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출근길에 만난 물왕리 저수지 풍경 촬영 2007.10.21. 일요일
▲ 경기 시흥 물왕리 (흥부)저수지. 저수지 너머로 멀리 수리산이 보인다 ⓒ 2007 한국의산천
물왕里 저수지 (경기도 시흥시 물왕洞에 있는 저수지)일반적으로는 물왕里저수지라고 불리며 행정상 공식 명칭은 흥부저수지이다.저수지를 설치한 1945년에 당시의 몽리구역이 시흥군과 부천군이었기 때문에 시흥군의 '흥(興)' 자와 부천군의 '부(富)'를 취한 것이다.
1975년까지는 주로 재래종인 붕어가 일색이었으나 1976년에 양식계가 구성되어 해마다 치어를 방류하여 어종이 다양해졌다.
1978년에는 초어, 백연어를 각각 3천여 마리씩 방류하였다.1950년대 후반에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전용 낚시터를 만들어놓고 자주 들렀다 하여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하였다.
호수주변에는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호숫가에 있으며 인근에는 KBS TV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나온 이숙번의 묘와 관곡지가 있다.
▲ 물왕리 흥부저수지의 버드나무 풍경.ⓒ 2007 한국의산천
파란 하늘이 비친 물속에 잠겨있는 계수나무(?)를 건지려는 조사님들.
나는 낚시를 하지 않기에 낚시에 대해 전혀 아는것이 없다. 낚시하면 그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나오는 플라이 낚시 던지는 모습과 가족간의 낚시를 통하여 대화를 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가족들의 표정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외수의 2권짜리 장편소설 "황금비늘"이 떠오른다.
세상에 대한 온갖 증오와 저주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린 주인공이 자기를 돌봐준 노인과의 낚시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물욕의 허망함을 알게 되고 마침내 세상과의 화해를 시도하며 끝나는 도가적인 느낌의 소설 황금비늘
이외수 소설은 발간되는 대로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들개, 꿈꾸는 식물, 장수하늘소, 칼, 벽오금학도, 그리고 황금비늘 ... 그의 소설은 신비로운 4차원의 세계랄까? 무언가 현실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며 독자를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렇기에 그의 소설을 좋아한다.
▲ 가을이 깊은 휴일, 호숫가에서의 낚시 얼마나 좋을까 ⓒ 2007 한국의산천
출근해야하는 휴일 아침 천천히 전원풍경을 보며 출근하고자 이리 저리 길을 돌아서 가던 중 늘 한적했던 물왕리 저수지(흥부저수지)가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보았다. 아하 낚시대회가 열리고 있군요.
▲ 시장배 낚시대회? ⓒ 2007 한국의산천
등산이나 낚시에도 순위를 매겨야하는 대회가 있어야하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요즘이다. 나 역시 죽기 살기로 훈련하며 27년전인 1980년 부산 금정산에서 열린 전국 대통령기 등산대회에서 종합최우수 대통령상을 수상했지만 산악회 원로들의 바램과 산악회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했다. 지금에야 느낀다 . 낚시나 등산에 순위를 매겨야 하는 대회가 존재해야 하는지.
▲ 지금은 빛바랜 대통령기 수상 금매달. 1980년 제13회 대통령기 쟁탈 전국 등산대회 종합최우수 대통령상 수상. ⓒ 2007 한국의산천
30여년전 정확히 27년전 출전했던 제 13회 부산 금정산대회 종합 최우수상 수상과 그리고 대통령기 대회 심판..1회 암벽대회에 나가서 꼴찌.. 지금은 돌아올 수 없는 흘러간 시간의 즐거운 추억이다.
(올해로 대통령기 등산대회는 40회를 맞았다.)
▲ 빈자리가 없는 좌대 ⓒ 2007 한국의산천
"A River Runs Through It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명문구 모음
We can love him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우리가 어떤 사람을 다 알고 이해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를 사랑할 수는 있다"
▲ 아주 긴 플라이 낚시줄이 멋지게 허공을 가르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포스터.
"그 순간 나는 완벽을 목격했다는 걸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동생 폴은 빅블랙풋강둑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초월해 공중에 떠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예술작품 같았다. 또한 인생은 예술품이 아니고 순간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형은 외지에 나가서 공부를 잘했지만 시골집에서 자라며 플라이 낚시를 잘하는 동생을 늘 부러워했다)
오래 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고 끈끈한 가족애와 플라이 낚시를 통하여 대화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형제애와 가족의 정이란.. 그 무엇보다 끈끈한 것이었다.
A River Runs Through It (흐르는 강물처럼) 이 영화는 1990년에 사망한 전설적인 장로교 목사 노먼 맥클린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한것으로 노먼 맥클린은 기독교 교리서를 편찬할 정도로 충실한 신의 사도였을 뿐만 아니라 사냥과 낚시에도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어 그가 출간한 사냥과 낚시의 텍스트는 고전으로까지 불린다.
줄거리 1900년대 초, 스코틀랜드 출신 장교로 장로교 목사 리버런드 맥클레인은 아들 노먼과 폴, 부인과 함께 몬타주 강가의 교회에서 살면서 낚시를 종교와 같은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긴다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플라이 낚시를 배우는 두 형제 노먼과 폴. 아버지는 플라이 낚시를 통해 그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고, 두 형제는 낚시를 통해 교감과 유대를 쌓아간다.
고지식한 형과 자유분방한 동생.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진 두 형제는 자라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그들은 낚시를 통해서 경쟁을 하면서 언제나 변함없이 교감을 나눈다.
그러던 어느날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며 포커를 즐기던 폴이 어느날 갑자기 길에서 폭행당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아버지와 노먼은 깊은 상실감에 빠지지만, 낚시를 통해서 서로의 슬픔을 나누고, 가족간의 믿음과 사랑을 지켜나간다. 동생이 낚시를 하던 모습을 회상하는 노먼은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물론 그 매개체는 아버지가 그들 형제에게 가르쳐 준 플라이 낚시였다.
아버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사랑하던 아들 폴을 못잊어 마지막 설교에서 "완전히 이해는 못해도 완벽한 사랑을 할 수는 있다"는 말을 남긴다. 이 영화를 보고있노라면 플라이 낚시를 해보고싶은 욕망을 느끼게되지요. 이 영화가 방영된 이 후 우리나라에도 플라이 낚시 동호회가 많이 증가했다. (장비값이 만만치 않은게 좀 ...)
▲ 나는 낚시를 하지는 않지만, 사색하기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2007 한국의산천
▲ 저수지를 빙둘러 애워 싼 조사님들 ⓒ 2007 한국의산천
▲ 수면에 비친 버드나무가 아름다워서 ⓒ 2007 한국의산천
이외수 作 2권의 장편소설 '황금비늘' 마지막 귀절은 이렇게 끝난다.
나는 개찰구(춘천역)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몇걸음을 걷다가 손을 흔들기 위해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러나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주 잠깐 동안 안개속에 망연히 서있다가 열차쪽으로 발을 옮겨 놓았다. 열차는 비교적 한산했다. 오른쪽 창문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깥을 보니 안개 장벽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 승객들은 모두 침묵속에 빠져 있었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행이었다 차창 밖으로는 끊임없아 안개의 장벽이 이어지고 잇었다., 나는 일시 강렬한 전율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생각하지 않은 전율감이었다. 나는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안개속에 어떤 발광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황금 빛이었다. 약간 높은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등불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등불이 아니었다. 발광체는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었다.마치 안개의 혼령 같앗다. 열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발광체는 잠시 열차를 따라 오다가 안개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나의 영혼은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내가 오늘 만난 황금 비늘을 가진 새 ⓒ 2007 한국의산천
낚시 대회로 인하여 인파가 빼곡한 저수지에서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린 잿빛 날개의 왜가리가 어디로 가려는지 황금 날개 퍼득이며 힘차게 비상 하고 있다.
▲ 낚시대회, 경쟁적이고 번잡한 저수지를 떠나와 호젓한 시골길로 접어드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 2007 한국의산천
진정한 낚시꾼은 물고기를 낚는 법을 배우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낚는 법을 배워야 하오. 자기 자신을 낚는 법을 배운 다음에는 자기 자신을 방생하는 법을 배워야 하오. 자기 자신을 낚는 일은 온 우주를 낚는 일이며, 자기 자신을 방생하는 일은 온 우주를 방생하는 일이오." -이외수 황금비늘 중에서 -
▲ 집 책장의 황금비늘 책갈피에 끼어있는 모신문사의 '황금비늘'신작 소개기사 1997년 6월 ⓒ 2007 한국의산천
얼마전 까지도 필요한 기사는 스크랩을 잘 했는데 이제는 귀찮은 감을 느낀다.
우리 시대의 기인 이외수씨가 신작 장편소설 <황금소설>(동문선)을 펴냈다.[1997.6월 춘천=박해현기자]
춘천의 명물(?)로 불리는 그의 기상 시간은 낮 12시. 간단한 식사를 마친뒤 집필과 명상을 반복하다가 새벽 6시에 잠자리에든다. 그는 4년째 밤과 낮이 뒤 바뀐 생활 속에서 이번 소설을 완성했다.
<황금비늘>은 釣道(조도:낚시의 도)를 다룬 소설이다. 춘천에는낚시터가 많은데, 10여년 전에 어떤 노인으로부터 조도를 배웠습니다. 그 분은 물고기를 따라 일가족을 데리고 이동하면서 낚시의깊은 뜻을 탐구한 묘한 분이었지요. 저에게 가르치기를 마음이 흔들리면 낚싯줄도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황금비늘>의 주골격은 보육원을 탈출해 불우하게 성장한 어린소년과 낚시터의 도인과 같은 노인이 나누는 대화로 짜여져 있다. 이외수 소설의 특징인 사부와제자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하는 것이다.
낚시질은 물고기를 잡아서 식탁위에 올려놓기 위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네 마음을 낚아서 우주 속에 방생하기위한 심신수양이니라. 어떤 낚시꾼은 금반지가 매달려 있는 물고기를 낚으러 오고, 어떤 낚시꾼은 물고기가 매달려 있는 금반지를 낚으러 오지. 낚시바늘하나에 천근의 탐욕이 매달려있느니라. 대부분의 물고기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부모 곁을 떠나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나는 나이를 열살이나 더 먹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작가는 안개낀 소양강에서 발광체처럼 황금비늘을 빛내는 전설적인 물고기를 통해 대자유의 경지를 그리려고 했다. 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적멸, 고요, 망아 등 선문답 해설에 등장할 말들이 자주 등장한다. 육조 혜능의 일화중에 나오는 깃발이나부끼는가. 바람이 나부끼는가라는 화두도 차용했다.
작가는 자신의 문학 밑바닥에 한민족 고유의 풍류 정신이 들어있다고 했다. 노장사상은 자연속에서 노니는 것을 강조한는데, 우리 조상들은 노는것 뿐만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미학을 중시했다. 청년시절 서양화를 그릴때는 그 사실을 몰랐는데, 먹이 종이에 배어드는 수묵화를 하면서 그 경지를 깨달았다.
작가의 집에는 거의 매일 이외수 마니아 들이 찾아온다. 부산과 경기도 지역에는 그와 외모가 흡사한 가짜이외수가 돌아다니면서 강연을 하고, 외상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는 가짜들과 만나서 술이나 한잔 하고싶다 고 했다. 그는 또 걸레 스님 중광과 함께지인삼총사를 형성했다가 타계한 시인 천상병이 그립다고 했다. 그분 장례식때 거둔 조위금이 불에 탔는데 그 분이 평소 좋아하던 천원짜리는 고스란히 남고 만원짜리만 탔어요. 그게 화두가 아니고 뭡니까.
▲ 물왕저수의 야경 ⓒ 2007 한국의산천
"人生의 낚시터에서 내 자신을 낚기가 가장 어려움을 다시금 느끼며,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옵니다.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