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재산 학미산 라이딩 1 [2012 · 5 · 6 · 싱그러움이 가득한 화창한 일요일]
오늘코스
부평 ~ 송내역 ~ 인천대공원~ 망재산 ~ 학미산~ 관곡지~ 물왕리 흥부저수지 한바퀴 ~ 점심 식사 ~ 학미산 ~ 망재산 ~ 귀가
▲ 일요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송내역으로 가는길 ⓒ 2012 한국의산천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송내역 광장의 풍경 ⓒ 2012 한국의산천
▲ 관동인님 ⓒ 2012 한국의산천
▲ 행복한 도전님 ⓒ 2012 한국의산천
▲ 저는 한국의산천 입니당 ~ ㅋ ⓒ 2012 한국의산천
▲ 이글님 ⓒ 2012 한국의산천
건강과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시흥시의 드넓은 신천벌에 나즈막히 솟아있는 학미산(103m)과 망재산(116m)은 산새가 완만하고 소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있는 산으로 초보 싱글코스로 각광받고 있는곳이다
나즈막한 산에 등산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으며 거미줄처럼 나있는 싱글코스와 완만한 구릉같은 산세는 부담없이 즐겁게 MTB를 타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늘 라이딩 멤버 왼쪽부터 한국의산천 / 이글님 / 맑은샘님 / 행복한도전님 / 흰구름님 / 관동인님 ⓒ 2012 한국의산천
▲ 자전거는 몸으로 정직하게 달립니다. 성취감도 얻고 주변의 멋진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어 더 좋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는 차보다는 느리고 걷는것보다는 빠른.. 그래서 매력이 있다는.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으로 긋는다면 직선일 것입니다. 그 직선은 두 개의 둥근 바퀴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없다면 바퀴는 그저 두 개의 동그라미일 뿐입니다. 동그라미에 동력을 공급하는 사람은 그래서 둥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둥근 다리, 둥근 발, 둥근 엉덩이, 둥근 대가리, 둥근 등뼈가 둥근 속도를 창조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자전거라야 가능합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자신의 연료를 사용하며 달리는 길도 아마 둥글 것입니다. 네 개의 바퀴를 가진 자동차는 길과 속도를 둥글게 할 수 없습니다. - 문학집배원 안도현
▲ 인천대공원에서 건이님과 그 일행을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 방가 방가 허브님 ㅎ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를 타는 데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아무런 자연 자원도 소모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 몸을 굴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김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속도와 사람의 관계는 순결하다". "속도와 힘은 오직 다리품을 팔아서만 나온다". 날마다 밥을 먹기 때문에 내가 쓴 에너지는 고스란히 다시 재생된다. 만약 내가 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면 지방으로 쌓이거나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자전거를 타면 얻는 것도 많다. 우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스펙터클한 길거리 풍경을 볼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운전할 때와는 또 다르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달리다 보면 굳어 있던 우뇌가 깨어나는 느낌이 든다. 사색의 즐거움도 있다. 자전거를 타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솟아난다. 근육의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고 페달과 심장 박동이 일치하는 순간 지구 끝까지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느껴진다.
걷기나 달리기와 비교하면 걷기는 좀 심심하다. 그리고 달리기는 너무 힘들다. 한 시간 이상 달리기는 어렵지만 자전거는 쉬어가며 두세 시간도 탈 수 있다. 자전거는 달리면서도 패달을 멈추고 쉴 수 있다. 작정하고 조금만 달려도 동네를 벗어나 훌쩍 멀리까지 나갈 수 있다. 그만큼 성취 동기도 크고 기분 전환에도 좋다. 에너지 소모가 크지 않아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의 유산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반 일리히는 인류를 구원할 세 가지로 숲과 도서관과 자전거를 꼽은 바 있다.
그는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에서 "자전거를 탄 인간은 보행자보다 3~4배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는데 소비하는 에너지는 5분의 1 밖에 안 된다"면서 자전거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 세상의 모든 동물과 세상의 모든 기계의 효율을 능가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전거가 세상의 모든 교통수단보다 더 빠르다는 역설적인 계산을 내놓기도 했다.
▲ 인천대공원을 가로질러 망재산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 2012 한국의산천
여행의 속도는 생각의 깊이와 반비례한다
일상에서 벗어나라
싱그러운 바람이 느껴지는 그런 일요일이었습니다
혼잡한 도심을 벗어나서 라이딩을 하다 보면 처음으로 접하는 풍경도 보게 되고, 평소에 주위 깊게 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이나 사물들도 자세히 보게 되고, 그 모든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오르막을 오를 때 기어를 낮추면 다리에 걸리는 힘은 잘게 쪼개져서 분산된다. 자전거는 힘을 집중시켜서 힘든 고개를 넘어가지 않고, 힘을 쪼개가면서 힘든 고개를 넘어간다.
집중된 힘을 폭발시켜 가면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분산된 힘을 겨우겨우 잇대어가면서 고개를 넘는다.
1단 기어는 고개의 가파름을 잘게 부수어 사람의 몸 속으로 밀어넣고,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의 몸이 그 쪼개진 힘들을 일련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길 위로 흘려 보낸다. 1단 기어의 힘은 어린애 팔목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바퀴를 굴리는 다리는 헛발질하는 것처럼 안쓰럽고, 동력은 풍문처럼 아득히 멀어져서 목마른 바퀴는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데, 가장 완강한 가파름을 가장 연약한 힘으로 쓰다듬어가며 자전거는 굽이굽이 산맥 속을 돌아서 마루턱에 닿는다.
그러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내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망재산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소래산 풍경이 참 좋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 망재산 봉우정에서 ⓒ 2012 한국의산천
자전거는 인간의 다리로 저어서 가는 것이기에 자연과 인간이 서로 닿아서 움직이는 것이며, 그래서 나의 몸과 땅은 자전거라는 매개를 통하여 흐르고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속도는 자기의 힘으로 낼 수 있는 만큼만이며, 그래서 그것은 우리의 시공간을 초월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다리는 둥글게 굴러간다
허리에서 엉덩이로 무릎으로 발로 페달로 바퀴로
길게 이어진 다리가 굴러간다
당신이 힘껏 페달을 밟을 때마다
넓적다리와 장딴지에 바퀴 무늬 같은 근육이 돋는다
장딴지의 굵은 핏줄이 바퀴 속으로 들어간다
근육은 바퀴 표면에도 울퉁불퉁 돋아 있다
자전거가 지나간 길 위에 근육무늬가 찍힌다
둥근 바퀴의 발바닥이 흙과 돌을 밟을 때마다
당신은 온몸이 심하게 흔들린다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한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마구 흔들어 헝클어뜨린다
당신의 자전거는 피의 에너지로 굴러간다
무수한 땀구멍들이 벌어졌다 오므라들며 숨쉬는 연료
뜨거워지는 연료 땀 솟구치는 연료
그래서 진한 땀 냄새가 확 풍기는 연료
당신의 2기통 콧구멍으로 내뿜는 무공해 배기가스는
금방 맑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
달달달달 굴러가는 둥근 다리 둥근 발
둥근 속도 위에서 피스톤처럼 힘차게 들썩거리는
둥근 두 엉덩이와 둥근 대가리
그 사이에서 더 가파르게 휘어지는 당신의 등뼈
- 김기택, 「자전거 타는 사람 - 김훈의 자전거를 위하여」
출전 : '소', 문학과지성사 2005
▲ 이곳에서 건이님팀과 헤어집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 2012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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