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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詩] 함평여자 [음악]삼포가는 길

by 한국의산천 2011. 2. 23.

함평여자

 

지나간 時間 새털같이 수 많았던 질곡의 세월... 그녀에게는 회한(悔恨)의 나날이었겠지? 

그녀에게서 애뜻한 연민의 情이 느껴진다. 

함평여자

객창으로 희미하게 쓸쓸히 비치는 달빛을 안주 삼아 밤새 술을 나누고 싶다  

 

▲ 서울에서 전남 땅끝마을 해남까지 달리며 함평을 지나갔다. 함평 휴게소에서 쉬면서 인증샷 ⓒ 2011 한국의산천

 

함평여자    

                                -이용한(1995 실천문학으로 등단)-

 

밀리고 밀려서 함평까지 떠내려온 여자

저 광주나 나주쯤에서 몇년씩 굴러먹다 들어온

시내버스 같은, 애인구함 낙서같은 맨 뒷좌석

등받이 다 떨어져 나간 生이 너덜너덜한 여자

하차장 식당 반쯤 깨진  창문 너머로

물 마시듯 소주를  들이키는 여자

입천장에 달라붙은 낙지를 떼어내며

캬~아, 조오타 웃을때마다 비린내 물씬 풍기는 여자

 

외로운 사내들은 바다를 나가지 못해

그녀의 입술에서 맵짠 바다를 만나고

정류장 화장실 구석에 쪼그려 앉아 갈매기 똥을 싸고 가네

 

하늘도 무심하시지~ 양철지붕에 쌓이는 눈을

올려다보며 젓가락을 두들기는 여자

그래도 왕년엔 날고 겼어 왜이래 이거

미아리 청량리 두루두루 안가본데 없다구

팔도강산 좋을시구 님을 찾아 아~아아~

비포장 도로같은 여자, 그 길을 무수히 지나간

사내들 다 잊어야지 잊어버려야지

 

푸하하 눈덩이 같은 웃음 날려보내는

이제 더이상 떠밀려 갈데조차 없는

갈데까지 다 간 함평여자

 

 

▲ 나는 위의 詩 함평여자를 읽으며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을 떠올리며 서재에서 그 책을 꺼내어 눈으로 훝으며 다시 읽었다 ⓒ 2011 한국의산천

 

 

▲ 지난해 우수블로그 명함이 낑겨있네. 막상 써먹을곳은 없지만.. ⓒ 2011 한국의산천

 

수출 드라이브정책과 급속한 산업화 속에서 고향을 상실하고 떠돌아다니는 뜨내기 인생의 애환 그리고 산업화로 인한 민중들의 궁핍한 삶과 그마저  한군데 정착 할 수 없는 인생들의 애환을 그린 그들의 따뜻한 인정과 연대(連帶) 의식에 이 소설의 참맛을 느낀다.

 

등장인물

정씨(氏)' : 출옥(出獄)한 후 고향인 삼포(森浦)를 찾아가고 있는 인물. 막노동자. 결말부에서 떠돌이 신세가 됨. 생각이 깊고 인정이 있음.
노영달 : 착암기 기술자. 공사판을 찾아 돌아다니는 뜨내기 막노동자. 한때 술집 작부와 동거 생활. 행동과 말은 거칠지만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인물.  
백화 : 군인 부대가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술집에서 도망친 작부. 18세에 가출하여 군부대 주변의 술집을 4년여간 전전하며 군인들에게 몸을 팔았던 인물.

 

삼포 가는 길

                     - 황석영(黃晳暎)(<신동아>1973.)

줄거리
공사판을 떠돌아다니는 '영달'은 넉 달 동안 머물러 있던 공사판의 공사가 중단되자 밥값을 떼어먹고 도망쳐 나온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정씨를 만나 동행이 된다. '정씨'는 교도소에서 목공·용접 등의 기술을 배우고 출옥하여 영달이처럼 공사판을 떠돌아다니던 노동자인데, 그는 영달이와는 달리 정착을 위해 고향인 삼포(森浦)로 향하는 길이다.


그들은 찬샘이라는 마을에서 '백화'라는 색시가 도망을 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술집 주인으로부터 그녀를 잡아오면 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들은 감천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가던 중에 도망친 백화를 만난다. 백화는 이제 겨우 스물두 살이지만 열여덟에 가출해서 수많은 술집을 전전해서인지 삼십이 훨씬 넘은 여자처럼 늙어 보이는 작부였다. 그들은 그녀의 신세가 측은하게 느껴져 동행이 된다.


그들은 눈이 쌓인 산골길을 함께 가다가 길가의 폐가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인다. 백화는 영달에게 호감을 느껴 그것을 표현하지만 영달은 무뚝뚝하게 응대한다. 그들은 다시 길을 나선다. 눈길을 걷다가 백화가 발을 다쳐 걷지 못하게 되자 영달이 백화를 업는다. 일곱 시쯤에 감천 읍내에 도착한다.


역에 도착하자 백화는 영달에게 자기 고향으로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영달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비상금을 모두 털어 백화에게 차표와 요깃거리를 사준다.


백화가 떠난 후 영달과 정氏는 삼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삼포에도 공사판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달이는 일자리가 생겨 반가웠지만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지 않는다. 마음의 정처(定處)를 잃어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2011년 봄에는 강원도의 휴전선 북단 거진 간성에서부터 출발하여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3박4일에 걸쳐서 부산까지 550km를  달릴계획이다. ⓒ 2011 한국의산천

 

삼포로 가는 길

 

                   - 강은철

바람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길 있겠지 굽이굽이 산길 걷다보면 한발두발 한숨만 나오네
아아 뜬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님 소식좀 전해주렴 나도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저 산마루 쉬어가는 길손아 내사연 전해 듣겠소 정든고향 떠난지 오래고 내님은 소식도 몰라요

아아 뜬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님 소식좀 전해주렴 나도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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