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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설악산 얘기 진교준

by 한국의산천 2008. 5. 29.

설악산 얘기와 백만송이 장미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산을 사랑하는 시인 그리고 여배우를 사랑하는 화가... 연관성은 사랑 그것뿐일까? 

[동영상 출처 : You Tube]

Alla Borisovna Pugacheva(알라 보리소브나 뿌까쵸바)의 백만송이 장미 원곡 가사.

 

1

한 화가가 살았네. 홀로 살고 있었지.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
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피를 팔아 그 돈으로 바다도 덮을만큼 장미꽃을 샀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 가에서, 창 가에서, 창 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2

그대가 아침에 깨어나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몰라. 마치 꿈의 연장인 것처럼, 광장이 꽃으로 넘쳐날 테니까.
정신을 차리면 궁금해 하겠지. 어떤 부호가 여기다 꽃을 두었을까? 하고 창 밑에는 가난한 화가가 숨도 멈춘 채 서 있는데 말이야..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 가에서, 창 가에서, 창 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3

만남은 너무 짧았고, 밤이 되자 기차가 그녀를 멀리 데려가 버렸지. 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는 넋을 빼앗길 듯한 장미의 노래가 함께 했다네.
화가는 혼자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도 꽃으로 가득찬 광장이 함께 했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 가에서, 창 가에서, 창 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詩]설악산 얘기 -진교준 [정리 2008.5.29 (목요일) 한국의산천] 

 

▲ 설악산 토왕골 ⓒ 2008 한국의산천

  

악산 얘기. 이것이 詩인지 노래 가사인지...이것이 詩라면 시의 저자가 누구인지, 아니 작자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도, 알고있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채, 마치 옛 설화처럼, 부초처럼 떠 다녔다.그렇다 본인이 시집을 간행하여 거기에 수록된것도 아니다. 

그저 이 글은 산꾼 또는 산사나이라고하는 자처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시작하여 차차 일반 산사람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석주길 입구 야영지에서 밤 늦게 막걸리를 사러 비선산장 아래까지 랜턴불을 밝히고 내려오면서도 이 시를 중얼 거렸다.   

  

설악은 너무나 많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솜다리꽃, 박새품, 둥굴레, 함박꽃, 전나무, 아! 자작나무, 설악골, 용소골, 토막골, 잦은바위골, 곰골, 그리고 대청의 바람과 구름 그리고 동해까지…… 거기에다 설악시를 가지고 있고 또 설악가라는 노래까지 가지고 있다.

설악의 노래는 슬픈노래다. 아니, 서럽도록 아름다운 노래다.

"너와 나 다정하게 걷던 계곡길, 저 높은 봉우리에 폭풍우칠 적에…."

그 설악의 가을에 산친구는 죽었다. 죽은 친구를 설악에 묻고 돌아보며 또 다시 뒤돌아보며 부르는 노래가 설악가이다.

"잘 있거라 설악아, 내 어이 잊으리요 꿈 같던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지금부터 설악산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설악산 얘기

진교준(서울고 12회. 서울고 2학년 재학시 지음)의 1958년도作. 조병화 선생님이 뽑은 교내 제1회 경희 문학상 수상작.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는 것을 . . .
정말 160cm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을 . . .

 

4

도토리를 까 먹으며
설악산 오솔길을 다리쉼 하느라면
내게 한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싫건 먹고픈
素朴한 慾望일 수도 있는 것을 . . .
自由를 꼭 깨물고
차라리 잠 들어 버리고 싶은가

 

5

깨어진 기왓장처럼
五世庵 傳說이 흩어진 곳에
금방 어둠이 내리면
종이 뭉치로 문구멍을 틀어 막은
조그만 움막에는
뜬 숯이 뻐얼건 탄환통을 둘러 앉아
갈가지가 멧돼지를 쫓아 간다는 (註· 갈가지: 강원도 방언으로 범 새끼)
포수의 이야기가 익어간다
이런 밤엔
칡 감자라도 구어 먹었으면 더욱 좋을 것을

 

6

百潭寺 내려가는 길에 骸骨이 있다고 했다
해골을 줏어다가 술잔을 만들자고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빠이론이
한 개의 해골이 되어버린 것 처럼
哲學을 부어서 마시자고 했다
해· 골· 에· 다· 가 . . . .

 

7

나는 산이 좋더라
永遠한 休息처럼 말이 없는
나는 산이 좋더라
꿈을 꾸는 듯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

 

- 진교준(秦敎俊) 2003년 11월 17일(월) 오전 5시30분 교통사고로 운명 -

 

▲ "잘 있거라 설악아, 내 어이 잊으리요 꿈 같던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 2008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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