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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봄으로 가득한 계양산 둘레길

by 한국의산천 2014. 4. 13.

숲으로 간 사람들 [2014 · 4 · 13 · 하늘 푸른 일요일]

 

봄으로 가득한 계양산 숲길을 걷다

 

 

도보여행자에게는 신발이 전부다. 모자니 셔츠니 명예니 덕목이니 하는 것은 모두 그 다음의 문제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일찍이 걷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약이나 음식보다 걷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이다. 그래선가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걷는 사람들이 많다.그리고 걸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다산 정약용 역시 걷는 것을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고 보았다. 이렇듯 걷기는 이미 선조들로부터 검증된 건강법이다.

 

▲ 계양역에서 내리면 계양산 북사면을 따라서 둘레길이 있으며 솔밭을 지나서 계양산 정상에도 오를 수있습니다 ⓒ 2014 한국의산천

계양산 북사면은 아라뱃길과 가까우며 자연녹지와 밭이 많은 미개발지역이기에 전원풍경이 살아 있으며 목가적인 풍경을 보 수있습니다. 또한 계양산의 남사면에 비해 큰 나무가 많으며  숲이 우거진곳이 많습니다.  

 

 

▲ 발끝으로 땅을 천천히 느끼며 느린 걸음으로 풍경을 마음에 담는다 ⓒ 2014 한국의산천

 

▲ 좁고 아름다운 계양산 둘레길 ⓒ 2014 한국의산천 

얼마전에는 MTB를 타고 달리던 언덕길과 굽은 길을 봄 풍경을 가득 호흡하며 천천히 걸어서 갑니다  

 

계절은 사월 중순

계양산 북사면에는 화사한 봄으로 가득합니다.

길가에 벚나무가 가득한 들판

자목련과 개나리가 피어있는 시골집 담장길

키 높은 소나무가 가득한 숲길

노거수가 서있는 굽이진 언덕길을 따라서 아름다운 숲길을 걸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느린 걸음많큼 보이는것은 더 많았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 또한 급하지 않게 풍경을 음미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모든 대지 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며 걷는 존재성의 의미를 느낄 때 걷는 이는 진정 걷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걷는 이들에게 길은 하나의 생명으로 숨쉰다. 낯선 여행지를 가듯 길을 걸으면, 만나게 될 자연과 사람 그 외 모든 것들이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존재가 되고 길 곳곳엔 새로움에 대한 동경과 기대가 산재하게 된다.

 

 

  그래서 걷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열어놓을 수 있는 이는 인생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이다. 빠른 것이 제일인 현재의 도시 사회에서 천천히 자신의 한 걸음과 대지가 함께 호흡하는 정신의 여유는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산소일 것이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자신의 창작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0시간의 연습보다 1시간의 산책이라고 말했다. 걷기라는 가장 자연스러움을 통한 사색이 그에게 음악적 영감이 되어 돌아온 것이 아닐까? 인간의 귀소본능을 따라 나도 자연과 함께 거닐고 싶다.

 

 

구부러진 길

                     - 이 준 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모모 '는 시간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았어요. 하나는 회색신사들이 훔치려는 시계로 재는 시간이 있고, 또 하나는 마음으로 재는 "모모"의 시간으로 볼 수 있지요. 모모는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보았어요.
 
"시간은 계속 흘러가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언제나 현재 속에서 함께하는 마음"인 거지요.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속도지상주의적인 강박적 생각을 내려놓고, "구부러진 길"로 발길을 돌려 "나비 밥그릇 같은 민들레"도 만나보고, "날 저물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기다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들의 "구부러진 삶"에도 관심을 갖을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어요?
(중략...) 
"시간병"이라는 병 때문에 잃어버렸던 시간을 찿아서 사람 냄새나는 ”구부러진 길“쪽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보면 어떨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아름다운 들판

연초록이 가득한 숲

해가 저무는 시간까지 마냥 걷고 싶다

 

  일생을 집하나 장만하기 위해 일하고 자식 공부 잘하라고 뒷바라지하면서 사는 인생

그 자식이 자라서 또 평생을 바쳐서 집 장만하고 자식 공부시키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언제 명상을 하며 숲길을 걸을까?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시간이라고 말한다. 지금부터라도 걸어라.  

 

 

▲ 바람에 꽃잎이 지다  ⓒ 2014 한국의산천

봄바람이 살짝 불어오는데 벚꽃잎은 눈송이 처럼 날려서 길위에 살포시 내려 않는다

봄의 끝자락에서도 아름다움을 숨기지 않으며 봄의 마지막 조차 배웅하는 벚꽃. 벚꽃잎이 떨어진다고 봄이 지나간것은 아니다.

       

▲ 만물의 청춘인 봄, 봄은 그야말로 젊음의 상징이다. 인생이 피듯 봄의 기운이 피어나는 아름답기만 봄이다 ⓒ 2014 한국의산천

 

神과의 인터뷰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神께서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신이 나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런 다음 내가 겸허하게 말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자식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신은 온화한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내가 이곳에 있음을 기억하기를.

언제나, 모든 방식으로.'  - 작자 미상 -

 

 

 

 

 

 

 

 

 

 

 

 

 

걷기는 나르시스적인 방식이 아니라 사는 맛과 사회적 관계 속에 제자리를 찾게 함으로써 인간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 계양산 솔밭길로 접어듭니다 ⓒ 2014 한국의산천 

 

 

 

산림욕과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로서 미생물의 번식이나 생장을 억제하는 모든 물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수목이 우거진 숲 속에 들어가 신선한 공기와 나무 내음을 호흡하면 피로에 지친 심신이 활력을 찾는다.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숲에 들어가 요양한 뒤 감쪽같이 병이 낫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결핵환자가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곳은 숲 속의 요양소였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수목(식물)은 이동할 수 없어 주위의 적으로부터 공격이나 자극을 받아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식물은 자기를 방어하는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일례로 나무의 가지가 강풍 등으로 부러졌을 때 더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이러한 사실은 나무의 속살이 해충이나 미생물의 침입에 취약해짐에 따라 방어체계를 긴박하게 가동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수목들이 주위의 해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또는 땅 속에 발산하는 방향성의 항생 물질을 총칭하여 피톤치드라 한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그리스어로 ‘식물’을 의미하는 Phyton=Plant(식물)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Cide=Killer(살인자)를 합성한 말로서 “식물이 분비하는 살균 물질” 이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1930년 레닌그라드대학의 B. P. 토킹(Tokin) 교수가 마늘이나 양파 소나무 등에서 나오는 냄새나는 물질이 아메바 등 원생동물과 장티푸스, 이질, 결핵균등을 죽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피톤치드라고 명명한 이후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림욕

  최근에 삼림욕(山林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삼림욕이라는 용어도 목욕이나 일광욕이라는 단어처럼 일상생활에 친숙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삼림욕이라는 용어가 쓰인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다. 그 후 전국의 주요 숲에 많은 삼림욕장이 조성되었고, 삼림욕을 하는 일반인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삼림욕이 급속히 붐을 일으킨 요인은 공해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이 자연 속에서 자기를 보호하고 몸을 살리고자 하는 욕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심을 탈출하여 자연 경관을 감상하며 기분을 전환하고 시각적 즐거움을 누리겠다는 것을 넘어서, 건강증진과 치유적인 효과를 거두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산을 찾는 웰빙족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삼림욕을 다른 말로 녹색샤워(Green Shower)라고도 한다. 삼림욕은 숲과 나무가 주는 녹색효과(Green Effect)-뇌의 알파파 증가, 녹색의 심리적 안정 효과 등을 몸으로 체험하는 자연건강법 입니다. 삼림욕을 통해 우리는 숲의 정기를 온몸으로 마시고 접한다. 삼림욕의 효과는 활엽수보다는 소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같은 침엽수 숲에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숲이나 길, 혹은 오솔길에 몸을 맡기고 걷는다고 해서 무질서한 세상이 지워주는 늘어만 가는 의무들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 덕분에 숨을 가다듬고 전신의 감각들을 예리하게 갈고 호기심을 새로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쫓아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나는 손만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다. 내 발도 항상 한 몫을 하고 싶어한다. 때로는 들판을 건너서 때로는 종이 위에서. [독일의 철학자, 니체]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활동한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

언덕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역동적으로 체험해보면 길 자체에도 근육이 있고 반(反)근육이 있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

 

 

▲ 계양산 솔밭에서 우연히 만난 후배와 함께 ⓒ 2014 한국의산천

 

▲ 잠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계속해서 숲길 속으로 ⓒ 2014 한국의산천 

 

 

걷는다는 것은 대개 자신을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하여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속담에서 오직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첫걸음이라지만 그 첫걸음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그 첫걸음으로 인하여 우리는 한동안 규칙적인 생활의 고즈넉함에서 뿌리가 뽑혀 예측할 길 없는 길과 날씨와 만남들과 그 어떤 다급한 의무에도 매이지 않는 시간표에 몸을 맡기게 된다.

 

  한끼의 검소한 식사가 때로는 최고의 만찬보다 더 나은 것이니 그 포만감과 유쾌함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는다. 온종일 걷고 난 뒤의 허기와 달콤한 피로가 뒷받침하게 되면 별것 아닌 음식이 침을 고이게 하는 미식으로 변한다.

 

 

 

 

▲ 산길이 도로와 접하는 부분에도 봄으로 가득합니다 ⓒ 2014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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