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랭 사인이 울려 퍼지며 한해가 서서히 저문다
가야할 곳은 많은데 신발은 자꾸 벗겨지고 서산으로 해가 저물며 붉은 노을이 번지네
※ 강추로 인하여 이번주 챌린지팀 토요일 정기 라이딩은 쉽니다.
올드 랭 사인이 울려퍼지는 연말이 왔다
올드 랭 사인 (Auld lang syne)은 스코틀랜드 사투리로서 직역은 "Old long since(옛날 옛적에)"이다.
작별(Auld lang syne)은 스코틀랜드 시인인 '로버트 번스'가 1788년 지은 시에서 비롯되었으며, 영미권에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부르는 축가로 쓰인다.
올드 랭 사인은 스코트어로 '오랜 옛날부터( Aold long since)'라는 뜻이다. 영화 '애수(원제:Waterloo Bridge-워털루 다리)'의 주제곡으로 쓰였으며, 석별의 정이라고도 한다.
원래 이 음악은 이별의 노래가 아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나누며 회포를 푸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민족성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술을 사랑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라서 타지에 나가 사는 사람들이 모이면 고향을 잊지 못해 술잔을 나누며 이 노래를 합창했다고 한다.
또한 영화 '애수'에서 세계적인 배우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가 클럽에서 촛불들이 하나씩 꺼지면서 이별의 왈츠를 출 때 잔잔하게 흐르던 곡이다.
[MTBing] 당진 아미산-낮고 부드러워 즐기는 겨울 라이딩 가능한 곳
▲ 충남 당진의 면천읍성 ⓒ 2013 한국의산천
[MTBing] 당진 아미산
낮고 부드러워 즐기는 겨울 라이딩 가능한 곳
겨울철 라이딩으로 깊은 산에 들어가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해가 일찍 지고 페달이 얼기 때문에 3시 이후에 조금만 지체해도 라이딩이 어려워진다. 차라리 야영장비를 지고서 라이딩한다면 속이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전거 타면서 야영하자면 웬만한 라이더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하지만 겨울에도 라이딩은 계속된다. 높고 깊지 않지만 재미있는 코스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산들이 많다. 겨울에는 강원도 보다는 서울 근교나 서쪽 지방에서 많이 찾게 된다. 서울 근교의 프리라이딩 코스를 비롯해 경기 일원의 올망졸망한 산들도 겨울에 재미있게 타기에 좋다.
당진에 있는 아미산. 산이 크지도 않고 명승절경도 없어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자전거 접근이 쉽고 나지막한 능선 상에 산길들이 많아 재미있게 이 코스 저 코스 넘나들 수 있다. 하루 종일 라이딩하기에 좋은 산이다.
▲ 아미산 정상 너머 계단을 다운힐하고 있다.
아미산(349.5m)은 행정 구역상 충남 당진에 위치하며, 인근의 다불산(320m), 몽산(290m)과 어우러져 하나의 산군을 이루면서 당진의 진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미산 라이딩 코스는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하여 면천읍내까지 돌아 나오도록 구성할 수 있다. 이 산길은 프리라이딩과 올마운틴 성격이 적절히 가미된 코스다.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하는 임도가 나 있어서 산속에서 이동도 쉬운 것이 장점이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면 송악 나들목 지나서 당진 나들목에 이른다. 당진 나들목을 나오면 당진 시내쪽으로 5분 동안 잘 뚫린 고속화도로를 타고 가다가 ‘면천’ 이정표을 보고서 우측 길로 빠져나온다. 이어 토끼굴로 좌회전하여 면천을 찾아가면 쉽게 아미산에 이를 수 있다. 당진을 통해 들어가도 되지만 시내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앞에 기술한 면천으로 찾아 들어오는 방법이 더 쉽다.
아미산에 도착하면 주차는 아미원에 하면 된다. 아미원은 폐교를 이용해 만든 청소년수련원으로, 주차하는 데 특별한 제재는 없는 것 같다. 등산로 시작도 이곳이니 라이딩 기점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라이딩은 아미산과 몽산을 연결해 타고, 몽산에서 다시 면천쪽으로 다운힐했다가 돌아서 다시 아미산 산길쪽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계획했다. 등산로는 아미산~다불산을 연결하여 돌면 좋을 것 같지만 자전거로는 무리일 듯싶다.
▲ 북리로 내려가는 임도와 아미산 등산로가 나뉘는 갈림길.
아미원 뒤편의 업힐 구간
답사팀은 아미원에 주차하고 아미원 오른쪽 약수터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면 아미산 자연휴양림이 나오는데, 여기서 길은 좌우로 갈린다. 우리는 일단 아미산 정상에 오르기로 하고, 좌측 길로 자전거를 돌려 산길을 저어 나아간다.
인공미가 가미된 잘 정리된 산길을 5분여 오르면 첫 번째 갈림길이다. 죽동리로 넘어가는 산길로 보이는데, 초입의 길 상태가 좋다. 그쪽 산길도 궁금했으나 일단 아미산 정상이 목표라 우회전해 50m 정도 오른다. 이윽고 다시 갈림길이다. 임도는 좌측으로 이어져 있고, 아미산 등산로는 우측으로 나있다. 임도를 따라 넘어가면 성북리라는 곳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우측의 아미산 등산로로 접어든다. 산길 초반부에 급경사 업힐을 만나는데 오르막이 아주 재미있다. 날이 가물어서 길은 푸석푸석하고 먼지가 나나 오히려 타이어의 그립력은 좋아서 급경사 업힐도 오르기 수월하다. 중간에 서 있는 나무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올라가면 평상 두 개가 놓여 있는 쉼터에 이르고, 길은 아미산 1봉으로 경사를 이루며 이어져 있다.
우리는 첫 번째 봉우리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오른 뒤 보니 저 앞으로 봉우리 두 개 더 있다. 지도를 보니 아미산 2봉과 3봉인데, 아미산 3봉이 주봉이었다. 첫 번째 업힐을 끝내고 1봉을 넘어가니 흰색 밧줄이 정상에서 바위 아래로 늘어져 있다. 순간 걱정스러웠지만 길은 다시 좋아졌다. 그러나 2봉은 자전거를 들쳐메고 올라야한다.
이윽고 2봉에 오른다. 2봉은 약간 넓은 공간에 돌을 깔아서 평탄하게 해뒀는데, 유사시에는 헬기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2봉 정상에서 3봉 안부까지는 기막힌 다운힐 코스다. 삐죽한 돌들이 튀어나와 있고 급경사에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어서 다운힐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도전 의욕도 생기고 난코스 돌파에 재미가 붙었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싱글트랙이 3봉 안부까지 이어진다. 안부에서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돌아서 나아가는 자전거 전용 싱글트랙이 나 있다. 좌측으로는 동굴로 가는 길인데, 동굴 앞에서 길이 끊긴다고 한다. 주봉인 아미산 3봉 정상도 계단이 길게 이어져 자전거를 들쳐메고 올라야 한다.
▲ 제2봉의 마지막 급경사에서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라이더.
처음에는 돌길로 되어 있으나 중간 정도 올라가면 긴 나무계단이다. 정상 직전에서 서해안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멀리 왜목 마을도 보이고 방조제로 추측되는 길고 고른 해안선이 보기 좋다. 서해의 바람을 맞으며 이윽고 정상에 이른다.
비스듬한 평지인 정상에는 아미정이라는 정자와 안내판, 그리고 산불감시카메라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연결된 산이 다불산이다. 아미산을 내려가 구름다리를 건너 다불산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남쪽의 몽산쪽을 향하는데 아미정 옆으로 하산길이 나있다. 길은 처음부터 계단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지나는 등산객이 없어 내려가기 수월하다. 긴 계단이 불규칙하게 휘어져 내려가니 재미있다.
첫 번째 긴 계단이 끝나자 불규칙한 돌이 튀어나와 있는 난이도 높은 내리막이다. 돌을 요리조리 피해 내려가다 보니 경사가 급해진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가려 했으나 함께 간 동료들은 무지막지하게 돌진한다. 두 번째 계단이 끝나고 3번째 계단이 시작되는데 길이 규칙적이어서 내려가기 훨씬 수월하다. 이어 산길은 싱글트랙으로 바뀌어 조그만 쉼터를 지난다. 길은 아까 지나온 아미산 3봉 직전의 우회로와 다시 만나고 넓은 더블트랙의 임도로 바뀐다.
▲ 아미산 임도 삼거리. 좌측 길은 성북리로 내려가고 우측은 몽산으로 이어진다.
이정표가 있는 넓은 산속의 삼거리인데 우리는 우측 길을 택하여 몽산쪽으로 향한다. 몽산 가는 길은 임도다. 약 20분을 달리니 몽산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과 직진하는 산길을 만난다. 우리는 다시 산길로 직진해 몽산사 방향으로 넘어간다. 몽산사 앞을 지나서 싱글의 산길로 접어드니 면천으로 내려가는 프리라이딩을 즐기기에 좋은 싱글트랙이 이어진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면천이 보이는 곳이 이른다.
면천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도로로 돌아와야할 것으로 보였다. 적당히 내려간 다음 유턴해 다시 온 길을 돌아서 올라 몽산사에 이른다. 몽산사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몽산산성에 오르기 시작한다. 길은 비교적 잘 나 있으나 가파른 오르막이 성벽길과 함께 나 있다. 이윽고 몽산산성 정상에 오른다.
몽산산성에서 아미산 임도 삼거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거칠다. 몽산산성 정상에서 성북리쪽으로 내려가는 싱글트랙은 비교적 잘 나 있다. 거친 등산로를 따라서 다운힐해 다시 아미산 임도 삼거리에 이른다. 잘 가꿔진 커다란 무덤들이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성북리쪽 임도와 면천쪽 임도를 넘나들며 자전거를 타는 와중에 다불산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아미산 임도를 이용하여 다시 처음 출발한 아미원쪽으로 넘어왔다.
아미원에 이르니 오전에 주차되어 있던 많은 차들은 다 빠지고 우리가 가져온 차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해는 져가고 운동장으로 바람이 한 차례 불어 먼지를 일으킨다. 미지근한 느낌의 아미원 약수를 한 잔 먹었다. 약수에 대해 품평하면서 아미산 라이딩을 마친다.
아미산 찾아가는 길
당진을 통해서 들어가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면천을 찾아가는 것이 쉽게 아미산으로 접근하는 요령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나들목으로 들어온다. 당진 나들목을 나서면 길은 T자 삼거리인데 굴다리 밑으로 좌회전하여 자동차 전용도로로 들어선다. 약 5분 당진쪽으로 달리면 우측에 면천이라고 쓴 팻말이 보인다.
이곳으로 우회전해 굴다리 밑으로 다시 좌회전하면 면천에 이르는 시골길이 나온다. 중앙선이 없는 포장도로를 10여 분 달리면 조그마한 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를 지나 면천 팻말을 보고 찾아가면 약 10분 후 면천에 도착한다. 면천읍내에서 면천중학교로 나와서 지방도를 따라 500m 정도 가면 우측으로 아미산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아미산과 다불산을 잊는 구름다리를 지나면 우측 저수지 옆으로 아미원이 보인다. 아미원에 주차한 다음 라이딩을 시작한다.[ 글·사진 김종수]
충남 당진 아미산
미인의 눈썹을 닮은 너, 곱구나 그 자태… 충남 당진 아미산 ‘1석3조’ 산행당진 [ 글·사진 윤대헌 기자]
ㆍ좌우로 다불산·몽산까지 ‘덤’
ㆍ완만한 오름에 가족산행 제격
ㆍ하산 후 태신목장 낙농체험도
충남 당진시 면천면 죽동리에 자리한 아미산(해발 349.5m)은 당진의 명산이다. ‘미인의 눈썹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산세가 곱다. 야트막한 산은 정상에 오르면 거칠 것 없는 조망이 압권이다. 오색 융단처럼 깔린 낙엽을 밟으며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하는 맛도 쏠쏠하다. 완만한 산행로는 산책하듯 오를 수 있어 가족 산행지로도 인기다. 다불산과 몽산이 양 날개를 펼친 듯 능선으로 이어져 ‘1타3피’의 산행이 가능한 점도 매력이다.
아미산은 서쪽으로 다불산(해발 321m)을 펼치고, 남쪽으로 몽산(해발 299m)을 분가시켜 새가 양 날개를 펼친 형상이다. 정상에서 다불산과 몽산 정상까지는 직선으로 각각 1.6㎞와 1.5㎞의 거리. 세 산을 연결하는 원점회귀형 종주코스가 만들어져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세 산 모두 높지 않아 쉬엄쉬엄 다녀도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 붉게 물들었던 단풍이 절정을 넘어 가는 아미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경. 바로 앞에 야트막한 몽산이 잔뜩 웅크린 채 이쪽을 바라보는 듯 하다.
차령산맥에서 뻗어내려 태안반도에서 남으로 내달리는 가야산맥이 군 남부지역인 면천면을 휘감아 도는 분수령에는 관내 최고봉인 표고 349.5m의 아미산과 다불산이 주봉을 이루고 있다.
삼한시대에 마한땅이었던 당진은 통일신라 때는 혜성군, 고려시대에는 운주, 조선시대에는 면천군으로 불렸다. 아미산 남쪽 자락에 면천읍성이 남아 있고, 주능선에는 면천읍성의 외성이었다는 몽산성 흔적이 희미하다.
산행은 당진 외국어교육센터를 들머리로 삼아 오른다. 운동장 우측 임도 입구에는 좌측은 ‘아미산 정상 1.5㎞’, 우측은 ‘아미산 정상 790m’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다. 왼쪽 길은 1·2봉을 찍고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다. 오른쪽은 정상으로 오르는 지름길인 셈. 등반로 초입은 벚나무·단풍나무가 떨군 나뭇잎으로 화사하다. 밤나무·상수리나무와 길섶에 핀 코스모스가 가을 산의 고즈넉함을 넉넉하게 보여준다.
▲ 아미산 등반로의 계단길
지름길을 버리고 왼쪽 임도를 따라 간다. 10분 거리의 북서릉 안부에 이르면 오른쪽 능선길 양쪽으로 2기의 장승이 우뚝 서 있다. 장승을 지나 북서릉으로 들어서자 정자가 ‘발품을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정자를 등지면 송림 숲터널이 길게 이어진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숲은 제법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하다. 여기서 20여분 발품을 팔면 바위지대다. 늙은 소나무들이 뿌리를 박아 운치를 더해준다. 이곳이 제1봉이다. 정상을 바라보고 오르면 헬기장을 조성해 놓은 제2봉(구들봉)을 밟는다. 여기서부터 사방으로 시야가 터진다.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정상까지는 170m. 임도 입구 우측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삼거리에서 북서릉을 타고 오르자 나무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50m 거리의 계단길은 허벅지가 뻑뻑할 정도로 가파르다. 여기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 20여분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는 육각형 누각이 오롯이 앉아 있다. 당진팔경 중 하나인 아미정이다. 조망이 시원한 정자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북쪽으로 서해가 쪽빛 몸을 드러내고, 북동쪽으로 멀리 서해대교가 아련하다. 동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삽교호 방면 산릉이 파도처럼 넘실댄다. 남서쪽은 석문봉, 옥양봉, 가야산 산릉이 하늘금을 이룬다. 다불산과 몽산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멀리 당진읍내는 손바닥만 하다.
▲ 아미산 표지석
하산은 다불산 방면으로 내려선다. 밧줄 구간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폐광된 갱구들이 시커먼 콧구멍을 드러낸다. 갱구를 등지고 헬기장을 지나 송림 능선길로 들어선다. 역시 숲은 울창하다. 임도를 지나 다불산 안내판에서 송림 능선을 거치면 토지신 제사터를 만난다. 수백년 세월의 더께가 느껴지는 제석(祭石)은 옛 모습 그대로다. 여기서 송림을 지나면 구름다리다.
아미산과 다불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는 2001년 길이 76m, 폭 1.5m, 높이 19.55m의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1번 군도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제법 아찔하다. 다리를 건너면 다불산이다. 능선을 따라 4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아미산과 마주보고 어깨를 나란히 한 다불산은 정상 풍광은 아미산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산은 죽동1리 마을회관으로 내려선다. 아미산 등반로 초입에서 죽동1리 마을회관까지 총 거리는 6㎞ 정도. 4시간쯤 걸린다.
▲ 아미산 돌탑과 아미정
아미산 정상에서 좌측 남릉을 타고 1.8㎞ 정도 발품을 팔면 몽산에 이른다. 몽산 정상에서 하산은 남쪽 산성 등산로를 따라 면천읍성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무난하다. 읍성은 조선 초에 쌓은 평지성이다. 문헌에는 당초 둘레 986m, 높이 4.5m로 쌓았다고 기록돼 있지만 현재는 성곽 일부만 남아 있다.
하산 후에는 잠시 발품을 쉬어 인근 태신목장으로 향한다.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드넓은 초원 위에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그림 같은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도시인의 가슴을 활짝 열어준다.
Tip
내포가 지닌 유구한 역사·문화적 전통과 자연·생태적 가치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문화 숲길로 조성된 내포문화숲길 중 백제부흥군길 구간(29.2km, 대덕산⇨아미산⇨둔군봉⇨합덕제)이 아미산을 지나고 있어 내포문화숲길의 일부를 맛볼 수도 있다.
만약, 한 시간 산행이 아쉽다면 백제부흥군길을 완주하거나 다불산이나 몽산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더 걸을 수 있다. 다불산은 막바지에 경사가 심해 조금 어려움을 느끼지만 정상에 오르면 아미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몽산 쪽으로 가면 몽산을 거쳐 면천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올 수 있는데 면천은 면천읍성을 비롯해 향교, 건곤일초정, 면천은행나무 등이 있어 아이들의 역사 교육에도 그만이다.
▲ 태신목장
면천면에 자리한 태신목장은 이런 상상속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99만1735.5m10(약 30만평)의 대지에 조성된 6만6115.7m10(약 2만평)의 초지에는 수십 마리의 젖소가 가을 햇살 아래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육우로 사육되는 수컷도 수천 마리나 된다.
드넓은 초원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목장은 2004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낙농체험목장으로 인증받았다. 그만큼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낙농진흥회가 우유소비를 촉진시키고자 마련한 체험은 목장체험, 쇠꼴주기, 송아지 우유 먹이기, 우유짜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치즈만들기, 승마, 마차타기, 낙타타기, 새모이 주기, 건초주기, 트랙터열차타기 등. 모두 유료로 진행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산교육이다. 목장에서 갓 짜온 우유로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아이스크림은 그 맛이 일품이다.
▲귀띔
왜목마을·난지섬·솔뫼성지도 가볼만
▲ 왜목마을 앞바다.
■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JC에서 대전~당진 고속도로로 진입해 면천나들목을 통과하면 나들목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당진외국어교육센터로 길을 잡으면 된다. 외국어학교 운동장에 주차가 가능하고 학교 건물 우측으로 등산로가 개설돼 있다.
■ 주변 볼거리 : 왜목마을, 난지섬, 도비도해양체험, 태신목장, 김대건신부탄생지, 방조제, 솔뫼성지, 함상공원, 영탑사 등
▲ 왜목마을의 일출 ⓒ 2013 한국의산천
▲ 솔뫼성지 ⓒ 2013 한국의산천
▲ 공세리 성당 ⓒ 2013 한국의산천
▲ 영탑사 ⓒ 2013 한국의산천
▲ 오래전 답사 다니던 그 열정이 넘치던 청춘의 시간에 남겨진 사진들 ⓒ 2013 한국의산천
■ 맛집 : 당진제일꽃게장(꽃게&해산물, 041-353-6379), 가사울식당(오리찰흙구이, 041-356-5299), 안섬갯마을(해산물, 041-356-5136), 남매식당(한우, 041-355-0445), 소망냉면식당(냉면, 041-355-3313), 서해횟집(활어&매운탕, 041-353-0755) 등
■숙박 : 당진관광호텔(041-356-5757), 서해호텔(041-357-3766), 인피니티호텔(041-358-5253), 짬호텔(041-357-0025), 폭풍의 언덕(041-355-1071) 등
■문의 : 당진군 관광개발사업소(041)360-6522
합천 모산재
바위산처럼 세상을 품자
‘영남의 소금강’ 합천 모산재에서 한해를 되돌아보다
경남 합천은 ‘산의 나라’다. 낙동강 지류인 황강이 흐르고 그 상류에 합천호가 있지만, 그 나머지 땅은 산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천(陜川)이라는 지명도 결국은 산이 많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합천은 ‘좁은 내’라는 의미로, 산이 많고 들판은 없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좁은 계곡이 많다는 말이다. 그러다 1914년 3월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근의 ‘초계’와 ‘삼가’가 합천군으로 편입되며 ‘좁은 내’라는 뜻은 맞지 않고 세 고을이 합해 이뤄진 ‘합천’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문 표기방식은 그대로 두고 말할 때와 읽을 때는 ‘합천’이라고 하기로 했다.
세 고을이 합쳐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산지와 평지의 비율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 현재도 여전히 합천의 내는 좁기만 하다. 합천군에서 만든 그림지도를 보면 이 같은 지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푸른색으로 표시된 합천호, 손톱만 한 합천읍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녹색으로 표시된 산지다. 소백산맥의 지맥이 펼쳐지는 합천에는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 봄철 철쭉 산행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필두로 1000개에 달하는 산봉우리가 솟아 있다.
이제 12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되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12월의 여행지로 일망무제의 장쾌한 전망이 펼쳐지는 산 정상만 한 곳도 없을 것 같다. 까마득한 발 아래로 펼쳐지는 세상을 내려다보면 그동안 매달렸던 것에서 벗어나 훨씬 더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산꼭대기가 암봉과 수직절벽으로 이뤄진 곳이면 더 극적인 심리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 정상 능선에 솟은 기기묘묘한 암봉 위를 걷는 게 모산재 산행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이다. 암봉에 서면 까마득한 낭떠러지 아래로 일망무제의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황매산(1108m) 남동쪽 자락에 자리한 모산재(767m)가 바로 그런 곳이다. 모산재는 ‘재’라는 이름 때문에 고갯길로 알기 쉬운데, 실은 산 정상을 뒤덮은 거대한 암봉이다. 이 바위들의 풍모가 워낙 빼어나 ‘영남의 소금강’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당초 산 정상 부근에 ‘못(淵)’이 있어 ‘못산’이었다가 ‘모산재’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바위들도 절경이지만, 그 바위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전망도 이 일대에서 최고로 친다.
황매산은 철쭉꽃이 만개해 8부 능선이 온통 붉게 물드는 5월에 가장 많이 찾게 되지만, 모산재를 목적지로 하는 사람들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모산재는 모산재 주차장에서 출발해 영암사지를 거쳐 올라가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영암사지에서부터 거리는 1.5㎞에 불과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하고 암반이 많아 금세 숨이 턱에 차 오르고, 허벅지가 뻐근해진다. 정상이 가까워지면 아예 길이 끊어져, 밧줄을 잡고 바위를 기어오르고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 코스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황매산 정상 부근 오토캠핑장에서 차를 세워 놓고, 산길을 따라 걸어 내려와도 된다. 정상에서 모산재를 거쳐 영암사지나 덕만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하산길이므로 한결 수월하게 모산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다시 황매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차편을 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 모산재의 상징인 돛대바위.
모산재 정상 능선을 따라 노출된 암봉들의 형세가 참으로 기기묘묘하다. 배의 돛처럼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돛대바위, 천길 벼랑 위에서 최치원이 도를 닦았다는 득도바위, 부처 형상을 한 부처바위, 다섯 손가락 형상의 손가락 바위 등에 한참 동안 시선이 머물게 된다.
모산재라는 표지석이 세워진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른편 아래 바위 위에 돛대 바위가 서 있고, 그 뒤 깎아지른 듯한 암벽 아래로 대기저수지의 푸른물이 굽어보인다. 왼편 절벽 아래로는 도탄리·오도리·중촌리 일대 마을의 다랑논이 펼쳐진다. 그 너머로는 창령, 의령, 진주 일대 산들의 능선들이 물결치듯 유려한 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모산재는 합천팔경 중 말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해인사와 가야산, 황매산 철쭉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많은 명성을 얻었을 것이다.
모산재 산행에서 절정의 코스는 정상 능선을 따라 솟은 화려한 암봉 위를 걷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시야가 탁 트이는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돛대바위, 다랑논, 작은 마을, 저수지가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경치를 빚어내는데, 하나같이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든다. 머릿속에 잘 저장해 놓고, 넓게 생각하고 크게 품어야 할 때 꺼내 보면 좋은 바로 그 풍경이다.[출처 세계일보 합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일렁이는 파도 ‘산들의 바다’
합천 오도산과 해인사 암자 여행
합천에서 빼어난 전망이 펼쳐지는 봉우리로 오도산(1134m)도 빼놓을 수 없다. 일반인에게 합천의 산이라면 국립공원인 가야산과 군립공원인 황매산 정도가 알려져 있지만, 여행가나 사진동호인들에게는 오도산도 그 못지않은 명소다. 모산재와 오도산 두 곳 중 어느 곳의 전망이 더 낫다고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모산재의 전망이 화려하고 역동적이라면, 오도산의 전망은 장중하고 묵직하다. 모산재의 전망이 처음부터 확 이목을 잡아끄는 반면 오도산의 전망은 보면 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오도산은 1962년 남한 땅에서 마지막으로 야생 표범이 포획된 깊은 산이지만, 1982년 한국통신(KT)의 무선 중계소가 들어서며 산 정상까지 시멘트 포장도로가 놓였다. 모산재는 한겨울에도 땀으로 옷을 적시며 다리품을 팔아야 하지만, 오도산은 자동차로 가볍게 오를 수 있다.
급한 경사를 피해 산허리를 돌고 또 돌아가며 길을 만들어, 이 포장도로는 산 아래 입구부터 정상까지 무려 10㎞에 달한다. 무선 중계소 아래 세 개의 전망대가, 중계소 안에 하나의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오도산은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 산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합천과 거창 일대 산들의 머리와 어깨가 한눈에 들어온다.
첩첩이 이어진 이 산들의 전신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오니, 마치 거친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를 연상시킨다. 오도산에서의 감동은 거창 방면에 서 있는 미인봉 너머 광활한 분지를 보며 절정에 달한다. 봉우리 사이에 놓인 이 분지는 거창군 가조면 땅인데, 작은 마을과 논이 성냥갑만 한 크기로 눈에 들어온다. 합천호쪽도 비경이다. 산의 능선이 중첩돼 보이며 아스라하고 그윽한 풍경을 빚어낸다.
▲ 눈앞에 ‘산들의 바다’가 펼쳐지는 오도산 정상은 황매산의 모산재와 함께 이 일대에서 가장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즈음 오후 합천호 쪽으로는 산의 능선이 중첩돼 보이는 그윽한 풍경이 펼쳐진다.
‘합천’ 하면 바로 ‘해인사’라는 단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합천의 대표 명소는 해인사다. 해인사는 양산 통도사,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꼽히는 명찰 중의 명찰이다. 누구나 아는 대로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돼 있다.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된 장경판전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얼마 전 끝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여파인지, 장경판전의 외관까지도 사진을 못 찍게 하는 등 너무 지나치게 통제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합천에 와서 장경판전을 보지 않고 돌아갈 수는 없겠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는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수놓았던 설치미술 작품 몇 점이 아직도 남아 있다. 모두 ‘마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부처상을 양분해 놓은 ‘부처의 소리’다. 잘라진 부처 사이의 빈 공간은 ‘일반인에게도 감춰진 불성’을 뜻한다고 한다.
해인사는 가야산 자락에 16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그중 가장 유서 깊고 내력 있는 절집은 백련암이다. 해인사 산내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백련암은 성철 스님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일제강점기 서정주와 김동리도 이곳에 머물며 불교사상을 공부하며 문학수업을 했다. 절집으로 드는 기다란 돌계단이 인상적인 백련암에 오르면 시야가 툭 트인다. 해인사 일주문 인근에 자리한 홍제암은 사명대사가 입적한 곳이다.
▲ 해인사 일주문 왼편에 세워진 청동 조각 ‘부처의 소리’.
해인사로 드는 홍류동 계곡에 자리한 길상암은 벼랑 위에 서 있다. 길상암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은 갈지자(之)를 여러 번 반복한다. 이즈음 나무계단 난간에는 불자들이 소원을 적은 붉은 리본을 빼곡히 매어놓았다.
길상암까지 발길이 닿았다면 ‘소리길’도 걷지 않을 수 없다. 소리길은 야천리 각사교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6.3㎞에 달하는 산책길을 일컫는다. 3개 구간으로 나뉘는 소리길은 1, 2구간에서 홍류동 계곡을 바로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소리길의 백미로 꼽히는 구간은 길상암에서 최치원이 노닐었다는 농산정에 이르는 구간. 특히 길상암 부근 낙화담 부근의 경관을 최고로 친다. 칼로 자른 듯한 바위 아래 푸른 빛의 계곡물이 고여 있다. 이즈음 겨울인데도 물이 많아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홍류동이라는 이름은 가을 단풍이 계곡물까지 붉게 물들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요즈음 이 계곡의 정취가 가을만큼은 못 할 것이다. 그러나 소리길을 걷기에는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소리길 들머리에는 ‘귀를 기울이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세월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소리길이라 함’이라고 적혀 있다. 세월가는 소리를 듣기에 12월만 한 때가 또 있겠는가.[ 출처 세계일보 합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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