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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30년전 추억의 사진들

by 한국의산천 2012. 9. 27.

추석이 다가오기에 마음먹고 집안 대청소를 하다가 책장 위에서 오래전의 빛바랜 사진을 발견했다. 아주 많은 양의 사진을~  

그중 브라보와 함께 했던 몇장의 사진을 보며 그 시절을 회상해봅니다. 지금 올려진 사진은 대략 30~20년전의 사진이다   

  

▲ 1980년 부산 태종대에서 ⓒ 2012 한국의산천 

1980년 대통령기 쟁탈 제 13회 전국 등산대회가 부산 금정산에서 열렸다.

브라보와 내가 출전한 팀이 종합 최우수상인 대통령기를 수상하고 태종대를 둘러볼때 사진이다  

 

▲ 30년의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서 엊그제 2012년 9월 라이딩 사진 ⓒ 2012 한국의산천

 

 

살아감의 향기를 맛볼 수 있음은 소유를 버릴 때 가능하다. 미증유의 물질적 풍요는 얼마간의 만족을 줄지 모르지만 또 다른 족쇄를 채우며 인간을 감금시킨다.

진정으로 자유로운것은 되돌아 가도 자기것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때 그때만이 참다운 자유인의 반열에 당당히 들수가 있다. 그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神의 경지다. 어찌 내가 神의 경계를 넘나보며 마음을 비웠다고 가당찮은 언변을 늘어 놓을 수가 있었던가.

그러나 나는 조금씩 터득 해 가고 있다. 山 만이 결국 세상의 속박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서 人間이 궁극적으로  갈구하는 自由를, 그리고 해탈을 얻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라는것을-

 

▲ 1992년. 지금은 중년이 된 그 당시 산아가씨들과 함께 인수를 오르며 ⓒ 2012 한국의산천  

브라보와 나는 중학교 2학년때 (15세)부터 암벽등반을 시작했다. 작은 손도끼 옆에차고 키타와 야전(포터블 야외전축)을 챙겨서 날라리(?) 캠핑 가려다가 동네兄의 꼬득임에 넘어가 바로 암벽등반에 입문했다. ( 동네兄 / 이건영 : 대한산악연맹 인천연맹 회장, 인천 마라톤 클럽 회장 역임)      

우이암, 치마바위, 주봉을 오르고 선인과 인수를 오르며 젊음을 노래했다. 그 당시 토요일에는 학교가 파한 후 무조건 야영을 들어갔다. 야영할때 선배들의 술심부름도 하고 막걸리 한잔씩을 홀짝 홀짝 마셨다.     

  

▲ 그 당시 등산은 나의 종교이자 내 생활의 전부였다 Only climbing~! ⓒ 2012 한국의산천   

 

산은 땅의 한 부분이지만 그 끝은 허공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허공을 향해 가는 길이다.

산의 정상에 섰을 때 우리는 손으로 무엇 하나 잡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하늘의 문을 여는 빗장이라도 찾으려는 듯 산으로 오른다.

산은 사람들에게 가식된 생활의 일상을 벗겨내고 스스로를 직립해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을 찾기 위해 산을 향해 길을 떠난다.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 1982년 강촌 구곡폭포를 오르며 ⓒ 2012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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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아 잘있거라 - 신현대

설악아 잘있거라 내 또 다시 네게 오마  포근한 내 품속을 어디간들 잊으리오
철쭉꽃 붉게 피어 웃음지는데 아~~ 나는 어이해 가야하나

선녀봉 섧은 전설 속삭이는 토왕성아  밤이슬 함뿍젖어 손짓하던 울산암아
나 항상 너를 반겨 여기 살고픈데 아~~ 나는 또다시 네게오마

보라빛 코스모스가 찬바람에 흩날릴때  포근한 네눈동자 그리움에 젓었네
가을이면 잊으마한 그리운 그대여 아~~ 나는 잎 떨어진 나무인가

 

▲ 1992년 7월 19일. 한여름 설악산 천화대에서 웅혼하게 펼쳐진 잦은바윗골 능선을 배경으로 ⓒ 2012 한국의산천  

 천화대를 3번 오르면서 아마도 제일 나중에 올랐던 사진으로 기억된다

   

암릉을 오르고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라. 숲과 숲이 내통하고 바위와 바람이 몸을 섞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설악과의 내밀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은 저 멀리 바람 끝에 묻어오는 설악의 내음이 짙게 느껴질 것이니…. 사랑은 항상 목마른 법이다.

설악과 사랑에 빠진 산꾼이라면 가슴 어느 한 구석 어딘가에서 ‘타는 목마름으로’ 설악을 갈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모순율을 가진 병이며, 설악에 가야만 치유되는 몹쓸 상사병이다.

설악의 부르심을 받았다면 별 수 없다. 떠나서 오르는 일이외는 답이 없다.

 

 

▲ 설악산 북인길 트레버스 코스에서 ⓒ 2012 한국의산천

 

▲ 석주길 성벽에서 ⓒ 2012 한국의산천

이 성벽을 마주할때 숨이 헉! 막히고 심장이 뛰었다. 그래도 멋진 선을 그으며 Top으로 올랐다.   

 

 

▲ 보라빛 코스모스가 찬바람에 흩날릴때  포근한 네눈동자 그리움에 젓었네

 

▲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RF(레드페이스) 암벽화 캔버스 슈즈에 츄리닝 바지를 입고 바위를 올랐다 ⓒ 2012 한국의산천

그 당시 암벽 등반시에는 츄리닝바지가 내겐 제일 편했던 복장이었다   

 

▲ 야영장비인 텐트와 침낭 그리고 암벽등반 장비를 짊어지고 설악산 신흥사 일주문 앞에서 ⓒ 2012 한국의산천

다시금 옛 추억처럼 그 가을이 다시 오고있다.

 

  힘겹게 산을 오른 후 더 올라설 곳이 없다고 느꼈을 때 그때는 어디를 가고 싶게 될까? 하늘로 오를 것인가?

정상의 마지막 바위 끝에는 하늘문을 여는 빗장이 놓여 있는가? 우리는 그 빗장의 문고리를 잡기위해 끝이 보이지 않게 반복되는 길고 긴 산행의 장막을 한겹 한겹 헤치고 있는지 모른다.

산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무한한 뜻을 지닌다. 언제나 침묵하는 자세로 우리들 곁으로 다가와 혼탁해진 사람의 가슴을 열게하고 순백한 애정의 한자락을 심어준다.

 

 

천 년 사직이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고, 태자 가신 지 또다시 천 년이 지났으니, 유구(悠久)한 영겁(永劫)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須臾)던가!

고작 칠십 생애(七十生涯)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角逐)하다가 한움큼 부토(腐土)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하니, 의지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愁愁)롭다.

-정비석 산정무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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