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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영종도 하늘정원 라이딩

by 한국의산천 2019. 9. 28.

하늘색 파란 시원한 9월의 마지막 토요일[2019 · 09 · 28]


영종도 한바퀴 라이딩

참석자: 운산의 봄님 / 행복한 도전님/ 한국의산천 : 3명

※ 북측 예단포 해안코스(지난 주에 라이딩 했음)를 이어가지 않았기에 완전한 한바퀴 코스는 아니었지만 시원한 날씨 덕분에 열심히 조금 빡세게 달렸다.

오늘 라이딩 코스

집~계양역~영종도 공항화물청사역~하늘정원~남측도로~선녀바위~을왕리 해수욕장~왕산해수욕장~북측제방도로 아래길~삼목선착장~운서역~계양역~집(52km)


영종도 공항청사 입구

수만평의 하늘정원에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 영종도 하늘정원 주소 : 인천 중구 운서동 2848-8 근처

   주차장 넓음. 주차비 입장료 없음


영종도 하늘정원 풍경 Photo more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996


▲ 화물청사역 하차 ⓒ 2019 한국의산천 

왼쪽부터 한국의산천 / 운산의 봄님 / 행복한 도전님 /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목가적인 풍경의 목책길을 따라서 하늘정원 방향으로 라이딩 ⓒ 2019 한국의산천 



구르는 바퀴 위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마음의 뿌리

                           -  천 양 희
 

나무는 다리가 하나라서 뿌리 내리지만

나는 다리가 둘이라서 떠도는 것이다


떠돈다고 다 방황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무서운 건 떠도는 내 마음이다


몸은 하나인데 마음은 여러 갈래

나무만한 생이 흔들린다


바람아 불어라

내가 뿌리처럼 강해지겠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자전거 타기

라이딩은 집앞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 수만평에 펼쳐진 하늘정원의 코스모스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 정 일 근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잎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 무심한 세상은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 주지 않는다해도

기차표 손에 꼭 잡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간이역이 이미 지나쳤는지는 몰라도

그대 이미 저를 잊어버렸는지 몰라도

덜컹거리는 완행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이 나뭇닢 하나를 모두 물들이는 무게와 속도로

그대에게 가렵니다









힘들게 임도와 산길을 오르 내릴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한가지에 몰두 할수있는 정열과 열정 그 자체가 청춘이며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이런 억지 말도 생겨났다 ㅎ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不狂不及(불광불급) :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













 

▲ 점심 식사는 한식전문 기와집담에서.ⓒ 2019 한국의산천 









▲ 맛나게 먹었는데 이름이 무슨? 불고기 정식이던데 ⓒ 2019 한국의산천 

1인분 15000원

깔끔 정갈하고 은근 푸짐하고 정말 맛있음. 이래서 라이딩을 해도 살이 안빠짐.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 선녀바위 해변 조름도를 배경으로...ⓒ 2019 한국의산천 




▲ 선녀바위 ⓒ 2019 한국의산천  


▲ 선녀바위 해변 ⓒ 2019 한국의산천 









▲ 을왕리 해수욕장 ⓒ 2019 한국의산천 


▲ 왕산 해수욕장 ⓒ 2019 한국의산천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억새 中에서  

출처 :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 끝없이 이어지는 북측 제방도로 아래 자전거 길은 억새의 천국이다 ⓒ 2019 한국의산천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이수옥 시집 -은빛 억새처럼 -중에서>











▲ 운서역 건너편 편의점에서 커피에 케잌을 즐기고 공항철도를 타고 귀가 ⓒ 2019 한국의산천 


아시지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을?

 

이상(李箱 : 본명 김해경)은 말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 했을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그래요 저와 같이 달리면 허기지고 고생도 많이 하지만 정신만은 은화처럼 빛나지 않소?

접하기 힘든 비경과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아름다운곳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 아닌가요?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영종도 하늘정원 풍경 Photo more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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