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가는 길
인천대공원 인천수목원 [2014 · 6 · 22 · 미세먼지가 사라진 일요일]
싱그러운 나무냄새 풀냄새 가득한 숲길을 걸었습니다
하루종일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그런 숲길을 걸었습니다
1년중 반이 지나가는 유월 하순
언뜻 언뜻 비가 내리더니 휴일 아침은 개었다.
비가 내렸으니 공기는 좋고 숲은 더욱 푸르러지겠지?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힐링 산책을 나갔다.
바로 그곳은 인천대공원 !
인천수목원
2008년 10월에 개장한 인천수목원은 장수동 인천대공원 안에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인천시 도서해안과 육상의 주요 식물종을 수집. 전시. 보전. 연구하는곳이므로 나무 한그루 꽃 한송이라도 학술적 가치를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둘러봐야 한다.
인천수목원에 있는 나무는 현재 1075종, 22만4천847본이다. 수목원의 산림청 허가 기준은 꽃과 나무 식재 수가 1000종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하면, 인천수목원 역시 어엿한 수목원이다. 일년에 20만명 정도 수목원을 찾고 있으며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고목 - 윤시내 (음악을 들으실 분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세요)
갈길 멀다 쉬어 가는 곳 구름 처럼 머물다 가는 곳
산 구비 돌아 밤이 오면 하늘가에 그리움 일던 곳
그~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어디에 있나 어느 어느 하늘 아래 무엇을 무엇을 할까
어린 시절 고목은 여전한데 나만 홀로 여기에 섰네 나만 홀로 여기에 섰네
▲ 깊은 숲속을 연상케하는 인천수목원 ⓒ 2014 한국의산천
수목원에 들어서면 키높은 나무가 빽빽히 하늘을 가리며 맑고 그윽한 숲속 향기가 온몸을 감싸며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
숲
- 김시림
잠자리 날개 무늬로 영글어 가는 숲에서
나는 그 중 나무의 가지가 된다
미풍은 사루비아의 붉은 입술을 열고
단풍나무 아래 다소곳이 고개를 떨군
제비꽃 씨방을 들여보다가 누군가의 깊은
눈동자가 깃들었던, 어딘가에 아직 과즙이
묻어 있을지도 모를 내 몸내음을 맡는다
한 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던 태양,
멈출 길 없는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영화롭게 빛나던 아파리와 열매들 이제는
밑동으로 돌아가 부스러기가 될 채비를 한다
헤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목마름을 동반하는 것
손잡았던 세포와 세포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망부석이 되어 간다
"걷기는 세상의 쾌락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잠깐 쉬었다 갈 수도 있고, 내면의 평정도 찾을 수 있으며, 주변 환경과 함께 끊임없이 살을 맞대며 아무런 제한도 장애도 없이 장소의 탐험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걷기예찬中에서(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
걷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어서 즐거운 상황에서든 복잡하게 일이 꼬인 상황에서든 서두르지 않고 적응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길을 걷는 사람은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예술가이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쫒아버릴 수 없을 만큼의 무거운 생각은 하나도 없다." - 키에르케고르
▲ 인천대공원 수목원 후문으로 나오면 장미원으로 연결됩니다 ⓒ 2014 한국의산천
6월의 장미
- 이 해 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 걷는 것은 자신의 길을 되찾는 일이다 ⓒ 2014 한국의산천
나무
- 박 목 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이랄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워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교목(喬木)
- 이 육 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걷기는 시간을 그 본래의 조건에서 해방시켜 공간 속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속으로 난 길을 찾아 가게 한다.
결국 걷기란 인간 자신의 내면의 길을 더듬어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혼자선 나무
- 유경환
나무 위로 바람 없이
날아 오르는 꽃잎을
아이가 쳐다보고 있다.
뾰죽탑 위로 바람 없이
오르내려 흩어지는 구름 조각 끝
아이가 턱에 걸고 있다.
날아오르는 일이
가장 하고 싶던 갈망이었음을
뉘에게도 말할 사람이 없었던 때
꽃잎보다 구름보다 높게
전봇대만큼 키 크는 꿈을
대낮 빈 마을에서 아이가 꾼다.
그 아이는 지금껏 혼자인
늙지 않으려는 나
▲ 나의 카메라는 작품 촬영용이 아닌 내 일상의 기록용이다 ⓒ 2014 한국의산천
바람이고 싶어 강물이고 싶어
그대 가슴속에 그리움으로 남고 싶어
갈길 멀다 쉬어 가는 곳 구름 처럼 머물다 가는 곳
산 구비 돌아 밤이 오면 하늘가에 그리움 일던 곳
나를 따르라!
"지구는 둥글다. 그러므로 그 지구를 태연한 마음으로 한 바퀴 돌고나면 우리는 어느 날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하여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 다비드 르 브르통
보행은 세계의 희열을 향한 자기개방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면적인 휴지와 평정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변 환경과 몸으로 만나는 일이므로 우리는 여러 장소의 감각적 조건에 끊임없이 혹은 거리낌이 없이 자신을 맡기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걷는 사람은 그렇게 바삐 서두르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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