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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대여자도 송여자도 둘레길

by 한국의산천 2020. 8. 12.

[전라도의 숨은 명산] “여자도요? 경치가 기가 막혀 부요!”

글·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20.08.11 09:56

 

[주말산행│전라도의 숨은 명산ㅣ여자도 둘레길│전남 여수시 화정면]
대여자도 해변은 지질박물관, 송여자도 둘레길은 잘 가꾼 바닷가 정원

송여자도선착장에 있는 솔섬(동도)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널 수 있다. 다슬기가 지천이다.


“여자도汝自島 가신다구요? 경치가 기가 막혀 부요.”

배를 기다리는 동안 주민들의 섬 자랑이 이어졌다.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섬에 대한 정보가 신통치 않아서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 생각했다.

 

여자도는 송여자도와 대여자도 2개의 섬을 일컫는다. 두 섬을 합쳐도 해안선은 7㎞를 넘지 않는다. 가장 높은 송여자도 정상이 해발 48m이다. 두 섬을 연결하는 ‘붕장어다리’가 유일한 자랑거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니 여자도는 보물섬이 틀림없었다.

 

송여자도 둘레길에서 보이는 납계도.


그림 같은 조망, 송여자도 둘레길

송여자도 둘레길의 오밀조밀한 해안 풍경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다리 건너에 있는 대여자도의 매력은 해변에 있다. 해식절벽과 검은모래해변, 검은자갈해변, 공룡알을 촘촘히 박아 놓은 듯한 지형은 지질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여자도는 여자만汝自灣의 중앙에 있는 섬이다.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 고흥군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자만 해역이라고 불리는 것도 여자도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자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개통된 ‘붕장어다리’ 덕분이다. 섬과 섬을 잇는 연도교이며 560m 길이다.

붕장어가 힘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붕장어는 일본에서는 ‘아나고’라 부르고 갯장어는 ‘하모’라 부른다.

 

대여자도와 송여자도를 잇는 붕장어다리. 여자도의 명물이다.


여자도는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 작은 도선이 주민들과 관광객의 발이 되고 있다. 송여자도松汝自島는 소나무가 많아서 이름이 유래한다. 송여자도 선착장 끝에 ‘여자도 유래와 둘레길’ 안내판이 있다.

 

등산로는 여기서 우측으로 30m 가면 시작된다. 곧장 숲이다. 등산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고 울창한 소나무와 사스피레나무 그늘이 좋다. 팔각정은 운치 있는 조망처다.

 

갯바위 낚시 포인트로 알려진 돈복등대 너머로 달천도, 운두도, 진지도 등 멀리까지 보인다. 김녕김씨 가족묘를 지나고, 산길은 잔디밭처럼 편안하게 이어진다. 공원벤치처럼 커다란 의자와 안내도 있는 곳이 정상인 ‘큰등’이다. 산이라기보다 평범한 구릉 정도로 봐도 좋다. 소나무 사이로 무수한 섬이 조망된다. 목판화처럼 정지된 듯한 평화로운 풍경이 일품이다.

 

남부 해안지방에서만 자라는 비파나무 단지를 지난다. 살구 크기만 한 황금빛 비파열매는 황도처럼 달달한 맛이다. 농작물이 있는 밭과 바다가 교차하는 풍경을 지나면 다시 숲으로 든다. 마삭줄과 머위가 자라는 울창한 숲은 잘 가꾸어진 바닷가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대여자도 해안 둘레길을 걷는다. 자연미 넘치는 대여자도의 숨은 매력이다.


요철이 있는 곳에는 목재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조용히 바다 위에 떠 있는 납계도는 한 폭의 정물화다. 구불구불한 해안길은 각도를 달리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커다란 소나무가 있는 나무벤치를 지나면 송여자분교다. 1.7km 둘레길은 30분가량이면 충분하지만 여운은 오래 남는다. 폐교된 송여자분교는 지금은 민박집으로 개조되었다. 돌담장 옆으로 예쁜 백사장이 있다.

 

100m만 더 가면 붕장어다리 입구다. 주민들은 지네모양과 흡사하다 하여 ‘지네다리’라고도 부른다. 밋밋한 일자 형태가 아니다. 좌우로 위아래로 요동치는 커다란 붕장어가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다리 위에는 7개의 교량낚시터가 있다. ‘몽夢’이라는 제목의 낚시꾼 동상이 있을 정도로 낚시명소다. 노래미, 감성돔, 갯장어, 숭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격렬한 화산 활동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대여자도 해벽.


외딴 행성에 온 것 같은 지형

붕장어다리를 건너 대여자도로 곧장 직진하면 싱겁다. 직진하는 길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마파지마을, 대동마을로 가는 한적한 시골바다 풍경이다. 대여자도의 매력은 다리 끝에 있는 우측 해안 데크에서 시작된다. 이정표는 없다. 200m 길이의 데크 끝 부분부터 암반지대다. 곰보빵처럼 울퉁불퉁한 기반암은 마치 공룡 알집처럼 보인다. 바다에서 멈춘 용암의 기록 보관소 같은 지형이다.

 

지질은 중성화산암류로 타포니 바위가 집중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집괴암에 박혀 있던 돌조각이 빠져나가고 염분은 주변 암석을 깎아 더 큰 구멍을 만들게 된다. 벌집처럼 보이는 지형을 타포니라고 한다. 마치 우주의 외딴 행성에 온 것 같은 분위기다.

 

데크길 덕분에 안전하게 절벽지대를 지난다. 철분이 많은 붉은 암괴를 지나자, 검은모래해변이다. 수직절벽에는 용틀임하듯 용암이 흐른 자국이 선명하다. 경치 좋은 해수욕장이 3개나 연달아 있다. 수심도 완만하고 물도 투명하다. 30분을 걸으면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는다.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시멘트도로를 만난다. 이정표는 없지만 검은자갈해변 끝 큰 나무에 표지기를 달아놓았다.

 

대여자도 해안 일부는 데크가 있어 안전한 트레킹이 가능하다


작은 언덕을 올라서면 곧장 대동마을로 이어진다. 지대가 높지 않아 확 트인 느낌은 없다. 10분이면 여자대동교회를 지나고 마을 안쪽 길로 들어선다. 대동마을 포구는 상당히 크다. 바닷가에 있는 학교는 소라초등학교 여자분교다.

 

송여자분교에서 송여자선착장까지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가는 걷는 것과 마파지 인근에서 우측 해안길로 드는 것이다. 우측 해안길을 택하면 지루하지 않다. 어디로 가든 붕장어다리로 연결된다.

 

송여자선착장 부근 커다란 표지석에 ‘어서 오이다 송여자’라는 글이 쓰여 있다. 여수 사투리로 ‘어서 오세요’라는 뜻이다.

 

아담한 해수욕장이 연달아 3개나 있는 대여자도 해변길.

 

해양 폐기물을 이용한 센스 있는 벽화.

 

걷기 길잡이

송여자도선착장~송여자도 등산로~붕장어다리~우측 해변 트레킹~임도~대동마을 안길~여자분교~대동마을 안길~임도~우측 해변 트레킹~붕장어다리~송여자도선착장 <원점회귀 7.4km, 여유 있게 4시간 소요>

 

교통

여수 섬달천선착장에서 송여자도선착장까지 도선으로 20분 거리다. 1일 4회(08:40, 11:40, 14:30, 17:30분) 운행한다.

송여자도에서 나오는 배는 08:00, 11:00, 14:00, 17:00에 있다. 편도 5,000원이며 여자호는 50인승 도선이다.

단체는 사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문의 여자호 사무장 010-4560-6233, 선장 010-2652-5372.

 

숙박

대여자도 입구 언덕에 있는 낚시터휴게소(010-6233-8959)는 2층으로 펜션과 식당을 겸하고 있다.

4개의 객실이 있으며 바다 조망이 빼어나다. 평일 10만~12만 원, 주말 12만~15만 원. 취사 가능하다.

 

송여자도에 있는 영끝휴게소(010-6540-8259)도 펜션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며, 송여자분교 자리에 있는 솔민박(010-6657-3814)은 가장 최근에 생겨 깨끗하다. 넓은 잔디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자도 특산물인 ‘비파’는 1kg 1만5,000원이며, 7월에 집중 출하한다. 예약주문 010-4620-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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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