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자 휘준이 생일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갔다.
하늘색 파란
9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
우리집 가까이에 있는 아들집으로 가서
케잌을 사가지고
큰 손자 생일 축하를 즐겁게 마치고
온 가족 함께 자장면으로 식사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와서
아라뱃길 주변과
정서진 왕복 라이딩
▲ 오후 6시 23분 집앞 도착
샤방 샤방,
놀멍 놀멍
해 떨어 질때까지
72.42km를 달렸다
▲ 손녀가 늘 바쁜 아빠와 함께
▲ 아들집에서 큰 손자 생일 축하하기
▲ 집앞 중국집에서 자장면으로 식사
▲ 오랫만에 늘 바쁜 아들과 사진 함께 찍어본다
▲ 아들이 선물한 고급? 타미 와이셔츠를 입고 집으로 귀가중에 ㅎ
가을 부근
- 정 일 근
여름에 열어놓은 뒤란 창문을 닫으려니
열린 창틀에 거미 한 마리 집을 지어 살고 있었습니다
거미에게는 옥수수가 익어가고 호박잎이 무성한
뒤뜰 곁이 명당이었나 봅니다
아직 한낮의 햇살에 더위가 묻어나는 요즘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일이나, 새 집을 마련하는 일도
사람이나 거미나 힘든 때라는 생각이 들어
거미를 쫓아내고 창문을 닫으려다 그냥 돌아서고 맙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여름을 보낸 사람의 마음이 깊어지듯
미물에게도 가을은 예감으로 찾아와
저도 맞는 거처를 돌아갈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 갈대 (갈대는 습지에서 자란다)
갈대습지공원이 있듯이
나에게 사랑이란
- 정 일 근
마음속에 누군가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기에
젊은 날엔 그대로 하여 마음 아픈 것도
사랑의 아픔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그대를 내 마음속에서 떠나보냅니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에 아득히 부는 바람에
잘 가라 사랑아, 내 마음속의 그대를 놓아 보냅니다
불혹, 마음에 빈자리 하나 만들어놓고서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이어서
그 빈자리로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어서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나도 알게 되었나 봅니다
▲ 억새는 습지 바로 옆 논뚝이나
습지 바로 옆에서부터 산꼭대기에서 자란다
그래서 억새 산행이 있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이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정일근 : 경남대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교수, 시인
출생1958년 7월 28일, 경상남도 진해출생
경남대학교 국어교육학과 학사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발표.
2003년 제18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2013년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 특별상
경남대학교 언론출판원 원장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 정 일 근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잎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 무심한 세상은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 주지 않는다해도
기차표 손에 꼭 잡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간이역이 이미 지나쳤는지는 몰라도
그대 이미 저를 잊어버렸는지 몰라도
덜컹거리는 완행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이 나뭇닢 하나를 모두 물들이는 무게와 속도로
그대에게 가렵니다
▲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그 당시
10년전에 구입했던 상의 져지를 꺼내서 입었다
▲ 어느새 가을이 훌쩍 다가왔기에
긴팔 상의와 타이즈를 입고 길을 나섰다
▲ 코스모스 사잇길로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 수양버들이 바람에 휘날린다
굴포천
그리고 아라뱃길은
온통 자전거 천국
▲ 집 근처 호수공원 주차장에 오니
서편으로 해가 지고 있다
샤방 샤방, 놀멍 놀멍
해 떨어 질때까지
72.42km를 달렸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많이 보고 왔다
가을...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가슴에 그리면 그리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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