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노래]이룰 수 없는 사랑 - 장철웅
나의 가슴엔 당신 사랑이 눈물처럼 빛날 거에요
우리 돌아보지 말고 살아요 서로 보고파 질 땐 눈을 감아요
나의 가슴엔 당신 사랑이 눈물처럼 빛날 거에요
판결은 수 초도 소요되지 않았다. 판사는 이 서류에 이의 없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끝이었다. 법정 밖으로 나와 덕수궁 담벽에 기대어 완전히 넋이 빠져버린 사람마냥 맥을 놓고 기대어 서 있었다
우리의 15년간의 결혼생활의 종점은 마침내 이혼을 도출해내고 아내와 나는 타인이 되었다
치욕과 미움 인연의 모든 줄을 끊어 버리고 이제 떠나려 작정했을 때, 내 몸은 바람에 하늘거리는 말라버린 코스모스의 대궁마냥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날 밤 나는 서울 거리를 혼자 정처없이 배회하다가 강남의 어느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여관에서 혼자 잠이 들었다.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 일어난 다음날, 나는 남행하는 열차를 탔다.
내 차림은 청바지와 흰 운동화 뿐 손에 든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 남대천 뚝방을 생각하며 소설의 한귀절이 떠올랐다 ⓒ 2013 한국의산천
어느해 오월 강릉 단오제가 열릴때 남대천의 고수부지위에 대형 천막이 쳐지고 서커스단이 들어왔다. 그 많은 인파 그리고 아마도 전국의 야바위꾼과 소매치기도 모두 이곳에 모였으리라. 밤이되면 남대천의 물위에 어둠이 부드러운 비로드천처럼 덮혀왔고 곳곳에서 밝힌 등불 때문에 수면위에 너울거리는 불그림자로 출렁거렸다.
"나는 남에게 무엇이 되었던 간에 나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결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한갓 추억의 기억 저편에서 흐릿한 영상으로 남아 있지지는 몰라도, 그때 강릉시절은 참으로 막막하기 이를때 없었다. 내 마음의 중심에 나는 매일 허무의 한조각씩을 심어가며 자살을 꿈꾸었다.
밤마다 남대천 뚝위에 홀로 앉아 불 밝히고 떠나는 남행열차를 바라보며 외로움으로 온몸이 오그라 들어갔다. 따듯하고 불 밝은 열차 속에 앉은 사람들이 저희들끼리 도란도란 나누는 행복한 이야기가 부러워 목이 컥컥 막혀오는 갈증을 감내해야만 했다."
낮술을 마시고 노란 배추꽃이 질펀하게 피어있는 한낮의 밭두렁에 퍼질고 앉아 허무해서 그냥 목 놓아 울고 싶은 그런 날 산조는 네팔로 떠났다.
산마루에서 헤어진 그 사람은 아직도 그곳에서 기약없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남아 있을까?
이룰수 없는 사랑 - 장 철 웅
텅빈 세상인것 같아 그대가 나를 떠나던 날엔 눈물만 흘러 아무 말 없이 그냥 멍하니 시린 눈을 감아 버렸어
아픈 기억 서로 가슴에 안고 돌아서면 남이 되는 걸 우리 사랑이 이렇게 끝이 나는 걸
우린 만나지 말걸 그랬지 그냥 모른는 채로 어디에선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마음 편히 살걸 그랬지
이름 석자 서로 가슴에 안고 미워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차라리 만나지 말걸 그랬어
우리 돌아보지 말고 살아요 서로 보고파질 땐 눈을 감아요 나의 가슴엔 당신 사랑이 눈물처럼 빛날 거에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고 아픔만은 아닐 거에요 우리 서로를 기도하며 살기로 해요 기도하며 살기로 해요
▲ 비 처럼 내리는 당신의 사랑. 나의 가슴엔 당신 사랑이 다이아몬드의 빛처럼 오색영롱하게 빛날 거에요 ⓒ 2012 한국의산천
우산
-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걷는 길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속에 있고 싶다.
▲ 성산대교에 내리는 비 ⓒ 2012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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