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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얼굴 박인희

by 한국의산천 2010. 10. 13.

얼굴 박인희

 

▲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가을 나그네가 되어 바람처럼 떠나자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얼굴 

 

         - 박인희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뭘 하나. ..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이 詩는 간혹 박인환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나, 박인희님의 산문집에 실려 있는 박인희 작품설이 유력하다)

 

▲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그렇다 보고 싶다는 말속에는 애닯은 간절함과 기다림 그리고 촉촉한 슬픔이 베어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것은 나즈막하지만 촉촉한 보 / 고 / 싶 / 다 / 는  단 한마디. 

 

▲ 그리움이 번지듯 한강에 노을이 진다 ⓒ 2010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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