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of Angel
이곡을 만난때는 2001년 某 사이트 음악 방송에서 였다. 사라 맥클라인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반해 나도 곧이어 인터넷 음악 방송을 시작했다
영화 city of angel의 OST로서 오랫동안 즐겨 듣던 음악이다
중략~
곧은 길만을 고집하는 삶이 지겨워서 조금씩 다른길로 접어들때 마다
당신 등 뒤엔 탐욕의 무리들과 도둑들이 노리고 있군요
폭풍우는 계속 도도해져만 가고 당신은 당신의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어요
마지막 한번의 위기를 모면한다 하더라도 변한건 아무것도 없는거예요
이 달콤한 바보같은 행동을 믿는게 차라리 더 쉬울지도 몰라요
오, 오히려 이렇게 날 굴복시키는 것은 찬란한 슬픔이랍니다.
천사의 품속에 안겨있으면 여기 이곳,
어둡고 찬 호텔방으로 부터 또한 그대가 느끼는 막막함으로 부터
날아 오르는듯한 느낌이예요
당신은 이제 소리없는 몽상의 파괴로부터 건져져
천사의 품에 안긴거예요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길 바랄께요
당신은 천사의 품에 안긴거예요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기를 바랄께요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비가 내린다
아마도 이번 비는 끝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바람으로 남은 사람들' 책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그 책의 281쪽 마지막 15장의 제일 뒷귀절을 읽어 내려간다.
낮술을 마시고 노란 배추꽃이 질펀하게 피어 있는 한낮의 밭두렁에 퍼질고 앉아 허무해서 그냥 목놓아 울고 싶은 그런 날 산조는 네팔로 떠났다
.
산조가 히말리야로 떠나고 나는 미루고 있던 아내와의 일을 마무리 지었다. 판결은 수 초도 소요되지 않았다. 판사는 이 서류에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끝이었다.
.
우리의 15년간 결혼생활의 종점은 마침내 이혼을 도출해 내고 아내와 나는 타인이 되었다. 치욕과 미움의 서울에서 인연의 모든 줄을 끊어버리고 이제 떠나려고 작정을 했을 때, 내 몸은 바람에 하늘거리는 말라버린 코스모스의 대궁마냥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날 밤 나는 서울 거리를 혼자 정처없이 배회하다가 강남의 어느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여관에서 혼자 잠이 들었다.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 일어난 다음날 아침, 나는 남행 열차를 탓다.
내 차림은 청바지와 흰 운동화뿐 손에 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 끝 -
※ '전용문著 '바람으로 남은 사람들'冊은 인터넷 서점에 일부 있다고 합니다. 참고하십시요.
서로의 가슴을 주라
허나 간직하지는 말라
오직 삶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는것을
참나무 싸이프러스 나무도
서로의 그늘속에서는 자랄수 없는것을 .....
- 예언자 - 중에서
기록을 위하여
밤마다 남대천 둑위에 홀로 앉아
불 밝히고 떠나는 남행 열차를 바라보며 외로움에 온몸이 오그라 들어갔다
따듯하고 불 밝은 열차 속에 앉은 사람들이
저희끼리 도란 도란 나누는 행복한 이야기가 부러워 목이 컥컥 막혀오는 갈증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당시
내 마음의 중심에 나는 매일 한 조각의 허무를 씹어가며 밤마다 자살을 꿈꾸었다
산마루에서 헤어진 그 사람은 아직도 그곳에서 기약없이 불어 오는 바람으로 남아 있을까?
바닷가에서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게 좋다.
▲ 제부도 매바위 ⓒ 2010 한국의산천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木馬를 타고 떠난 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少女는
정원의 초록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제부도 바닷가의 등대/ 바닷가에서 등대를 만나면 박인환 시인의 詩 木馬와 淑女가 떠오른다. ⓒ 2010 한국의산천
등대(燈臺)......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木馬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靑春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木馬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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