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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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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맛집 강릉 주문진 곰치국 삼척 섭국 고성 도루묵찌개

by 한국의산천 2021. 12. 29.

[김준의 맛과 섬] [80] 강릉 주문진 곰치국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입력 2021.12.01 03:00

 

곰치국.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겨울철이면 먼 길이지만 동해안을 자주 기웃거린다. 한류성 물고기들이 제철이기 때문이다. 

제철이어서 맛이 있는지, 많이 잡혀서 익숙해진 맛이 된 것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암튼 이제 곰치국이 시원해지는 계절이다. 이와 함께 곰치, 미거지, 꼼치, 물메기 등 명칭을 둘러싼 진위 논쟁이 이어진다.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곰치국의 주인공은 어류도감에는 ‘미거지’로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통영이나 거제에서 물메기탕에는 미거지와 다른 종인 ‘꼼치’를 사용한다. 여기에 ‘물메기’라는 종도 있어 더 헷갈린다.

미거지는 겨울철이면 주문진, 속초, 삼척, 죽변 등 어시장에서 볼 수 있다. 

동해 수심 200m 내외, 깊은 곳은 700m에서 서식한다. 다행스럽게 겨울철에 산란을 위해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올라온다. 이때 어민들은 그물이나 통발을 넣어야 하니 수고로움이야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더구나 새벽에 나가 건져야 한다.

위판을 기다리는 곰치.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미거지 경매가 시작되었다. 곰치를 잡아온 배는 부부가 조업을 하는 작은 배다. 따로 인건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겨울철 주문진 어가를 살찌우는 효자 물고기인 셈이다. 

게다가 곰치국을 찾아 주문진이나 강릉을 찾는 여행객이 많으니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가. 절이라도 넙죽해야 할 판이다. 

 

곰치가 위판장 바닥이 보이질 않을 정도도 많이 잡혔다. 

비쌀 때는 10만원이 넘어갔던 곰치를 1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배에서 곰치를 내리는 부부는 값이 비싼 것보다 많이 잡히는 것이 훨씬 낫다며 얼굴이 활짝 피었다.

어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곰치국 전문집을 찾았다. 

주민들은 물곰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1인분을 팔지 않아 2인분을 시켜 먹었던 곳이다. 

이번에는 1인분도 반갑게 맞아 준다. 곰치도 2인분만큼 들어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틀림없다. 얼큰하고 칼칼하다. 강원도 음식의 특징이다. 

익은 김치에 고춧가루까지 더했다. 시원한 국물에 먼 길을 달려간 피로가 한순간에 가신다.

한 식당 주인은 몇 년 전 15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크기의 곰치를 이번에 1만5000원에 구입했다./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김준의 맛과 섬] [79] 삼척 섭국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입력 2021.11.24 03:00

 

삼척 섭국.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설악산에서 시작된 붉은 단풍이 동해안으로 내려올 무렵 동해 바다 맛은 더욱 진해진다. 

찬 바람이 독해질 때 겨울 바다가 내준 깊은 맛이다. 그중 하나가 홍합이다. 

얼큰하고 텁텁한 ‘섭국’이나 ‘섭장칼국수’<사진>에 ‘섭비빔밥’을 더하면 금상첨화다.

강릉에서는 홍합을 섭이라 한다. 홍합은 담치, 합자라고도 하며, 삶아 말린 것은 ‘담채’라 한다. 

‘본초강목’에는 ‘동해부인’이라 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홍합, 지중해담치, 굵은줄격판담치 등은 모두 홍합과에 속하는 담치류들이다. 

화물선의 평형수를 타고 우리나라에 정착했다고 알려져 있는 지중해담치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맛도 좋아 양식 품목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섭은 참홍합이라고도 불리는 자연산 홍합으로 우리나라 모든 해역에 서식한다. 

서해에서는 물이 많이 빠지면서 드러난 갯바위에서 채취를 하지만 동해에서는 파도가 높지 않은 날 해녀들이 물질로 얻는다. 

 

홍합 요리를 할 때 껍데기에 붙은 따개비나 부착물을 떼어내야 하고, 수염이라 부르는 족사를 제거해야 한다. 족사는 부착력이 매우 강해 개체들이 모여 생활할 때 서로 붙잡는 역할도 한다. 족사는 발의 일종으로 끝에 둥근 부착판이 있다.

홍합은 갯바위에 붙어 생활하며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다. ‘자산어보’에도 ‘바위 표면에 붙어 수백 수천이 무리를 이룬다’고 했다. 홍합 살은 ‘붉은 것과 흰 것이 있으며, 맛이 달고 국이나 젓갈에 좋다. 

 

말린 것이 사람에게 가장 좋다’고 했다. ‘정조지’에도 ‘피로 해소에 좋고, 사람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부인들의 산후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에 좋다’고 했다. 

 

강원도 속초, 강릉, 삼척에서 보양식으로 얼큰한 섭국을 많이 끓여 먹었다. 또 칼국수를 끓일 때도 섭을 넣고 얼큰하게 끓였다. 밥을 지을 때 섭을 넣기도 했다.

남쪽에서는 맑은 홍합탕을 즐겨 먹는 데 비해 강원도에서는 고추장을 넣어 얼큰하고 텁텁하게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섭국이든 섭칼국수든 국물을 만들 때 껍데기째 넣어야 감칠맛과 깊은 맛이 제대로 우러난다. 

홍합 세 개면 국물을 내는 데 충분하다 할 만큼 감칠맛이 뛰어나다. 

옛날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서민 조개였지만 지금은 비싸고 귀한 귀족 조개로 신분이 바뀌었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김준의 맛과 섬] [82] 고성 도루묵찌개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입력 2021.12.22 03:00

 

고성 도로묵 찌게/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 발전지원연구센터장

 

날씨가 몹시 춥다. 이렇게 한파가 이어지면 도루묵처럼 냉수성 바닷물고기 맛은 더욱 깊어진다.

 

농어목에 속하는 도루묵은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삼척에서 많이 난다.

이곳에서는 도루묵을 돌묵, 돌메기라고 한다. 또 은어(銀魚), 목어(木魚), 환목어(還木魚), 환맥어(還麥魚)라고도 부른다.

 

도루묵은 날씨가 따뜻할 때는 진흙이나 모래가 많은 수심 200m 이상 깊은 바다에 머물다

산란기인 11월에서 12월에 연안으로 올라온다. 해초나 바위 등에 산란한다.

이 시기에 어민들은 통발을 놓아 잡는다. 그물도 이용한다.

 

도루묵 찌개로 유명한 고성/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조선 시대 어보 ‘난호어목지’에는 “도루묵은 강원도와 함경도의 바다에서 난다. 

배는 마치 운모 가루를 바른 듯 빛이 나며 흰색이다. 그래서 토박이들은 은어라고 부른다”고 했다. 

 

‘고금석림’에는 고려 시대 임금이 동해로 피난 갔다가 목어라는 물고기를 먹고 맛이 너무 좋아 은어라 했는데, 환궁 후 다시 찾아 먹었는데 그 맛이 나지 않아 ‘도로목어’라 했다고 한다. 

 

강원도 바닷가에서는 비리지 않은 도루묵을 삶아 김장할 때 양념과 함께 버무려 넣기도 한다.

여름에 도루묵이 많이 잡히면 흉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한류성 어종이 여름에 많이 잡힌다는 것은 이상기온으로 농작물이 피해 볼 우려가 있다는 신호로 통한다.

 

도루묵 찌개로 유명한 고성/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고성에서는 도루묵을 꾸덕꾸덕 말려 식해를 만들기도 한다. 

잘 말린 도루묵은 겨우내 두고두고 양념에 볶거나 조림으로 밥상에 올린다. 제철에 싱싱한 도루묵을 이용해 구이와 탕과 찌개를 만들기도 한다. 

 

도루묵탕은 수컷 도루묵이 좋고, 구이는 알배기 도루묵을 많이 이용한다. 

특히 고성에서는 도루묵 알을 삶아서 파는 상인도 있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도루묵 알은 최고 간식이었다. 날이 추워지면 도루묵찌개가 인기다. 

 

속초어시장에서는 도루묵회를 맛볼 수도 있다. 이 무렵 통발로 도루묵을 잡으려는 여행객들이 강원도 바닷가로 모여든다. 

도루묵은 수산 자원 회복 대상종이다. 자원 회복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1인 1통발’ 사용과 체험 후 통발 수거, 주변 정리가 필요하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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