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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선재도 영흥도 자전거타고 무진기행

by 한국의산천 2011. 3. 31.

자징구 타고 영흥도 국사봉에 오르다 [2011 · 3 · 31 · 흐리지도 맑지도 않은 봄날 · 한국의산천]

선재도 영흥도 무진기행 (영흥도 둘레 또는 국사봉 산길 걷기 코스로도 적극 강추합니다 )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보다 짧다.

고운말 좋은 생각만 하며 살기도 모자란 時間들. 아름다운 생각과 마음을 품고 즐겁게 살아야겠다.

 

▲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山에 오르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 2011 한국의산천

Come to me, all you who are weary and burdened, and I will give you rest” (Matthew 11:28) 

 

오늘 라이딩 예정 코스중에 여기는 아닌데...

월말 업무를 조금 일찍 마치고 오후 3시에 출발하여 머리도 식힐겸 자전거를 타고 영흥도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대부도를 지나고 선재도를 지나 영흥대교를 건너서 샤방 샤방 잘 가고 있는데 길가에 영흥도 국사봉 안내판이 있기에 몇번 망설이다가 국사봉 가는 길로 올라섰다. 산길은 완전 싱글 코스에 심지어는 페달의 한쪽이 산사면에 걸리는 곳도 있었다. 후회했다 괜히 이길을 올랐다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서 정상까지 올랐다 ~ ㅋ 후회하며 땀흘리고 끌바도 하며 짧아도 힘들어도 잼있는 코스였다.

이곳을 몇번 더 공략하여 국사봉의 모든 코스를 섭렵하기로 마음 먹었다.

 

▲ 해무가 무섭게 몰려들고 있었다 ⓒ 2011 한국의산천 

바다에서부터 산으로 해무는 왜 그리 몰려 들던지...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사월 상순 (四月 上旬)

                -박목월

누구나

인간은

반쯤 다른 세계에

귀를 모으고 산다.

멸(滅)한 것의

아른한 음성

그 발자국 소리

그리고  

세상의 환한 사월 상순

 


누구나

인간은

반쯤 다른 세계의

물결 소리를 들으며 산다.

돌아오는 파도

집결하는 소리와

모래를 핥는

돌아가는 소리.

 


누구나 

인간은

두 개의 음성을 들으며 산다.

허무한 동굴의

바람소리와

그리고

세상은 환한 四月 上旬

 

▲ 선재도 바로 앞에 있는 목섬 ⓒ 2011 한국의산천

 

▲ 누가 내게 아래의 노랫말처럼 그런 말을 해줄까나 ⓒ 2011 한국의산천 

 "바닷가에 멈추어 선 그대를 보며 그리움에 길을 나선 한 사람이 흩날리는 머리 결로 스치어 가서 아름다운 사람이라 얘기할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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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 임지훈

 

큰 가방 하나 흩날리는 머리 결 길을 나선 그대 보며 느낌을 주고 탈고 안될 마음 그 뭇 느낌으로 바라보는 마음으로 사랑을 준다

바닷가에 멈추어 선 그대를 보며 그리움에 길을 나선 한 사람이 흩날리는 머리 결로 스치어 가서 아름다운 사람이라 얘기할 테야

잠자는 갈매기 불을 지핀 연인들 모래밭 발자욱에 많은 아쉬움 잊지 못할 추억 그 안타까움에 머물렀던 발길 옮겨 어제를 걷나

그림처럼 아름다운 그대를 보며 그리움에 길을 나선 한 사람이 흩날리는 머리 결로 가까이 가서 아름다운 사람이라 얘기할 테야

 

▲ 선재도에서 영흥도로 넘어가며 ⓒ 2011 한국의산천

먼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라도, 바쁜 시간 쪼개어 잠시 둘러보기 좋은곳 서해바다 영흥도. 서해안 바다는 깊고 푸른 바다의 맛은 느끼지 못하지만 갯벌과 어우러진 풍경이 좋다. 시시때때 간조와 더불어 자유롭게 나르는 갈매기가 있어 더 좋다.

 

 

영흥도는 작은 섬이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영흥도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택리지 경기편'에서...

육지가 끝나는 바닷가에 화량포 첨사(僉使)의 진(津)이 있고 진에서 바닷길을 10리쯤 건너면 대부도가 있다. 대부도는 화량진에서 움푹 꺼진 돌맥이 바다속을 지나가서 된것이다. 돌맥이 꼬불 꼬불 벋었고 그 위는 물이 매우 얕다. 옛날에 학이 물속에 있는 돌맥 위를 따라 걸어가는 것을 보고 섬사람이 따라가서 그 길을 발견하여 그 길을 학지라 부른다.

-중략-

여기서 서쪽으로 물길을 30리쯤가면 연흥도(영흥도)가 있다. 고려 말년에 고려의 종실이었던 익령군 기(琦)는 고려가 장차 망할 것이란은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성명을 바꾸고 온가족과 함께 바다를 건너 이섬에 숨었다. 익령군의 영(靈)자를 따서 영흥도(靈興島)라 했다. 그리하여 고려가 망한 뒤에도 물에 빠져 죽임을 당하는 환난을 면하였고 자손은 그대로 이섬에서 살았다.    

 ‘택리지’의 저자인 이중환이 살았던 시대에는 그들의 신분마저 낮아져서 말을 지키는 마장목자(馬場牧子:목동)이 되었다고 한다.  

또 영흥도에는 1270년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가 강화도에서 진도로 근거지를 옮기면서 영흥도를 기지로 삼아 70여일 동안 항몽전을 벌이기도 했던 곳이다. 

 

▲ 영흥대교 ⓒ2011 한국의산천   

영흥대교는 국내 기술진에 의해 최초로 건설된 사장교(斜張橋)다. 영흥대교는 야경의 모습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러 온다.

   

▲ 국사봉 등산로 표지판 앞에서 ⓒ 2011 한국의산천

아~! 오늘 길가에서 이넘의 이정표만 안만났어도 쌩고생은 덜 했을터인데 ~ ㅋ 땀 흘리며 쌩고생은 했어도 오늘 하루는 더욱 알찬 느낌이다.

나는 MTB 도파민이 넘쳐 흐르는것이 아닌지?

 

 

▲ 괜한 호기심에 올랐다가 고생 좀 했음돠 ~ ㅋ 그래도 다음에 또 가고 싶은 코스입니다 ⓒ 2011 한국의산천

▲ 완전 싱글코스입니다 ⓒ 2011 한국의산천

 

 

 

 

▲ 영흥도 최고봉 국사봉에서 ⓒ 2011 한국의산천

국사봉이라는 산이름은 곳곳에 많다. 이곳 인천만 하더라도 영흥도에 국사봉이 있고 장봉도에도 국사봉이 있으며 무의도에도 국사봉이라는 명칭을 가진 산이 있다

 

▲ 국사봉에서 펼쳐지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사방이 트여서 한눈에 바라 볼 수 없으며 아득히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수평선과 하늘 ⓒ 2011 한국의산천

국사봉(國思峰)

섬 한가운데 우뚝솟은 국사봉(125m)은 영흥도 내 최고봉. 고려말 공민왕이 이성계에 몰락 당한 후 고려 왕족들이 이 곳 영흥으로 피난, 이 산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생각했다하여 국사봉(國思峰)이란 이름이 붙었다. 섬인만큼 정상에 오르면 주위는 온통 푸른물결이 넘실댄다. 오른편으로는 인천 송도 신도시와 안산 시화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있으며 완만한 경사로 오르는 만큼 그다지 힘들지 않다. 소요시간은 정상까지 넉넉잡아 1시간 내외.

▲ 이곳에서 머뭇거리다가는 빠르게 몰려오는 저 여귀(女鬼)의 입김에 휩싸여 집으로 갈 수 없을것같은 생각에 산에서 내려왔다 ~ ㅋ ⓒ 2011 한국의산천

 

바다가 가까운 곳일수록 해무는 더욱 짙어졌다. 유배를 당하듯 온섬이 짙은 해무에 감싸이고 있다. 김승옥님의 소설 "무진기행"이 다시 생각났다.

 

"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 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곳으로 유배당해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 쌌고 먼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 김승옥 무진기행'중에서 -

 

▲ 국사봉 정상에서 ⓒ 2011 한국의산천

▲ 국사봉 정상에서 내려오니 비단길 같은 임도가 있기에 그 길을 따라서 하산하기 ⓒ 2011 한국의산천

▲ 임도를 타고 가다가 도로에서 장경리 해수욕장 방향으로 이동 ⓒ 2011 한국의산천

▲ 짙은 해무에 뒤덮힌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 ⓒ 2011 한국의산천

▲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해변에 있는 소사나무 군락 ⓒ 2011 한국의산천

영흥도 소사나무 숲은 국내 유일의 소사나무 군락지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 산91. 십리포 해수욕장 뒤 낮은 언덕 3,000여 평에 소사나무 350여 그루가 모내기라도 한 듯 줄지어 자란다.

 

▲ 나무를 키운것은 바람이었나? ⓒ 2011 한국의산천

  영흥도 안에 위치한 십리포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어느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소사나무 최대의 군락지다.  전국적으로 유일한 괴수목 지역으로 300여본의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여름에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산책을 즐기며 피서 할 수 있는 곳이다   

  소사나무 군락지는 지금으로부터 150여년전에 내2리(내동)마을에 사는 선조들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던 중 해풍이 심해 방풍림을 심어 바람막이를 조성하려고 여러차례에 걸쳐 여러가지 나무를 심어 봤었으나 현지 토양이 모래,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서 모두 고사하기 때문에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강한 서어나무를 구해 구덩이를 깊이 파고 흙을 식재한 후 정성껏 자식과 같이 가꾸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 섬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영흥대교로 가는 도중에 보이는 풍경 ⓒ 2011 한국의산천

▲ 바다위로 해무가 낮게 깔리니 영흥대교 풍경이 포샤시하고 몽환적으로 보이네 ~ ⓒ 2011 한국의산천

 

 

 

 

 

▲ 해무로 덮힌 해안 풍경 ⓒ 2011 한국의산천

잠자는 갈매기 불을 지핀 연인들 모래밭 발자욱에 많은 아쉬움 잊지 못할 추억 그 안타까움에 머물렀던 발길 옮겨 어제를 걷나

그림처럼 아름다운 그대를 보며 그리움에 길을 나선 한 사람이 흩날리는 머리 결로 가까이 가서 아름다운 사람이라 얘기할 테야 ~ ♪

 

▲ 영흥도 이섬에 들어 설때는 모래길이 바닷물에 잠겨있었는데 영흥도를 떠나갈 즈음에는 썰물이 되어 모래톱이 드러났다 ⓒ 2011 한국의산천

▲ 바닷물이 이제 서서히 빠져 나가며 해식해의 해안선이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 2011 한국의산천

▲ 비탈에선 아름다운 나무들 ⓒ 2011 한국의산천

내가 좋아하는 느티나무 노거수가 보이기에 잠시 다가갔다. 겨울 나기위해 모든 옷을 벗어버린 벗어버린 나목이 이제는 봄을 맞아 아름다운 나무로 재 탄생 할것이다.

 

▲ 오늘의 이 태양이 지고 다시 떠오르면 四月이다 ⓒ 2011 한국의산천

 

나무 위에는

나무의 뿌리를 보고

가끔 그 뿌리에 붙은 굼벵이도

보아라.

 

4월은

5월보다 먼저 오는 달이다,

그러나 4월은

5월이 간 뒤에도 오지 않는다,

영원히 안 올지도 모른다…… .

 

돌을 주물러

떡을 만드는 거리.

이 기적의 거리.

그 떡을 먹고 돌이 된

만원버스의 시민들을 보라,

4월이 되면 개나리도 활짝 피는데…….

 

꽃은 겨울에 피고

열매는 4월에 진다,

4월이 벌판의 묘지를 돌아

다시 우리에게로 가까이 다가올 때……. -김현승-

 

▲ 시화방조제에서 만난 석양 노을 ⓒ 2011 한국의산천

 

‘가슴아픈 이들은 포구로 가라’
‘저문 시간이면 순천만에 나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너른 개펄이 좋고 개펄 냄새를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다…바람은 순례자의 옷깃을 흔들고, 일찍 도착한 철새 몇 마리가 순례자의 이마 위를 선회한다…하늘에는 노을이 장관이다…그러나 순천만의 노을이 하늘만 다 채운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단견이다. 노을은 땅 위에도 진다…개펄 위에는 썰물들이 남기고 간 작은 웅덩이들이 남아있다. 그 웅덩이 위에 노을이 살아 뜨는 것이다. 처음 그 노을을 보았을 때 나는 개펄 위에 무릎을 꿇었다’ - ‘묵언의 바다’ 中에서- 
 

▲ 오이도의 낙조 ⓒ 2011 한국의산천

 

영흥도 가는 길 (주말과 휴일에는 차가 많이 밀리는 길입니다)

영흥도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인천방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월곳 IC에서 빠져나와 안산 시화방조제를 건너 303지방도를 타고 대부도,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가면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당진·안산 방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비봉IC를 나와 306지방도를 타고 대부도,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갈 수 있다.


영흥도로 가기 위해서는 되도록 한산한 시간대를 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에는 단조로운 진입로 때문에 오이도 입구부터 대부도까지 영흥대교를 넘어 선재도까지 긴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새벽에 출발하고 일찌감치 떠나 섬을 돌아보고 나오는것이 좋다. 

 

영흥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32㎞ 떨어져 있다. 2001년 영흥대교가 개통돼 자동차로 갈 수 있다. 제2경인고속도로 서창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월곶IC로 빠져나와 시화공단 쪽으로 좌회전, 오이도 방향으로 달린다. 시화방조제~선재대교~영흥대교를 지나 4㎞ 정도 달리면 십리포 해수욕장이 나온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이용해도 된다. 비봉IC~사강~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 소사나무 군락지엔 300평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했다.

 

신선한 바닷 바람과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시화방조제를 거쳐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과 안산시 대부동을 잇는 시화방조제는 총 12㎞의 거대한 바다옹벽. 방조제 위에서는 젊은이들이 시원한 바다 바람을 가르며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있고, 방조제 중간쯤에 위치한 선착장에서는 바다낚시를 하려는 낚시꾼들이 자신이 탈 배를 기다리고 있다. 주위로 시야가 트여 차량운전에 방해가 되는 만큼 방조제 위해선 항상 서행과 조심운전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