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서서히 익어가는 계절 토요일 [2019 · 09 · 21 · 가을바람 시원한 토요일]
상동호수공원출발 아라뱃길을 따라 행주대교를 건너서 성산대교 왕복라이딩(68km)
▲ 가을의 전령사 억새가 피어나고 있다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 '억새' 중에서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은빛 억새처럼
- 이 수옥
갈바람에 은발 날리며
산이건 들이건 철로변이건
척박한 환경도 마다치 않는
착한 꽃
꽃 중에 지는 꽃이 아름다운 건
억새꽃이 으뜸이다
은빛 억새꽃을 닮아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머리에 서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걱거리는 거칠어진 손가락 마디
얼굴엔 잔주름 늘어가도 밉지 않은 건
거친 삶도 마다치 않고 일어선 오늘의 당당함
은빛 억새꽃을 닮아서이다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이수옥 시집 -은빛 억새처럼 -중에서>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 잎 사이마다 님의 얼굴 맺혀있네
귀향
- 곽 성 삼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험한 산 고개 넘어
끝없는 나그네 길 이제 쉴 곳 찾으리라
서산의 해 뉘엿 뉘엿 갈길을 재촉하네
저 눈물의 언덕 넘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 잎 사이마다 님의 얼굴 맺혀있네
길 잃은 철새처럼 방황의 길목에서
지쳐진 내 영혼 저 하늘 친구삼네
사랑하는 사람들아 나 초저녁 별이 되리
내 영혼 쉴때까지 나 소망을 노래하리
내일 일요일은 비가 온다던데
▲ 서편 하늘에 물드는 노을과 석양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이수옥 시집 -은빛 억새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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