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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라이딩 2

by 한국의산천 2012. 6. 4.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45km를 달리다 

 

[2012 · 6 · 3 · 일요일  햇살 좋은 싱그런 유월에 ]

녹음이 푸르는 유월에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는 며느리고개 임도 45km를 열심히 달렸습니다

 

▲ 하오안리에서 출발하여 사사리골 삼거리를 지나서 며느리고개 통과후 매화산 입구 임도 입구 정자에서 휴식 ⓒ 2012 한국의산천  

 

 

 

 

 

 

 

 

 

 

 

 

 

 

 

 

 

 

 

▲ 며느리고개 아래 쉼터 정자에서 휴식 ⓒ 2012 한국의산천

 

 

▲ 강동구에서 오신분을 만났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63세의 아버지와 30세의 아들이 함께 라이딩하는 모습은 행복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길을 떠난다.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 매화산 임도를 향하여 고고씽 ! 지나왔던 길보다 가야할길은 더 멀기만 한데...ⓒ 2012 한국의산천

 

산행 그리고 라이딩

기다리며 준비하는 설레임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 그 이상임을.

나의 기쁨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그래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거야!

 

 

 

며느리고개 쉼터에서 이제 본격적인 매화산 임도를 타게 됩니다

 

홍천 매화산
거북·흔들·마당·삼봉 뾰족바위 앞에서는 절로 발길 멈춰져
홍천읍 남단에 조용한 자태로 자리...계곡 자연미 싱싱 

백두대간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오대산을 지나 는 능선이 한강기맥이다. 한강기맥은 계방산을 지나 청량봉(홍천군 서석면 · 내면과 평창군 봉평면 경계)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춘천지맥을 분가시킨다.

춘천지맥을 분가시킨 한강기맥은 계속 남서쪽 삼계봉에 이른다. 삼계봉에서 한강기맥으로부터 가지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은 일단 남동쪽 태기산으로 갈라져 나아간 다음, 태기산에서 또 두 가닥으로 나뉘어 계속 남진하는 백덕지맥과 남서쪽 방면 영월지맥으로 이어진다.

삼계봉에서 한강기맥은 일단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운무산~대학산에 이르면 대학산에서 방향을 남서쪽으로 튼다. 이 능선은 덕구산~만대산~오음산(929.6m)으로 이어진다.

오음산을 지난 한강기맥은 약 2.5km 거리인 삼마치를 지나 약 0.8km 더 나아간 602m봉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능선 하나를 분가시킨다. 602m봉에서 가지 쳐 나아간 능선으로 약 8km 거리에 들어 올려진 산이 매화산(梅花山 · 752m)이다.

 

602m봉에서 계속 남서로 나아가는 한강기맥은 금물산~갈기산을 지나 용문산(1,157m)으로 이어진다.

매화산에서 계속 북서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약 2.5km 거리에 솟은 산이 까끈봉(641.5m)이다. 까끈봉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약 2.5km 거리인 며느리고개를 지난 다음, 약 5km 더 나아간 385m봉에 이른 후 여맥들을 홍천강에 가라앉힌다.

까끈봉에서 남서쪽으로 가지 치는 능선도 있다. 이 능선 약 2km 거리에 솟은 산이 새벽대기산(553.2m)이다. 새벽대기산에서 더 나아가는 능선은 약 2km 거리 양덕원리에 이르러 잔릉이 양덕원천으로 스며든다.

홍천군 홍천읍과 남면 경계를 이루는 매화산 이외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산으로는 경남 합천군 해인사 남쪽 매화산(1,010m),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경계를 이루는 매화산(1,084m) 등이 있다.

 

홍천 매화산은 홍천읍을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는 유명한 산들인 팔봉산 금학산 가리산 공작산 봉화산 오음산 등과 어깨를 겨루기에 손색없다. 이 산은 1970~1980년대에는 수도권 당일 등산코스로 인기가 괜찮았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자가용 승용차가 늘어나고 44번국도가 직선화되면서 더 멀리에 위치한 산들을 찾는 욕구에 의해 홍천읍을 지나간 거리에 위치한 산들에 등산인들의 발길을 빼앗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 산 이름에 쓰인 매화(梅花)는 옛날 선비들이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더불어 유교문화권의 이상적인 인간상에 접목시켜 글과 사군자화(四君子畵)를 즐겨 그리기도 했다. 산 이름이 그렇듯 매화산은 과거의 영화에 연연하지 않고 홍천읍 남단에 조용한 자태로 자리하고 있다.

 

매화산 정상 부근 거북바위와 정상 서쪽 매화산 지봉(支峰)인 새벽대기산을 수놓고 있는 흔들바위 마당바위 신선대 삼봉뾰족바위 등 기암들 앞에서는 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그동안 등산인들 발길이 뜸했던 관계로 계곡마다 계곡수를 식수로 마셔도 좋을 정도로 깨끗한 자연미가 살아 있는 것도 자랑이다. 특히 산자락 북사면 며느리고개부터 상오안~동쪽 삼마치리까지 약 20km 길이로 이어지는 임도는 트레킹 및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또한 산자락 북단에는 산림청 홍천국유림 관리소에서 산림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방문자센터와 홍천군내 모든 산이 조망되는 전망대인 숭림대(崇林臺)는 산행의 묘미를 북돋아 준다. [출처 월간 산 글 : 박영래]

 

 

▲ 면면히 이어지는 길 ⓒ 2012 한국의산천

산의 기세가 숨을 죽이는 자리들만을 신통히도 골라내어 굽이굽이 산을 넘어간다.

그 길은 느리고도 질겼다…. 그리고 그 길은 산속에 점점이 박힌 산간마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챙겨서 가는 어진 길이었다. 어떤 마을도 건너뛰거나 질러가지 않았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 재 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며느리고개 소공원에서 매화산 임도를 향해 출발할때에 첫 삼거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직선에 가까운 왼쪽의 넓은 길을 따라 이동하시면 됩니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氣盡)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 가파른 산사면에는 안전을 위해 목재 휀스가 둘러있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끌고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카뮈

 

숲으로 가는 길

                                    - 이 시 하

 

숲이 내게로 오지 않아 내가 숲으로 갑니다


새 한 마리 길 열어 주니 두렵지는 않습니다

때로 바람이 음흉하게 휘돌아 몰아치고

마른 까마귀 카악카악 울며 죄를 물어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가야할 때 있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도 잔잔하여지고

까마귀 울음소리도 잦아 들면

멀리 앞서가던 길잡이 새 나를 기다립니다

길은 밝아지고 푸른 것들이 환호하며 손뼉치는 소리

시냇물소리,

들꽃들 웃음소리,

나비의 날갯짓소리

푸른 숨소리, 소리들, 무지개로 떠 흐르는

저기 먼 숲이 나를 부릅니다


때로 두려웁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모든 인간은 '역마'에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길 위에서

                 - 나 희 덕

 

길을 잃고 나서야 나는
누군가의 길을 잃게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개미를 기억해 내었다
눅눅한 벽지 위 개미의 길을
무심코 손가락으로 문질러버린 일이 있다.
돌아오던 개미는 지워진 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
제 길 위에 놓아주려 했지만
그럴수록 개미는 발버둥치며 달아나버렸다.
길을 잃고 나서야 생각한다.
사람들에게도
누군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냄새 같은 게 있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인연들의 길과 냄새를
흐려놓았던지, 나의 발길은
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마음의 길 하나 트면서

                         - 이 태 수

 

마음을 씻고 닦아 비워내고
길 하나 만들며 가리.

 

이 세상 먼지 너머, 흙탕물을 빠져나와
유리알같이 맑고 투명한,
아득히 흔들리는 불빛 더듬어
마음의 길 하나 트면서 가리.

 

이 세상 안개 헤치며, 따스하고 높게
이마에는 푸른 불을 달고서,

 

 

 


              - 김 용 택


사랑은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이 세상을 다 얻는
새벽같이 옵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 길가에는 흰 제비꽃이 피고
작은 새들 날아갑니다
새 풀잎마다
이슬은 반짝이고
작은 길은 촉촉히 젖어
나는 맨발로
붉은 흙을 밟으며
어디로 가도
그대에게 이르는 길
이 세상으로 다 이어진
아침 그 길을 갑니다

 

 

 

 

 

              - 이 영 춘

 

문득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왠가 꼭 잘못 들어선 것만 같은
이 길

 

가는 곳은 저기 저 계곡의 끝
그 계곡의 흙인데
나는 왜 매일매일
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가고 있는 것일까

 

아, 돌아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이 길.

 

 

숲에서 품어나오는 공기가 너무 맑고 향기롭습니다  

 

 

길처럼

            -  박 목 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삶의 기술은 

옳은 길을 가는데 있다.

그 길에는 친구가 있고

그 길에서 너는 강해진다.

할 수 있다면 마음에 있는 쪽으로 가라.

자기 길에서 충실 할 때 

힘이 되고 방향이 되며 목표가 된다.

아무것도 그 누구도 너를 막지 못한다.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 도 종 환 

 

가지 않을 수 없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 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가야할 곳은 어딘가. ⓒ 2012 한국의산천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 그 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인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이길을 지났고 또 많은 이들이 거친호흡 내쉬며 이길을 달릴것이다 

 

 

 

 

 

길에 서서

                       -  서 정 윤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려
여기까지 왔다
남들 다 쉽게 지나간 길을
너만 더 어렵게 왔다


나보다 빨리 지나간 사람들의
뒷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까지 가서 쉬나
쉼없이 달리다가
이 길의 끝에 닿으면 어떡하나


이만큼의 길도
나는 이미 지쳤는데
그들은 왜 그다지 빨리 가야하나


그들은, 쉬는 밤을
별과 함께 보낼 수 있을까
별빛이 달려온 거리를
생각하며 반가이 맞을까


이러다가 나는
이 길의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마치지나 않을까
그저 남들 따라가는 나는
얼마나 불쌍한가

 

 

 

새로운 길

               - 윤 동 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길에 관한 명상 수첩

               

                 - 이 외 수

 

길을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하는 자는 흔치 않다.


때론 인간은 자신이 실종 되어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 자신 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 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 깊은 산의 위엄을 길은 멀리 피해서 굽이 굽이 돌아간다.

산의 가장 여린곳만을 골라서 뻗어가는 그 길이 마침내 거친 산맥을 넘어 간다"

 

 

 

                - 윤 동 주


잃어 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어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낯선 곳

                       - 고 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 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