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으로 달리기 [2012 ·11 · 11 · 비 내리는 일요일 (일명 빼빼로 데이)]
단풍 그 가을의 전설
가을은 이제 서서히 사라지고 비가 내리며 쌀쌀한 바람이 분다
오전 내내 집안에서 뒹굴다가 점심때가 지나며 오후에 서서히 비가 그치기에 자징거를 타고 마지막 남은 가을을 카메라에 담고자 달렸습니다.
※ 음악은 연속으로 나옵니다
1. 울지 않아요
2.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3. 가슴앓이
.
.
몸은 풍경 속으로 퍼지고 풍경은 마음에 스민다
▲ 언제나 그렇듯이 집앞 공원에서 출발 인증 샷 ⓒ 2012 한국의산천
져지와 윈드재킷을 입고 달렸지만 춘추바지와 반손가락 장갑이 약간의 추위를 느끼게 하는 날이었다.
이제부터 동계복장을 준비하고 라이딩에 나서야 할 계절이 온것 같다. ※ 동계용 장갑과 방한복 준비
▲ 그대 말없이 돌아선 모습에 쓸쓸한 바람만 불고/ 눈물을 감추고 떠나간 자리엔 슬픔만 남아 있네 ⓒ 2012 한국의산천
낙엽에 띄우는 엽서
- 고은영
잘 가라 그대
기쁨이 되었던 그대
사랑으로 머물던 지상에
행복했던 기억을 접고
찬란한 웃음을 떼어놓으며
암전으로 돌아서 가는구나
아, 고뇌의 흔적으로 비워 낸 넋들은
그 뜨겁던 청춘을 내려놓고
고통으로 멍든 붉은빛 눈물과
이별을 수놓는 노란빛 손수건을 흔들며
이제 떠나가는구나
저 먼 레테의 강
▲ 헤어짐이 그렇게 슬픈 줄 알면서 그대는 떠나야 하나 / 나는 울지 않아요 슬픈 마음이지만 / 이젠 나의 울음을 멈출 내 사랑이 없어요 ⓒ 2012 한국의산천
울지 않아요 - 양하영
그대 말없이 돌아선 모습에 쓸쓸한 바람만 불고
눈물을 감추고 떠나간 자리엔 슬픔만 남아 있네.
헤어짐이 그렇게 슬픈 줄 알면서 그대는 떠나야 하나~
나는 울지 않아요 슬픈 마음이지만
이젠 나의 울음을 멈출 내 사랑이 없어요
나는 울지 않아요 아픈 추억이지만
이젠 나의 눈물을 닦아줄 내 사랑이 없어요
나는 울지 않아요 슬픈 마음이지만
이젠 나의 울음을 멈출 내 사랑이 없어요~
나는 울지 않아요 아픈 추억이지만
이젠 나의 눈물을 닦아줄 내 사랑이 없어요
닦아줄 내 사랑이 없어요.
삶이 진지해질 즈음부터
누군가에게
뒷모습을 보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진정
등을 보이는 일에
당당해질 수 있는 내일을 위해
혜안을 밝혀야겠다. - 등을 보이는 일 (이임선) 中에서 -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 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낙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 안중근 의사 기념공원을 지나며... ⓒ 2012 한국의산천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꽃 - 손병흥
마른 풀향기 그윽한 어느 가을날
홀로 찬바람 불어오는 산자락 따라
더욱 따사로운 미소로 피고지는 가을꽃
그 기품 그 기개 매력 쫓아
찬이슬 훑어가며 한번 더 보고픈
거친 비바람 된서리 조차 물리쳐버린
당당하게시리 겸손 잃지 않은 채 피어나는 꽃
눈에 잘 띄는 화려한 뜨락피해
스스로 외롭게 피어난 쓸쓸한 삶
그저 소신껏 피고 지는 청결 고아한 기상
때 되면 아낌없이 스러져버릴 줄 아는 지혜
가을볕 서늘바람 속에서도 그 향길 내뿜는
엷은 고통속에서도 풍기려드는 가을꽃 몸가짐이
그날따라 너무나 신선하고 감동스럽기조차 하였다.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 정 호 승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떨어질 때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왜 낮은 데로 떨어지는지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시월의 붉은 달이 지고
창밖에 따스한 불빛이 그리운 날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으로 떨어져 썩을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한 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 가을 낙엽이 가을비에 젖어 한 폭 수채화 되고 내 마음도 따라서 그리움 저편으로 물들어 간다 ⓒ 2012 한국의산천
가을 - 김지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밟으니
발바닥이 도리어 살갑구나.
神께서는 우리 인간에 대해 매우 놀라워하셨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여행은 영화처럼 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방법일 것이다. 떠나간 그곳이 어디이건,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여행이건 여행의 색깔은 총천연색이다. 화려해야만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마음의 떨림이라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자신을 겹겹이 보호하고 있는 무미건조한 방탄복을 벗어 던질 수만 있다면 된다.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낙엽
- 정현종
사람들 발길이 낸
길을 덮는 낙엽이여
의도한 듯이
길들을 지운 낙엽이여
길을 잘 보여주는구나
마침내 네가 길이로구나
▲ 낙엽 그 뜨겁던 청춘을 내려놓고 / 고통으로 멍든 붉은빛 눈물과 / 이별을 수놓는 노란빛 손수건을 흔들며 / 이제 떠나가는구나 / 저 먼 레테의 강
마른 나뭇잎
- 정현종
마른 나뭇잎을 본다.
살아서, 사람이 어떻게
마른 나뭇잎처럼 깨끗할 수 있으랴.
낙엽의 위로
- 김용환·교사 시인
눈물 짖고 있나요
그만 눈물을 거두어요
수북히 쌓인 낙엽
바람에 쓸려 어디로 가는지
알려고 하지도 마세요
풍성한 낙엽을 밟고 걸으며
바람이 들려주는 가을노래와
따사로운 가을 햇살 쬐며
넉넉한 만추를 누리세요
우린 아직 끝이 아니어요
그대가 새겨준
아름답고 고운 음악
고운 시 한 자락에
고운 옷 입을 수 있었어요
좀더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요
영영 사라진다 생각 마세요
아주 사라지는 게
아니어요
다시 볼 수는 없다고
쉽게 망각하지 말아 주세요
예쁜 꽃이 지천으로 피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날 때
낙엽의 영혼이
함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정말로 거기에 있을 거니까요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낙엽 한 잎
- 홍 수 희
나무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가봅니다
낙엽 한 잎 떨어질 때마다
여윈 가지 부르르 전율합니다
때가 되면 버려야 할 무수한 것들
비단 나무에게만 있겠는지요
아직 내 안에 팔랑이며 소란스러운
마음가지 끝 빛 바랜 잎새들이 있습니다
저 오래된 집착과 애증과 연민을 두고
이제는 안녕, 이라고 말해볼까요
물론 나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 나이 서른이 지난지가 언제던가?
사람이 살며 사랑한 사람을 잊는다는 것은 평생을 걸려도 지워낼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봄마다 꽃이 피는 것을 보면 그 그리움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가를 느낀다. "꽃이 / 피는 건 힘들어도 / 지는 건 잠깐이더군 /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 아주 잠깐이더군" 이라는 말에 얼마나 깊은 마음을 얹어 놓았겟는가를 생각한다.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견디어 왔겠는가 그 시련에 비하여 꽃이 지는 것은 순간이다.
사람 삶의 마음도 마음에 마음을 새기는 세월이 얼마나 길고 험한가 그러나 지나고 나면 그 세월 만큼 꽃봉우리 피워 살아가는 날은 아주 짧기만 하다.
부질없음이 무엇이겠는가 싶다. 그럼에도 배려하는 마음보다도 욕심이 앞서 마음을 다 내어주지 못한다 영영 다 주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만 갔다
꽃 피는 것처럼 마음을 다 주고 가는 마음을 해 마다 보고 보아도 그 마음 하나도 마음에 담지 못하니 ...영영 잊지 못하는 마음처럼 사랑이 어렵기는 어려운 것이라 느낀다.
<최영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작과비평사)中에서>
가을밤 - 윤석중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떨어질 때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
.
.
한 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MTB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리 걸으면 세월은 천천히 간다 (0) | 2012.11.20 |
---|---|
[바람의노래] 그대 (0) | 2012.11.13 |
살아있는 화석나무 은행나무 (0) | 2012.11.10 |
[산행정보] 가평 보납산 (0) | 2012.11.10 |
엘튼존 내한공연 (0) | 2012.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