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 라이딩 1 (유명산 입구 ~ 입구지계곡 ~ 어비계곡 ~ 갈현분교터 ~ 두멍안 ~ 배넘이고개~ 임도입구)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 은빛의 티타늄 차체에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니 더욱 MTB 느낌이 나네요 ⓒ 2011 한국의산천
유명산 정상과 그곳으로 오르는 길에는 상상 그 이상의 눈이 쌓여있었기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녀왔습니다. 얼음판, 눈길, 진흙탕 길을 미끌어지고, 넘어지고, 엎어지고, 자빠지며 유명산 정상을 다녀왔습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인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가야만 치유되는 몹쓸병이라면 떠나는 일 이외는... "
"병 속의 새를 꺼내는 것이 老僧이 갖는 유일한 화두였다면 나의 과제는 산의 꼭대기에 올라 하늘의 문을 여는 빗장을 벗겨내는 일이었소".
2011 송년라이딩
유명산 (862m)은 <동국여지승람>에는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이름은 1973년 북한산장으로 유명한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를 하던 중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고 산악회 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 진유명 : 산에 관한 사랑이 대단한 선각자라고 생각합니다 )
사방으로 막힘이 없는 유명산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군사이트가 정상을 장식한 용문산(1,157m)과 이웃해 있고, 약 5km에 이르는 유명계곡과 어비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유명산을 휴양림쪽에서 올라와 유명계곡쪽으로 내려간 분들이라면 텔레토비 동산 아니 대관령을 연상시키는 그 광활함과 마이크로 소포트 컴퓨터 화면을 연상시키는 그 너른 평원을 모를 것이다. 그 너른평원과 일망무제 사방으로 막힘없이 보이는 정상. 그 아름다운 풍경에 다시 한번 더 놀라게 되는 산이다.
유명산 라이딩 2 (배넘이고개~ 정상) >>> http://blog.daum.net/koreasan/15605267
유명산 라이딩 3 ( 정상 ~ 어비 계곡 ) >>> http://blog.daum.net/koreasan/15605266
▲ 일요일 아침 8시 잠실 선착장 매표소 앞에서 출발 ⓒ 2011 한국의산천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역사라는 이름의 장강대하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니, 기억 또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 그 기억을 적어두는 기록이다 -이현상 평전 발문(김성동)에서-
역사는 아니지만 나의 기록을 위하여 ~
▲ 경춘고속도로 설악 IC에서 나와서 아침 식사하기 ⓒ 2011 한국의산천
소구니산, 유명산, 어비산
소구니산(800m)은 유명산(864m)과 중미산(834m)을 잇는 능선 한가운데에 솟아 있으며, 하늘이 서너 치 정도 보인다는 뜻의 선어치(서너치) 고개를 사이로 하고 유명산과 연결되어 있다.
선어치 고개에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신선이 남한강에서 고기를 낚아 설악면 장락으로 가던 길에 고개를 넘던 중 갑자기 고기가 살아나서, 즉 선어(鮮魚)가 되어서 소구니산을 넘고 유명산 뒤의 산으로 날아가 내려앉았다고 하며, 그 후 고기가 내려앉은 산을 어비산(魚飛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또한 어비산은 물고기가 날아다닐 정도로 많았다고 해서 어비산 어비계곡이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야 어쨌던 물고기와 인연이 깊은 곳인가보다.
▲ 유명산 임구에서 어비계곡으로 이동하기 ⓒ 2011 한국의산천
▲ 겨울이 되며 맑은 물은 모두 땅속으로 겨울잠을 자러갔나 봅니다. 여름날에 비해 수량이 많이 줄었네요 ⓒ 2011 한국의산천
바로 아래 사진은 무더웠던 그 여름날 유명산 라이딩을 마치고 이곳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집으로 귀가했던 계곡입니다
▲ 무더웠던 여름 유명산 라이딩을 마치고 어비계곡에서 ⓒ 2011 한국의산천
어비산(魚飛山 828.6m)은 경기도 양평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용문산 서쪽 계곡에서 발원한 유명계곡을 사이에 두고 유명산과 마주하고 있어 산 양쪽으로 깊은 골짜기가 있어 여름철 피서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산의 서쪽은 어비계곡이고 동쪽은 입구지계곡이라고도 하는 유명산 계곡이다.
어비계곡과 갈현마을
옥천면과 설악면을 잇는 37번 국도에서 유명산휴양림 간판을 보고 방향을 틀면 초입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난다. 왼편 길은 가평 어비계곡을 거쳐 양평 갈현마을까지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곧바로 유명산휴양림 입구를 접한다. 두 곳 모두 용문산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북쪽으로 흘러가면서 빚어낸 청정지역이다.
어비계곡은 폭은 좁아도 거무튀튀한 바위들과 하늘을 가린 잡목 숲, 맑은 물이 잘 어울린 냉천지대라서 한여름철이면 널리 알려질세라 쉬쉬하며 사람들이 찾아가는 피서지이다.
물고기가 날아다닐 정도로 많았다고 해서 어비계곡이다. 울퉁불퉁한 데다 노폭도 좁은 비포장 산길을 따라 고도를 높여가면 도저히 사람 사는 흔적이 없을 것 같은 곳에 갈현마을(양평군 옥천면 용천3리)이 숨어있다.
몇안되는 가구가 모여 사는 갈현마을은 배추와 감자, 옥수수를 심고 토종닭 기르고 양봉도 하면서 민박도 받아주는 양평군의 오지마을이다.
▲ 지금은 없어진 학교/ 갈현분교터에 주차 ⓒ 2011 한국의산천
▲ 출발전 몸풀기 운동 후 단체촬영 ⓒ 2011 한국의산천
왼쪽부터 한국의산천/ 조부장/ 유관장/ 행복한도전/ 맑은샘/ 브라보/ 낭만자객/ 참교육/ 관동인 이상 9명
눈덮힌 산길, 얼음이 깔린 도로, 진흙으로 덤벅이된 임도를 고생하며 열심히 달려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달렸기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 한여름에 어비계곡 갈현분교 터에서 ⓒ 2011 한국의산천
왼쪽부터 한국의산천/ 유관장님/ 브라보님/ 관동인님 / 맑은샘님/ 행복한도전님/ 참교육님. ⓒ 201 한국의산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生死)가 명멸(明滅)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김훈 -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純潔)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祝福)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驅動軸)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氣盡)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 살얼음에 자전거가 미끌어지며 넘어집니다 ⓒ 2011 한국의산천
▲ 도로가 유리판같은 빙판이기에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겨울철 라이딩시에 각별히 신경 써야할 구간입니다 ⓒ 2011 한국의산천
▲ 유리판같이 얇고 매끄러눈 구간 통과하기 ⓒ 2011 한국의산천
이른아침이라 얼음이 얼어있기에 단체로 자전거가 이리 저리 넘어집니다. 조심해야할 구간입니다 겨울에는 자동차도 자징거도 눈길과 빙판에서는 대책 없습니다.
▲ 숫고개에서 ⓒ 2011 한국의산천
▲ 두멍안 계곡에서 ⓒ 2011 한국의산천
1976년에 이곳에 왔다. 양평에서 부터 덜덜이 버스를 타고 내려서 그리고 걸어서 이곳에 도착하고 그 후에 군 제대하고 왔던 곳이다. 그 당시만해도 오지중의 오지였기에 지프차 조차도 다니기 쉬운 길이 아니었다. 이곳 두멍안골의 풍경이 그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
▲ 두멍안골을 지나서 배넘이 고개로 이동합니다 ⓒ 2011 한국의산천
▲ 배너미고개 간이매점에서 잠시 휴식 후 계속해서 철문을 지나서 유명산으로 올라 갑니다 ⓒ 2011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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