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송년회

백운동에서 岳友들의 송년회

 

먼저

우리에게 산을 가르쳐 주시고 항상 구심점이 되어주시는 이건영 선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손짓 발짓 다하며 무엇이 저리도 즐거울까? ~ ㅋ ⓒ 2011 한국의산천

정다운 친구들과 송년회

정확히 말해서 모두가 츠녀 총각때 함께 암벽 등반을 하고 설악, 지리산을 종주하며 지금까지 면면히 그 정을 쌓아가는 선후배 사이이다.

 

※ 산마루에서 헤어진 그 사람은 아직도 그곳에서 기약없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남아 있을까?

1월중에 운악산에서 우리의 岳友 지훈이와 명자의 추모등반이 있습니다. 추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 1981년 북인천산악회 강촌 구곡폭포 빙벽등반. 나에게 산을 가르쳐주신 이건영 선배님께서 촬영 ⓒ 2011 한국의산천  

 

 

그 옛날 츠녀 총각들이 장년의 어른들이 되어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춘기 까까머리 학창시절, 우울했던 젊음을 배낭에 넣고 산행을 같이 했던 岳友들... 일부 친구들은 아직도 산으로의 끝나지 않은 여정을 계속하고 있지만 대부분 산을 떠나 나름대로의 사회생활을 하며 또 다른 취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려 진짜 산꾼은 산에 집착하지 않는다.

산은 이미 우리들의 가슴에 들어와 있지 않은가. 산 자체로부터 초월해 있지 않다면 산을 오르는 행위는 가치없는 일이다.  

나는 언제 내 가슴에 존재하는 산 정상에 올라 하늘로 통하는 문의 빗장을 열 수 있을까?  그래 사람은 각자대로 운명의 길을 살아갈 따름이다.

 

다 모이지 못한 몇몇 친구들이 그립다.

 

▲ 1985. 9. 21~22일 제18회 대통령기쟁탈 전국 등산대회에서 여성 일반부 우승을 했던 그날의 주역들 ⓒ 2011 한국의산천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그 당시 20~25세)에 등산학교와 산간학교를 수료하고 열심히 인수와 선인을 오르 내리고 설악과 지리산을 종주하던 그 당시 처녀와 총각들이 지금은 어엿한 중년이 되어...

왼쪽부터 은숙이, 윤옥이, 영옥이, 향순이 ~ 반갑다. 

우리 남자팀은 1980년 제13회 부산 금정산 대회에서 최우수상으로 대통령기를 수상했다. 31년전의 일이다

 

 

학창시절 우리는 매주 산에 올랐다. 장엄한 지리 능선을 걸으며 우리의 젊음을 노래했고, 눈 내린 설악의 공룡을 걸으며 우리의 청춘을 노래했다. 바위를 울리는 햄머 소리 들으며 인수를 올랐고 도봉산 활머니 가게에서 젊음의 고뇌를 삭혔다.

지금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모든 추억이 내 가슴 깊은 곳에 웅혼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므로 아직까지 살고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갈수 있을 것 같다. 

 

 

암릉을 오르고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라. 숲과 숲이 내통하고 바위와 바람이 몸을 섞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산과의 내밀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은 저 멀리 바람 끝에 묻어오는 자연의 내음이 짙게 느껴질 것이니…. 사랑은 항상 목마른 법이다.

 

산행

그것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모순율을 가진 병이며, 산에 가야만 치유되는 몹쓸 상사병이다.

산의 부르심을 받았다면 별 수 없다. 떠나서 오르는 일이외는 답이 없다.

 

▲ 윤옥이와 향순이 ⓒ 2011 한국의산천

 

 

산은 땅의 한 부분이지만 그 끝은 허공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허공을 향해 가는 길이다. 산의 정상에 섰을 때 우리는 손으로 무엇 하나 잡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하늘의 문을 여는 빗장이라도 찾으려는 듯 산으로 오른다.

산은 사람들에게 가식된 생활의 일상을 벗겨내고 스스로를 직립해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을 찾기 위해 산을 향해 길을 떠난다.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 낼모레 생일인 영오기 생일도 앞당겨서 축하파티도 하고 ~ ⓒ 2011한국의산천

 

▲ 처녀시절 자신의 머리보다 더 높은 배낭을 메고 산길을 걷던 그 오랜 추억의 주인공들 ⓒ 2011 한국의산천

 

우리는 바위아래 계곡에서 야영을 하며 노래 불렀다.

젊음을 불 태우리 ~ 숨은벽에서~♬ (숨은벽歌)

 

누가 믿을까?

30 여년전 그 옛날 큰 배낭을 메고 산길을 걷고 자일에 몸을 엮어 암벽등반을 하던 산처녀였다고...

 

▲ 숨은벽 릿지(숨은벽과 숨은벽 릿지?)  ⓒ 2011 한국의산천  

중앙의 숨은벽 릿지 왼쪽으로는 인수봉 정상으로 올라 붙는 인수릿지가 나란히 달리고 있으며 중앙의 숨은벽 릿지 오른쪽 계곡에서 숨은벽 날등(숨은벽 릿지)까지 벽등반(위 사진상의 오른쪽 바위면)을 할 수 있는 숨은벽이 있다. 이렇게 인수봉 뒤편에 숨어있는듯하다고해서 숨은벽이라 부르고 숨은벽의 그 날등을 숨은벽 릿지라고 부른다. 

 

 

 

 

 

 

 

 

그간 어떻게 살아왔나 산 정상만을 추구하며 돌쇠처럼 산을 오르고 삶 또한 앞만보고 달려오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나에게 남은것이 무엇이었던가? 그래 정상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오를만큼 오르는거야. 지쳐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다면 돌아서며 그곳이 자기가 선택한 종착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 삶 또한 그렇게 살아야해. 자신의영혼이 잘 따라오나 뒤를 돌아보면서...  

 

▲ 2011년 12월 29일 백운동의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간다 ⓒ 2011 한국의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