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박인호의 전원생활 가이드]<35>
시골에 대한 몇 가지 착각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봄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필자는 간간이 귀농·귀촌 관련 강의차 서울과 지방을 오간다. 주로 귀농·귀촌에 관심이 많거나 이를 준비 중인 도시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낭만적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음을 보게 된다. 시골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면 이후 전원으로 이주해도 시골 정착에 실패할 공산이 크다. 도시인의 로망인 전원생활, 그 터전인 시골에 대한 몇 가지 착각을 하나씩 짚어보자.
○ 첫 번째 착각: 시골엔 물이 많다?
최근 강원 H군으로 귀농한 K 씨(50)는 물 때문에 낭패를 봤다. 마을을 끼고 도는 제법 큰 강이 있고 집 옆으로는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물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더구나 산 좋고 물 좋다는 강원도 아닌가! 하지만 정작 지하수를 얻기 위해 땅속 100m가량을 팠는데도 필요한 양의 물을 얻지 못했다. 그는 “물이 귀한 시골 땅이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사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 두 번째 착각: 시골은 깨끗하다?
3년 전 충북 G군으로 귀촌한 P 씨(45)는 오래지 않아 청정 환경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했다. 봄 농사철이 다가오면 하천변이나 계곡 옆에도 가축 두엄을 마구 쌓아놓아 비가 오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간다. 또 밭둑 어귀에는 수확 후 방치해놓은 검정 비닐과 폐농자재가 그대로 쌓여 나뒹군다. 여름 휴가철에는 도시인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로 넘쳐난다. 그는 “시골은 얼핏 보면 깨끗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 세 번째 착각: 시골은 조용하다?
지난해 경북 S시의 한 시골마을 도로변에 위치한 전원주택을 매입한 귀촌인 L 씨(55)는 처음에는 시골의 호젓함을 한껏 즐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끔씩 다니는 차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철에는 트랙터, 경운기, 트럭 소리가 요란하다. 이웃집의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도 이젠 신경에 거슬린다. 그는 “시골이 도시보다 덜 시끄러운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생각만큼 조용한 곳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농사철이 되면 농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심어 놓은 감자를 돌보고 있는 필자.
○ 네 번째 착각: 시골에 살면 건강하다?
강원 최북단의 한 산골마을로 귀농한 지 10여 년 된 P 씨(49). 그는 “처음 시골에 왔을 때는 산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사는 산골사람들은 다들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살아보니 당뇨, 각종 암 등 아픈 이들이 너무 많아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다른 시골마을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P 씨는 이에 대해 농사일이 육체적으로 고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농약을 남용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다섯 번째 착각: 시골생활은 여유롭다?
2012년 퇴직 후 전남 J군으로 귀농한 C 씨(59)는 봄이 와도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가 없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농사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폭우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오면 작물 걱정, 시설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 그는 “농번기에는 마을 하천에 지천인 물고기를 잡을 시간도 없어 가끔 매운탕을 사먹기도 한다. 시골생활을 ‘느림의 미학’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즐길 수 있는 귀농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위에 든 ‘착각’ 사례가 모든 시골에, 모든 시골사람에게 다 적용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는 직접 시골에 살아보니 애초 생각한 대로 ‘조용하고’ ‘깨끗하고’ ‘여유롭고’ ‘건강하고’ ‘물이 많은’ 전원생활을 누리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골생활의 본모습은 도시인들이 대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농촌에서 해를 더할수록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는 사실이다.
봄을 맞아 귀농·귀촌박람회나 지자체, 민간단체, 대학 등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 관련 교육에 참여하려는 도시민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전원생활에 대한 뜨거운 갈망과 열기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전원생활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시골에 대한 막연한 착각에서 깨어나 실태를 바로 알고서 전원행을 결행해야 후회가 없다.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결국 귀촌은 유행에 따른 즉흥적 낭만적 결정이 아니라 인생 2막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선택한 결론이어야 한다. 그 길은 두 갈래가 있다. 하나는 ‘자발적인 가난’을 받아들이고 자연을 벗 삼아 안분지족하면서 사는 길이요, 다른 하나는 도시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을 감내하며 성공을 추구하는 길이다.
가끔 필자를 찾아오는 친구나 지인들은 한결같이 “나도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한다. ‘전원 전도사’를 자임하는 필자지만 열 명 중 아홉 명꼴로 일단 만류한다. 왜냐하면 어느 길을 선택해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이다. 귀촌을 꿈꾸는 당신이 그 소망을 이루고자 한다면 정확한 현실인식부터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 산천생각
난 도시가 좋다. 여주 이천 그리고 경기도 사강을 다녀봐서 조금 느낀것이 있다면 귀농을 했을때 그곳의 텃새가 얼마나 쎈지 난 알고있다.
난 도시가 좋다. 안방까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찾아드는 농촌 인심보다,
이웃끼리 서로 잘 모르고 지내도 서로가 서로의 개개인의 사생활에 많이 신경쓰며 살아가는 도시가 좋다.
시골, 확성기로 마을회관으로 모이라는 방송은 왜그리 많은지.... 동네 이장은 지역 대통령이여 ㅎ
이장이나 부녀회장한테 찍히면 피곤혀 ~
외지인이 귀농하여 십년을 살아도 때로는 기름처럼 배타적인 대우를 받는 영원한 외지인이자 타인이다.
그렇다 일찍 일어나서 동네 모든 일에 솔선수범 열심히 참석하고 아는척 말고 말수를 줄이고
돈 없어도 대우 못받고 돈많아 좋은차 끌고 다녀도 안좋아한다. 술을 잘사면 좋아라 한다.
누구나가 귀농하여 농사를 쉽게 지을수있다면 그것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사꾼들에 대한 크나큰 모욕이다.
내가 알고 있는 단한가지. 농사는 아침부터 해넘어 갈때까지해도 끝이 없다는것
농사 ... 개나 소나 다 하는것 아니다
그렇다 서울 근교 홍천강, 축령산, 화야산 자락쯤에 아주 조그만 시골 농가집하나 구해서
이웃 모임 간섭 안받으며 자전거타고 가끔 왔다리 갔다리하는 그런것은 좋겠지 ㅋ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
무엇이 그리 외롭기에 뭉치기를 좋아하는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난다는 시 한수 생각이 난다
꽃 멀 미
- 이 해 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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