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45km를 달리다 1
[2012 · 6 · 3 · 일요일 햇살 좋은 싱그런 유월에 ]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6시에 챌린지팀 5명은 홍천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양평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9시부터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행복을 얻고 싶다면
길을 아는 것으로 충분치 않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녹음이 푸르른 유월에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는 오랫만에 장쾌하게 벋어있는 며느리고개 임도 45km를 열심히 달렸습니다.
초여름 뜨거운 햇살과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길 45km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더군요
▲ 왼쪽부터 한국의산천 / 오리온님 / 흰구름님 / 맑은샘님 / 따듯한 가슴님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 타고 산을 오르며 격의없는 친구들과 아름다운 풍경에 빠지다
자전거를 잘타는 기술보다도 아름다운 자연을 볼수있는 마음 가지기.
▲ 며느리고개임도 개념도 ⓒ 2012 한국의산천
전체적으로 완만한 업힐과 다운힐구간이며 며느리고개에서 매화산 임도를 타게되면 꾸준하게 참 길게도 서서히 고도를 높히는 업힐구간입니다.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야하는구간입니다.
▲ Daum의 스카이뷰를 기초로 작성했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홍천 며느리고개 45km 순환임도
홍천읍 서쪽 10km지점에 있는 며느리고개와 그곳으로 연결되는 며느리고개 임도는 고개 북쪽의 산자락을 훑어내리는 홍천강 줄기를 더듬는 도사곡리 사시락골 일대를 돌아 계속해서 남쪽의 매화산(752m)북사면까지 이어진다. 호젓한 산골풍경과 상오안 저수지 주변풍경 그리고 적당한 난이도와 45km의 거리가 매력적인 곳이다.
MTB의 교과서적인 아름다운 비단길.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풀코스는 일반적으로 홍천읍 하오안리 여내골입구 월드아파트를 기점으로 하지만 며느리고개 정상에서도 출발하기도 한다,
임도 풀코스는 대략 45㎞ 정도의 거리로서 이곳의 특징은 수도권에서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과 원점회귀가 용이하다는 것, 그리고 임도주변의 숲과 홍천강 등등... 주변 경관과 난이도가 적당하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테크닉은 그렇다치고 어느정도의 체력이 요구되는 구간이기에 물과 떡이나 간식을 여유있게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 하오안리쪽 임도 개념도 ⓒ 2012 한국의산천
1977년 군시절 특수전교육 훈련중의 하나인 '도피 및 탈출' 훈련장이었던 매화산과 며느리고개에서 도사곡리 홍천강까지 눈에 익은 길이다
오래전에도 며느리고개에서 도사곡리로 이어지는 좁은 산길이 있었다. 우리는 그 산길에서 조금 벗어난곳에 비트와 은거지를 구축하고 훈련받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중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그리고 3년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였던 곳 洪川
홍천(洪川)은 우리나라 시·군·구 중에서 면적이 가장 너른 고을이다. 강원도 영서 내륙의 중앙에 자리한 홍천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한다. 서울특별시의 3배 넓이이며 강원도의 10.7%에 달한다. 시(市) 중에 가장 넓다는 안동시의 면적(1,519.18㎢)에 강화도 면적과 맞먹는 300㎢를 더해야 홍천의 면적인 1,818.9㎢와 비슷해진다. 면적이 가장 너르기도 하지만 동서의 길이가 가장 길기도 하다. 즉, 서쪽은 북한강의 청평호 물살에 닿아있으니 서울이 멀지 않은데, 동쪽 구룡령과 오대산의 두로봉에선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인다. 그래서 주민들은 흔히 “홍천의 동서는 300리”라 말한다. 지리상으로 영동과 영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고을인 것이다.
강원 영서내륙의 중심. 홍천에서 발원해 홍천에서 끝나는 맑고 깨끗한 홍천강과 백두대간의 원시림이 잘 보존된 청정지대다. 나라꽃 무궁화를 널리 보급한 충절의 고장. 청정성과 환경성이 뛰어난 홍천. 산지가 군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조선 초기의 문신인 서거정은 <학명루기>에 ‘홍천은 산과 물이 둘러있고, 깊고 궁벽한 곳에 있으면서 잘 다스려졌다’고 썼다. 그러나 이제 홍천은 더 이상 깊고 궁벽한 곳이 아니다.
여름에는 밀려드는 피서객으로 홍천강일대는 늘 붐비는 곳이다
홍천은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 땅이면서도 ‘근대화’ 바람은 가장 더디게 불었다. 그동안 홍천은 동해안으로 가는 통과 지점이었다. 주민들이 “동서 300리”라고 말하는 홍천은 지리상으로도 영동과 영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같은 고장인데도 기후가 다르고 말이 다르다. 백두대간 험산준령에 기대고 사는 동쪽 사람들은 거센 영동지방 사투리를 쓰고, 서쪽 사람들은 부드러운 경기도 말씨에 더 가깝다. 동쪽과 서쪽의 표고차 때문에 기후도 5℃ 이상은 차이가 난다.
홍천은 고구려시대 벌력천현이었다. 통일신라시대에 녹효현이라 했으며, 고려시대에 홍천현이 됐다. 동쪽은 양양군과 강릉시, 서쪽은 가평·양평군, 남쪽은 횡성·평창군, 북쪽은 춘천시와 인제군에 각각 접한다.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에서 발원해 홍천 중앙부를 지나 북한강 청평호로 흘러드는 홍천강은 예부터 홍천의 가장 큰 젖줄이자 영동과 영서를 잇는 수운(水運)의 요충지였다. 주민들은 “홍천강은 다른 지역의 물이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청정1급수”라고 자랑한다. 홍천읍을 중심으로 상류지역은 화양강, 하류지역은 홍천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홍천강은 북한강 수계에서 자연 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강이다. 수산, 반곡, 모곡, 마곡, 개야, 남노일 등 강촌마을 ‘유원지’들은 깨끗한 물에 풍성한 모래밭, 자갈밭이 있어 여름철 ‘강수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도시를 벗어나 잠깐 사이에 이런 강마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우리 시대에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행운일지도 모른다.
홍천은 한때 12만 명의 인구로 시 승격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인구는 7만 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홍천은 지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레저시설 확충, 공장유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일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서식지, 멸종위기 식물인 삼지구엽초 군락지가 발견됐다.
땅이 넓고 고을마다 환경이 다른 만큼 홍천의 특징을 한마디로 딱 집어내기는 어렵지만 궁벽한 은둔의 땅에서 서울∼양양간 동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개발 기대에 부풀어 있다.또한 서울에서 1시간대라는 접근성에 따른 환경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 상오안리 매화산 임도 개념도 / 홍천을 지나는 44번 국도 양쪽으로 임도가 있다 ⓒ 2012 한국의산천
하오안리 월드아파트에서 도사곡리 방향으로 난 임도는 며느리고개까지 이어지며 그 거리는 17.36km 그리고 며느리고개에서 상오안리를 통과하는 매화산 사면을 가로지르는 임도는 18.2km로서 임도가 끝나는 홍천CC에서 월드아파트까지 이어지는 도로 약 10km를 합쳐서 46km의 거리가 된다.
▲ 홍천 며느리고개의 전설 ⓒ 2012 한국의산천
며느리고개에는 이러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어느 봄날, 사돈집에 다녀오던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귀 등에 짐을 싣고 굽이굽이 고갯길을 걸어 산마루에 이르렀을 때였다. 시아버지는 나귀 등에 얹었던 짚신 꾸러미가 사라진 것을 알고 며느리에게 ‘잃어버린 짚신을 찾아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고개를 거꾸로 내려왔지만 결국 짚신을 찾지 못했다.
시아버지는 짚신도 찾지 못하고 다시 며느리가 있는 고갯마루로 왔지만 며느리마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찾아 산길을 헤맸지만 결국 해가 지도록 며느리를 찾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집으로 가기 위해 나귀의 고삐를 잡아 당겼으나 아무리 당겨도 나귀 발굽이 떨어지지 않아 나귀마저 두고 고갯길을 넘어왔단다. 이 며느리는 산적에게 잡혀갔다는 말도 있고, 맹수의 먹잇감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양평에서 아침식사 ⓒ 2012 한국의산천
▲ 맑은샘님 ⓒ 2012 한국의산천
6월의 달력
-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흰구름님 ⓒ 2012 한국의산천
▲ 오리온님 ⓒ 2012 한국의산천
▲ 따듯한 가슴님 ⓒ 2012 한국의산천
▲ 한국의산천 ⓒ 2012 한국의산천
▲ 홍천 하오안리 월드 아파트에서 출발 준비 ⓒ 2012 한국의산천
며느리고개 45km 임도 코스 출발점은 홍천읍 하오안리 월드아파트이다. 서울 방향 44번 국도를 타고서 며느리고개를 지나서 홍천읍내방향으로 가다보면 중앙고속도로 홍천 IC 입구를 못미쳐서 왼쪽으로 월드아파트가 보인다. 길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월드아파트옆 담장에 주차를 하면 된다.
주차를 한 후 개천을 따라 진행한다. 이후 500m 정도 가다 마을길을 따라 우회전하고 다시 400m 정도 가다 왼쪽의 작은 다리를 건넌 후 곧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실개천을 따라 250m만 더 가면 임도가 시작된다
유월의 푸르른 신록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숲은 한음절로 된 아주 짧은 단어지만 그 속에는 동화와 경이의 세계가 숨어있다. 무궁무진한 비밀과 신비를 가지고 있는 숲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헤세는 모든 역경을 이겨낸 나무야말로 삶의 진리를 말하는 것이며,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들에게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외칩니다
홍천 178㎞ 자전거코스 조성
홍천군이 총연장 178㎞에 이르는 `푸른산 하늘길 산악자전거(MTB) 코스'를 조성한다. 군은 이를 위해 홍천국유림관리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코스는 구슬픈 전설이 어린 고갯길로 유명한 홍천 며느리고개 구간(48㎞), 오르막 내리막 단풍이 어우러진 여내골 구간(70㎞), 풍만한 산기슭을 파고드는 청정 옆나드리길 응봉산·대학산구간(60㎞) 등이다.
명불허전 명불허득
신록의 계절이다. 울창한 숲 속을 달리니 그 상쾌함에 새로운 기운이 샘솟는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역시 며느리고개 임도는 그 명성 그대로 아름다운 숲과 황금비단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生死)가 명멸(明滅)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길을 떠난다.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 유월의 싱그런 숲속을 달린다 ⓒ 2012 한국의산천
그간 어떻게 살아왔나 이제는 정상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오를만큼 오르는거야. 지쳐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다면 돌아서며 그곳이 자기가 선택한 종착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 삶 또한 그렇게 살아야해.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나 뒤를 돌아보면서...
▲ 달리는것이 자전거냐? 세월이냐? 행복이냐? ⓒ 2012 한국의산천
6월에
- 김춘수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도 밝아오는가
밝아오는가
벽인지 감옥의 창살인지 혹은 죽음인지 그러한 어둠에 둘러싸인
작약
장미
사계화
금잔화
그들 틈 사이에서 수줍게 웃음 짓는 은발의 소녀 마가렛을 빈 꽃병에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자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
한동안 이는 것은
그것은 미풍일까
천의 나뭇잎이 일제치 물결치는
그것은 그러한 선율일까
이유 없이 막아서는
어둠보다 딱한 것은 없다
피는 혈관에서 궤도를 앓고
사람들의 눈은 돌이 된다
무엇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몸에서는 고슴도치의 바늘이 돋치는데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는
하늘의 비늘 돋친 구름도 두어 송이
와서는 머무는가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 수직으로 쭉쭉 벋은 나무가 참 좋다 ⓒ 2012 한국의산천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 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純潔)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祝福)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驅動軸)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 산다는것 그것은 마치 자전거 타기와 같다. 쉬지않고 페달링을 하지 않는다면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쓰러지듯이... ⓒ 2012 한국의산천
유월의 시
-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물결 큰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물결 금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산행 그리고 라이딩
기다리며 준비하는 설레임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 그 이상임을.
나의 기쁨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그래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거야!
6월의 기도
-안성란
어둠의 터널에 빛을 주시고
메마른 가지에 이슬을 주시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는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온종일 지친 어깨
삶의 흔적 후회의 그늘을 만들기보다
빛 가운데로 걷는
자신감 넘치는 발길을 주시고
향기없는 꽃이지만
입에서 흐르는
고운 향내로 따뜻한 마음을 주소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먼지같은 인생에
반쪽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자신을 향해서 크게 웃는
마르지 않는 기쁨을 주소서
한 사람의 사랑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미움을 버리게 하시고
두 손에 거머쥔 행복을 소중히 여겨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월로
인생도 삶도 사랑도 귀중함을 알게 하소서
사랑받기 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세상을 한탄하며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되지 않게 하소서
▲ 왼쪽부터 맑은샘님 / 따듯한 가슴님 / 한국의산천 / 흰구름님 / 오리온님 ⓒ 2012 한국의산천
유월이 오면
-도종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저녁 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청시(靑枾)
-김달진
6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微風)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暗綠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힘차게!
길처럼
- 박 목 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임도가 시작되고 4km 정도 오르면 시멘트로 포장된 짧은 구간을 지나는 커브를 돌아나가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페달링을 멈추고 길가로 나서면 지금 지나온 임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500m 정도만 더 가면 첫 번째 고갯마루를 지나게 된다. 옆으로 공터가 있으므로 단체 라이딩 때 휴식하기에 그만이다.
이후 4㎞의 구절양장 다운힐이 기다린다. 다운힐에서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관성의 법칙을 따르면서 간간히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여주는 얌전한 라이딩을 즐겨야한다.
기어의 힘은 어린애 팔목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바퀴를 굴리는 다리는 헛발질하는 것처럼 안쓰럽고, 동력은 풍문처럼 아득히 멀어져서 목마른 바퀴는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데, 가장 완강한 가파름을 가장 연약한 힘으로 쓰다듬어가며 자전거는 굽이굽이 산맥 속을 돌아서 마루턱에 닿는다.
6월 기집애
- 나태주
너는 지금쯤 어느 골목
어느 낯선 지붕 밑에 서서 울고 있느냐
세상은 또다시 6월이 와서
감꽃이 피고 쥐똥나무 흰꽃이 일어
벌을 꼬이는데
감나무 새 잎새에 6월 비단햇빛이 흐르고
길섶의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너는 지금쯤 어느 하늘
어느 강물을 혼자 건너가며 울고 있느냐
내가 조금만 더 잘해주었던들
너는 그리 쉬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더 나누어 주었던들
너는 내 곁에서 더 오래 숨쉬고 있었을 텐데
온다간다 말도 없이 떠나간 아이야
울면서 울면서 쑥굴헝의 고개 고개를
넘어만 가고 있는 쬐꼬만 이 6월 기집애야
돌아오려무나 돌아오려무나
감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쥐똥나무 흰꽃이 다 지기 전에
돌아오려무나
돌아와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 옆에서
우리도 양달개비 파란 꽃 되어
두 손을 마주 잡자꾸나
다시는 나뉘어지지 말자꾸나
▲ 사시락골에 도착하면 왼쪽에 시원한 계곡과 만난다. 쉬어가기 아주 좋은 장소다 ⓒ 2012 한국의산천
출발지에서 도사곡리로 가는 삼거리 임도까지는 약 9km정도 된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간단히 간식을 먹었다. 물이 얼마나 찬지 1분도 안 돼 발이 얼얼해졌다. 이곳까지는 계속되는 다운힐 구간이라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주위에 지저귀는 새소리와 좌우로 계속되는 계곡이 초여름의 더위를 날려주었다. 라이딩을 하면서도 자연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코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 깊은 산의 위엄을 길은 멀리 피해서 굽이 굽이 돌아간다.
산의 가장 여린곳만을 골라서 뻗어가는 그 길이 마침내 거친 산맥을 넘어 간다"
6월
- 황금찬
6월은
녹색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 사시락골에는 드문드문 계곡이 길을 가로질러 흐른다 ⓒ 2012 한국의산천
힘겹게 산을 오른 후 더 올라설 곳이 없다고 느꼈을 때 그때는 어디를 가고 싶게 될까? 하늘로 오를 것인가?
정상의 마지막 바위 끝에는 하늘문을 여는 빗장이 놓여 있는가?
우리는 그 빗장의 문고리를 잡기위해 끝이 보이지 않게 반복되는 길고 긴 산행의 장막을 한겹 한겹 헤치고 있는지 모른다.
산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무한한 뜻을 지닌다. 언제나 침묵하는 자세로 우리들 곁으로 다가와 혼탁해진 사람의 가슴을 열게하고 순백한 애정의 한자락을 심어준다.
여울처럼 지나간 날들의 후회스런 시간들 끊임없이 삶의 고난과 마주치며 외로운 궤적을 밟고 온 세월, 뛰어넘어도 상관없을 지나간 공백의 시간, 삶에 진공이 생길 때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나태와 자폐뿐이다.
삶은 조여진 줄처럼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경직되어 있기만 한다면 그 생 또한 쉽게 부서지기 쉽다. 삶을 시행착오 없이 살기란 힘들다. 착오는 시간의 낭비를 가지고 오지만 어쩔도리가 없다. 미래를 살아보지 않는 한 수레바퀴 돌 듯 쉬지않고 진행되는 일상을 정지 시킬 방법은 부재하다. 후회하면서도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미답의 산을 처음 오르려는, 그래서 정상에는 무엇인가 기대할 만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산행과 동질성을 띤다.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미지의 산을 향해 한발 한발 걸어나간 족적을 헤아려 보는 회상과 다를바 없다. 우리는 후회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인생이다 -바람으로 남은 사람들 중에서-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구슬픈 전설어린 며느리고개를 지나며 ⓒ 2012 한국의산천
며느리고개에서 홍천방향으로 약 7~800m 정도 내려오면 길 오른쪽에 며느리고개 쉼터 정자가 있으며 이곳에서 임도는 매화산쪽으로 이어집니다
▲ 며느리고개 정자에서 ⓒ 2012 한국의산천
임도를 드나드는 주민이 있기에 임도입구 정자앞에 주차를 하시면 안되겠더군요.
아래 페이지에 계속해서 며느리고개에서 매화산 임도를 따라 달립니다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45km 라이딩 2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434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45km 라이딩 3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433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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