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천 계곡 치마바위 오르기 1 [2008 8 24 (날씨 맑음) 한국의산천]
여름 끝자락의 따가운 햇살을 피해 이번달에 계곡이 좋아 이곳을 두번째 찾는 곳이다.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 한잔 마실 때에도 그 근원을 생각 한다)
물 한잔을 마시면서도 그 물의 근본을 생각하듯 저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암벽등반을 가르쳐 주시고 이곳으로 안내를 해주신 이건영 선배님(前 대한산악연맹 인천연맹 회장, 인천 마라톤 협회 회장 역임)께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늘 죄송함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용어천 계곡 상단에 위치한 치마바위 전경 ⓒ 2008 한국의산천
▲ 용어천 계곡 상단에 위치한 치마바위 전경 ⓒ 2008 한국의산천
▼ 오래된 사진 한장 (28년전 치마바위 등반 사진)
▲ 1980년.. 선등하는 저와 선등자 빌레이를 보는 후배 최지훈 [사진촬영: 브라보]ⓒ 2008 한국의산천
까까머리 중 · 고교시절 휴일이면 도서실에 간다하고 도시락을 싸들고 이건영 선배님과 이곳을 자주 찾았다. 그리고 군 제대 후 가끔 찾았던 곳이다. 28년의 세월이 흐른 어제 다시 올랐다. 지금은 하단 벨트가 주종을 이루지만 그 당시 수입되던 안전 밸트(= 하네스)는 상하단이 붙어 있어서 무척 덥게 느껴졌습니다.
그 당시 이곳 치마바위 코스에는 언더크랙에 나이프 하켄 하나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이곳을 통과해서 슬랩 중간부에 링 볼트가 설치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서슴없이 올랐는데...
▲ 용어천 계곡 상단에 위치한 치마바위 전경 ⓒ 2008 한국의산천
▲ 용어천 계곡 상단에 위치한 치마바위 전경 ⓒ 2008 한국의산천
▲ 용어천 계곡 Site ⓒ 2008 한국의산천
▲ 등반 시작에 앞서 김동진 원장님(왼쪽)과 촬영 ⓒ 2008 한국의산천
▲ 손에는 빌레이 글로브를 끼고 확실하고 탄탄한 빌레이를 보시는 김동진 원장님 ⓒ 2008 한국의산천
등반에 실패 할수는 있어도 확보에 실패해서는 않된다.
확보자는 등반자에게서 눈을 띠지 말고 일거수 일투족을 확인하며 로프를 당겨주고, 풀어주며 적절하게 조정해야하는 중요하고 고난도 작업이다.
선등자와 확보자와는 굳은 신뢰가 필요하고 실력 또한 비슷하거나 확보자가 오히려 실력이 좋아야 함은 물론이다. 김동진 원장님(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역시 학창시절 부터 산악부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꾸준한 산행을 즐기시는 분이다.
▲ 출발 준비 ⓒ 2008 한국의산천
치마바위의 바위 뿌리가 보이는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힘차게 "출발!"을 외치고 출발.
▲ 처음 스타트 구간이 은근히 어렵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바로 두번째 올라설때도 역시 아래 벽면에 발이 닿지않는 오버라 균형을 잘 잡지 않으면 뒤로 떨어지는 구간입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스타트는 7급이다" 출발은 그 어렵다는 등급인 제7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아직 이곳 또한 안전하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첫번째 확보지점(볼트)에 확보를 해야 추락시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 처박히지 않습니다
▲ 이곳 크랙의 홀드는 손가락 한마디가 채 들어가지 않고 걸쳐지는 일명 벙어리 크랙입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이곳 크랙의 홀드는 손가락 한마디가 채 들어가지 않는 일명 벙어리 크랙입니다 ⓒ 2008 한국의산천
상단의 크랙 역시 홀드가 마음에 흡족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얕은 크랙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 크랙을 잡고 오른손을 점차 오른쪽으로 이동 ⓒ 2008 한국의산천
▲ 상단의 양호한 홀드를 두손으로 모아 잡고 올라서기 ⓒ 2008 한국의산천
▲ 바위면이 두개 겹치는 책갈피 같은 곳에 발을 대면 밀착력이 더 좋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추락시 안전을 위해 중간 확보 장치인 퀵드로를 걸고 다시 상단으로 이동 ⓒ 2008 한국의산천
▲ 헉~헉 아휴 힘들어 ... 까까머리 중학생때는 잘 올랐는데...ⓒ 2008 한국의산천
제대로 디딜곳 없는 벽이지만 바위면에 암벽화 앞창만 붙이고 과감하게 일어서야만 다음 코스로 동작이 이어집니다
▲ 상단의 홀드를 잡고 왼쪽으로 넘어가기 ⓒ 2008 한국의산천
▲ 크랙의 홀드를 잡고 상단으로 이동 ⓒ 2008 한국의산천
▲ 약 75도의 슬랩오르기 ⓒ 2008 한국의산천
▲ 중간에 흑점바위가 튀어나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수 있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계속해서 슬랩 이동 ⓒ 2008 한국의산천
슬랩의 돌기가 자연 풍화 작용에 의해 모래알처럼 부스러져 내리기에 오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슬랩을 오를 때는 팔자(八字) 걸음이 아닌 두 발이 평행한 11字形으로 신발의 앞축으로만 바위를 디뎌야 밀착력이 좋습니다.
▲ 높은 고도의 슬랩을 오르노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오직 조금이라도 발 디딤이 좋은 곳을 찾게 됩니다 ⓒ 2008 한국의산천
슬랩을 오를 때는 팔자(八字) 걸음이 아닌 두 발이 평행한 11字形으로 신발의 앞축을 바위를 디뎌야 밀착력이 좋습니다.
▲ 목표지점에 다달았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목표지점에 퀵드로를 겁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퀵드로를 걸고 하강 준비 ⓒ 2008 한국의산천
▲ 치마바위에서 하강 준비 ⓒ 2008 한국의산천
▲ 퀵 드로를 회수하며 하강 준비 ⓒ 2008 한국의산천
▲ 안전을 위하여 퀵드로를 설치하며 올라간 괘적이 한눈에 보입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등반을 완료하고 사이트로 돌아와 시원한 맥주 한모금 합니다 ⓒ 2008 한국의산천
▲ 치마바위 암장 전경ⓒ 2008 한국의산천
▲ 한국의산천팀 Site풍경 ⓒ 2008 한국의산천
왼쪽부터 이인창님(전 코오롱 등산학교 강사, 네팔 푸모리봉 원정). 김동진 원장님. 최명호님...
▲ 오늘 우리가 잡은 사이트를는 3면을 감싸며 물이 흐르는 자리. 시원한 하루 였습니다 ⓒ 2008 한국의산천
내가 많은 것을 배운 선배님도 계시고, 내가 산을 가르친 후배도 참 많다. 다시 한번 그들을 떠올려 본다.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 한잔 마실 때에도 그 근원을 생각 한다)
남북조(南北朝)시대, 북주(北周)에 유신(庾信)이라는 문인(文人)이 있었다. 자(字)는 자산(子山)이었다. 서기 554년, 그는 양(梁)나라 원제(元帝) 소역(蕭繹)의 명을 받들어 서위(西魏)에 사신으로 파견되어 장안(長安)에 도착하였다. 유신이 고국을 떠나와 있던 동안, 양나라는 서위에게 멸망되고 말았다. 유신은 당시 문단(文壇)에서 그 명망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서위의 군주는 그를 강제로 장안에 잡아두고 대관(大官)으로 삼았다. 유신은 고향을 떠나 북조(北朝)에서 28년 동안 머무르며 고향을 매우 그리워하였다.
그는 자신의 이런 마음을 유자산집(庾子山集) 칠권의 징주곡(徵周曲)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과일을 먹을 때는 그 열매를 맺은 나무를 생각하고(落其實者思其樹),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네(飮其流者懷其源).
음수사원(飮水思源) 이는 근본을 잊지 않음을 비유한 말이다. 살아가면서 우리 주위에서 그 근본을 잊지 말아야 고마움 또는 은혜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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