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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필름사진이 그리운가

by 한국의산천 2015. 1. 29.

[조인원의 사진산책]

 

'필름 寫眞'이 그리운가
 

숙련과 노고 필요했던 시절…

카메라는 연주자의 악기요 필름은 군인의 총알이었다
촬영·현상·인화 편해졌어도 여전히 빛과 구도에 공들여 손에 익은 사진기를 들이댄다

      

 

   ◀ 조인원 멀티미디어영상부 차장

 

  사진을 필름으로 찍던 때가 있었다. "나는 아직 흑백사진도 완성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필름을 고집하는 민병헌 같은 사진가들도 있지만 사진에서 필름은 이제 과거가 되었다. 카메라가 복잡하고 비싼 필름 대신 간편한 디지털로 바뀌면서 많은 것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변했다.

 

  필름 시절 사진가의 카메라는 연주자의 악기와 비슷했다. 수백년 된 바이올린인 과르네리(Guarneri)를 가졌어도 아무나 정경화처럼 연주할 수 없듯이 고급 카메라인 라이카(Leica)를 샀다고 누구나 브레송(H Cartier-Bresson)처럼 사진을 다 잘 찍을 수는 없었다. 수동식 필름 카메라는 원하는 사진을 찍기까지 오랜 숙련 과정이 필요했다. 필름 카메라로 찍는 '사진 한 장'은 노고(勞苦)의 결과물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렸다가 눈으로 초점을 맞추고 빛의 세기를 조절하고 적당한 렌즈와 필터를 바꿔가며 셔터를 눌러야 했다. 슬쩍 터치 한 번이면 보정까지 자동으로 가능한 요즘 사진과는 많이 달랐다. 찍어서 마음에 안 들면 바로 확인하고 지울 수도 없었다.

 

  그 시절 사진가에게 필름은 군인의 총알 같았다. 언제든 몇 장이라도 찍을 수 있게 카메라에 남겨 놓거나 가방에 새 필름들이 있어야 마음이 놓였다. 손톱만 한 메모리카드 하나에 고화질 사진을 수천 장 찍을 수 있는 요즘에 생각하면 언제 그랬나 싶지만 35㎜ 필름 한 롤은 24장이나 36장을 찍을 수 있기에 항상 아껴야 했고 고민해서 앵글을 잡아야 했다. 카메라를 열어 새 필름으로 바꾸려는 순간 더 좋은 장면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필름 사진은 촬영한 후부터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필름을 현상하고 종이에 인화하는 작업이 그것이었다. 필름 카메라는 방금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 기대와 불안이 섞인 미묘한 감정이 어두운 사진 암실에서 현상과 인화라는 단계를 거쳐 찍은 사진을 제대로 확인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 칼럼 관련 일러스트 =이철원 기자 
 

  촬영한 필름을 찍은 이미지가 보이게 하는 것을 '현상(現像)'이라고 한다. 현상은 필름에서 이미지가 드러나게 하는 과정인데 빛이 완벽히 차단된 암실(暗室)에서 해야 한다. 만일 현상 도중 실수로 빛이 새어 들어가면 완전히 망하게 된다. 갑자기 암실 문이 열리거나 실수로 불이 켜지면서 현상을 망치는 경우는 프로 사진가들에게도 종종 있었다.

 

  과거 월드컵 축구대회로 해외 출장을 갔던 한 스포츠 신문의 사진기자 선배는 자신의 끔찍한 일화를 들려주었다. 한국 팀의 결정적 골인 장면을 찍었던 그는 빨리 사진을 회사로 보내야 했다. 숙소로 돌아와 직접 필름 현상을 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고 카메라에서 필름을 꺼내 릴에 감기 시작했다. 그때 함께 갔던 후배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선배 지금 뭐하세요?" "나 지금 바빠. 빨리… 으악!" 마음이 급한 나머지 불 끄는 것을 잊고 환한 방 안에서 골인 장면이 찍힌 필름을 꺼내고 있었다. 자기 눈만 꼭 감고.

 

  현상이 끝난 필름을 하얀 종이 위에 사진으로 나오게 하는 과정을 '인화(印�)'라고 한다. 하얀 인화지 위에 희미하게 이미지가 떠오르는 과정은 마술처럼 신기하지만 인화는 촬영보다 더 복잡하고 숙련된 테크닉이 필요했다. 필름 카메라에서 복잡한 현상과 인화 과정은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모두 생략되고 '포토샵' 같은 보정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을 쉽게 고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의 수많은 사진관은 더 이상 필름의 복잡한 현상과 인화 과정이 필요 없게 되자 대부분 문을 닫았고 남은 사진관들은 디지털 사진을 종이로 프린트하는 일로 바꿨다. 사람들은 더 이상 복잡한 필름 사진의 전후 과정을 알 필요가 없어졌다. 카메라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손쉽게 사진을 찍는 것을 두고 일부에선 "사진은 더 이상 전문 분야가 아니며 '사진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종이가 발명되기 훨씬 전에도 사람들은 양(羊)의 가죽이나 대나무 위에 문자를 기록했다. 논어(論語)는 2500년 전에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 내용을 대나무 조각 위에 기록한 것이지만 같은 내용을 오늘날 태블릿 PC로도 읽는다. 그 안의 내용은 달라진 게 없다.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땐 필름 사진의 풍부한 계조(階調)를 따라올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10년도 더 된 얘기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만큼이나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이라는 분야를 확 바꿨다. 오히려 필름 카메라 시절의 고민들을 넘어서 5k급 초고화질이나 드론 카메라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영상 기록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사진을 위한 모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멋진 풍경을 위해 좋은 빛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성껏 구도를 잡는 것은 오래된 롤라이플렉스(Rolleiflex)든 최신형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든 다를 게 없다. 자기 손에 익숙한 것으로 무엇을 찍는가가 여전히 중요할 뿐이다. [조인원 멀티미디어영상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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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신문기사를 읽으며 오래전 필름카메라의 추억이 떠오른다

집사람과 함께 신혼시절 등산과 캠핑 그리고 사진촬영을 즐기던 그때가 ... ㅎ 

 

▲ 집사람이 첫 아이를 임신하였을 무렵 둘이서 사진 촬영을 다녔다. 김포 광릉으로 나왔을때인것 같다. 32년전의 추억이다 ⓒ 2015 한국의산천  

30년전 니콘 24mm 광각 렌즈와 105mm 망원 렌즈를 구했을 때 세상이 온톤 내것 같았다 ㅎ

 

▲ 신혼생활때 연곡 소금강으로 여름휴가중 ⓒ 2015 한국의산천

 

 

 

▲ 1983년 홍천강과 팔봉산에서 ⓒ 2015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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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는 가고 디지털 시대로  

 

▲ 지난 주 비내린 일요일 경복궁 경회루에서 ⓒ 2014 한국의산천  

 

주말이 다가온다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것이요

길을 잃으면 헤메면 될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가를 잊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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