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바빠야 오래산다
그래서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운동은 단연 걷기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하게 살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상체는 부풀고 다리는 가늘고 허약해진다. 그렇기에 가끔은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원시시대의 사람처럼 걷기를 즐겨야 한다.
자주 걷지 않거나 걷기가 싫다는것은 곧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기 싫다는 뜻과도 동일한 말이다.
대한민국 자전거 도로 1757㎞…서울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다
한강·남한강·새재·낙동강 자전거길 하나로 이어져
2019년까지 서해·남해·동해 잇는 해안 자전거도로 완공
DMZ 자전거길 이으면 총 3214㎞
대한민국 자전거도로 1757㎞!
인천 아라뱃길 출발점(정서진) 상세히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5547
▲ 오늘 도착한 "두바퀴로 떠나는 전국일주 자전거여행" ⓒ 2012 한국의산천
주요 목차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바퀴로만 달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1970년 7월 7일 제1호 고속국도인 경부고속도로가 준공된 지 42년 만에 한국인들은 '경부 자전거도로'를 갖게 됐다. 전쟁 폐허를 딛고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정신이 '빨리빨리'였다면, 이제 느림과 꾸준함의 상징인 자전거로 전국 일주가 가능해진 것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충주로, 다시 대구와 창녕을 거쳐 부산까지 가는 자전거길은 한강을 타고 이화령을 넘어 낙동강으로 이어진다. 담양에서 목포까지, 대전에서 군산까지 각각 이어진 영산강 자전거길과 금강 자전거길도 개통됐다. 앞으로 2019년까지 서해·남해·동해를 잇는 해안 자전거도로가 완공되고, 그 북쪽 꼭짓점 2개를 DMZ 자전거길로 이으면 자전거길은 총 3214㎞에 이를 전망이다. [한현우 기자]
▲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 앞에서 ⓒ 2012 한국의산천
▲ 오늘 또한권의 책이 도착했다 '두바퀴로 떠나는 전국 자전거길" 태풍이 온다기에 틈틈히 자전거 관련 책를 읽었다. ⓒ 2012 한국의산천
▲ 한강 종주의 시작점 " 아라뱃길" ⓒ 2012 한국의산천
▲ 자전거 전국 일주의 끝은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다. 4대 강과 백두대간을 넘고 건너온 라이더들은 종착지인 이곳에 도착해 편한 복장으로 남국 해안의 정취를 맘껏 즐긴다. 제주 한라사이클 동호회원들이 월정해수욕장 근처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 제주=이종현 객원기자
이미 수많은 자전거 라이더가 이 모세혈관을 따라 전국 일주에 나서고 있다. 가족과 친구, 동호회원들이 오로지 맨몸으로 페달을 밟아 한반도의 숨결을 느끼려는 행렬이다. 자연을 찾아 산으로 숲으로 떠나던 사람들이 두 바퀴에 의지해 '또 다른 자연'을 찾아 나선다.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로 자전거 전국 일주를 꼽는다.
등산가가 수직(垂直)의 도전자라면, 라이더는 능선(稜線)의 실천가다. 자전거 핸들은 뇌의 연장이며, 두 바퀴는 팔다리가 된다. 좁고 딱딱한 삼각 안장 위 라이더의 심장과 근육은 그대로 페달과 기어에 연동된다. 자전거 라이딩은 노 젓기와 흡사하다. 나의 두 다리로 페달을 밀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다. 자전거 라이더를 자처하는 작가 김훈은 책 '자전거여행'에서 "길바닥에 몸을 갈면서 천천히 나아가야만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개발 시대의 자전거는 '저렴한 교통수단'의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뒷좌석으로 둔갑한 짐받이에 사람을 태웠으며, 비를 맞아 녹슬었고 펑크 난 채 방치됐다. 서민 운송수단 자리마저 오토바이에 내줬던 자전거는, '슬로 라이프(slow life)' 시대를 맞아 화려하게 되돌아왔다. 라이더들은 알루미늄·카본·크로몰리로 만든 이 기계를 거실 창가에 모셔두고 닦고 기름 친다.
자출족(自出族·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자전거 인구 800만 시대를 견인했다. 고유가 시대에 도시에서 자동차보다 빠르고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대한민국은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를 맞았다.
▲ 서울 ~ 속초를 달리며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폼 안 난다?… 몸 생각한다면 헬멧·고글 필수
라이딩 안전장비
대낮에 자전거로 아파트를 돈다든가 가까운 수퍼마켓에 다녀오는 수준이라면, 굳이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그러나 한강 자전거 도로를 타거나 자동차가 다니는 일반 도로에 나간다면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들이 있다. 자전거에 대한 자동차 운전자들의 배려심은 아직 부족하고, 수많은 라이더가 달리는 자전거 도로에도 항상 사고 위험은 있다.
헬멧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0년 자전거 사고 사망자 294명 중 머리 손상에 따른 사망이 227명이었다. 헬멧만 착용해도 사망자 비율을 77%까지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거추장스럽고 우스꽝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헬멧 착용을 싫어한다. 헬멧 착용은 그러나 필수적이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넘어졌을 때 헬멧을 쓴 사람은 민망하기만 하지만, 쓰지 않은 사람은 구급차에 실려갈 수도 있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야간이나 흐린 날씨에 전방의 노면 상태나 물체에 대한 시야 확보는 물론, 자기 존재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 라이더들이 전조등과 후미등을 깜빡깜빡 하며 달리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잘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수품이다.
핸들을 잘 잡는 것은 페달을 잘 굴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므로, 장갑 역시 필수품이다. 무더운 여름에 장시간 핸들을 잡고 달리다 보면 땀 때문에 손이 미끄러진다. 라이더의 무게 때문에 가해지는 압력과 마찰로 손에 부상을 입기도 한다. 자칫 넘어졌을 때 손바닥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다.
눈부심과 자외선을 막아주는 선글라스와 달리, 자전거 고글은 라이더의 눈에 밀착되어 감싸주므로 앞바람이나 옆바람에도 시야를 안전하게 확보해 준다. 특히 강가에서는 날벌레나 먼지를 막아주는 중요한 장비다. '버프'라고 불리는 자전거용 마스크는 신축성 합성 섬유로 제작돼 흡한속건(吸汗速乾·땀을 빨아들이고 빠르게 말림) 기능이 뛰어나 사계절 두루 쓰인다. 각종 벌레와 매연·미세먼지·자외선 등으로부터 피부와 기관지를 보호해주는 아이템이다.
▲ 서울 ~ 해남 땅끝 라이딩 ⓒ 2012 한국의산천
바람처럼 달렸습니다
바람되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바람으로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그렇게 자유로운 바람이 되었습니다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자전거엔 쫄쫄이 바지?
김희진·자전거 매거진 '바퀴'기자
근육·지방 흔들림 잡아주고 열·땀 방출 잘 돼 체온유지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을 보는 것도 일상이 됐다. 자전거를 잘 타려면 일명 '쫄쫄이'를 꼭 입어야 할까. 초보자들은 입기 부담스러워하지만, 자전거 전용 의류를 한번 입어보면 그 기능을 알 수 있다.
자전거 전용 바지인 일명 '쫄쫄이'는 레깅스와 흡사하지만, 소재부터 기능까지 완전히 다르다. 쫄쫄이는 대개 라이크라나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져, 운동 시 라이더의 근육과 지방의 흔들림을 잡아주고 근육의 이완을 보조하여 체력과 체온 손실을 줄여준다.
소재 표면이 매끄럽고 접히지 않아 바람에 민감한 라이딩에 공기역학적으로 기능하며 바짓단이 체인에 낄 염려도 없다.
자전거 바지의 가장 큰 기능은 바로 엉덩이에 있다. 자전거 바지 내부에는 안장에 닿는 부분에 패드가 붙어 있다. 모든 라이더의 고민인 '안장통' 해결을 위해 별별 방법을 다 써봐도 이 '패드 바지'를 입는 것 외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쫄쫄이를 무조건 꽉 끼게 입는 것은 좋지 않다.
혈액순환과 근육 움직임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
'저지(jersey)'라고 하는 자전거 전용 상의는 쿨맥스, 라이크라, 울과 같은 흡한속건(땀 흡수와 빠른 건조) 기능이 뛰어난 소재로 제작된 것들이다. 상의 뒷자락이 앞보다 길게 재단되어 있고, 주머니가 등에 달려 있다. 주머니가 앞에 있으면 무릎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저지 역시 공기 저항을 줄이고 옷자락이 걸리지 않게 몸에 딱 맞게 입는 것이 좋다.
▲ 포항 ~ 속초 라이딩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에 대한 오해와 진실_남자한테 안 좋다던데?… 잘 타면 남자한테 참~ 좋은데[박준동 기자]
"자전거를 타면 전립선에 안 좋다."
남성들이 자전거 타기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 장시간 회음부에 압박을 받거나 충격을 받으면 전립선염이나 발기부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혈액이 오래 정체돼 염증이 생기거나 조직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정도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둔덕을 지날 때 엉덩이를 들어 충격을 피하고 오랜 시간 탈 경우엔 가끔 페달을 힘차게 밟아 엉덩이를 살짝살짝 들썩이는 게 좋다. 적절히 자전거를 타면 오히려 회음부 마사지 효과가 있고 하체운동을 통해 혈류도 원활해진다. 하체 근력이 강화되면 성적 능력도 좋아진다.
많은 사람이 안장 중앙에 길게 구멍을 낸 전립선 안장〈사진〉이 인기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구멍과 전립선이 정확히 일치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몸을 지탱하는 부분이 좁아져 충격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여성들 가운데엔 "자전거 타면 다리가 굵어진다"며 자전거를 꺼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오해다. 근육은 마라톤 선수처럼 장시간 유산소운동을 하면 발달하는 지근(遲筋)과 단거리 육상 선수나 역도 선수처럼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면 발달하는 속근(速筋)이 있다. 근육이 커지려면 속근이 발달해야 한다.
자전거는 타는 방법에 따라 지근이 발달할 수도 있고 속근이 발달할 수도 있다. 보통 속도로 자전거를 타면 가벼운 조깅 정도의 힘이 들 뿐이므로 주로 지근이 발달한다. 지근이 발달하면 오히려 몸매가 날씬해진다. 속근을 만들려면 속도를 폭발적으로 내거나 오르막이 많은 코스로 달려야 한다. 속근은 몸매를 굴곡지게 만든다. 힙업이 되려면 엉덩이에 속근이 붙어야 하는데 자전거는 엉덩이 근육을 발달시키므로 예쁜 몸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뒤브레이크 레버는 핸들 왼쪽에 있어야 하는데 내 자전거가 잘못된 건가요?" 과거엔 뒤브레이크 레버가 왼쪽 손잡이에 있었다. 요즘은 대부분 오른쪽에 뒤브레이크가 있다. 왼손으로 수신호를 하고 오른손잡이가 많기 때문에 뒤브레이크를 오른쪽에 둔 것이다.
▲ 서울 ~ 강릉 라이딩 ⓒ 2012 한국의산천
▲ 배낭은 자전거의 에어백이다. 낙차시에 척추와 어깨를 보호해 준다. 자신의 몸을 위해서라면 꼭 배낭을 착용하도록한다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 잘 타려면_안장 높이고 다리는 오므리고… 가슴은 펴라
오수환·자전거매거진 '바퀴' 편집장
자전거 가운데 섰을 때 안장코가 꼬리뼈보다 1~2㎝ 높 은 것이 정상이다. / 채승우 기자
자전거 타는 이는 많지만 모두 잘 타는 것은 아니다. 일명 '쌀배달 자세'로 타거나 페달을 꾹꾹 누르며 타면 지치기 쉽다. 누구나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다. 기본적인 몇 가지만 숙지하면 힘도 훨씬 덜 들고 속도도 내기 쉽다. "자전거로 인한 통증의 대부분은 자세에서 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자전거 잘 타는 법이 중요하다.
1. 안장을 높여라
대개의 초보자들이 안장을 너무 낮게 놓고 자전거를 탄다. 안장에 앉은 채로 두 발뒤꿈치가 땅에 닿는다면, 너무 낮은 것이다. 안장 높이가 너무 낮으면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는다. 마치 무릎을 반쯤 구부리고 걷는 것과 같다. 또 라이더의 하중이 엉덩이에만 집중되어 심한 허리 통증을 야기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건강한 페달링은 안장에 똑바로 앉아 발의 가장 넓은 부분으로 페달을 맨 밑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5~10% 구부러지는 정도다. 가장 간단한 안장 높이 조절법은,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가랑이 사이에 자전거 프레임을 놓고 섰을 때, 안장 코가 꼬리뼈보다 1~2㎝ 위에 닿도록 하는 것이다. 안장이 갑자기 높아지면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금방 적응돼 안정적이고 편안한 페달링을 할 수 있다.
2. 다리를 오므려라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V'자로 벌린 채 자전거를 탄다. 이는 매우 좋지 않은 라이딩 습관이다. 다리를 벌리고 지속적으로 라이딩을 하면 근육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어 관절을 다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리가 벌어지는 대부분의 원인은 안장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안장이 낮으면 라이더의 다리가 늘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마치 다리를 편하게 벌리고 앉는 듯한 자세가 된다. 효과적인 라이딩을 위해선 페달은 수직으로 내리밟아야 한다. 게다가 다리를 벌리고 타면 남녀 불문 보기에도 흉하다.
3. 허리와 가슴을 펴라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 전신에 피로를 느끼는데, 이는 자전거가 다리 힘만으로 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체 피로를 최소화하려면 가슴과 허리를 펴야 한다. 꼿꼿이 앉으라는 것이 아니라, 가슴과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가슴을 30도가량 앞으로 숙여야 한다는 뜻이다. 가슴을 제대로 펴지 않거나 허리가 과도하게 접히면 공기를 충분히 들이마시기 어렵다. 어깨 힘을 뺀 채 핸들을 가볍게 잡고 전방을 주시하는 것이 좋은 자세다. 자전거를 타기 전후와 라이딩 중간에 적당한 스트레칭도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 ~ 강릉 구간에서 백두대간 선자령 오르기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98개 나들목 통하면 어디든 간다… 세계 제일의 '자전거 천국' [한현우 기자]
전국 일주의 시작, 한강
한강 자전거길은 신행주대교 서쪽부터 팔당대교까지 56㎞ 구간을 일컫지만, 국토 종주 개념으로는 아라뱃길 21㎞와 남한강 자전거길 132㎞까지 포함하는 총 209㎞ 구간을 말하기도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라이더들은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손쉽게 이 자전거길로 진입, 원하는 만큼 달릴 수 있다. 요즘은 서울에서 양평이나 용문까지 전철을 타고 간 뒤, 그곳에서 남한강이나 북한강 자전거길, 또는 색다른 코스를 달리는 라이더가 많다.
한강은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전거 천국이다. 강의 남단과 북단에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란히 이어져 있으며 중랑천과 청계천, 양재천, 탄천, 안양천으로 연결되므로 서울시내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다. 정확히 한강 구간에만 98개 자전거 나들목이 있고 12개 한강시민공원이 있으며, 그만큼 많은 자전거 대여소와 편의점, 쉼터, 화장실, 급수대가 있다. 한강에서만 자전거를 탄다면, 편한 옷차림에 지갑만 넣고 나와도 거의 아무런 불편이 없다.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기 위한 훈련 장소로 더 이상 좋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렇기에 한강은 어디서 출발하더라도 똑바로 갔다가 되돌아오거나, 다리를 건너 반대편 자전거 도로로 돌아오는 식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한강의 대부분 다리를 자전거로 건널 수 있지만, 잠수교와 잠실철교에 전용도로가 있어 가장 손쉽게 건넌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청담대교는 자전거가 출입할 수 없다.
한편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한강은 점점 '자전거 타기 위험한 곳'으로 변하고 있기도 하다. 초보자와 프로급 라이더, 그리고 나들이객들이 자전거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시속 40㎞가량으로 달릴 수 있는 라이더와 우측통행 원칙조차 모르는 초보자가 갑자기 만나면 위험천만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로 불쑥 튀어나오는 아이, 공을 따라 달려가는 강아지, 갑자기 자전거를 유턴하는 어린이들은 모두 자전거 라이더가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기에 산책하는 사람이 적은 새벽과 밤 시간대에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도 늘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서는 자전거 라이더의 양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전거의 스피드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딩 경력에 상관없이 헬멧을 착용하고 휴대전화나 DMB 시청을 삼가야 한다. 라이더 중에는 스피커로 크게 음악을 틀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탓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전을 따진다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정동진에 대칭되는 관광지로 작년 개발된 인천 서구 오류동 정서진(正西津)에서 출발하는 한강 자전거길은 커브나 언덕이 거의 없고 풍경이 단조로운 아라뱃길을 통과한 뒤 서울로 진입한다. 서울 구간 역시 거의 언덕이 없으나 통상 '암사 업힐'이라고 하는 서울~하남 경계의 언덕이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 자전거길은 모든 라이더에게 찬사를 받는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폐철로를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강물 위를 달리고 터널 속을 달리는 재미가 짜릿하다.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구불구불 오르막, 짧고 굵은 '마니아 코스'
남한강-낙동강 잇는 새재 자전거길
남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새재 자전거길은 총 100㎞ 구간으로 국토 종주 자전거길 중 가장 짧지만 유일하게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하는, '짧지만 굵은 코스'다. 비단길과도 같은 한강 자전거길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충주 탄금대를 기점으로 남한강 자전거길은 새재 자전거길로 바뀐다. 새재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과는 달리 대부분 국도와 지방도에 만들어져, 논밭과 마을길을 달리는 구간이 비교적 많아서 더욱 현실적이고 정감이 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 해발 548m 이화령 정상에서 본 모습. 내리막이 더 위험하다. / 행정안전부 제공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을 따라 1시간 정도 내달리면, 여덟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와 그 사이로 흐르는 폭포가 인상적인 수주팔봉(水周八峰)을 지나고 바로 수안보온천에 도달한다. 수안보온천의 물탕공원에서 족욕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수안보와 괴산을 잇는 소조령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오르막은 새재 자전거길의 하이라이트인 이화령을 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해발 548m의 이화령을 넘기 위해서는 5㎞에 달하는 구불구불 오르막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가장 힘든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화령은, 바로 그 이유로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좋은 코스이며 일반인들에겐 강한 인내가 필요한 코스이기도 하다. 1㎞마다 설치된 쉼터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조금씩 작아지는 것을 보며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이화령 정상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중간 지점. 하지만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올라간 이화령은 6㎞의 험준한 내리막길을 안전하게 달려 내려가야만 끝난다. 급경사와 급커브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화령 내리막길은, 어쩌면 오르막길보다 더 힘든 구간이다.
이화령을 내려오자마자 바로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 도달한다. 평탄하고 한가로운 과수원길을 따라 도립공원을 지나고, 문경온천에서 조령천을 따라 달리면 만나게 되는 고모산성과 그 아래 진남교반의 풍경은 경북팔경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
진남역에서부터 불정역까지는 한때 석탄을 운반하던 가은선(加恩線) 폐선을 이용한 철로자전거와 함께 달린다. 영강(潁江)변 소야마을에 있는 소야솔밭은 구간 길이는 짧지만 강변길과 어울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이다. 점촌 읍내의 무인역인 주평역을 지나 경북선 영강철교를 통과하면 영강은 비로소 낙동강과 합류하며 상주로 진입하게 된다. 새재 자전거길은 오직 자전거로만 볼 수 있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습지를 따라 상주 상풍교에서 끝난다.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물길 따라 갈대밭 지나 389㎞… 국토 종주의 종점[이홍건·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
낙동강 자전거길
양산~을숙도 간 낙동강 자전거길. 강변에 데크를 설치해 만들었다. / 행정안전부 제공
안동댐에서 시작하는 낙동강 자전거길은 총 연장 389㎞로 4대강 자전거길 중 가장 긴 코스다. 새재 자전거길이 끝나는 상주 상풍교를 기점으로 낙동강 자전거길은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합류된다. 예나 지금이나 '자전거 도시'라 불리는 상주는 시내 전역이 경사도 5% 미만의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루어져, 낙동강길은 물론이고 자전거 타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이 즐비하게 연결되어 있다.
낙동강 물길 중 그 풍경이 으뜸으로 꼽히는 경천대에 오르면 낙동강 모래가 쌓여 조성된 경천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박물관과 도남서원을 지나면 낙동강의 첫 번째 보인 상주보를 만나고, 낙동강의 두 번째 보인 낙당보가 있는 상주 낙동면 낙동리는 조선시대 4대 수산물 집결지인 낙동나루터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지고 낙동강 한우촌으로 변했다. 낙단보 부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둑길을 따라 달리면, 금세 구미보가 있는 구미 해평면의 넓은 습지에 도달하게 된다.
구미시를 지난 낙동강 자전거길은 칠곡군 왜관읍에서 한국전쟁 때 폭파된 왜관철교를 지나 칠곡보에 도달한다. 서대구의 외곽을 스치듯 지나가면,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달성습지를 만난다. 달성습지 끝에 위치한 강정고령보는 전국 16개 보 중 가장 크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를 건너고 박석진교를 지나 강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달리면 고령의 개경포를 만난다. 경남 창녕에 진입하자마자 3.4㎞의 가파른 무심사 언덕을 넘으면 따오기 형상의 합천창녕보를 만난다. 24번 국도를 약 3㎞ 달리고 만나게 되는 제방길 끝에는 경사 13%의 박진고개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약 2㎞의 고된 사투 끝에 정상에 오르면, 낙동강의 절경이 라이더를 반긴다.
박진고개를 내려오면 개리비길을 달리게 되는데, 임도로 바뀐 자전거길을 조심스럽게 지나가다 보면 물결 모양의 남지철교를 만난다. 하류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낙동강의 줄기는 낙동강의 마지막 보인 창녕함안보 부근에서 비로소 그 폭이 절정을 이룬다. 임해진을 지나 옛 뱃길 따라 펼쳐진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면 수산대교를 건너 밀양에 다다르게 된다.
경부선 철도와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길이 인상적인 양산에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화명역과 구포역을 거쳐 낙동강 하굿둑이 있는 부산 을숙도에 도달하면 총 연장 633㎞의 국토종주가 마무리된다.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수백 그루 노거수 황금물결 어우러진 '꿈의 둑길'[이승욱·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 ]
영산강 자전거길
전남 담양호 아래 대성교에서 강둑을 시작으로 목포 영산강 하굿둑까지 133㎞ 구간에 조성된 영산강 자전거길은 담양 금성면 원율리 15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약 8.5㎞에 걸쳐 늘어선 가로수 터널을 달리다가 2㎞ 길이의 관방제림 둑길 속으로 들어간다. 조선시대에 홍수를 막기 위해 담양천에 둑을 쌓으면서 조성한 수백 그루의 노거수가 숲을 이룬 장관이다. 건너편에는 성인산 자락 5만2000평에 조성된 죽녹원이 있다.
▲ 영산강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숲길. / 행정안전부 제공
담양습지의 대숲을 빠져나오자마자 광주 시가지로 접어들면서 영산강은 극락강으로 잠시 그 이름을 바꾼다. 나주평야의 쌀알 모양의 승촌보에서 나주곰탕 한 그릇으로 허기를 채운 뒤 유채꽃 만발한 들길을 달려 나주 시내를 지나면 우리나라 최초로 강에 세워진 영산포등대를 만난다. 영모정을 출발하여 드라마 '주몽' 세트장이었던 나주영상테마파크에 이르기 전, 황포돛배가 다닐 수 있게 통선문이 설치된 죽산보를 거쳐 다해포구에 도착한다. 영산강을 넘나들며 함평과 나주를 차례로 순례한 영산강 자전거길은 몽탄대교를 건너기 전에 물살이 느려진다는 뜻의 느러지를 만난다.
나주와 무안의 경계를 S자로 흐르던 영산강은 하늘에서 보았을 때 한반도 모양으로 돌출한 무안 몽탄면 이산리 땅에 가로막혀 물살이 약해지면서 장관을 이루는데, 특히 가을에 나주 복룡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반도 모양의 느러지가 절경이다. 나주와 무안을 연결하는 몽탄대교를 건너 영산강 자전거길은 '자전거 하이웨이'라고 하는 약 10㎞의 일직선 구간을 지나게 된다. 가을에는 무안들녘의 황금물결과 강변 갈꽃의 은물결, 그리고 햇살에 반짝이는 영산강이 어우러지는 꿈의 둑길이기도 하다.
강 건너 영암을 연결하던 소댕이나루에서 한껏 속도를 높인 후 청호리 강변길을 따라 목포의 영산강 하굿둑까지 시원하게 내려가면 비로소 133㎞에 이르는 대장정이 끝난다. 영산강 자전거길은 영산강 하굿둑에서 끝이 나지만, 사실 볼거리는 목포에 더 많다. 봄날의 개나리꽃으로 유명한 유달산을 한 바퀴 도는 7㎞의 순환도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 하나다.
금강 자전거길… 1500년 전 백제로 시간여행 하는 듯[이승욱·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
새로 닦은 자전거길 중에는 ‘비단길’이라 할 만큼 쾌적한 도로가 많다. 부여 백제보 위를 달리는 라이더들. / 행정안전부 제공
대전의 대청댐을 시작으로 하는 금강 자전거길은 초반부터 2차선 도로 옆 절벽에 파일을 박아 설치한 짜릿한 자전거길이 약 3㎞ 정도 구불구불 이어진다. 대전 외곽을 돌아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청원을 지나 마침내 세종시 합강도에 도달한 자전거길은 미호천과 합류해 강폭을 넓힌 금강의 둑길과 둔치를 달린다.
도심 전역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세종시는 자전거 천국이다. 세종보를 뒤로 하고 국도변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달리면 금세 공주시의 석장리박물관을 지나 공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금강교를 건너게 된다. 금강 자전거길은 마치 1500년 전 백제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송산리 고분군에 있는 무령왕릉 등 7기의 고분은 1998년 영구보존을 위해 철문으로 봉해놓았다. 그러나 당시 무령왕릉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 108종 2906점은 인근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의 모습을 한 280m 길이의 공주보 아래로 직선과 곡선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약 20㎞의 자전거길을 통해 백제의 세 번째 고도인 부여로 향한다.
금강 자전거길은 백마강교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백제보에서 곧장 부소산을 에둘러 구드래나루로 돌아와 둑길을 달리는 길과, 백마강교를 건너 미루나무가 멋스러운 강변을 질주하다 해발 106m의 부산(浮山)을 거쳐 백제대교를 건너고 다시 구드래나루에서 출발한 자전거길과 합류하는 길이 그것이다.
금강을 따라 살아있는 백제의 역사를 둘러본 자전거길은 버드나무숲이 아름다운 강변을 벗 삼아 논산의 강경으로 향한다. 금강은 부여에서 본격적으로 강폭이 넓어지기 시작해, 강경포구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바다처럼 넓어진다. 황산대교 남단에서부터 익산의 나바위성지까지 활주로 같이 곧게 뻗은 4.3㎞ 강둑길을 달리다 만나는 웅포관광단지에서 휴식하는 것도 좋다.
금강습지 생태공원과 금강 철새조망대 사이의 시원한 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바닷바람의 짠 기운을 느끼게 된다. 금강 철새조망대에서는 한국 최대 철새도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대청댐에서 시작해 비단 물길을 따라 달려온 146㎞의 금강 자전거길은 금강 하굿둑에서 비로소 서해와 만나며 마무리된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 초록빛 바다 따라 2박3일… 그림 같은 240㎞를 달린다[ 한현우 기자]
제주공항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정석
비행기에 자전거 실으려면 택배 포장 맡겨야
자전거를 타고 하루 만에 서울~속초 200㎞ 구간을 주파했다거나 주말 아침에 나와 반나절 동안 100㎞쯤 타는 것에 익숙해진 라이더라면, 자전거 여행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제주도 자전거 여행은 모든 라이더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여정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섬이며, 라이더들이 캠핑을 하거나 숙박시설을 이용하기에도 편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타원형으로 일주하는 240㎞ 구간은 넉넉히 2박3일, 바쁘게는 1박2일에도 다녀올 수 있으므로, 주말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가능한 일정이다.
제주도는 항공편과 배편으로 갈 수 있다. 항공편을 이용하면 자전거를 분리해 포장하는 수고와 적지 않은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배편은 자전거를 고스란히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주행 배편이 떠나는 항구까지 이동하는 것이 문제다.
비행기에 자전거를 실으려면 자전거를 분해해서 포장해야 한다. 자전거샵에서 자전거 박스를 얻어 포장하는 방법도 있고, 공항의 택배 포장업체에 의뢰하면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받고 포장해 준다. 자전거용 케이스가 있다면 포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드케이스나 종이박스는 제주 공항 인근 유료 보관업체에 맡길 수 있다.
▲ 제주도를 일주하는 240㎞ 구간은 이국적 풍광과 여행객들을 구경하느라 잠깐도 지루하지 않은 최상의 코스다. 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예쁘다는 함덕해수욕장 모습. / 제주=이종현 객원기자
제주에 가면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 이들은 모두 짐을 자전거에 싣고 다닌다. 짐의 규모를 보면 자전거 캠핑족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모텔, 펜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제주 일주를 하는 라이더들 대부분이 제주공항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섬을 돈다. 제주 해안도로는 완전히 이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해안도로와 제주 일주도로인 1132번 도로를 드나들면서 일주를 하게 된다. 공항에서 해안도로를 타면 용두암과 용담 포구를 거쳐 첫 번째 해안도로 8㎞ 구간이 끝나는 곳은 이호테우 해변이다.
이어 일주도로를 따라 한림읍 쪽으로 5㎞가량 달리면 다시 해안도로를 만난다. 애월읍 하귀리에서 애월리 입구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11㎞ 구간. 테우전망대와 곽지해수욕장을 지나 다시 일주도로를 만난다.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다음 해안도로는 13.5㎞ 구간. 초록색 바다가 이국적인 이들 해수욕장에서 자전거를 잠깐 세우고 해수욕을 해도 좋다.
이어지는 제주 서쪽 해안도로는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풍차들 사이로 페달을 밟는 길이다. 고산리에서 제주 남해안으로 접어들면 첫 번째 난코스를 만난다. 꽤 경사가 가파른 수월봉에 오르면 장쾌한 제주 남해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모슬포항과 성모해녀의 집, 산방산을 잇는 다음 해안도로는 이제 관광지가 돼버린 일제시대 격납고를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다음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를 관통해 천지연폭포까지 가는 20㎞ 구간. 해변에 자리잡은 호텔과 콘도들 때문에 해안과 내륙을 들락거리며 이어진다. 이곳을 지나면 서귀포에서 남원읍까지 해안도로가 이어져 있다. 상대적으로 덜 개발돼 제주 농어민들의 삶을 구경할 수 있는 길이 28㎞나 이어진다.
표선해수욕장을 지나 제주의 동쪽으로 접어들면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이 반긴다.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성산일출봉을 지나 토끼섬이 보이는 커브길을 끼고 세화해수욕장에 도달하면 제주 바다빛이 점점 에메랄드로 바뀐다. 세화와 월정, 김녕, 함덕을 지나는 다음 20여㎞ 코스는 제주에서 가장 물빛이 예쁘다는 곳이다. 검디검은 현무암과 녹색 바다, 짙푸른 하늘을 만나는 여행자는 행운아다. 그만큼 관광객도 많아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이어 함덕에서 조천까지 해안도로 5㎞를 달리면 어느덧 제주 시내에 가까워진다.
“동해 푸른 바다, 낭만적인 섬진강을 자전거로 돌아보세요.”
▲ 속초에서 통일 전망대 왕복하기 ⓒ 2012 한국의산천
행정안전부는 2015년까지 동해안, 경춘선, 섬진강 자전거길 3개 코스 931km를 완공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 하반기까지 동해안 자전거길은 고성에서 삼척까지 240km, 경춘선길은 경기 구간인 구리에서 남양주까지 25km, 섬진강길은 180km 전 구간이 완공된다.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720km에 달하는 동해안 자전거길은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된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서울∼부산 국토종주 자전거길 633km에 비해 100여 km가 더 길어 국내 최장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면 경포대와 낙산사, 죽서루 등 관동 8경을 모두 즐길 수 있다.
경춘선 폐철도도 자전거길로 다시 태어난다. 화랑대와 금곡 등 간이역사와 터널은 제 모습 그대로 보전돼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180km 전 구간이 내년까지 모두 완공된다. 이 길을 따라 달리면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볼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고성에서 부산까지 720km 자전거길 열린다
강원도 고성군에서 동해안을 따라 부산까지 720km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완공된다.
또 북한강 자전거길은 오는 10월 말부터, 섬진강 자전거길은 내년 말부터 달릴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9일 내년 말까지 강원도 고성군에서 삼척까지 자전거길을 먼저 완성한 뒤 2014년말에는 부산까지 연결, 국내에서 가장 긴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부산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633km로, 동해안 종주 자전거길에 비해 짧다.
행안부 관계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옛날 국도나 지방도의 차로를 줄여 자전거길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길이 없는 곳에는 데크형으로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면, 경포대와 낙산사, 죽선루, 망양정, 월송정, 삼일포 등 관동8경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행안부는 당초 국가자전거도로 3천214km 조성계획의 일환으로 동해안 자전거길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하려 했지만, 대국민 조사 결과 동해안 자전거길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가능한 내후년 말까지 앞당겨 완공하기로 했다.
국가자전거도로 계획구간 중 국도는 400km, 시의국도는 166km, 지방도 이하 도로는 2008km다. 나머지는 이미 도로가 설치됐거나, 다른 사업계획구간에 포함된 구간이다.
이 중 행안부는 시의국도와 지방도 이하 도로구간 2천100km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자전거길 개설을 주도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 밖에 능내에서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은 오는 10월말까지, 섬진강댐에서 태인체육공원을 잇는 섬진강 자전거길은 내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다리가 바빠야 오래산다
그래서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운동은 단연 걷기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상체는 부풀고 다리는 허약해진다. 다리가 허약하여 누워서 지내는 사람은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 문명의 이기를 모두 버리고 원시시대의 사람처럼 걷기를 생활화 해야한다. 걷기가 싫다는것은 곧 건강하기 오래 살기 싫다는 뜻과도 동일한 말이다.
“다리가 바빠야 장수” 올레길·둘레길, 전국의 길들이 부른다 [중앙일보]
▲ 전국 국립공원에는 풍경이 아름다우면서도 걷기 편한 탐방로가 마련돼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 무릎이 쑤시는 어르신도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 아프다고 가만히 있으면 관절과 근육이 쉽게 굳어 통증이 더하다.
가장 손쉬운 운동이 걷기다. 하루 30분 걷는 것만으로도 위장병과 허리병을 치료하고 당뇨병과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 세계의 장수 노인을 연구한 미국 매사추세츠병원 알렉산더 리프 약학과장은 “매일 오랜 시간 활발히 걷기를 습관화하면 장수는 이미 보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5일 이상 최소 30분씩 걷길 권한다. 웬만한 약보다 낫다.
다리가 바빠야 오래 산다. 걷기는 다리 근육을 단련시킨다. 다리에는 인체 근육의 30%가 몰려 있다. 무릎 주변 근육이 강화되면 관절염 치료에 도움을 준다. 뼈도 튼튼해진다. 2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한 여성은 70대에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30% 이상 낮아진다.
걷기는 심장에 좋다. 발바닥이 땅을 디딜 때마다 혈액 순환과 물질대사가 활발해진다. 좁아진 혈관도 확장된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심장혈관뿐 아니라 뇌혈관에도 좋다.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걸으면 혈액 덩어리가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뇌졸중을 40%나 예방할 수 있다. 숨이 약간 가쁠 정도로 걷는 것이 좋다.
나이 들수록 체중 관리가 어렵다. 걷기는 체내지방을 줄이는 데 탁월하다. 강도가 낮아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장시간 할 수 있다. 지방은 운동을 시작한 지 30분은 지나야 연소하기 시작한다.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300㎉를 소비할 수 있다.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우울증도 극복할 수 있다.
걷기의 건강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 도보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대표적이다. 전국 국립공원에는 저마다 특색을 살린 길이 조성돼 있다.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걷기 좋은 완만한 탐방로로 만들었다.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아름다운 경치와 주변 문화재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
해변을 따라 걷는 태안 해안길은 해안사구와 염전, 어시장, 농촌마을로 연결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노약자도 바다와 모래언덕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이동할 수 있다. 소백산 자락길은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됐을 만큼 멋스럽다. 소수서원과 부석사·희방사·비로사 등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가야산 소리길은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걷는 수평 탐방로다. 계곡소리와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어 소리길이라 불린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윤길 교수는 “걷기 전 5분간 온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면 운동효과를 높이고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며 “등허리를 곧게 펴고 배를 당긴 채 보폭은 넓게, 착지는 발뒤꿈치부터 걷는다”고 말했다. 턱을 당겨 목을 세우고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면 활기찬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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