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장봉도 무진기행 1

by 한국의산천 2016. 3. 30.

장봉도 무진기행 1편 ( 2편 준비중 )


인어의 전설을 품은 채 그 길이(長) 만큼이나 사랑받는 섬.

장/ 봉/ 도

장봉도 해안 둘레길 2구간 트레킹  

※ 장봉도 2편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356 

 

오늘 물때가 한낮에는 바닷물이 나가는 간조시간이 길기에 이곳 장봉도 해안길을 선택했습니다.

※ 해안길 트레킹시에는 물때시간을 필히 확인하시고 돌이 많기에 등산화는 필수입니다.



장봉도 해안 둘레길 ( 3코스로 이루어졌으며 체력에 맞게 선택가능)

장봉도 해안 둘레길은 2013년 말 완공하였으며, 장봉도 남쪽 해안과 언덕을 따라 장봉도의 절경 코스를 지난다.

둘레길에는 특히 3구간에는 식당또는 매점이 없으므로 식수와 행동식은 꼭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1구간 : 옹암선착장~거머지산전망대~한들해변/ 2시간내외

2구간 : 한들해변~야달해안~건어장해변(버스종점) / 2시간내외 (선착장에서 버스를 타고 갈매기 장터 마트에서 하차)

3구간 : 건어장해변(장봉4리 버스종점)~윤옥골~봉화대~가막머리~해안~장봉4리/ 3~4시간 소요.

※ 장봉도 3구간 해변 둘레길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010 

 

다양한 모양의 바위가 많은 해안 트레킹을 할때에는 물때를 잘 살펴보고 가야한다. 밀물 전후 3시간 내에는 안전을 위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http://www.khoa.go.kr) 또는 <바다타임>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 배 안에서 이글님부부팀과 동행한 부부팀도 만나는 즐거움 ㅎ ⓒ 2016 한국의산천







▲ 장봉바다역에서 ⓒ 2016 한국의산천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 재 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 사평역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작가가 지어낸 가상의 역 이름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그 사평역을 찾아 길을 나선다 

 

  삶은 쓸쓸한 기다림이다. 하지만 희망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톱밥난로에서 나오는 작은 불빛만으로도 금세 따뜻해지는 게 인생이기도 하다. 간이역에 모여 있는 인생들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피곤함 속에서 하루를 접지만, 다시 내일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잊지 말자. 톱밥난로의 불빛처럼 세상은 쓸쓸하면서도 따뜻하다.


   곽재구 시인이 대표작 ‘沙平驛(사평역)에서’를 쓴 건 20대 초반이던 1976년 가을이다. 곽씨는 시를 그해 겨울, 대학 문학동아리 선후배가 마련해준 자신의 군입대 환송회에서 처음 공개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주섬주섬 종이에 받아 적었다고 한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로 시작해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로 끝나는 27줄 시의 감염 효과는 그처럼 즉각적이었다.


  군대에서 돌아와 한동안 방황하던 곽씨는 81년 이 시로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83년 ‘창비시선’ 40번으로 출간된 첫 번째 시집 <沙平驛에서>에 수록한 뒤 국민 애송시로 자리 잡았다.




▲ 선착장에서 버스 탑승 후 (요금 1000원) 갈매기 장터 앞에서 하차 ⓒ 2016 한국의산천


▲ 갈매기 장터 앞에서 버스를 내린 후 바로 앞에 있는 식객이라는 깔끔한 식당에서 된장찌게와 순두부와 소주를 시켜 먹었다 ⓒ 2016 한국의산천

바닷가에 가면 꼭 회를 먹어야 하는것은 아니다.

회는 동네의 산뜻하고 깨끗한 횟집에서 먹는것이 오히려 바가지를 안쓰는 일이란것을... 관광지에서 바가지를 쓰며 대우도 못받는 더 이상은 봉이 되서는 안될일이다.   



▲ 장봉도의 유명견 착하고 순한 검둥이

  

장봉도 가운데 자리한 읍내에 들어서도 안개는 걷히지 않고 더욱 짙어지기만했다

바닷가로 나갈수록 해무는 심해졌다. 문득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이 떠올랐다.


무진 물론 그곳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소설속의 지명이다.

김승옥의 단편 무진기행은 그의 고향 순천,

그 순천만 앞바다의 안개와 둑방 길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무진... 안개가 많은 포구?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 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  - 무진 기행中에서-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무진기행 소설속의 주인공 윤희중은 타의반으로 고향인 안개의 고향인 무진으로 내려 간다. 그가 고향에 가게 될 때에는 항상 무엇엔가 쫓기며 갈등할 때나 현실에서 좌절했을 때였다. 우리는 그 무엇에 쫓겨 아니, 그 무엇을 찾아 안개 자욱한 해변을 거니는가?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유명한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에 나오는 명문장이다.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그 바람 속에는, 신선한 햇볕과 아직 사람들의 땀에 밴 살갗을 스쳐 보지 않았다는 천진스러운 저온, 그리고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길을 에워싸며 버스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산줄기의 저편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금기, 그런 것들이 이상스레 한데 어울리면서 녹아 있었다.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 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29658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 임희숙


너를 보내는 들판엔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엔 살빛 낮 달이 슬퍼라
 

오래토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을 지키며 살까

아~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장봉도 2편 안경굴 해골바위 ...장봉도 2편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