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팀 송년모임[ 2011 · 12 · 24 토요일 유관장님 집에서 모임]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올 한해 같이 달렸던 친구들과 유관장님의 초대로 유관장님의 집에서 모여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거친호흡 내쉬며 험한 산길을 오르고 비바람을 헤치고 가르며 함께 달려 온 벗들과 함께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보고 또 다가오는 희망찬 새해를 이야기 했습니다.
친구란 당신의 결점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기쁨과 슬픔을 나누어 가지는 우리는 친구.
우린 기꺼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청춘과 과거와 현재에 대하여.
이 세상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자전거 타는 사람과 안 타는 사람 그것이다.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끌고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카뮈
▲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다. - 인디언 속담에서
친구
- 천양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 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투덜대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실상의 빛을 가려버리는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발길질이나 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 친구의 생일을 축하한다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바란다. ⓒ 2011 한국의산천
친구
- 홍수희
오랜 침묵을 건너고도
항상 그 자리에 있네
친구라는 이름 앞엔
도무지 세월이 흐르지 않아
세월이 부끄러워
제 얼굴을 붉히고 숨어 버리지
나이를 먹고도
제 나이 먹은 줄을 모른다네
항상 조잘댈 준비가 되어 있지
체면도 위선도 필요가 없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웃을 수 있지
애정이 있으되 묶어 놓을 이유가 없네
사랑하되 질투할 이유도 없네
다만 바라거니
어디에서건 너의 삶에 충실하기를
마음 허전할 때에
벗이 있음을 기억하기를
신은 우리에게 고귀한 선물을 주셨네
우정의 나뭇가지에 깃든
날갯짓 아름다운 새를 주셨네
보고 싶은 친구에게
- 신경숙 (소설가)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어두운 불투명의 고요가 찾아오면
난 버릇처럼 너를 그린다.
너의 모습,
네가 떠난 설움처럼 그리움으로 밀려온다.
보고싶다.
내 마음 저 깊은 곳의 미완성 작품처럼
자꾸만 보고 싶은 너.
우리가 이 다음에 만날 때는 어떤 연인보다도
아름답고 다정한 미소를 나누자.
나는 너에게
꼭 필요한 친구,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가 되고 싶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이렇게 너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가고 있다.
울어 본 적 있는 친구가....
▲ 허걱? 왠 시추에이션? ㅎ ⓒ
영순님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보고 싶은 친구에게
- 신경숙 (소설가)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어두운 불투명의 고요가 찾아오면
난 버릇처럼 너를 그린다.
너의 모습,
네가 떠난 설움처럼 그리움으로 밀려온다.
보고싶다.
내 마음 저 깊은 곳의 미완성 작품처럼
자꾸만 보고 싶은 너.
우리가 이 다음에 만날 때는 어떤 연인보다도
아름답고 다정한 미소를 나누자.
나는 너에게
꼭 필요한 친구,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가 되고 싶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이렇게 너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가고 있다.
울어 본 적 있는 친구가....
친구에게
-최복현
친구야
널 한 번도 미워해 본 적이 없어
나를 멀리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네가 밉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미웠어
이렇게 비가 오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그리울 땐
자꾸 네 생각이 나
사랑보다 더 강한 것이
우정이란 걸 넌 아니?
사랑보다 더 깊은 추억을
새겨 준 친구야
▲ 서울 여의도를 출발하여 땅끝까지 달리기 483km 완주 ⓒ 2011 한국의산천
서울에서 속초(230km)를 가던 서울에서 해남 땅끝을 가던 포항에서 속초까지 달리려면 하루에 180km 이상을 달려야한다. 아침에 눈떠서 잠자기 전까지 자전거의 좁은 안장위에서 하루종일 패달을 저어야한다.
▲ 머무를 수 없는 시간속을 달리며 ⓒ 2011 한국의산천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
천지는 만물이 쉬어가는 숙소요, 시간은 영원한 나그네이다. -이백
▲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고난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 2011 한국의산천
▲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장려한 노을이 서편하늘을 물들이는 시간에도 쉬지않고 달려야만했다. ⓒ 2011 한국의산천
동이트지 않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하루종일 해질때까지 하루 180~ 200km를 달렸다. 이제 또 다시 그렇게 달릴수있는 청춘이 남아 있을까?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純潔)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祝福)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驅動軸)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氣盡)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친구에게
- 박두순
친구야
너는 나에게 별이다.
하늘 마을 산자락에
망초꽃처럼 흐드러지게 핀 별들
그 사이의 한 송이 별이다.
눈을 감으면
어둠의 둘레에서 돋아나는
별자리 되어
내 마음 하늘 환히 밝히는
넌
기쁠 때도 별이다.
슬플 때도 별이다.
친구야
네가 사랑스러울 땐
사랑스런 만큼 별이 돋고
네가 미울 땐
미운 만큼 별이 돋았다.
친구야
숨길수록 빛을 내는 너는
어둔 밤에 별로 떠
내가 밝아진다.
▲ 포항에서 속초까지 해안도로 라이딩 355km ⓒ 2011 한국의산천
▲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 2011 한국의산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生死)가 명멸(明滅)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김훈
진정한 행복을 만드는 것은 수많은 친구가 아니며, 훌륭히 선택된 친구들이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내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험한 오뚜기령을 넘어서 논남기 계곡으로 ⓒ 2011 한국의산천
▲ 물안개 피어나는 논남기 계곡을 지나며 ⓒ 2011 한국의산천
▲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달리기 230km ⓒ 2011 한국의산천
▲ 미시령 개통 기념비 앞에서 2011 한국의산천
▲ 속초 동해를 배경으로 ⓒ 2011 한국의산천
친구란 어떤 사람일까
친구란 어떤 사람일까
내 말해 주지
친구란 함께 있으면 그대 자신을 돌이키게 해주는 사람이지
친구란 함께 있으면 그대에게 순수한 영혼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지
그대가 더 나아지는 것도 못해지는 것도 원치 않는 사람이지
함께 있으면 그대에게 무죄를 선고받은 죄수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지
친구란 그대 자신을 방어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대의 천성적인 모순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지
함께 있으면 자유로이 숨쉴 수 있는 사람이지
그대에게 약간의 허영심과 질투와 미움과 사악한 기질이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사람이지
그대의 결점을 털어놓아도 그것들을 마음에 새기지 않고
그의 마음속에 있는 충심의 바다에 풀어버리는 사람이지
그는 그대를 이해해 주지 그대는 그대에게 조심하지 않아도 되지
그대는 그대를 욕해도 되고 소홀히 해도 되고 용서해 주어도 되지
이 모든 것을 통해 그는 그대를 보고, 알고 사랑하지
친구? 친구가 어떤 사람이냐고? 바로 이런 사람
한번 더 말하지만
함께 있으면 그대 자신을 돌이키게 해주는 사람이 친구지
그러나 친구의 가장 좋은 점은 그와 함께 침묵을 지킬 수도 있다는 거지
그래도 문제될 것은 없지. 그는 그대를 좋아하니까
그는 뼈를 깨끗이 씻어주는 불과도 같지. 그는 그대를 이해해주지
그는 그대를 이해해주지
그대는 그와 함께 울고 그와 함께 노래하고
그와 함께 울고 그와 함께 노래하고
그와 함께 웃고 그와 함께 기도할 수도 있지 - 제임스
친구란 또 하나의 내 자신이다
좋은글 사랑이나 지성보다도 더 귀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준것은 우정이다 - 헤르만헤세
▲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함께 달려온 아름답고 순수한 친구들 ⓒ 2011 한국의산천
친구에게
- 김재진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 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내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