 약 2,000톤이 용출되며 자연 그대로의 온도로 데우거나 식히지 않는다.


알칼리성 온천수로 중탄산나트륨, 칼륨, 칼슘, 철, 탄산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 이용료 8,000원, 스파월드 2만8,000원. 콘도와 호텔을 함께 운영하며, 콘도는 4인실 19만 원, 6인실 30만 원. 호텔은 온돌방(4인 기준) 19만 원, 침대방(2인 기준) 19만 원.

주소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로 924. 문의 054-782-0677.


6 나곡해수욕장

나곡해수욕장은 울진의 조용한 어촌 해수욕장이다. 화려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와 해변 곳곳에 드러나 있는 갯바위, 나곡천이 흐르는 게 특징이다. 울진 특산물인 고포미역을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지만 오히려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바다 구경을 하며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해변 길이는 300m이며 해변 바깥쪽에는 모래, 물 안쪽에는 자갈이 깔려 있고 수심이 깊지 않은 편이다. 나곡해수욕장의 묘미는 자갈이 자그락거리는 소리로, 조용한 분위기와 함께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 입구에 민박과 모텔 같은 숙소가 있고, 해변 뒤에 야영장도 마련되어 있다.

주소 울진군 북면 나곡리.



1 자연 용출 온천인 덕구온천. 2 울진군 북면의 나곡해수욕장.


7 임원항 & 수로부인헌화공원

임원항에는 횟집 수십 곳이 모인 회센터 골목이 있다. 임원항 어부가 잡은 고기를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니, 가격이 저렴하고 양은 푸짐하다. 회센터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모둠회. 접시에 여러 가지 회를 투박하지만 푸짐하게 올린다. 콩가루와 들기름, 초장을 넣고 비벼서 회와 함께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개인용 채소가 별미다.


여름철 별미인 물회는 도로변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회센터 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회 위주로 메뉴를 준비하기 때문에, 물회는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미조리횟집은 상인들이 추천하는 물회 집이다. 이곳 주인의 비법 소스로 구수하고 매콤한 물회 육수를 만든다. 얇은 회와 고명이 맛의 비결이다. 육수와 잘 어우러지도록 회를 최대한 얇게 썰고 고명은 오이와 배만 올려 깔끔하고 식감을 높였다.


임원항 뒷산인 남화산에 자리한 수로부인헌화공원도 명소다. 엘리베이터로 편하게 오를 수 있어 회센터에서 식사 후 산책 코스로 가볍게 오르기에 알맞다.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삼국유사에 수록된 〈헌화가〉속 수로부인과〈해가〉속 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노인이 절벽 위 꽃을 꺾어다 바칠 정도로 절세미인이었던 수로부인의 설화는 현대 조각품으로 재해석되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각상을 둘러보다 보면 조형물 뒤로 끝없이 펼쳐진 동해와 아담한 임원항을 감상할 수 있다.


1 항구와 회센터, 수로부인헌화공원이 있는 임원항. 2 임원항 물회.


8 맹방해수욕장

삼척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길이는 800m, 수심은 1~1.5m로, 삼척시청에서 남쪽으로 12km 떨어진 곳에 있다.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으며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 최적의 조건이며 삼척의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인근 초당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마읍천의 맑은 담수와 바닷물이 엇갈리는 곳으로 담수욕도 즐길 수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해수욕하기에 좋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맹방해수욕장.



해변에 조개가 많이 묻혀 있어 피서철이면 바다조개줍기대회가 열리며, 바닷물과 담수가 교차하는 곳에서는 맨손송어잡기대회 등 여러 행사가 개최된다.

백사장 끝은 바위로 둘러싸여 반달 모양을 이루며, 뒤편은 울창한 소나무숲 사이로 산책로가 있어 삼림욕을 할 수 있다. 인접한 하맹방해수욕장· 상맹방해수욕장· 한재밑해수욕장을 합치면 해변 길이만 4km에 이른다.


[출처] [‘한국의 무릉도원’을 찾아서 | 응봉산 버릿골 르포] 비밀로 남겨두고 싶은 이 땅의 마지막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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