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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수리산 임도 라이딩 3

by 한국의산천 2011. 4. 2.

수리산 임도 라이딩 3 [2011 · 4 · 2 토요일 · 날씨 · 흐림 · 한국의산천 外 6명]

 

능선 아래로 이어져 있는 길도 겹친 산줄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인생)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 2011 한국의산천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때 기어를 낮추면 다리에 걸리는 힘은 잘게 쪼개져서 분산된다. 자전거는 힘을 집중시켜서 힘든 고개를 넘어가지 않고, 힘을 쪼개가면서 힘든 고개를 넘어간다. 집중된 힘을 폭발시켜 가면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분산된 힘을 겨우겨우 잇대어가면서 고개를 넘는다.

 

▲ 페달을 힘컷 밟아라. 힘들게 올라온 만큼 편하게 내려 갈 수 있으니까 ⓒ 2011 한국의산천

 

 1단 기어는 고개의 가파름을 잘게 부수어 사람의 몸 속으로 밀어넣고,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의 몸이 그 쪼개진 힘들을 일련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길 위로 흘려 보낸다. 1단 기어의 힘은 어린애 팔목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바퀴를 굴리는 다리는 헛발질하는 것처럼 안쓰럽고, 동력은 풍문처럼 아득히 멀어져서 목마른 바퀴는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데, 가장 완강한 가파름을 가장 연약한 힘으로 쓰다듬어가며 자전거는 굽이굽이 산맥 속을 돌아서 마루턱에 닿는다.

  그러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내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

 

▲ 자전거에도 엔진은 있다. 엔진 그것은 곧 사람의 심장이다 ⓒ 2011 한국의산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純潔)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祝福)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구르는 바퀴 안에서, 바퀴를 굴리는 몸은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驅動軸)을 따라서 길 위로 퍼져 나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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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로주점

                      - 김연숙

멋들어진 친구 내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걸껄 웃던 멋들어진 친구 내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큰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월말이면 월급타서 로프를 사고 년말이면 적금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에 가자
가장 멋진 내친구야 빠뜨리지마 한다스의 연필과 노트 한권도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그네를 탄다 그네를 탄다

 

 

술과 사랑의 공통점


1. 한번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 한번 취하면 어느새 실실 웃고 있다
3. 의지할수록 언제나 함께할 수 있다
4. 너무 취하면 그만큼 아프고 힘들다
5. 깨고 나면 남는 건 병 뿐이다

 

 

술과 사랑의 다른점


주거니 받거니 허물을 깨는건 술이요
주어도 받아도 그리움이 쌓이는건 사랑이다

뱃속을 채우는 건 술이요
영혼을채우는 건 사랑이다

손으로 마시는 건 술이요
가슴으로마시는 건 사랑이다

아무에게나 줄 수 있는 건 술이요
한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건 사랑이다

마음대로 마시는 건 술이요
내뜻대로 안 되는 건 사랑이다

입맛이 설레는 건 술이요
가슴이 설레는 건 사랑이다.

잠을청하는 건 술이요
잠을 빼앗는 건 사랑이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술이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사랑이다

 

 

 

 

 

 

 

 

 

 

 

▲ 다음 주말 라이딩을 기대하며 아쉬운 작별 ⓒ 2011 한국의산천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小學校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佩(패), 鏡(경), 玉(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詩人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윤동주-

그리고 또 보고픈 이들을 불러 봅니다. 이글님, 참교육님, 유관장님, 브라보님, 관동인님, 장미님, 행복한 도전님....

다음 주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