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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불광불급 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by 한국의산천 2011. 6. 1.

폐인이란?  [ 글· 사진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폐인(廢人)은 원래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컴퓨터와 인터넷과 관련된 취미,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일, 기타 등등에 대해 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바뀌었다.

 

나 역시 폐인인가?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도달하지) 못한다]

열정을 가지고 달려들일이 없는 삶은 맥빠진 시간의 연속이다.   

 


▲ 중딩시절부터 30년넘게 산을 올랐습니다 ⓒ 2011 한국의산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무엇이 있으랴만은 그래도 나에게는 언제나 모든것이 새롭다.

오만분의 일(1/50,000) 지도와 손때 묻은 등산장비를 틈나는대로 어루만지며

주말이 오면 배낭과 카메라 둘러메고 산에 오르고, mtb를 타고 어디로 떠날까 궁리하는 男子.

 

▲ 어느날 갑자기 깨달은 바가 있어서(개뿔 깨달기는 )  .. ㅎ 잔차 타기를 시작했습니다 ⓒ 2011 한국의산천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 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 좌방산을 오르며 ⓒ 2011 한국의산천

나는 언제나 꿈꾼다.

자전거를 타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 돌아볼것이라고....

 

그래 떠나는거야

그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설레임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 그 이상임을.

나의 기쁨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그래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거야~!

 

바로 아래 글은 제가 몸담고 있는 잔차 동호회의 유명하신 빛나리님의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저도 미치고 싶었기에 요즘 미치고 있습니다.

 

 [독백]잔차와 인생... 그리고 집사람의 눈물. -빛나리-

 

몇년전에.. '잔차폐인'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지금도 진행형인지는 모르겠군요..

 

잔차중독. 빛나리도 지금 심각합니다.

 

사이다 중독.

이건 잔차중독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습니다.

 

어쩌면 빛나리표 특제품 해독탕을 달여 먹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다 농약이나 제초제먹어 거품물고 죽어 자빠질 지경에도 살리는~

그런 위력의.. 조상님들로부터 물려받아 더욱 발전시킨 해독탕.

 

아무리 건강을 위한 레포츠로서 잔차를 즐긴다지만 이것이 취미를 넘어서서 직업도 아니고 폐인에 이를 지경이면. 피부가 부댓끼는 주변에서 고운 시선으로 봐 줄리 만무하겠지요.

 

어제 저는 봤습니다...

생일날임에도 불구하고 먼동도 트기전에 뛰쳐나가 강촌으로~

그래서 주인공 없는 생일을..

하루종일 집사람은 혼자 음식만들어 대접하고는.. 또 늦을 수밖에 없을것 같은.. 생일밥상을 차려놓고 마냥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두병님... 그러고 여러 동지들.. 어제 뒤풀이없이 쫑~ 한게 언뜻~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

 

십남매중에 맨꽁지 막내동이로서 형제중에 벌써 이승을 떠난 분이 위로 두분..

이런 처지로서 벌써 쉰세대를 거침없이 살아보다 보니 일가친척이 거의 2개소대를 편제하고도 몇은 남습니다.

 

만약에 또 날짜를 바꿔 귀가했더라면?

밥상머리에 다소곳이 앉아서 먹어줄 남편을 기다리는 못난 이몸의 집사람.

대략 9시가 넘어 귀가한 이몸을 보고는 아무말없이 눈물을 몇방울 떨구더군요.

 

웬만해서는 놀라거나 호들갑 떨지도 않는 이 빛나리도 형광등 불빛밑에서 마누라가 떨구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무지개처럼 반사되는 영롱한 몇방울 이건 무언의 항의 그 자체였습니다.

 

내심.. 가슴이 다 찡~ 하더군요. (내가 쥑일놈이여~~)

저 집사람이 누굴 믿고 의지하며 한세상을 보내는데 내가 이럼 않되지.

 

부부란 무엇인가?

집사람은  이 빛나리가 무슨짖을 저지르고 무얼 어찌해도 단 한번도 따지고 들거나 계산하지 않고 울며불며 덤벼든적 여지껏 한번도

없었답니다.

 

그저.. 정성스레 밥한상 차려놓고 조용히~ 망부석처럼 이 못난 남편이 무슨짓을 하고 돌아오던 따뜻한 밥을 먹게 해줍니다.

그러고는 밥그릇을 반쯤 비워갈 때쯤... (어찌 집사람 눈치를 않보랴!)

 

헛기침에 콧소리를 숨죽여 내면서 눈가에 물기가 촉촉~ 하는 정도로 끝내는 게 통상 일과 였는데...

차라리 악을 바락~바락~ 대들면.. 상대하기가 더 쉬울런지도 모릅니다...

 

옛날 철부지 어렸을적 엄마의 모습이 바로 오늘의 집사람의 모습과 똑 같네요.

동네방네 휘젖고 다니며 쌈판질 해서 없는 살림에 병원비를 물어줘도 회초리 한번도 드신적 없는 어머니.

어머님도 그럴 때마다 나 다친곳을 어루만지며 조심해라 한마디 하시며 눈물을 떨구실 뿐 야단치지는 않으셨었는데.

이승을 떠나신지가 벌써 이십몇년이 훨~ 지났군요..

 

제 집사람이 어머님을 닮다니~

어제 저녁에는 좀 달랐습니다.

숫자야 셀 수 없었지만(예측불허... 설마 했지요..) 몇방울이 떨어진건 분명했습니다.

 

예전에

IMF때 부도맞아(남의 똥을 밟아~~) 좀 큰평수 부동산도 모자라 살던것도 내주고

현재 사무실 한켠에 엉성한 방을 만들어 한숨 돌리게 됐을 때도 마누라는 결코 불평 한마디 않하고 다만 눈가에 물기만 촉촉~~

이 못난 남편쟁이를 그토록 믿고 서로 실타래 얽키듯 그렇게 알콩달콩 살아왔는데 어제는 유난히도 눈물을 흘리더군요.

 

결국 일을 저지른 겁니다.

마누라 가슴에 피멍들게 했던 겁니다.

생일이랍시고 찾아온 형제 식구들을 대접하며 어찌 한마디씩 던지는... 듣기 거북한 말들을 안들었을까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지난 6월말에 경기도 이천 고향에서 열린 종친.. 문중회의에도 잔차로 달려갔었을 때

(아들들과 형제들은 모두 차로 참여 했는데 유독 저 빛나리만 쫄바지 팀복 입고 그 먼거리를 잔차로 달렸었지요. 장거리 라이딩이 얼마나 재밌는데~~ㅋㅋ 이런 기회를 놓치나요?)

 

" 미친넘~~~ "

일가 문중에서 감히 한마디씩 욕은 못했지만.. 속으로는 한마디씩 다 했을 겁니다..

 

아~ 무엇이 잘못됐는가?

기냥~ 내 방식대로 산다는 게 잘못인가?

주변에 민폐를 끼쳤는가?

 

밖에는 삼복맞이 빗소리가 풍류를 읊조리고 있는데.

이제는 뭐든 정리가 필요한 시간 같군요.

 

05-7/11 빛나리

 

 

 

 

 

 

 

연인산 mtb 대회

이들은 왜 거센 물살을 헤치며 계곡을 건너고 왜 거친호흡을 하며 급경사의 산언덕을 오르는 것일까

그것은 식지않는 정열과 열정이고 그것이 바로 젊음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生死)가 명멸(明滅)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 앙드레 말로는 말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 2011 한국의산천

43km를 힘차게 힘들게 숨이 가쁘도록 달렸습니다. 비개인 산천, 불어난 계곡의 물. 이 모든것 그것은 감동이었습니다. 우천으로 인하여 계곡에 물이 불었기에 안전상 비경쟁 투어랠리로 변경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純潔)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祝福)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驅動軸)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氣盡)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때 기어를 낮추면 다리에 걸리는 힘은 잘게 쪼개져서 분산된다. 자전거는 힘을 집중시켜서 힘든 고개를 넘어가지 않고, 힘을 쪼개가면서 힘든 고개를 넘어간다.

집중된 힘을 폭발시켜 가면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분산된 힘을 겨우겨우 잇대어가면서 고개를 넘는다.

  1단 기어는 고개의 가파름을 잘게 부수어 사람의 몸 속으로 밀어넣고,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의 몸이 그 쪼개진 힘들을 일련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길 위로 흘려 보낸다. 1단 기어의 힘은 어린애 팔목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바퀴를 굴리는 다리는 헛발질하는 것처럼 안쓰럽고, 동력은 풍문처럼 아득히 멀어져서 목마른 바퀴는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데, 가장 완강한 가파름을 가장 연약한 힘으로 쓰다듬어가며 자전거는 굽이굽이 산맥 속을 돌아서 마루턱에 닿는다.

  그러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내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천 년 사직이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고, 태자 가신 지 또다시 천 년이 지났으니, 유구(悠久)한 영겁(永劫)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須臾)던가!

고작 칠십 생애(七十生涯)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角逐)하다가 한움큼 부토(腐土)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하니, 의지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愁愁)롭다. -정비석 산정무한 中에서-

▲ 사진은 시간을 정지시켜 준다 ⓒ 2011 한국의산천

사진은 흐르는 시간을 정지시켜주기에 카메라를 늘 가지고 다니며 사진촬영을 좋아합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후로는 일상 기록만 하며 대충 촬영하고 다닙니다. 진지함이 없이...  요즘은 똑딱이가 더 좋더군요 ~ ㅋ

 

This too shall pass away
이것 역시 지나 가리라....

 

▲ 소래습지공원에서 ⓒ 2011 한국의산천  

존경합니다 빛나리님... 저의 미래를 보는 듯한 생각입니다. -한국의산천-

저 역시 무박 산행을 마치고 배낭을 메고 지인들의 결혼식장. 장모님 칠순잔치에 가지를 않나 ... 누가 뭐라해도 이제는 잔차에 올인해야 할듯

 

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도달하지) 못한다]

열정을 가지고 달려들일이 없는 삶은 맥빠진 시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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