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Snow frolic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追憶)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오늘도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리네.
젊은 시절 한때
산은 나에게 있어서 종교 그 이상의 것이었다.
▲ 계방산에서 ⓒ 2010 한국의산천
설야(雪夜)
- 김광균 -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追憶)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 숨은벽 릿지를 오르며 ⓒ 2010 한국의산천
▲ 숨은벽 릿지 등반 후 인수봉을 배경으로 집사람과 함께 ⓒ 2010 한국의산천
더 오를 곳이 없는 암릉 위에 서서도
머리 위에 떠도는 것은
구름같은 좌절감
아 소리치며 소리치며
올라붙은 끝에
멍든 정강이를 어루만지며
지긋이 눈을 감는 나날,
산은 정말
거기 있는것일까? -章湖-
▲ 적설기 훈련 중 설악산 마등령에서 1985년 ⓒ 2010 한국의산천
▲ 1981년 강촌 구곡폭포 빙벽등반. 나에게 산을 가르쳐주신 이건영 선배님께서 촬영하신 사진이다 ⓒ 2010 한국의산천
▲ 1991년 계방산 오름길에서 ⓒ 2010 한국의산천
▲ 집사람과 운악산 정상에서 ⓒ 2010 한국의산천
암릉을 오르고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라. 숲과 숲이 내통하고 바위와 바람이 몸을 섞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설악과의 내밀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은 저 멀리 바람 끝에 묻어오는 설악의 내음이 짙게 느껴질 것이니…. 사랑은 항상 목마른 법이다.
설악과 사랑에 빠진 산꾼이라면 가슴 어느 한 구석 어딘가에서 ‘타는 목마름으로’ 설악을 갈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모순율을 가진 병이며, 설악에 가야만 치유되는 몹쓸 상사병이다.
山의 부르심을 받았다면 별 수 없다. 떠나서 오르는 일이외는 답이 없다. ( 글 전용문 著 '바람으로 남은 사람들' 中에서 )
하늬바람에 새떼가 떨어지듯
황량한 하늘가에 나무 한 그루
벗을 것 다 벗고도 거기
눈 감고 의지할 산이 잇듯이
내게는
산이 있다.
여우 눈물 짜내는 황홀한 추위 속
가지 끝에 아려오는 겨울맛도
지금이 한창이다.
눈이 가닿는 데까지
허옇게 눈 덮혀 시퍼런 雪溪
어둡기 전에 이 골을 빠져나야 할텐데
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
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
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없구나. -章湖-
눈이 내렸다
산행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또 다시 먼지 쌓인 장비를 손질하고 배낭을 꺼내어 겨울산행 준비를 한다.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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