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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오매 단풍 들것네

by 한국의산천 2015. 11. 11.

오.매 단풍 들것네 [2015 · 11 · 11 · 수요일 ·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장수동 은행나무와 소래산 둘레길의 단풍



오.매 단풍 들것네 [원 문]


                  - 김 영 랑


「오.매 단풍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보아라
「오.매 단풍들것네」


※ 사투리가 주는 정감과 누이와의 교감이 물씬 느껴지는 고운시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은 열 네 살의 어린 나이로 결혼을 했다가 1년 만에 상처를 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그였기에 어린 누이에 대한 감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김영랑 (김윤식) :1903년 1월 16일, 전라남도 강진 生 - 1950년 9월 29일 卒


어린 누이가 장독대에 무언가를 가지러 나갔다가 무심코 떨어지는 붉은 감잎을 보고 아름다움에 놀라 “오매 단풍 들것네”라고 말하자 그런 누이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는 오빠의 장난이 재미있게 녹아있는 한장의 그림이자 아름다운 詩이다.



 

김영랑 [ 金永郞. 전남 강진(康津) . 본명 윤식(允植) : 1903.1.16 ~ 1950 ] 출처 두산백과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김영랑
   잘 다듬어진 언어로 섬세하고 영롱한 서정을 노래하며 정지용의 감각적인 기교, 김기림의 주지주의적 경향과는 달리 순수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1935년에는 첫째 시집인 <영랑시집(永郞詩集. 1935) 영랑시집>을 발표하였다.  

 

  본명은 윤식(允植). 전라남도 강진(康津)출생. 부유한 지주의 가정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자랐고,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이후, 결혼하였으나 1년 반 만에 사별하였다. 1917년 휘문의숙(徽文義塾)에 입학하였으며, 이 때부터 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고향인 강진에서 의거하려다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6개월 간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이듬해에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靑山]학원에 입학하여 중학부와 영문과를 거치는 동안 크리스티나 로세티, 존 키츠 등의 시를 탐독하여 서정의 세계를 넓혔다.

그러다 1923년 관동대지진이 일어나면서 귀국하여 고향에 머물며 은거하였다.


  1930년 박용철(朴龍喆)·정지용(鄭芝溶) 등과 함께 《시문학(詩文學)》 동인으로 참가하여 동지에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언덕에 바로 누워〉 〈쓸쓸한 뫼 앞에〉 〈제야(除夜)〉 등의 서정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어 《내 마음 아실 이》 《가늘한 내음》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의 서정시를 계속 발표하였고, 1935년에는 첫째 시집인 《영랑시집(永郞詩集)》을 간행하였다. 잘 다듬어진 언어로 섬세하고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그의 시는 정지용의 감각적인 기교, 김기림(金起林)의 주지주의적 경향과는 달리 순수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창씨개명(創氏改名)과 신사참배(神社參拜)를 거부하는 저항 자세를 보여주었고, 8·15광복 후에는 민족운동에 참가하는 등 자신의 시의 세계와는 달리 행동파적 일면을 지니고 있기도 하였다. 6·25전쟁 때 서울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은신하다가 파편에 맞아 사망하였다.


주요작품
《내 마음 아실 이》 《가늘한 내음》 《모란이 피기까지는》 출처 : 두산 백과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  김  용  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난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않는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긑에 있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연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 이번주 11월~14,15일까지도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줄듯한 장수동 은행나무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그리우면
             - 최 관 하

 

그리우면 그리울수록
차라리
눈을 감으리
 
눈(眼) 속에
환영(幻影)의 파노라마가
돌아갈 때
 
기억 저 편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하나 둘 건너리
 
가서 만날 때
안개비처럼
그리웠다 말하리


 


















가을이 가네

                          - 용 혜 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바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방하착(放下着)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