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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향천사 충남 예산

by 한국의산천 2007. 11. 25.

충남 예산 향천사(香泉寺)   

 

나의 종교는 불교는 물론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종교는 세상의 모든 종교가 하나로 합쳐진 종교관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사찰 답사는 숲과 어우러진 풍경과 고즈넉함이 좋다. 그렇기에 사람이 번잡한 대찰보다는 작은 사찰을 둘러 보는것을 더 좋아한다. 

 

답사코스 : 예산 향천사~ 봉수산 대련사 ~ 임존성~ 봉수산 

[답사 : 2007. 11. 25. 안개가 무척 낀 일요일   한국의산천 

 

새벽 4시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연신 떠오를 만큼 짙은 안개가 온 사방을 잠식하고 있다.

예산으로 가는 길의 시야는 30m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스물거리는 안개속에서 나침판에 의존하며 남쪽으로 달려 예산역 앞에 도착했다.  

 

잠시 무진 기행의 한 귀절을 떠올려 본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의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김승옥의 <무진 기행> 중에서-

 

 

 ▲ 오래 전 본듯한 느낌의 추억속의 역 같은 느낌을 주는 예산역사.

우선 예산 역 앞에서 순대국을 먹으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  금오산 향천사 일주문ⓒ 2007 한국의산천

 

백제의 천년 고찰 향천사(香泉寺)는 예산 도심에서 불과 2㎞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마치 깊은 산중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 같은 느낌을 주는 작지만 아름다운 절.

▲ 향천사 대웅전 ⓒ 2007 한국의산천 

    

충남 예산의 향천사는 백제 때 옛절이다. 읍내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이 제법 깊은 금오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예산 사람들에겐 가벼운 산책이나 산행 장소로 낯익은 곳이다. 대도시로 치면 경관 좋은 외곽지역에 속하는 곳이기도 하다. 

향천사에는 몇 기의 부도와 9층석탑이 있으며, 작은 절이지만 이름처럼 무척이나 깔끔한 분위기를 가진 절이다. 향천사는 백제의 국운이 다할 무렵인 의자왕 10년(650년) 의각스님이 세웠다. 스님이 중국에서 만든 부처를 돌배에 싣고 그 당시 오산현 불포해안(지금 예산읍 신암면 창소리)에 도착해서 절터를 마련하고자 배에서 한달동안 지극 정성으로 예불을 올리던 어느 날, 금까마귀 한쌍이 날아와 배주위를 돌고 사라지기에 뒤를 밟아보니 지금 향천사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를 기이하게 여겨서 주위를 살펴보니 향내음이 그윽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산 이름이 금오산이며 절은 향천사가 되었다고 전해온다. 

 

 ▲  이른아침의 향천사 ⓒ 2007 한국의산천

 

▲  선원으로 가는 길ⓒ 2007 한국의산천

 ▲  동안거에 들어갔는지 문은 굳게 잠겨있다 ⓒ 2007 한국의산천  

 ▲  천불선원 입석 ⓒ 2007 한국의산천  

▲  스님들께서 공부하시는 천불선원의 대문에 걸린 대휴문 현판  2007 한국의산천   

몸도 마음도 크게 쉰 다음에야 무언가를 이룰수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라 너무 좋다.

 

봄에는 백일홍이 붉게 핀 천불전이 아름다우며, 가을에는 단풍이 향천사 일대를 붉게 물들인다. 
이 절은 방영웅의 소설 ‘분례기’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름도 선(禪)스러운 ‘대휴문(大休門)’ 안쪽의 천불전에 똥례가 신랑점을 치던 불상들이 있으나, 문이 잠겨 있기에 확인 할 수 없었다. 

 

 ▲  천불선원입구의 현판 대휴문 ⓒ 2007 한국의산천 

 

고려 후기를 살다간 백운스님은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원제목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의 저자로 일반에게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뛰어난 선시를 많이 남긴 스님으로 불교사에 각인되어 왔다.

스님은 여러 편의 시에서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飢食困來眠)는 구절을 남기고 있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거니 한결같이 생각 없어 온갖 경계가 고요하다
옳고 그름을 가지고 나를 비판하지 마라 뜬세상 사람 일에는 상관하지 않느니.’
 
그래서 대휴문인가? 
대휴문이란. '크게 마음을 쉬라, 모든 생각을 쉬라는 뜻'으로 '세상 공부는 거의가 보고, 듣고, 배우면 알 수 있지만, 참선공부는 듣고, 보고, 배워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참구(實修參究)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생각, 모든 알음알이를 쉰 상태에서 정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것은 참선에 들어가는 문이기도 하지만, 참선을 통해 빠져나오는 문이기도 했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는 세계가 이렇게 어렵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향천사 대웅전 ⓒ 2007 한국의산천 

 

향천사(香泉寺) 

향천사는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리 57번지 금오산(金烏山)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이다.

655년(백제 의자왕 16년 서기 650년) 무렵 의각(義覺)스님이 창건했다. 652년 의각은 일본으로 건너가 백제사(百濟寺)에 잠시 머무른 다음, 이 해 다시 당나라로 들어가서 오자산(五子山)에서 3년 동안 석불 3,053위 및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16나한상 등을 조성했다.

655년 의각은 사신을 따라 귀국하면서 이들 석불을 돌배에 싣고 백제 오산현 북포 해안 (지금 예산읍 신암면 창소리)에 이르러 알맞은 절터를 잡지 못해 몇 달을 머물렀다. 이 때 배 안에서 치는 종소리가 강촌을 진동했다고 하여 인근 마을 이름을 종성리(鐘聲里)라고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금오(金烏) 한 쌍이 날아와 배주위를 돌고 사라지기에 뒤를 밟아보니 지금 향천사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를 기이하게 여겨서 주위를 살펴보니 향내음이 그윽하더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산 이름을 금오산이라고 이름 짓고 절이름을 향천사라고 지어 창건했다고 한다. 부속 암자로는 비구니들이 수행하고 있는 부도암(浮屠庵)이 있다.

 

▲ 나한전 앞에 있는 구층석탑(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과 대웅전 ⓒ 2007 한국의산천

 

현존하는 건물로는 극락전을 비롯하여 나한전, 동선당(東禪堂), 승방, 천불전, 삼성각, 선방 등이 있다. 이 중 극락전에는 아미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는데, 1359년(고려 공민왕 8) 4월에 조성되었다는 명문(銘文)이 발견되었으며, 양식 또한 특이하다. 

 천불전(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 안에는 현재 불상 1,516위가 봉안되어 있다. 토단(土段) 3면에 높이 15cm 이상의 크고 작은 좌불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소불은 거의가 석고상이고 대불은 석재로 만든 것도 있다. 나한전 앞에는 구층석탑(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이 있다.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도괴되어 완전하지는 않지만, 절의 연혁을 말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또 부도 2기가 있는데, 이 중 1기(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9호)는 이 절을 창건한 의각의 부도라고 하나 신빙성이 없다. 다른 1기는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 50인을 이끌고 계룡산 갑사(岬寺)에 있던 기허 영규(騎虛 靈圭)의 승병과 합세하여 왜적을 무찌른 혜희(惠希)의 것이다. 이 밖에도 당간지주가 있다. 

 

▲  절 지붕 위로 보이는 아름다운 소나무 군락 ⓒ 2007 한국의산천 

 

 ▲  당간지주대 돌구멍 사이로 보이는 솔향님 ⓒ 2007 한국의산천

 ▲  당간지주 돌구멍 ⓒ 2007 한국의산천

 

계속해서 예당저수지 옆에 자리한 봉수산 임존성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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