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신천동 망재산 학미산 가는길 1
망재산 학미산 라이딩[함께 달린 친구들 : 맑은샘 / 따듯한 가슴 / 그리고 저 한국의산천 (3명)]
일요일 아침 추웠다. 그래도 라이딩을 하기위해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오늘의 코스는 송내역 ~ 인천대공원 ~ 망재산 ~ 학미산 ~ 역곡역 싱글 코스 달리기
▲ 망재산 학미산 위치도 ⓒ 2012 한국의산천
▲ 오늘 날씨기 춥기에 지지난 일요일 비올때 씌운 랩(헬멧)을 벗기지 않고 달렸더니 보온효과가 있었다 ( 헬멧의 양옆은 공기구멍이 있음) ⓒ 2012 한국의산천
오늘의 행복을 위하여
- 민주현
세상을 사노라면
둘이지만 하나임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부부 사이에서,
친구 사이에서,
교우 사이에서...
마치 하나의 막대기 양 끝을 잡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듯, 외모는 달라도 생각이 같을 때
그런 순간을 느낀다.
살맛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가 행복할 때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처럼,
내가 슬프면 그 끝을 잡고 있는 상대도 슬프기에,
되도록이면 나는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오늘 하루의 행복을 위하여 목숨을 걸자
"가슴에 묻어둘 수 없는 사랑" -민주현- 중에서 (가톨릭 출판사)
오늘도 모든 분들 幸福하세요.
▲ 백범광장 입구에서 ⓒ 2012 한국의산천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하지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인후인정)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것이다..
서산대사 휴정스님의 시로서 근래 일각에서는 조선후기 문신인 이양연의 시라는 설도 있다.
1948년 남북협상 길에 나선 백범 김구 선생님이 38선을 넘을 때 이 시를 읊으며 자신의 의지와 각오를 다졌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김구 선생님은 이 구절을 즐겨 쓰셨다고 합니다.
▲ 인천대공원 관모산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 2012 한국의산천
아직도 가을이 남아있는 산오름길입니다. 친구들이 풍경이 좋다고 기뻐하네요
▲ 남겨진 가을속으로 ⓒ 2012 한국의산천
남겨진 가을
- 이 재 무
움켜진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
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올 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語)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 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난 조롱박으로 퍼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마음으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中에서 -
어떤 일생
- 천양희
부판(蝜蝂)이라는 벌레가 있다는데 이 벌레는 짐을 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무엇이든 등에 지려고 한다는데 무거운
짐 때문에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 짐을 내려주면 다시 일어나
또 다른 짐을 진다는데 짐지고 높이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평생 짐만 지고 올라간다는데 올라가다 떨어져 죽는다는데
히스테리아 시베리아나라는 병이 있는데 이 병은 시베리아
농부들이 걸리는 병이라는데 날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곡괭이를 팽개치고 지평선을 향해
서쪽으로 서쪽으로 걸어간다는데 걸어가다 어느 순간 걸음을
뚝, 멈춘다는데 걸음을 멈춘 순간 밭고랑에 쓰러져 죽는다는데
오르다 말고 걸어가다 마는 어떤 일생
천양희 시집 '너무 많은 입'(창작과 비평, 2005)中에서
▲ 관모산에서 내려와 잠시 소래산에도 오르고... ⓒ 2012 한국의산천
▲ 소래산 언저리를 돌아갑니다 ⓒ 2012 한국의산천
▲ 가을의 마지막 억새가 남아있는 길을 달리며 ⓒ 2012 한국의산천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에 / 내 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 켜진 추억의 플랫홈에서
마지막 상행성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겠는가
이별 뒤의 뜨거운 재회를 기다리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에
내 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 길 떠난 소녀 같이 하얗게 밤을 새우네
김이 나는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앉으면 그 사람 목소린가 숨어우는 바람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 밭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슨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 길 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 숲에 숨어우는 바람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 밭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슨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 길 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 숲에 숨어우는 바람소리
▲ 산굽이를 돌아 추수가 끝난 텅빈 평야를 달립니다 ⓒ 2012 한국의산천
굽이져 돌아가는 길 그 길을 쫒아 헉헉거리며 따라가는 들길에서 헐거벗은 나무가지가 오히려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평야의 농로길 참 좋습니다. 구비구비 돌아가는 농로길에서 차근차근을 배우며 산길을 오르며 슬로우 슬로우를 배웁니다. 헉헉
▲ 우리가 지나온 소래산이 보입니다. 소래산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아래를 지나서 망재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 2012 한국의산천
풍요로움을 보여주었던 황금 물결이 이제 추수를 끝내고 서서히 벌판으로 돌아갑니다
열린 귀는 들으리라 한때 무성하던 것이 져버리고 만 텅빈 들녘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소리없는 소리를...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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