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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15년만에 개방된 홍천 미약골 영광 불갑산,

by 한국의산천 2012. 8. 31.

 

1. 15년만에 개방된 홍천 미약골

2.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 영광 불갑산

 

15년만에 개방된 홍천 미약골 [ 글 김성윤 기자 / 사진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고이 숨겨뒀던,그래서 아직은 억센…
 

▲ 어떠한 인위(人爲)도 가해지지 않은 무위(無爲)한 자연 본래의 모습, 강원도 홍천 미약골에서 만났다.

자연휴식년제로 지난 15년 동안 인간의 출입이 금지됐던 덕분이다. 길은 사라지고 바위와 나무는 이끼로 두껍게 덮였다./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사람의 발길이 15년 동안 닿지 않은 계곡은 어떤 모습일까? 생태계와 산림 훼손을 막으려고 지난 1997년부터 강원도 홍천 미약골에 내려졌던 자연휴식년제가 지난 6월 해제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5년 동안이나 출입이 금지되었기 때문일까, 산에 자주 다닌다는 이들도 미약골을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홍천군 문화관광 웹사이트(www.great.go.kr)를 찾아봤다. 미약골은 홍천군에서 지정한 '홍천 9경(景)' 중 세 번째에 당당히 올라 있었다.

 

  옛날의 한 풍수가가 우연히 계곡에 들어섰는데 학이 울더란다. 더 들어가니 촛대바위가 치솟았고,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을 법한 물웅덩이 뒤로 기기묘묘한 바위와 폭포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비경이 이어졌더란다. 신선의 세계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계곡의 풍광에 감탄한 풍수가는 '미암동' 또는 '미약골'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게다가 미약골은 북한강으로 유입되는 홍천강 발원지라는 설명이다.

 

 

  읽고 나니 미약골이 어떤 곳일지 더욱 궁금해졌다. 서울춘천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홍천은 이제 서울에서 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지역이 됐다. 내비게이션에 따르면 서울 한복판에서 미약골까지는 2시간30분. 미약골 입구는 56번 국도 옆으로 나있었다. 계곡 쪽 국도변을 따라 철조망이 쳐 있는데, 작은 아치 모양 입구 위로 '미약골 테마공원'이라는 푯말이 있다. 골짜기 입구와 푯말 글씨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아 한 번 지나쳤다가 차를 돌려 돌아와야 했다. 입구에는 차량 너댓 대가 주차돼 있었다. 입구 옆 안내판에는 웹사이트에 나온 내용과 같았으나 '계곡을 따라 1.8㎞를 올라가면 폭포가 있다'는 내용이 달랐다.

 

  입구에 들어서 돌계단을 내려가니 짙은 초록빛 나무 그늘 사이에서 "콸콸콸"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캠핑이나 피크닉하기 알맞은 터가 정비돼 있었다. 너댓 가족 정도가 텐트를 치고서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계곡물에 담가둔 수박과 참외를 꺼내러 온 여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한적한데다 텐트 칠 자리도 넉넉하고 돈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캠핑족들을 뒤로 하고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캠핑장 바로 뒤 약간 높은 지대에 '홍천강 발원지'라는 글씨가 비석처럼 생긴 큰 화강암에 새겨져 있었다. 오솔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졌다. 떨어진 낙엽이 쌓여 썩고 다시 쌓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생긴 폭신한 쿠션감이 발바닥에 유쾌하게 전달됐다. 계곡 물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했다.

 

▲ 홍천강 황골 유원지 ⓒ 2012 한국의산천  


 얕은 오르막을 올라가니 한낮에도 햇볕이 뚫고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숲이 짙어졌다. 산림청이 세운 '입산 금지' 푯말, 그리고 자연휴식년 기간 오솔길을 막는 철조망이 쳐 있었던 구조물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을 걸어 내려오는 여성 둘을 만났다. "폭포를 보았느냐"고 묻자 "있긴 있다는데 조금 올라가면 길이 끓겨서 걸어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솔길이 내리막으로 변하더니 곧 길이 뚝 끊겨 있었다. 진짜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는데, 징검다리처럼 보이는 돌 몇 개가 보이고 그 뒤 계곡 반대편에 사람 혹은 짐승이 오간 흔적이 희미하게 보였다. 기왕 왔으니 폭포는 보고 가야 할 것 같아 징검다리를 건넜다. 낮은 언덕을 넘자 다시 계곡을 따라서 길이 나왔다.

폭포를 찾아 미약골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계속 가야 할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오지였다. 썩어서 부러진 나무가 나뒹굴고, 도저히 인간이 다닐 수 없을 듯한 길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계곡 이쪽과 저쪽을 여러 차례 왔다갔다했다.

 

  산에서는 해가 일찍 저문다. 오후 3시부터 두 시간여 올랐지만 폭포는 보이지 않고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폭포 찾기를 포기하고 계곡을 내려왔다. 미약골 아래쪽에 있는 '별빛 흐르는 마을'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저녁 때 펜션 주인과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휴대폰에 저장된 폭포 사진을 보여줬다.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데, 왜 포기하셨어요?"

 

  다음날 일찍 계곡을 다시 올라갔다. 어제 다녀간 길인데도 낯설었다. 미끄러지고 물에 빠지기를 얼마나 했을까, 계곡 위쪽에서 세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힘을 내 올라가니 드디어 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험악하달 정도로 크고 억센 바위가 3m쯤 쌓여 있고, 그 위에서 물이 세차게 떨어졌다. 물이 여기저기로 튀면서 허연 물안개를 일으키고, 그 속에서 햇볕이 반사되면서 작은 무지개가 여기저기 떴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원초적 자연. 그리고 그 안에 인간이라곤 오로지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벅찼다.

 

  이내 한기가 온몸으로 퍼져 후들후들 떨렸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추위를 참지 못하고 이내 폭포에서 몸을 돌려 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계곡 산행용품

홍천 미약골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이 가장 편하고 안전하다. 일종의 계곡 산행이다. 본격적 계곡 산행에는 헬멧과 로프, 안전벨트, 구명조끼, 장갑, 웨트수트(wetsuit)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폭포까지 약 1.8㎞를 올라가는 미약골 계곡 산행은 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다. 신발이 가장 중요하다. 계곡용 샌들이 가장 알맞다. 물 빠짐이 좋고 가볍다. 발가락이 많이 드러나는 레저용 샌들보다는 단단한 소재로 발을 안전하게 감싸는 형태의 계곡화가 이상적이다. 등산화 중에는 물에 젖어도 부담 없는 약간 낡고 가벼운 릿지화 정도면 무난하다. 하지만 너무 오래되면 물이 들어갔을 때 신발창이 떨어지거나 중창이 망가질 수 있다.

 

  물속에서 오래 맨발로 신발을 신으면 상처가 나기 쉽다. 네오프렌 소재 수중레포츠용 양말이 보온도 되고 이물질이 발에 상처를 입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젖어도 부담 없는 낡은 배낭과 비닐봉지를 이용하면 비싸지 않고 효율적이다. 비닐봉지를 배낭 안에 두 겹으로 넣고, 작은 비닐봉지나 지퍼백에 물건을 넣은 다음 고무줄로 각각의 비닐봉지 입구를 단단히 묶으면 계곡물에 빠져도 될 정도로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 한기를 막아줄 얇은 플리스 소재 상의에 신축성 좋은 하의를 입으면 좋다. 바위에 긁히거나 넘어져 피부가 다칠 수 있으니 반소매나 짧은 바지는 피해야 한다. 장갑도 착용한다. 네오프렌 소재가 좋지만 목장갑이라도 낀다.

 

가볼 만한곳

 

▲ 강원도 홍천‘미약골 테마파크’입구 부근에서 미약골은 온순한 계곡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야수처럼 변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려면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 미약골 : 계곡을 올라갈 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안내판이나 표지가 없고,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거나 희미하게 길 흔적만 남아 있는 구간이 대부분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게 가장 쉽다.

서석면사무소(033-433-4032)에 현지 상황을 문의하면 가장 안전하다. 캠핑장은 아직 공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화장실 외에는 별다른 편의시설이 없다.

미약골 입구 아래 있는 펜션 ‘별빛 흐르는 마을’이 깔끔하다. 8월 말까지 주중 1박 12만원, 주말 14만원. www. starlightvillage.kr, (033)436-3579

 

▨ 살둔마을: 6·25전쟁이 터진 줄도 몰랐다는 오지 중 오지마을. 홍천군 내면 율전2리에 있다. 강원도 전통 건축방식인 귀틀집에 일제 강점기 한옥처럼 2층 누각을 올린 ‘살둔산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폐교에서 오토캠핑장으로 변신한 ‘생둔분교’도 인기다. saldun.invil.org, (033)434-3798

 

▲ 바람을 베게 삼아 잠을 잔다는 침풍루가 있는 살둔산장 ⓒ2012 한국의산천

월정사를 보수한 대목수의 손으로 1985년에 지어진 이래 오지 여행자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 이 산장은 귀틀집과 사찰의 형식을 섞어 지은 집. 외부는 초기에 자금 때문에 마무리를 못했다 하여 ‘미진각(未盡閣)’이라고도 하고,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의 ‘산반수반정(山半水半亭)’으로도 불린다. 또 2층 작은 마루는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하여 ‘침풍루(寢風樓)’. 물줄기와 산줄기, 그리고 거기에 자리잡은 산장이 조화를 이뤄 ‘한국의 살고싶은 100대 집’ 중의 하나로 꼽혔다.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경계에 있는 살둔산장

내린천 도로가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포장된 2004년 현재의 살둔산장은 어떤 모습일까. 포장도로가 살둔 마을 북쪽을 통과하면서 마을은 치명상을 입고 더 이상 ‘살둔’이기를 포기했지만, 마을 안쪽 물가에 있던 산장은 치명타를 피한 덕에 생채기가 심하진 않았다. 그러나 마을 주변은 더 이상 옛날의 그 분위기가 아니다.

현재 살둔 마을의 땅은 거의 외지인들에게 팔려나갔다고 한다. 주민들은 땅을 팔고 이 ‘불편한 유토피아’를 떠나 이사를 갔거나, 남의 땅을 일시적으로 부치며 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때는 따스한 정이 폴폴 넘치던 마을이었건만, 주민들은 차 꼬리에 먼지 풀풀 날리며 찾아드는 예의 없는 외지인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살둔에서 내린천 물길을 거슬러 오르면 산 첩첩 물 첩첩이다. 뻐꾸기 울음소리 들으며 찔래꽃 향내 맡으며 그렇게 홀로 강변 오솔길을 걷던 그 시절이 그리운데, 짙은 숲 사이 암반에서 솟아나는 삼봉약수가 혀끝을 유혹한다. 짙은 숲에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나서면 내린천 발원지인 을수골 초입. 그곳엔 7개의 소(沼)를 만들어놓고 흐른다 해서 칠소(七沼)라고 불리는 칡소폭포가 있다. 그곳엔 열목어가 산다.

 

 

▨ 용소계곡: 최근 인기 트레킹 코스로 자리 잡았다. 내촌면 광암리에서 시작해 두촌면 괘석리를 거쳐 천현리에 이르는 10㎞ 구간이다. 너래바위와 폭포, 물웅덩이가 어울린 빼어난 풍광이다. 물놀이하기도 좋다.
 

▨ 수타사: 철원·고성에서 시작해 화천·홍천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산소길’의 마지막 코스인 ‘홍천 산소길’이 동면 덕치리 수타사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공작산 생태숲을 지나 수타사 계곡 길을 돌아 걷는 한 시간 반짜리 코스다. 주차장부터 봉황문까지는 거리가 500m에 불과하지만 울창한 소나무숲과 덕치천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 언제가 밤을 달려서 홍천강에 도착. 강가에 겨우 이슬만 막아주는 타프만 치고 하룻밤을 잤다. ⓒ 2012 한국의산천  

 

▨삼봉약수: 삼봉휴양림 안에 있다. ‘한국의 명수 100선’에도 들었다. 제일철·탄산·중탄산이온이 주성분인 탄산약수로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신경쇠약·피부병·신장병·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삼봉자연휴양림 www.huyang.go.kr, (033)435-8535

 

▨하이트맥주 공장 견학: 물 좋은 고장은 술 맛도 좋은 걸까. 하이트 강원공장이 홍천에 있다. 맥주 제조 과정과 1970~80년대 광고 포스터, 맥주병 등도 구경할 수 있다. 갓 만든 맥주 시음도 가능하다. 40인 이상 단체면 견학 당일 버스를 무료 대절해준다. 예약 필수. www.hitejinro.com, (033)430~8250~2

 

▨문의: 홍천군 경제관광과 (033)430-2350, 문화관광포털 www.great.go.kr

 

 

먹거리

홍천군이 내세우는 대표 별미는 화로구이와 막국수, 닭갈비, 찰옥수수 등이다. 홍천읍 하오안리를 관통하는 44번 국도 변에 화로구이집들이 몰려 있다. 돼지삼겹살을 고추장과 벌꿀, 된장 등의 양념에 버무려 하룻밤쯤 재웠다가 숯불에 굽는다. 예전엔 숯을 화로에 담아 내왔다지만 요즘은 일반 갈비집에서 볼 수 있는 석쇠를 많이 쓴다. 어디가 더 낫달 것 없이 맛의 수준이 비슷하다.

 

원조로 꼽히는 ‘양지말화로구이’(033-435-7533)에서는 1인분(200g) 1만2000원. 막국수는 먹을 만한 식당이 많다. 대개 동치미 또는 백김치 국물을 사용하며 고추양념(다대기)을 얹어 내지만 참기름·고추양념·설탕 등을 따로 내서 입맛대로 ‘조제’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가리산막국수’(033-435-2704) ‘삼양식당’(033-434-2592) ‘장원막국수’(033-435-5855) ‘친절막국수’(033-435-5435) 등이 이름났다. 대개 한 그릇에 6000원 받는다. ‘강희네’(033-434-7352)는 옥수수로 만드는 올챙이국수로 유명하다. 닭갈비는 춘천보다 홍천이 원조라는데, 이름난 집이 드물다. 팁 하나. 홍천은 면적이 서울의 3배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넓다. 위 맛집들은 대개 미약골에서 꽤 멀다.

 

▲ 살둔산장으로 내려가는 월둔고개를 오르며 ⓒ 2012 한국의산천

 

참고 홍천 9경

(홍천 9경)

 

▲ 홍천의 제 1경인 팔봉산 주차장에서 ⓒ 2012 한국의산천  

  

제1경  팔봉산

위  치   서면 팔봉리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해발 327.4m의 나지막한 산으로 여덟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어서 팔봉산이라 하며, 봄/가을은 등산객들이, 여름철은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여덟 봉우리마다의 비경과 기암괴석이 산허리를 감싸고 흐르는 맑고 깨끗한 홍천강 물이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어우려져 한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간직한 곳이다.

산이 낮아서 가족단위 산행에 적합하고 백사장이 있어 야영하기에 좋으며, 메기ㆍ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낚을 수 있고, 관광지 내 풋살경기장이 있어 단체 관광객이 체육행사도 할 수 있다.

 
제2경  가리산

위  치   두촌면 천현리 134-1번지 
해발 1,051m의 가리산은 산 정상에 서면 탁트인 시야와 발 아래로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이 등산객들의 발을 묶는 곳이다. 또한 이 산의 1봉 남쪽 정상아래 바위벽면사이에서 샘물이 솟아나와 400리 홍천강으로 흐르는 작은 석간수는 목마름에 지친 등산객들에게 청량감을 더해주는 가리산의 특색 있는 자랑거리이기도하다.

산자락 밑에 위치한 조그마한 폭포의 물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며, 이곳에서부터 계곡과 능선을 따라 등산이 시작된다.

또한 가리산 정상에서 마주보이는 샘재마을에서 로또복권 사상 1등 최고액과 2등이 몇 주 사이에 당첨된바 있어 명당터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일대를 홍천군에서 자연 휴양림 지역으로 조성, 95년 7월 홍천군이 개장한 가리산자연휴양림이 있어 통나무집, 야영장, 체육 시설을 이용하는 가족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3경  미약골

위  치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은 높은산과 깊은 계곡으로 둘러싸여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옛날 이곳을 지나던 풍수가가 지세를 둘러보고 삼정승 6판서가 나올 명당자리가 있어 학이 울고 촛대바위가 아름답게 치솟았으며 선녀가 하강하여 목욕을 했다는 암석폭포 등 바위들이 각기 아름다운 형상을 이루고 있어 미암동 또는 미약골이라 이름 지었다 하며, 원시림의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서 맑고 깨끗한 용천수가 샘솟아 400리를 흘러 북한강 청평댐으로 유입되는 홍천강의 발원지이다.

 

제4경  금학산

위  치   남면 / 북방면   
해발 652m의 정상에 오르면 태극문양의 노일마을을 조망할수 있는 명산으로, 백두대간에서 오대산을 거쳐 영서내륙 한강변까지 깊숙이 뻗어 내린 한강기맥의 끝자락 장락산맥이 한눈에 들어온다.

낮은 산이지만 산정으로 오르는 등산코스가 다양하고 400리 홍천강변 최고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 유명하다.
 

제5경 가령폭포

위  치   내촌면 와야리  
가령폭포는 자연속에 숨겨진 오지의 백암산(1,099m) 서남쪽 기슭에 숨어 있으며 개령폭포라고도 불리운다. 가령폭포는 최근 생태체험 등산 동호인들이 찾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백암산과 더불어 우렁찬 굉음을 토하며 수십미터(50여m)의 낭떠러지를 뒤흔들며 내려꽃는 자태가 웅장하다. 주위에는 수많은 종류의 산나물과 약초,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어 산새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해발 950m 어사리덕 작은 산골샘(약용샘물이 나오는 샘)에서 솟은 청정수가 400리 홍천강으로 발원하는 비레올 계곡의 무명담소와 가령 폭포가 시원함을 더해준다.

가령폭포는 숲에 가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폭포로 알려져 있다. 폭포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어, 아직도 깨끗한 폭포수와 자연스런 멋을 간직하고 있는 폭포 중의 하나이다.

 
제6경 공작산 수타사

위  치   동면 덕치리  
공작산은 해발 887m로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홍천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며, 산세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홍천읍에서 바라보면 거인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다우며, 기암절벽과 분재모양의 노송군락, 눈 덮인 겨울산도 일품이다.

수타사에서 동면 노천리까지 약12km에 이르는 수타사 계곡에는 넓은 암반과 큼직큼직한 소들이 비경을 이루고 있고 계곡 양쪽으로는 기암절벽과 빽빽히 우거진 숲이 호위하고 있어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보면 비경삼매에 빠져들기 일쑤이다.

또한 한국 100대명산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7년(서기 708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대적광전 팔작지붕과 1364년 만든 동종, 3층석탑이 보존되어 있고 보물 제745호 월인석보를 비롯한 대적광전, 범종, 후불탱화, 홍우당부도 등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영서내륙 최고 고찰이다.
 

제7경 용소계곡

위  치   두촌면 천현리 
  
내촌면 광암리에서 발원하여 두촌면 괘석리를 거쳐 천현리에 이르는 10km의 계곡으로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는 곳이다.

우거진 숲과 곳곳에 펼쳐지는 소와 너래바위들이 어우러져 비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내설악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봄에는 철쭉이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갈대와 어우러지고, 여름철에는 시원함을 주는 이 계곡에는 옛날 절터와 삼층석탑이 아직 남아 있으며, 이 삼층석탑을 옮기려 할 때 호랑이가 나타나는 바람에 옮기지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용소계곡은 가족단위의 등산이나 산림욕 코스로 적당하며 당일 산행으로 알맞은 곳이다 
 

제8경 살둔계곡

위  치   내면 율전 2리 
계방천과 자운천이 어우러져 만든 살둔계곡은 원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입구부터 하늘을 가린 원시림에 둘러싸여 있는 별천지다. 한자로는 생둔이라고 하며 삶둔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단종 복위를 꾀하던 이들이 숨어들면서 마을이 최초로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도 일곱 군데의 피난처인 삼둔사가리 중 한곳으로 전하고 있다. 난리를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 삼둔사가리가 모두 살둔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다.

살둔계곡의 물은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열목어가 서식하는 1급수를 자랑하고 있다. 봄에는 기암괴석과 철쭉과의 조화로 경관이 수려하며, 물가 주변에는 바위들이 많아 한낮의 즐거운 피서를 도와 가족단위의 휴양지로 적당하다.
 

제9경 가칠봉 삼봉약수

위  치   내면 광원리 삼봉약수터 
가칠봉은 백두대간 제 27구간 갈전곡봉에서 남서로 뻗은 능선상 2.5km지점의 첫 번째 봉으로 태고의 원시림속에 숨겨진 오지의 산으로 전나무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수려하며 산자락에 있는 삼봉약수로 더 유명한 산이다.

삼봉약수는 조선시대 실론약수라 불렸으며 주위에 가칠봉, 사삼봉, 응복산의 세 봉우리 가운데 위치한다하여 삼봉약수라 불린다. 전국에서도 드물게 수질이 우수하여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15가지 약수성분이 함유된 명천으로서 빈혈, 당뇨병, 신경통, 위장병에 특히 효험이 있다고 하여 각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92년에 산림청에서 이 일대를 자연휴양림 지역으로 개발하여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하였으며, 풍광이 수려하고 숲이 울창하여 요양하기에도 적합하며, 여름엔 약수터 옆 키큰이깔나무 숲 그늘이 시원하고 가을엔 주위의 깊은 숲에 오색 단풍이 운치를 더한다.

 

진노랑 상사화가 만개했다, 이제부터 가을이다 [영광=박정원 월간 山 기자] 

 

영광 불갑산
 

 

▲ 전남 영광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이어져 있는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박제가 된 한국 호랑이, 그 호랑이가 잡힌 곳이 1908년 전남 영광 불갑산이다. 해발 516m에 불과하지만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이 지역은 백제 불교가 최초로 도래한 지역이기도 하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영광 법성포를 통해 불교를 백제에 전파시켰다. 침류왕 원년 384년 일이다. 그가 건립한 남한 최초의 사찰 불갑사도 불갑산 자락에 있다.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

가을을 앞두고 이 산을 더욱 찾게 만드는 매력은 상사화다. 상사화는 불갑산의 대표적 명물이다. 우리나라 상사화 3대 군락지로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 등이 꼽힌다. 불갑산은 불갑사와 용천사를 안고 있다. 불갑산과 선운산이 우리나라 상사화의 양대 군락지인 셈이다. 특히 용천사와 불갑사를 안고 있는 불갑산은 단일 군락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불갑사 일주문 주변에서 불갑산 동백골 끝자락 구수재까지 3㎞ 이상 상사화가 지천에 널려 있다. 불갑산을 붉고 노랗게 수놓은 장면이 장관이다. 8~9월 불갑산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의 향연이다.

 

그 상사화가 활짝 필 때가 다가왔다. 조급한 마음에 미리 불갑산을 다녀왔다. 불갑산 일주문 주변은 무료 주차장까지 갖춘 공원으로 평소에도 방문객이 많다. 이 일대는 매년 추석 무렵 온통 활짝 핀 상사화 꽃밭으로 변한다.

 

불갑산 자락에서 발원한 조그만 계곡도 있다. 등산객들이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계곡을 따라 불갑사로 오른다. 길 주변은 상사화뿐 아니라 각종 야생화 천국이다. 참나리와 맥문동, 영광 명물인 모시미까지 군락을 이뤄 자태를 뽐낸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싱아 군락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불갑사 주변엔 진노랑상사화가 벌써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상사화는 음력 8월 중순 피지만 진노랑상사화는 한 달 정도 먼저 핀다. 진노랑상사화는 멸종위기 야생식물이기도 하다. 불갑사 뒤쪽으로 돌아서자 참식나무와 동백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참식나무는 목질이 단단하고 열매는 염주로 이용된다고 한다.

 

 

▲ 불갑사 주변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진노랑상사화.
 

 

▲ 불갑산에서는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하나의 나무로 자라는 연리목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연꽃 모양의 연실봉 

 

동백골로 접어들었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울창한 숲이다. 계곡 양옆으로 활짝 핀 진노랑상사화가 눈길을 끈다. 상사화(相思花)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 잎이 지고 난 뒤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과 잎이 서로 피는 시기가 달라 영원히 만나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의미다. '상사병'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구수재에 다다랐다. GPS를 보니 고도가 236m밖에 안 된다. 이제부터 능선 위로 가는 등산로다. 불암산 정상 연실봉 가는 코스와 함평 용천사 가는 코스로 나뉜다. 용천사 가는 길을 뒷전에 두고 정상으로 향한다.

단단한 때죽나무와 참나무가 연리목(連理木·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하나의 나무로 자라는 현상)을 이루고 있다. 자귀나무·서어나무·산벚나무 등이 울창하고, 소나무와 참나무들도 키 경쟁을 하고 있다.

 

서서히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정상 연실봉(蓮實峰)이 516m니, 300m 가까운 높이를 1.6㎞에 걸쳐 오른다. 불갑산의 산세는 바위가 많아 꽤 거친 편이지만, 구수재에서 연실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가끔 암벽 구간이 나오지만 우회로나 밧줄을 마련해 안전한 산행을 돕고 있다.

 

연꽃 모양을 닮았다는 불갑산의 정상 연실봉에 도착했다. 이전에 군부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정비돼 있다. 탁 트인 전망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방으로 연봉(連峯)이 펼쳐져 있다. 남동쪽으로 무등산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연봉들이 많아 겨울철엔 따뜻하고 다습한 북서 계절풍이 산을 넘지 못해 눈을 많이 내린다고 한다.

 

  하산은 해불암 방향이다. 가파른 비탈길은 등산객 안전을 위해 나무데크를 놓고 길옆에 밧줄까지 설치했다. 해불암엔 약수터가 있다.

해불암 하산길도 계곡에 가깝다. 다시 진노랑상사화가 여기저기 눈길을 끈다. 계곡 주변 뿌리를 드러낸 상사화도 널려 있다. 하산길에는 연리목도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의 그리움을, 서로 다른 나무가 하나로 된 연리목이 대신 달래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모두 불갑산에서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풍경이다.

 

여행 수첩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지만 상사화와 가을 야생화를 보면서 걷는 일주문~불갑사~삼거리~동백골~구수재~연실봉~해불암~삼거리까지 원점 회귀코스 5.6㎞는 별로 길지 않은 코스지만 볼거리가 많다.

불갑산 상사화의 정확한 개화 시기는 불갑사(061-352-8097, www.bulgapsa.org)나 용천사(061-322-1822) 종무소에 문의하면 알려준다.

 

서울에서 영광까지 고속버스가 하루 17회 왕복 운행한다.

영광버스터미널에서 불갑사 입구까지 버스가 하루 9차례 운행한다. 약 30분 소요. 택시는 요금이 1만3000원 정도 나온다(016-259-5521).

 

9월 21~31일 열리는 불갑산 상사화축제 기간 중에는 영광군청이 영광버스터미널~불갑사 입구 구간에 무료 셔틀버스 3대를 운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