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영흥도에서 띄우는 노을편지

by 한국의산천 2010. 12. 9.

영흥도의 Sun set & 영흥도에서 띄우는 노을 편지


 

 

영흥도에서 띄우는 노을편지

 

한해가 저무는 12월 초순

메마른 가지에 마지막 잎새마저 떨구고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 올수록 하늘은 푸르고 노을은 더욱 붉다.

그랬다 석양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동쪽에서 부터 서쪽까지 힘들게 여행했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여울처럼 지나간 날들의 후회스런 시간들 끊임없이 삶의 고난과 마주치며 외로운 궤적을 밟고 온 세월, 뛰어넘어도 상관없을 지나간 공백의 시간, 삶에 진공이 생길 때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나태와 자폐뿐이다.

 

삶은 조여진 줄처럼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경직되어 있기만 한다면 그 생 또한 쉽게 부서지기 쉽다. 

삶을 시행착오 없이 살기란 힘들다. 착오는 시간의 낭비를 가지고 오지만 어쩔도리가 없다. 미래를 살아보지 않는 한 수레바퀴 돌 듯 쉬지않고 진행되는 일상을 정지 시킬 방법은 부재하다. 후회하면서도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미답의 산을 처음 오르려는, 그래서 정상에는 무엇인가 기대할 만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산행과 동질성을 띤다.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미지의 산을 향해 한발 한발 걸어나간 족적을 헤아려 보는 회상과 다를바 없다. 우리는 후회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人生이다.

 

언제쯤 내 가슴에 존재하는 산 정상에 올라 하늘로 통하는 문의 빗장을 열 수 있을까?  그래 사람은 각자대로 운명의 길을 살아갈 따름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문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悔恨의 時間.

나는 언제나 후회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려니...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계절마다 바닷물의 힘이 다른가 보다. 작은섬까지 연결되는 모랫길이 계절마다 모양이 다르다 ⓒ 2010 한국의산천

 

 

 

▲ 주황색 선글라스를 필터삼아 똑딱이 카메라 렌즈 앞에 붙이고 촬영하였습니다 ⓒ 2010 한국의산천

 

노을

   - 홍해리

 

보내고 난
비인 자리
그냥 수직으로 떨어지는
심장 한 편
투명한 유리잔
거기 그대로 비치는
첫이슬
빨갛게 익은
능금나무 밭
잔잔한 저녁 강물
하늘에는
누가 술을 빚는지
가득히 고이는
담백한 액체
아아,
보내고 나서
혼자서 드는
한 잔의
술.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어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Tip : 夕陽(석양: 저녁의 태양) 노을이란?

노을 또는 놀은 새벽이나 아침, 저녁에 태양 광선이 대기를 통과하는 거리가 길어져서 태양 광선 중 파장이 짧은 파란색은 대기 중에서 산란되고, 파장이 긴 빨간색은 산란되지 않아 하늘이 빨간색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저녁 노을은 서쪽 하늘의 고기압이 있어서 날씨가 개어 있을 때 생기는데, 중위도 지방에서는 기압계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다음날 날씨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노을

          - 조 병 화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온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 놓고
스스로 그 속으로 스스로를 묻어간다

아, 외롭다는 건
노을처럼 황홀한 게 아닌가.

 

 

황혼

                -조옥동

 

온종일 건너온 고해를
피안의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는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곳

수평선 위에
바닷새 한 마리
불타고 있다

하루의 제물을 바치고 있다

 

 

노을 빛 기도

            - 이 양 우

 

고개를 넘어가는 노을 빛은
빛의 가난을 용서합니다.
용서하기 힘든 용서를
무욕의 손으로 씻어냅니다.

노을 빛은 천천히
그러나 초연한 저 켠의 나래들을
뒷걸음질로 반추하며
비움의 철칙으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노을 앞에서는
증오의 활시위도 꺾어집니다.
가장 강한 자의 오만도 용서합니다.
핍박과 배반의 수레를 쉬게 합니다.

노을은 잿빛 하늘이 아닙니다.
평화의 하늘입니다.
노을은 괴로움의 하늘이 아닙니다.
행복의 하늘입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서
오해를 거두어야합니다.
그대를 용서하지 않으면
나 자신으로부터 나를 가둡니다.

그대는 나의 스승입니다.
나를 깨우쳐 주었음이니
그대에게 갚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죄로부터의 사슬을 풀어내는
작은 기도말입니다.

 

 

황혼까지 아름다운 사랑

             

                             -용혜원

 

젊은 날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황혼까지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얼마나 멋이 있습니까

아침에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의 빛깔도
소리치고 싶도록 멋이 있지만

저녁에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지는 태양의 빛깔도
가슴에 품고만 싶습니다

인생의 황혼도 더 붉게
붉게 타올라야 합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까지
오랜 세월 하나가 되어

황혼까지 동행하는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입니까. 

 

 

그리우면
             - 최관하

 

그리우면 그리울수록
차라리
눈을 감으리
 
눈(眼) 속에
환영(幻影)의 파노라마가
돌아갈 때
 
기억 저 편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하나 둘 건너리
 
가서 만날 때
안개비처럼
그리웠다 말하리

 

 

노을 앞에서는 증오의 활시위도 꺾어집니다.
가장 강한 자의 오만도 용서합니다.
핍박과 배반의 수레를 쉬게 합니다.

 

노을은 잿빛 하늘이 아닙니다.
평화의 하늘입니다.


노을은 괴로움의 하늘이 아닙니다.
행복의 하늘입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서 오해를 거두어야합니다.
그대를 용서하지 않으면 나 자신으로부터 나를 가둡니다.

 

 

노을

            -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노을

                            -나태주

 

저녁노을 붉은 하늘 누군가 할퀸 자국
하느님 나라에도 얼굴 붉힐 일 있는지요?
슬픈 일 속상한 일 하 그리 많은지요?
나 사는 세상엔 답답한 일 많고 많기에 …

 

 

노을

           -전은영

 

바이올린을 켜십시오
나의 창가에서
타오르던 오늘
상기된 볼
붉은 빛 속에
가만히 감추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주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십시오
곧 다가올
달빛 함께
가벼운 춤 출 수 있게
고운 선율로
복숭아 빛 그대 볼
감싸 안게 다가오십시오

떠나버린 한낮의 뜨거움을
새악시 외씨버선처럼
조심스레 산등성이에 걸어 놓고
또다시 돌아올
아스라한 새벽 빛 맞으러
길 떠날 수 있게
사뿐한 사랑으로
그대 내게 오십시오

 

 

노을

              -최윤경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곱게 물들이는 일
세월과 함께 그윽하게 익어가는 일
동그마니 다듬어진 시간의 조약돌
뜨겁게 굴려보는 일
모지라진 꿈들 잉걸로 엮어
꽃씨 불씨 타오르도록
나를 온통 피우는 일

 

 

저녁 노을

        -손광세

 

비 맞아 떨어진
벚나무 단풍.
책 속에 고이고이
끼워 두었지만
나 몰래 빠져나간
그 고운 빛깔.
누이야,
저 하늘에
걸려 있구나!

 

▲ 해는 떨어졌지만 夕陽의 여운 붉은 노을은 아직도 서편 하늘을 장려하게 물들이고 있다 ⓒ 2010 한국의산천 

 

 

 

황혼이 질 무렵

                - 홍수희

석양을 보면
떠나고 싶다

이름 석 자 내 이름은 벗어버리고
의자에 앉았으면 앉았던 그 모습으로
언덕 위에 섰으면 서 있던 그 모습대로
바람이 불어오면 나부끼던 머리카락 그대로 두고

항상 꿈보다 더 깊은 꿈속에서
나를 부르던 아, 이토록 지독한 향수!

걸어가면 계속하여 걸어가면 닿을 것 같은
보이지 않는 그곳이 있어 아, 이토록 지독한 향수!

 

▲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 2010 한국의산천

 

 

연말이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다가오는 悔恨의 時間.

나야 뭐 그렇게 살았지만

神 앞에서 떳떳하게 자유로울 이 몇이나 되려나

 

神 앞에 자유롭지 못한 나

나는 언제나 후회하면서 살아간다. 내 인생이 그것이려니 하며... -한국의산천-

'MTB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동도 유적지 답사 라이딩  (0) 2010.12.11
교동도 연산군 유배지  (0) 2010.12.11
영흥도 라이딩  (0) 2010.12.09
산행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0) 2010.12.09
챌린지팀 송년라이딩 1  (0) 201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