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함께 걸은 향토 유적 숲길 [2014 · 5 · 18 · 하늘맑은 일요일]
부천 둘레길 구간중 최고의 구간이라고 말 할수있는 제1구간 향토 유적숲길
숲이 우거지고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의 연속 그리고 유적을 답사하는 둘레길 구간중의 백미
▲ 오월의 날씨는 벌써 초여름을 느끼게 합니다 길가에는 장미가 한두송이 피었습니다 ⓒ 2014 한국의산천
▲ 항상 곁에 있어주기에 고마운 당신 사랑합니다 ⓒ 2014 한국의산천
부부
- 문 정 희
부부란
무더운 여름 밤 멀찍이 잠을 청하다가
어둠속에서 앵하고 모기소리가 들리면
순식간에 둘이 합세하여 모기를 잡는 사이이다
너무 많이 짜진 연고를 나누어 바르는 사이이다
남편이 턱에 바르고 남은 밥풀 꽃만 한 연고를
손끝에 들고
어디 나머지를 바를 만한 곳이 없나 찾고 있을 때
아내가 주저 없이 치마를 걷고
배꼽 부근을 내어미는 사이이다
그 자리를 문지르며 이 달에 너무 많이 사용한
신용카드와 전기세를 문득 떠올리는 사이이다
결혼은 사랑을 무효화 시키는 긴 과정 이지만
결혼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지만
부부란 어떤 이름으로도 젤 수 없는
백년이 지나도 남는 암각화처럼
그것이 풍화되는 긴 과정과
그 곁에 가뭇없이 피고 지는 풀꽃더미를
풍경으로 거느린다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네가 쥐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내 손을 한번 쓸쓸히 쥐었다 펴보는 그런 사이이다
부부란 서로를 묶는 것이 쇠사슬인지
거미줄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묶여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느끼며
어린새끼들을 유정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이이다
- 2008년, 문학수첩, 가을호
▲ 소사역에서 출발 ⓒ 2014 한국의산천
소사역 ~ 원미산 ~ 부천수목원 뒷길 ~ 신월산 ~ 까치울 정수장 ~ 능고개 ~ 경숙옹주묘 ~ 지양산 ~ 선사유적지 (10km : 3시간 소요)
▲ 소사 북부역으로 나와서 사거리를 직진하면 둘레길 입구가 나옵니다 ( 역에서 약 300m) ⓒ 2014 한국의산천
▲ 소사역에서 둘레길 1구간 입구까지는 약 300m 입니다 ⓒ 2014 한국의산천
걷기는 존재에 비추어 보면 별것 아니어서 대개는 기억 속에 덧없는 흔적만을 남길 뿐이다.그러나 거기에는 분명 본질적인 소박함 속에서 삶의 의욕을 키우는 힘이 있다.
길을 떠남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짐을 지니고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래동안 여행자의 근심거리로 대두된다. 필요한 물건들을 측정하는 데는 저마다 다른 정통한 연금술이 요구된다. 짐을 너무 무겁게 꾸미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지나치게 인색한 짐을 꾸렸다가는 조만간 어느 순간에 가서 꼭 필요한 것이 수중에 없어 곤경에 빠질 위험이 있다. 여행의 안락은 짐을 잘 꾸리느냐 못 꾸리느냐에 달려있다.
보행은 가없이 넓은 도서관이다. 매번 길 위에 놓인 평범한 사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서관.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이 기억을 매개하는 도서관인 동시에 표지판, 페허, 기념물 등이 베풀어주는 집단적 기억을 간직하는 도서관이다.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GX7 . 20mm / G렌즈 1 : 1.7 ⓒ 2014 한국의산천
오늘은 셀카 스마트폰 촬영이외에 대부분은 20mm 단렌즈만으로 촬영하였다.
렌즈가 밝아 셔터 속도가 빠르고 20mm이기에 인물 촬영과 근접촬영에 적합하고 뒷배경을 잘 날려주기에 좋았다.
▲ 오늘은 20mm 단렌즈를 사용했는데 뒷배경 확실하게 날려주네요 ⓒ 2014 한국의산천
▲ 둘레길 오름길 입구에서 바람막이를 벗고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합니다 ⓒ 2014 한국의산천
기왓장 내외
- 윤 동 주 (詩作: 1936년 숭실중 초)
비오는날 저녁에 기왓장 내외
잃어버린 외아들 생각나선지
꼬부라진 잔등을 어루만지며
쭈룩쭈룩 구슬퍼 울음웁니다.
대궐지붕 위에서 기왓장 내외
아름답든 옛날이 그리워선지
주름잡힌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끄러미 하늘만 쳐다봅니다.
▲ 아카시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오월 ⓒ 2014 한국의산천
천하에 수목이 이렇게도 지천으로 많던가! 박달나무, 엄나무, 피나무, 자작나무, 고로쇠나무 . 나무의 종족은 하늘의 별보다도 많다고 한 어느 시의 구절을 연상하며 고개를 드니, 산 전체가 요원같은 화원이요, 벽공에 외연히 솟은 봉봉은 그대로가 활짝 피어 오른 한떨기의 꽃송이다.
▲ 소사역에서 오정동 선사유적지까지 11km를 걸어야 합니다 ⓒ 2014 한국의산천
▲ 신월산에서 내려와서 청소년 수련관 앞 도로 아래를 지나서 역곡안동네 쪽으로 갑니다 ⓒ 2014 한국의산천
▲ 산길을 걷다가 친한척 다정한척 ... 스마트폰으로 셀카도 찍어보고 ⓒ 2014 한국의산천
접목(接木)
- 복효근
늘그막의 두 내외가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이 맞닿은 자리, 실은
어느 한쪽은 뿌리를 잘라낸
다른 한쪽은 뿌리 윗부분을 잘라낸
두 상처가 맞닿은 곳일지도 몰라
혹은 예리한 칼날이 내고 간 자상에
또 어느 칼날에도 도리워진 살점이 옮겨와
서로의 눈이 되었을지도 몰라
더듬더듬 그 불구의 생을 부축하다보니 예까지 왔을 게다
이제는 이녁의 가지 끝에 꽃이 피면
제 뿌리 환해지는,
제 발가락이 아플 뿐인데
이녁이 몸살을 앓는,
어디까지가 고욤나무고
어디까지가 수수감나무인지 구별할 수 없는
저 접목
대신 살아주는 생이어서
비로소 온전히 일생이 되는.
▲ 등산 또는 트레킹에서는 조금씩 자주 먹어야 먼길을 갈 수 있습니다 ㅎ ⓒ 2014 한국의산천
▲ 작동터널 위를 지나서 정수장을 지나 절골로 갑니다 ⓒ 2014 한국의산천
▲ 절골 약수터 부근에 있는 간이주점 ⓒ 2014 한국의산천
절골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에서 절골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절골 설화'는 오정구 작동(鵲洞)의 절골이란 명칭에 대한 지명유래담이다. 절골은 작동 까치울에서 서울 양천구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서 올라가는 골짜기를 말한다. '조선지지(朝鮮地誌)'에는 사곡(寺谷)이라 표기되어 있다.
부천시 오정구 까치울 골짜기에는 절이 있었는데 이 절에 빈대가 많이 나오자 중이 절을 버리고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유학자들이 불교를 폄시하였다. 빈대로 비유되는 유학자들이 증가하면서 중이 도망하자 사찰이 멸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빈대 때문에 절이 망했다고 하여 빈대터라고도 한다. 지금도 곳곳에 있는 빈대터는 절이 번성하다가 없어진 곳이며,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절골은 모두 절에 얽혀 있는 이야기가 반영되어 생겨난 지명이다. 경상북도 청송군의 주왕산에 있는 '절골 계곡'과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의 '절골 계곡'이 대표적인 '절골'이다.
▲ 시가 있는 길에서 진정으로 시다운 詩? ⓒ 2014 한국의산천
둘이 걸으면서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며 걸었습니다
▲ 부천과 서울을 잇는 능고개에 터널이 완공되었다 ⓒ 2014 한국의산천
▲ 경숙옹주의 묘역 ⓒ 2014 한국의산천
정비석님의 수필 산정무한의 한귀절이 떠오른다.
천 년 사직이 남가일몽이었고, 태자 가신 지 또다시 천 년이 지났으니, 유구한 영겁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던가. 칠십 생애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하다가 한움큼 부토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하니, 의지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롭다.
조선의 9대왕 성종의 5번째 딸 경숙옹주(敬淑翁主)
본관은 전주(全州). 성종(成宗)과 성종의 열 번째 후궁인 숙의김씨(淑儀金氏) 사이에서 다섯째 딸로 태어났다. 여천위(驪川尉) 민자방(閔子芳)과 혼인하여 아들 민희열(閔希說)을 두었다.
경숙옹주 묘는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67-2에 민자방 묘와 나란히 있으며, 호석이 둘러져 있다. 묘역은 1단으로 조성되어 있고, 비석·혼유석(魂遊石)·상석(床石)·향로석(香爐石)·망주석(望柱石)·장명등(長明燈)·문인석(文人石)의 석물이 갖추어져 있다. 비문은 이들이 타계한 지 150여 년이 지난 1643년(인조 21)에 외손이 썼다고 전한다.
목적지를 향해서 갈때는 걷는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초라한 침상이 푹신푹신하게 느껴질 정도로 피곤을 맛보고 시장기가 별 볼일없는 자연의 음식에 달콤한 양념이 되어 줄 정도로 배를 곯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 경인고속국도를 지나면 오늘의 걷기코스가 마무리되는 지점입니다 ⓒ 2014 한국의산천
이곳에서 선사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선사시대(先史時代)란 원시인들이 사용한 연모로 나누는 시대 구분으로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역사를 말한다. 인간이 처음 출현한 때로부터 글자가 만들어져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바로 전까지를 말하는데, 이 기간은 수백만 년에 달하는 인류의 역사에서 95% 이상을 차지하는 긴 시간이다.
이 기나긴 선사시대를 몇 개의 시대로 다시 구분하는데 구석기와 중석기·신석기, 그리고 청동기와 철기시대가 그것이다. 이러한 시대 구분은 1836년 덴마크의 학자 톰센이 처음으로 제안하였는데, 그때는 석기와 청동기·철기의 세 시대로만 구별하였다. 그러나 석기도 먼저 사용한 사람들의 것은 거칠고 투박하였으며, 후세 사람들이 사용한 것은 매우 세련되었으므로 신구(新舊)로 나누게 되니, 1865년 영국의 학자 러복에 의하여 구석기와 신석기로 나뉘게 되었다.
▲ 고도를 기다리며 ⓒ 2014 한국의산천
그대는 그 무엇을 기다리고 갈구하는가?
높이 솟은 솟대를 보며 우거진 숲길 향토유적숲길 둘레길을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소사역에서 출발하여 원미산 ~ 부천수목원 뒷길 ~ 신월산 ~ 까치울 정수장 ~ 능고개 ~ 경숙옹주묘 ~ 지양산 ~ 선사유적지 (10km : 3시간 소요)
까치울 역에서 7호선을 타고 부평 집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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