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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by 한국의산천 2015. 11. 7.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오랫만에 단비가 내린다 [2015 · 11 · 7  단비 내리는 토요일]

 

 비로 인하여 정기 라이딩은 일주일 뒤로 미루어졌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이지만 차를 가지고 답사를 떠난다.

단비에 온나라가 가뭄에서 해갈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답사라...

차량 소통이 많은 일반 도로를 피하여 자전거로만 갈 수 있는 그 길을 찾아나섰다.

지도를 통하여 도상연구를 하고 오래 전 지나왔던 추억을 살리며 길을 되짚으며 왕복했다.

그 길에서 비에 젖어 색감이 더 좋은 가을을 흠뻑 느끼고 왔네  왕복 84km  


▲ 산 모퉁이를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비는 내려도 자전거로 달리기 좋은 길이다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  김  용  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난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않는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연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 비야 이왕 내릴것이면 더욱 더 세차게 내려다요 ~


▲ 산을 보며 산길을 돌아 간다

산 뒤를 돌아 그곳에 가면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까?


▲ 이 비가 그치면 겨울이 오겠지


가을이 가네

                          - 용 혜 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바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 그 산길 그 여로 ⓒ 한국의산천


네가 와서 기뻤고, 네가 와서 외로웠다... 너는 나의 가을이다

낙엽의 서걱거림에 내가 지나온 과거를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오월의 신록처럼 푸르렀던 청춘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꽃집
              - 용혜원-

 

꽃집에서
가을을 팔고 있습니다
가을 연인 같은 갈대와
마른 나뭇가지
그리고 가을 꽃들
가을이 다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 바람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거리에서 가슴으로 느껴 보세요
사람들 속에서 불어 오니까요
어느 사이에
그대 가슴에도 불고 있지 않나요
가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
가을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은
가을을 파는 꽃집으로
다 찾아오세요
가을을 팝니다
원하는 만큼 팔고 있습니다
고독은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그리워 지는 계절, 가을입니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낮은 산길을 지나서


▲ 드넓은 평야를 가로 지르는 수로도 지나며 길은 이어진다





남겨진 가을

                           - 이재무


움켜진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
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올 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語)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 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난 조롱박으로 퍼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 비에 젖은 단풍. 역광에 비치는 단풍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  



님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 질러
노을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랗게 밀려 오기도 하고

 

단풍이
산기슭을 물들이면
붉어진 가슴은
쿵쿵 소리를 내며
고독 같은 설렘이 번지겠지

 

아, 가을이여!
낙엽이 쏟아지고 철새가 떠나며
슬픈 허전함이 가득한 계절일지라도
네게서 묻어오는 느낌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뿐이네


▲ 차가 잘 다니지 않는 드넓은 들판의 농로길을 따라 간다  







▲ 온 산이 진달래 산벚꽃으로 물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길 위에 낙엽이 뒹굴며 겨울이 가까워지네 ⓒ 2015 한국의산천  


▲ 인제 합강정에 서있는 시인 박인환 詩碑 



▲ 바로 위의 박인환 詩碑 이미지 3장은 서울(용문) ~ 속초 1박2일 왕복 라이딩 할때 촬영한 사진 ⓒ 2015 한국의산천


세월이 가면


         -  박 인 환 (1956년 작품)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 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것만


※ 가수 박인희가 부른 노래의 가사와는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詩의 원문입니다.


 "자유인은 끊임없이 해방을 시도하는 자이며 자유로운 세계를 지탱할 규율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아웅산 수지 여사>


효도를 하려니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고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더니... 선현들의 말씀 어느 하나 틀린것이 없구나












비가 많이 내려서 가뭄이 해갈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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