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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여수 금오산 금오도 비렁길

by 한국의산천 2013. 12. 5.

1. 전남 여수 금오산

2. 여수 금오도 비렁길

 

 

 

 

  전남 여수 돌산도 금오산(金鰲山·323m)은 해넘이와 해돋이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산이다. 산 남쪽 수십 길 절벽 위에 자리한 향일암(向日庵)은 동해 낙산사 홍련암, 서해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4대 관음성지로서 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찰이다.

 

▲ 여수 금오산 향일암(向日庵) 일출 전경. 해넘이와 해돋이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산이다

 

▲ 금오산 속 산록은 알록달록 가을빛을 간직하고, 바다는 영롱한 코발트빛으로 빛난다

 

  돌산도는 12월 초인데도 아직 가을에 머물고 있다. 산록은 알록달록 가을빛을 간직하고, 바다는 영롱한 코발트빛으로 빛난다. 암팡지게 솟아오른 금오산도 마찬가지. 산허리를 가로지른 율목치 고갯마루에는 찬바람이 모질게 불어대는데 산 안은 노란색 가을빛과 연둣빛 봄빛이 어우러진 파스텔 톤이다.

 

  산 아래도 분위기는 엇비슷하다. 바다는 짙푸른 물빛을 벗어던지고 은빛 구슬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오후 햇살은 이렇게 산을, 바다를 가을 풍경화처럼 그려놓고 있었다.

숲을 빠져나가자 찬바람이 얼굴을 후려친다. 세월에 역행하려는 남도 산의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느닷없이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싸락눈이 온산을 덧칠해 버린다. 그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데 지나가는 경상도 아지매들은 "하늘에서 흰 구슬이 떨어진다"며 즐거워한다. 그러고 보니 올겨울 처음 맞는 눈이다.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오늘 산행 망쳤다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산과 바다는 평온을 되찾았다. 북쪽 봉황산(460.3m)으로 이어지는 굵은 능선이 꿈틀거리고, 새벽녘 먼바다로 나섰던 고깃배는 옥빛 바다를 가르며 소율항으로 유유히 들어선다.

 

  금오산 정상을 넘어서자 망망대해. 태평양 먼바다까지 터지고 한쪽은 금오열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띠를 이은 듯 바다에 떠 있는가 하면, 그 뒤로 고흥반도 팔영산이 얼굴을 삐죽 내밀었다.

 

▲ 먹장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살에 다시 추색(秋色)에 젖어든 여수 돌산도 금오산 능선. 띠를 이은 금오열도는 은빛 도화지에 그린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이제 금오산 주봉을 오른다. 우뚝 솟은 바위봉우리인 247m봉에는 '금오산 정상'이라 새겨진 정상석이 서 있으나 정상은 이미 지나쳤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리오, 발아래 멋진 바다가 펼쳐져 있고 하늘의 조화는 짤막한 오후 반나절에 봄, 가을, 겨울을 보여준 데다 이제 거북등 올라타고 먼바다로 나아갈 기회까지 얹어주었는데.

이렇게 꿈에 부풀어 있는 우리 마음을 눈치 챘는지 하늘에서는 싸락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순간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산 아래로 황급히 내려선다. 그 모습이 또한 눈 내리는 겨울 풍경화였다.

 

 

 

여행 수첩

 

산행 길잡이

 

  율목치는 향일암을 3㎞쯤 앞둔 율리삼거리에서 오른쪽 돌산로를 따라 약 1.5㎞ 오르면 닿는다. 율목치~금오산~247m봉~향일암 산행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조망이 목적이라면 향일암 기점 코스가 적합하다. 향일암 해우소 맞은편 산길을 들어서면 숲길과 가파른 바윗길을 거친 다음 데크길 따라 거북등무늬를 빼닮은 247m봉에 올라선다. '금오산 정상 323m'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서 있으나 실제 금오산 정상은 북서쪽 약 1㎞ 지점에 솟은 323m봉이다. 하산은 323m봉 쪽으로 향하다가 임포 갈림목에서 오른쪽 향일암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약 1시간. 향일암은 문화재관람료를 받는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061)644-0309

 

  Oh! Yeosu 관광 비전 선포식 여수시는 한 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9일 'Oh! Yeosu 관광 비전 선포식' 행사를 연다. 이에 앞서 목표 달성 예상일인 8일 오후 5시 여수엑스포역 대합실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오동도 향일암 엑스포역 박람회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숙박권 20장과 여행권 30장을 내건 경품 행사를 연다. 이어 12월 한 달간 여수시 관광홈페이지(www.ystour.kr)에서 숙박 85장, 여행권 70장의 경품 이벤트도 한다. 문의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7

 

대중교통
여수 시내에서 111번(1일 18회), 113번(9회), 116번(4회) 시내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 버스 정류장을 경유해 향일암 입구까지 간다. 116번(1일 3회) 시내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07:50, 12:25, 16:20)을 경유해 율목치를 넘어 성두까지 간다. 여수시청 교통행정과 061-690-2349
여수행 노선버스는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02-6282-0114), 광주유스퀘어종합터미널(062-360-8114),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1688-2824),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1577-9956)에서 운행한다. 용산역을 출발해 서대전, 익산, 전주를 거치는 전라선 열차는 1일 19회(05:40~22:45) 운행한다. 무궁화 약 5시간 20분 2만6400원, 새마을호 약 4시간 50분 3만9300원, KTX 약 3시간 40분 4만2800원.

 

숙박(지역번호 061)
향일암 부근에는 민박집과 펜션이 여럿 있다. 다도해민박 644-6345, 서울민박 644-7797, 해맞이펜션 010-5099-1421, 해맞이흙집 644-6789, 바다풍경펜션 644-5222. 문의 임포리사무소 644-7002. 금오산 북쪽 봉황산 서쪽 기슭에 조성된 봉황산자연휴양림은 남해 낙조 조망이 일품인 휴양림으로 2·4·6·8인용 산막이 12동 있다. 문의 643-9180, 예약 huyang.yeosu.go.kr

 

맛집
향일암 입구 임포 일원에 돌산 갓김치 판매점과 식당이 여럿 있다. 돌산 갓김치는 "적당한 습기를 실은 해풍을 맞으며 자랐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갓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 자랑이다. 12월에는 석굴이 별미다. 돌산도 순환도로 곳곳에 직화구이 전문 식당이 있다. 안굴전굴구이식당 644-6553. 돌산대교 부근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마음에 드는 수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사서 맛볼 수 있다.

 

 

[걷기길 따르며 달맞이하기ㅣ여수 비렁길] 해맞이 향일암서 달맞이하며 걸으면… [글· 월간 산 박정원 차장]

1·2코스 10km에 해안단구 따라 조성한 절경 감상

  여수 향일암(向日庵)은 큰 자라가 바다로 헤엄쳐 들어가는 형세의 산인 금오산(金鼇山)의 거북이 등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신기하게도 주변 바위들이 전부 거북이등과 같이 갈라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향일암은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뜻이다. 관음 기도도량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일출명소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다. 향일암은 원래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선덕여왕 9년, 659)할 때는 ‘원통암’(지금도 향일암 대웅전에는 원통보전이란 이름으로 그 흔적이 남아 있다)이란 이름이었으나, 고려 광종 9년(958) 윤필 대사가 섬의 형세를 보고 ‘금오암(金鼇庵)’이라 개명했다. 금오암은 큰 자라 모양이란 뜻이며, 이때부터 거북바위에 대한 신앙이 유래한 것으로 전한다.

 

  산 이름도 이후부터 금오산이라 불렀다. 조선 숙종 때는 인묵대사가 관음전 아래 대웅전(원통보전)을 짓고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했다. 지금 이름은 인묵대사가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아름다워 ‘향일암’으로 명명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함구미마을에서 출발한 금오도비렁길에서 미역널방전망대가 첫 전망대로 나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절경이 압권이다. 비렁길이란 이름에 맞게 해안절벽 위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걷는 길을 조성했다.

 

▲ 향일암에서 금오도 들어가는 배 위에서 맞은 일몰. 곧 달이 뜬다.
 

  향일암엔 일출 방문객이 연중 끊이질 않는다. 일출은 달맞이와 연결된다. 해가 지면 바로 달이 뜨기 때문이다. 매년 신년 일출제 때는 5만여 명의 인파가 모여 기도를 올리는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금오산 자락 향일암 일대가 사람으로 뒤덮이는 것이다. 8월 대보름엔 일출제만큼은 아니지만 상당수 이른다. 

 

  향일암에서 달맞이를 하기 전후에 전국 최우수 걷기길인 ‘금오도비렁길’을 걸으면 어떨까. 금오도는 금오산 향일암 바로 앞에 있는 섬이다. 그 둘레길을 이은 ‘금오도비렁길’은 2012년 7월 행정안전부의 ‘우리마을 녹색길 베스트10’에 선정된 경관 좋고 걷기 좋은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인 금오도(金鰲島)는 원래 거무섬으로 불렸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임금의 관(棺)을 짜는 재료인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던 황장봉산이었을 만큼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으로, 숲이 우거져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이 기록이 전한다. 이 거무섬을 비슷한 한자로 표기한 것이 거마도였다. ‘청구도(靑邱圖)’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거마도로 표기되어 있다.

 

  금오도비렁길은 남해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금오도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되었기 때문에 벼랑길의 여수 사투리인 ‘비렁길’을 그대로 사용했다. 코스는 모두 5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1구간은 함구미마을에서 미역널방~송광사 절터~신선대~두포마을까지 6.8km, 2구간은 두포마을에서 굴등전망대를 거쳐 촛대바위~직포마을까지 3.9km, 3구간은 직포마을에서 갈바람통전망대를 거쳐 매봉전망대~학동삼거리까지 4.5km, 4구간은 학동삼거리에서 사다리통전망대~온금동~심포마을까지 3.2km, 5구간은 심포마을에서 막개~장지까지 3.3km 등 총 21.7km에 이른다.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서 걸으면 된다. 어디든지 탈출코스는 연결된다.


 

▲ 여수 금오도비렁길 개념도

전국 녹색길 베스트10에 선정된 길

 

시골 마을은 어디나 그렇듯 한적하고 여유가 있다. 1코스 시작지점인 함구미마을도 마찬가지. 함구미(含九味)란 지명은 해안의 기암절벽이 아홉 골짜기의 다양한 절경으로 이뤄져 부르게 됐다고 한다. 또 매봉산 줄기 끝부분에 위치한 이곳은 용의 머리와 같이 생겼다 해서 ‘용두(龍頭)’라는 지명과 함께 사용한다.

 

  함구미선착장에는 금오도비렁길이란 이정표와 함께 안내판이 걷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내 숲속으로 들어간다. 매봉산 끝자락이다. 대부산, 대대산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섬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하더니 정말 섬 치고는 나무들이 많다. 동백나무·후박나무·서어나무·측백나무·비자나무에 봉산(封山) 역할을 했던 소나무까지 다양한 식생을 자랑한다. 마삭줄, 공난 등 많은 종류의 관목도 교목들 틈바구니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옛 송광사 절터가 나온다. 전설에 의하면 보조국사가 모후산에 올라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 국사전에, 또 한 마리는 여수 앞바다 금오도에, 다른 한 마리는 고흥군 금산면 송광암에 앉았다고 한다. 이를 삼송광(三松廣)이라 부른다고 전한다. 고려 명종 25년(1195) 보조국사 지눌이 남면 금오도에 절을 세운 기록이 있어, 이곳 절터는 송광사의 옛터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 ‘혈의누’, ‘하늘과바다’, ‘박봉두살인사건’ 등을 촬영한 굴등전망대도 표고 100m가량 높이의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촛대바위, 일명 남근바위도 비렁길 옆에 우람하게 솟아 있다. 촛대라기보다는 꼭 남근같이 생겼다.

 

  촛대바위 지나자 꼭 여자 엉덩이 같은 봉우리 두 개가 저 멀리 눈에 들어온다. 옥녀봉이다. 유달리 숲이 우거져 있다. 나무꾼들은 옥녀봉에서 절대 나무나 풀을 베지 않는다고 한다. 불문율로 전하는 금기사항이다. 옥녀봉 아래의 나무나 풀은 옥녀의 은밀한 부분을 들춰낸다고 해서 그렇다고 한다. 만약 이를 어긴다면 큰 재앙을 내린다고 전한다.

마을마다 다양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옥녀봉 전설, 선녀 전설, 불무골 전설 등 어촌이라 그런지 바다와 산과 두루 관련된 내용이다.

바다와 해안절벽, 동백나무, 다양한 나무로 이뤄진 아름다운 숲, 한적한 마을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기억에 남을 만한 길이다.

 

 

 

죽향(竹鄕)이라 불리는 전남 담양 대나무를 이용한 향토 음식을 소개하는 '푸드 아티잔 프로젝트(Food Artisan Project)'의 다섯 번째 행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민예관'에서 있었다. 향토 음식을 제대로 살리고 개발하는 방향을 담양의 사례를 통해 모색해보자는 것이 행사 취지. 북촌민예관 김동환 대표는 "원래 맛에 충실하고 전통 방식대로 제대로 만드는 향토 음식, 고추장 등 양념을 과하게 사용하지 않아 원재료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음식, 외국인도 즐길 수 있는 보편적 맛을 가진 전통 음식 등은 언제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문의 070-8834-8401, www.bukchonstudio.com

 

▲ 솔잎과 각종 한약재를 넣은 효소가 향긋한 솔향을 더하는 죽순고추장무침

 

대통밥·죽순효소무침

 

 담양 '한국대나무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는 음식점 '박물관앞집' 이수금 대표가 어릴 때 대통밥을 먹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옛날에는 대통밥을 식당에서 팔지 않았어요. 집에서 대바구니를 만들려고 대나무를 다듬고 나면 마디만 남았어요. 거기에 쌀을 담아 화로 속에 넣어두면 밥이 됐어요. 대바구니 만들기가 힘들고 싫었는데, 어머니가 '대통에다 밥해줄게'라고 하면 그 밥을 먹으려고 바구니를 만들었어요."

이 대표가 막 쪄낸 대통밥을 들고 나왔다. 싱그러운 죽향(竹香)이 대통밥에서 피어올랐다. 서울 아니 담양까지 가서도 이런 대나무향 나는 대통밥은 쉽게 만나기 힘들다. 이 대표는 "대통을 재활용하면 절대 이런 향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쌀과 우엉, 밤, 은행, 대추, 검은콩, 해바라기씨 등을 담고 한지로 덮은 대통을 압력솥에 넣고 익혀요. 대나무 수액이 밥에 배어 들어가죠. 하지만 대부분 식당은 대통을 그저 그릇으로만 써요. 압력솥에 밥을 지어 대통에 담아 내지요."

제대로 만든 대통밥 '감식법'

이 대표는 제대로 만든 대통밥을 알아보는 방법도 알려줬다. "대통에 지은 대통밥은 아래로 갈수록 질어요. 대나무 수액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압력솥에 지은 밥을 대통에 담으면 위아래가 고루 고슬고슬하지요. 그런데 모르는 손님들은 '왜 밥이 찐득거리느냐'며 불평하기도 하시죠."

 

 

 

 

 

'박물관앞집'에서는 매년 5~6월 한 해 쓸 죽순을 갈무리해둔다. 무게만 몇t, 금액으론 5000만~7000만원 어치의 죽순을 사다 소금물에 삶은 뒤 창고만 한 저온 냉장고 7개에 보관해두고 일년 내내 쓴다. 끓는 물에 데쳐서 소금기를 빼고 요리한다.

'죽순효소무침'도 선보였다. 솔잎과 각종 한약재를 넣은 효소가 향긋한 솔향을 더했다. 담양 식당에서 일반적으로 내는 죽순초고추장무침보다 죽순 자체의 향과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기(서울에서 내드린 음식은)서는 흉내만 내는 것"이라며 "담양에 오셔서 대나무 숲도 보고 드셔야 제맛"이라며 웃었다. 대통밥 1만2000원, 떡갈비 2만5000원. (061)381-1990

 

대통순대

 

 ◀ 대통에 넣어 쪄내는 '대통순대'

대통밥과 함께 대통순대도 선보였다. 대통밥 보다 아직 덜 알려진 음식이다. 담양전통시장 옆에 있는 '옛날대통순대전문점'에서 만든 순대를 김동환 대표가 가져왔다. 김 대표는 "순대는 유럽의 전통 소시지와 아주 비슷해 세계화하기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우선 돼지 창자에 돼지 피와 찹쌀, 우거지, 깻잎 따위를 가득 채워 넣는다. 콩나물 대가리도 들어가는 게 색다르다. 순대를 세로로 쪼갠 대통 안에 넣고 덮어서 찐다. 담양 사람들은 "대나무 향도 난다"지만 솔직히 맡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동안 먹어본 다른 순대와 비교하면 확실히 잡내나 군내가 덜하다.

 

  옛날대통순대전문점 허윤미 대표는 "대나무가 냄새를 잡아주는 것 같다"며 "돼지 창자를 얼마나 잘 손질하는지, 양념을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돼지 피를 많이 넣은 피순대는 대개 퍽퍽한데, 대통에 쪄서 수분이 덜 빠져나가는지 훨씬 더 촉촉하다. 1접시 1만3000원, 택배 주문 시 1팩(600g) 1만5000원. (061)381-1622

 

대통술

팔뚝만큼 굵고 긴 대통 위쪽 중앙을 송곳 따위 도구로 충격을 주자 깨지며 동그란 구명이 생겼다. 대통을 기울이자 이 구멍으로 대통술이 졸졸졸 흘러나왔다. 누르스름하면서도 푸르스름한 대나무 빛깔과 향, 맛이 술에 배어 있다. 대통밥, 대통순대와 함께 나온 '대통술'이다.

 

  담양 지역 민속주로 추성주(秋成酒)가 있다. 이 추성주를 대(代)를 이어 만들어온 양대수 명인이 대통술을 개발했다. 대통술의 공식 상표등록된 명칭은 '대통대입술십오야'다. 쌀에 오미자, 구기자, 갈근 등 한약재를 넣고 담근 알코올 도수 15도짜리 약주를 대통에 넣고 2차 숙성시킨다.

 

  대나무 마디 부분에 구멍을 뚫어 술을 대통 안으로 흘려 넣은 후 나무쐐기를 박은 다음, 튀어나온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표면을 매끈하게 깎는다. 덕분에 대통 안을 술로 채웠는지 겉으로 봐서는 알기 어렵다.

 

  중국에도 대통에 담은 술이 있지만, 내부를 방수 처리해 대나무 수액이 술과 섞이지 않는다. 따라서 양대수씨가 개발한 대통술처럼 대나무의 풍미가 술과 섞이는 2차 숙성 과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생대통을 사용해 대나무 맛과 향이 녹아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뚜껑을 편리하게 따면 되는 중국의 대통술과 달리 구멍을 뚫기가 다소 힘들 수 있다. 완전히 밀봉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 두면 술이 조금씩 샌다. 장기 보관도 어렵다. 양대수씨는 "냉장 보관을 할 경우 유통기한이 1개월 정도"라며, "섭씨 10도 이상 보관하면 변질될 수 있다"고 했다. 1병(700㎖) 1만3000원. (061)383-3011 

 

 

 

 죽향(竹鄕)이라 불리는 담양 대나무를 이용한 향토 음식 / 대통에 넣어 숙성시키는 '대통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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