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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유월의 시

by 한국의산천 2011. 6. 1.

유월의 시

 

유월의 첫날에 비가 내린다.

일년중의 절반에 들어 섰다. 호국 보훈의 달 그리고 장미의 계절

비가 내리던날 카메라를 들고 장미원을 찾았던 기억과 빗속을 헤치고 물이 불은 계곡을 지나 한북정맥 오뚜기령에 올랐던 그날이 떠오른다.

 

 

 

6월에         

             - 김춘수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도 밝아오는가

밝아오는가

벽인지 감옥의 창살인지 혹은 죽음인지 그러한 어둠에 둘러싸인

작약

장미

사계화

금잔화

그들 틈 사이에서 수줍게 웃음 짓는 은발의 소녀 마가렛을 빈 꽃병에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자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

한동안 이는 것은

그것은 미풍일까

천의 나뭇잎이 일제치 물결치는

그것은 그러한 선율일까

이유 없이 막아서는

어둠보다 딱한 것은 없다

피는 혈관에서 궤도를 앓고

사람들의 눈은 돌이 된다

무엇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몸에서는 고슴도치의 바늘이 돋치는데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는

하늘의 비늘 돋친 구름도 두어 송이

와서는 머무는가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 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6월, 장미보다 아름다운 느티나무

                                       - 목필균

 

6월이 흐르고 있다
오늘이 스치고 있다
다 지고도 붉은 농염 거두지 못하는 너를 위해
태양은 이마의 땀을 닦는구나.
 
거두거라.
메말라 일그러져 슬픈 네 입술...
이 뜨거운 햇살 아래 지울 수 없는 것은
저 푸른 느티나무의 넓은 그늘이다.
 
안으로 동여맨 세월의 흔적들로
부피를 더해 가는 느티나무에 기대어
하루를 익히는 심장소리를 들어라.

땅과 하늘을 잇는 피돌기로 정직한 길을 열고
무성한 잎새들이 수런대며 살아가지 않느냐.
너는 한 시절을 접고서도 날선 가시를 남기지만
느티나무는 늘 그 자리에 묵묵히 한 해의 허리를 밟고 서 있을 뿐이다.

 

 

 

유월의 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물결 큰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물결 금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6월의 기도

                           -안성란

 
어둠의 터널에 빛을 주시고

메마른 가지에 이슬을 주시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는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온종일 지친 어깨

삶의 흔적 후회의 그늘을 만들기보다

빛 가운데로 걷는

자신감 넘치는 발길을 주시고

향기없는 꽃이지만

입에서 흐르는

고운 향내로 따뜻한 마음을 주소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먼지같은 인생에

반쪽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자신을 향해서 크게 웃는

마르지 않는 기쁨을 주소서

 

한 사람의 사랑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미움을 버리게 하시고

두 손에 거머쥔 행복을 소중히 여겨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월로

인생도 삶도 사랑도 귀중함을 알게 하소서

 

사랑받기 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세상을 한탄하며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되지 않게 하소서

 

 

 

 

 

유월이 오면

                 -도종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저녁 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

 

 

 

6월의 달력              

           -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청시(靑枾)   

                            -김달진
 
 
 6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微風)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暗綠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6월 기집애        

                     - 나태주


너는 지금쯤 어느 골목

어느 낯선 지붕 밑에 서서 울고 있느냐

세상은 또다시 6월이 와서

감꽃이 피고 쥐똥나무 흰꽃이 일어

벌을 꼬이는데

감나무 새 잎새에 6월 비단햇빛이 흐르고

길섶의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너는 지금쯤 어느 하늘

어느 강물을 혼자 건너가며 울고 있느냐

내가 조금만 더 잘해주었던들

너는 그리 쉬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더 나누어 주었던들

너는 내 곁에서 더 오래 숨쉬고 있었을 텐데

온다간다 말도 없이 떠나간 아이야

울면서 울면서 쑥굴헝의 고개 고개를

넘어만 가고 있는 쬐꼬만 이 6월 기집애야

돌아오려무나 돌아오려무나

감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쥐똥나무 흰꽃이 다 지기 전에

돌아오려무나

돌아와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 옆에서

우리도 양달개비 파란 꽃 되어

두 손을 마주 잡자꾸나

다시는 나뉘어지지 말자꾸나

 

 

 

 

 

 

 

 

 

 

 

 

 

 

6월

        - 황금찬

 

6월은

녹색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 굽이쳐 흐르는 저 산맥을 넘어 - 오뚜기령에서 ⓒ 2011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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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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