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 해남 땅끝 라이딩을 마친 후 어디로 갈까? [정리: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느린 열차마저 그곳에선 풍경이 된다
경전선(慶全線) 기차여행 광주에서 밀양까지 [조선일보 : 글·김우성 기자 / 사진·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
이 열차 느리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열차 KTX가 최고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릴 때 이 열차, 최저 시속 30㎞로 달린다. 그래도 감이 오지 않는다면 우사인 볼트와 비교해 봐도 좋다. 볼트는 시속 38㎞로 질주한다.
볼트보다 느린 이 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전체 길이 300.6㎞. 전 구간 단선이다. 열차는 5시간 40분간 천천히 달리며 40여개 역에 정차한다. 광주 송정역~경남 밀양 삼랑진역을 잇는 경전선(慶全線) 얘기다.
▲ 경남 하동 북천역은 경전선의 절정이다.
철로를 뒤덮은 초록 물결은 9월 중순이면 코스모스로 알록달록 물들 전망이다. 경전선의 느린 풍경 속엔 개성 있는 간이역이 쉼표처럼 찍혀 있다. 가을이면 철로가 코스모스에 묻히는 역, 역사 자체가 한우 식당인 역, 역사와 철로 사이 정원을 꾸민 역, 수목원을 이름에 품은 역…. 이 이색 간이역들 역시, 경전선 아니면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그러나 경전선의 온전한 느림을 느끼려면 서둘러야 한다. 연말이면 삼랑진~마산역(40.2㎞) 구간이 복선화되고 KTX가 운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경전선을 지금 찾는 이유다.
◆ 풍경의 미학―광주 송정역∼남평역∼진상역
느린 데는 까닭이 있다. 경전선은 잠시도 직선을 달리지 못한다. 광주에서 출발해 크게 화순과 보성·순천·광양·하동·진주·마산을 돌아 밀양까지 가 닿는 동안, 마주치는 강산을 굽이굽이 돌아 흐른다. 더욱이 단선이다. 마주 오는 열차가 있으면 간이역에서 서로 지나칠 때까지 기다린다.
▲ 경전선은 잠시도 직선을 달리지 못한다. 굽이굽이 돌아 흐르며 느린 풍경의 속살을 내비친다. 화순역과 능주역 사이. / 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그 느림은 여행에 어울리는 속도다. 일상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다. 그만큼 이용객이 적다. 장 보고 돌아오는 할머니들, 인근 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이용객의 대다수다. 그래서 보통 4~5량의 '미니' 열차가 경전선을 오간다. 4량 중 2량은 일반 무궁화호와 비슷하지만, 나머지 2량은 동반석과 가족석, 미니카페로 나뉜다. 대체로 사람이 없으니 일행 수에 따라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경전선 여행의 진정한 시작은 전남 나주에 있는 간이역, 남평역이다. 역사에서 플랫폼까지 짧은 거리를 정원으로 꾸몄다. 정원 사이에 난 오솔길이 역사와 플랫폼을 잇는 길이다. 박수영 역무원은 "대합실에 다람쥐가 드나들고 벚나무엔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었다"고 했다. 1930년부터 역사가 자연과 함께 숙성된 결과다. 플랫폼에서 바라본 철로의 붉은 녹은 사이사이 놓인 나무 침목 색을 닮았다.
▲ 경전선 열차에서 바깥 풍경은 만져질 듯 가깝다
남평역부터 기차 밖은 평범한 도시 풍경에서 남도의 절경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광주에서 순천을 거쳐 여수를 잇는 철로가 개통된 게 1930년 12월 25일. 그때부터 80년간 같은 길을 달린 열차는 요새 보기 드문 풍경을 연출한다. 단선인 만큼 바깥 풍경은 손 내밀면 만져질 듯 가깝다. 빨갛게 익은 고추밭과 슬슬 노란 기운을 내기 시작하는 논, 산골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시속 30㎞마저 빠르게 느껴지는 풍경이다.
슬슬 허기가 질 즈음 열차는 전남 광양 진상역을 지난다. 겉보기엔 영락없이 역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대합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식탁이 있고 안내판이 붙어 있을 자리에 메뉴가 있다. 메뉴 위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이름은 '진상영농한우촌'. 2004년부터 역무원을 배치하지 않아 버려진 역사를 작년에 한우식당으로 바꿨다. 간혹 창밖으로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밥 먹는 맛이 일품이다. 점심이라면 육회비빔밥(7000원)이나 야채불고기전골(7000원)로, 저녁이면 한우(4일 현재 차돌박이 100g 5400원, 꽃등심 6900원)로 출출한 배를 채우는 편이 좋겠다.
◆간이역과 마을의 조화―북천역∼진주수목원역∼삼랑진역
전라도를 통과하는 경전선이 남도의 자연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면, 경상도로 넘어선 경전선은 아기자기한 간이역과 마을의 조화를 보여준다. 그중 절정은 경남 하동 북천역이다. 엄밀히 말해 북천역은 역장이 근무하기 때문에 보통 역이지만 간이역의 정취를 풍기고 있다. 특히 가을이라면 빼놓을 수 없다. 승강장 일부와 철로를 뒤덮은 코스모스 때문이다.
소백산맥 줄기가 끊어질 듯 산을 흩뿌린 하동 동남쪽에 자리 잡은 북천역은 높다. 멀리 산이 병풍을 치고 가까이 논과 마을을 품은 북천역은, 그래서 아침과 대낮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엔 짙은 안개로 꿈처럼 부옇고, 대낮엔 명징한 햇빛으로 선명하다.
▲ 2008년 폐역한 전남 화순 앵남역
아침이든 대낮이든 북천역의 풍경을 완성하는 건 코스모스다. 찾는 이가 적어 그만큼 품이 넉넉한 북천역은 철로 주변을 자갈 대신 코스모스로 장식했다. 지금은 온통 초록 물결이나 9월 중순이면 북천역은 알록달록 코스모스 꽃으로 물들일 전망이다.
역만 보고 가면 아쉽다. 역뿐 아니라 북천면 마을 전체가 코스모스 천지다. 마을을 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 앞 북천면사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 마을은 역사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작고, 그 작은 마을을 돌아 산책길이 나 있다. 자전거 타다가 지치면, 아담한 세종대왕상을 앞에 내세우고 서로 붙어 있는 옥종중학교 북천분교와 북천초등학교에서 쉬어가자. 좀 더 욕심이 난다면 북천역에서 자전거로 10분 정도 떨어진 이병주문학관을 찾는다. 구릉 따라 이어진 길 양편으로 코스모스가 바람에 출렁인다. 오는 17일부터 10월 3일까지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여니, 그때 맞춰 가는 것도 좋겠다.
▲ 아기자기한 화원을 갖춘 전남 화순 능주역.
수목원을 이름에 품은 역, 진주수목원역 역시 산책하기 좋은 길이 인근에 있다. 이 간이역의 역사는 유독 짧다. 경전선에서 다른 역들이 대부분 폐역으로 생을 마감할 때, 이 역은 유일하게 새로 태어났다. 진주수목원역은 간이역답게 뺄셈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정면으론 너른 들판을, 뒤편으론 개암리를 낀 이 역은 역사 없이 녹색 울타리와 벤치뿐이다. 역에서 나와 '수목원 가는 길' 표지판을 따라 약 20분쯤 걸으면 이 역의 존재 이유가 나타난다. 바로 경상남도 수목원. 없던 역을 새로 지을 만큼 이 수목원은 매력적이다. 1989년 반성수목원으로 개원한 55만5371㎡(약 16만8000평) 규모의 수목원은 넓은 만큼 많은 것을 품고 있다. 담양 못지않은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고 야생동물원이 있다. 북천이 연인과 함께 가기 좋다면, 경남수목원은 가족과 함께 가기 좋다.
여행수첩
①경전선 전체를 운행하는 열차는 하루 단 1회 왕복이다. 광주 송정역에서 10시 13분에 출발한 열차는 밀양 삼랑진역에 16시 6분에 닿는다. 역방향은 삼랑진역 7시 38분 출발, 광주 송정역 13시 23분 도착. 성인 1만8000원, 주말(금∼일) 1만8900원. 어린이(초등학생 이하)는 50% 할인.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광주 송정역을 갈 경우 약 3시간 소요.
②경전선 전체 왕복은 단 1회이나 구간별로 나눈 열차 운행횟수는 많다. 남평역의 경우 순천∼광주 송정을 오가는 열차가 하루 4회 선다.
③수도권에서 출발해 당일치기 여행을 원한다면 서울 용산역에서 오전 7시 20분 KTX를 탄다. 오전 10시 광주 송정역에 도착, 13분 뒤에 출발하는 경전선 열차를 타면 된다.
간이역 감상법: 간이역의 매력은 천차만별. 드라마 '여름향기'를 찍었던 명봉역은 붉은 벽돌이 아름답고 화순역은 승강장 소나무가 일품이다. 이제는 폐역한 앵남역과 석정리역, 다솔사역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련함을 간직한다. 그러하니 마음 내키는 대로 역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여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면 하루 묵는 편이 낫다. 간이역을 품은 마을은 대부분 숙박시설이 없으니 전남 순천·경남 하동·경남 진주 등 인근 도시로 나와야 한다. 각 지자체 관광홈페이지에서 숙박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
순천 tour.sunchoun.go.kr,
하동 tour.hadong.go.kr,
진주 tour.jinju.go.kr
코레일: www.korail.com, 1544-7788
경상남도수목원: tree.gndo.kr, (055)771-6541.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 북천면사무소: (055)880-6335
>> 진상영농한우촌: (061)772-2626
경전선 기차여행, 연인과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
자연·사람·문화… '느림의 3박자' 울리는 하동에서 쉼표
2.
[슬로 기차] 시속30㎞ 가장 느린 기차, 바쁜 우리 일상을 비웃다
■ 밀양 ~ 광주 경전선
▲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정원을 지나야 플랫폼이 나오는 독특한 남평역.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평균 시속(곡선 구간)이 30㎞라니. 이건 좀 심하다. 느려도 너무 느리다. 혹시 자전거 아니냐고? 놀라지 마시라. 기차 이야기다. 300㎞ 고속철 KTX가 달리는 `속도의 시대`에 하염없이 느리게만 달리는 기차가 있다. 올해로 80주년을 맞은 경전선이다. `슬로` 테마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느리게 달린다는 경전선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어기적어기적 선로를 기어다니면서도 기어이 `기차`임을 내세우는 뻔뻔하고도 발칙한 기차 경전선. 지금도 경전선은 달리고, 아니 기어다니고 있다. 1669㎞ 아찔한 속도로 자전하는 지구를 비웃으며 세월아, 네월아 보란 듯이 느리게.
◆ 30㎞ 속도로 바라본 세상
▲ 북천역은 코스모스 향이 진동하는 놀라운 곳이다.
이놈(경전선), 전생에 굼벵이가 아니었을까. 경남 밀양 삼랑진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300.6㎞를 달리는 경전선. 놀라지 말자. 이 구간을 가는 데 5시간40분이 걸린다. 평균 시속 50㎞. 휘어지는 S라인에선 30㎞로 속도가 낮아진다. 명색이 기차라면 사람보다는 빨라야 할 터. 한데 이놈만큼은 다르다. 시속 38㎞로 질주하는 우사인 볼트와 비교해도 8㎞나 느리다. 배알조차 없는 걸까. 사람보다 느린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느리고 선로를 기어다닌다.
이 느려터진 경전선을 오른 날은 지난 20일. 사실 기대는 전혀 안했다. 그저 한번 이색 체험이려니 했다. 기사 마감이 급해 시속 300㎞ KTX에 올라 광주 송정역까지 한달음에 갔고, 입에서 단내가 달 정도로 뛰어 경전선에 올랐다.
느린 기차. `뭐가 있겠느냐`는 생각은 기차에 오르면서 싹 달아났다. 세상은 사실 주관적이다. 받아들이는 속도에 따라 보이는 것도 달라진다. 300㎞ 초고속 열차의 풍경은 아름답되, 한없이 바쁘다. 받아들이는 마음도 허겁지겁이다. 지나는 풍경 역시 300㎞ 속도로 그저 스쳐갈 뿐이다. 이어지는 30㎞로 어기적어기적 기어가는 이 경전선 풍경은 정반대다.
둥실둥실 흘러가는 풍경의 속살까지 훤히 보인다. 풍경은 눈에 쏙쏙 들어오고, 이내 가슴에 박힌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30㎞ 속도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도심을 질주해도 평균 50㎞ 이상이요, 가장 느린 탈것인 버스를 타도 시속 40㎞를 넘는다. 10㎞만 느리게 봐도, 180도 달라 보이는 게 또 세상이다.
기차 역시 정겹다. 기자를 실어나르는 무궁화호는 느림이 주는 풍경을 위해 특별 제작된 것. 4량에 2량은 일반 열차와 유사하지만 나머지 2량은 △동반석 △가족석 △미니카페로 나뉜다. 인상적인 건 미니카페. 창가를 따라 나란히 5개 간이의자가 놓여 있다. 그야말로 느린 속도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에코 바(eco Bar)`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뽑고 조용히 앉아본다. 30㎞ 속도로 바라 본 세상의 속살. 커피향만큼이나 부드럽고 아름답다. 느림의 호사다.
◆ 동화 속 정원에 한우까지 구워주는 이색 간이역
▲ 간이역 철길은 안전(?)하다. 하루 한두번 열차가 지나면 나머지 시간은 추억을 안겨주는 놀이터가 된다.
느린 경전선 구간엔 유독 이색 간이역이 많다. 느린 경전선의 또 다른 맛은 그 라인에 숨은 이런 이색 간이역을 찾는 것이다. 경고 하나. 글 읽고 마음이 급해져 한달음에 달려가면 그냥 지나칠지 모른다. 느긋하게, 느리게 찾아야 이 간이역에 닿을 수 있다.
우선 남평역. 상상이나 가는가. 플랫폼에 마치 동네 앞마당 같은 정원이 가꿔진 역이라니. 열차를 타러 나가는 길도 운치가 있다. 양 옆으로 쑥쑥 자란 숲길을 따라간다. 자동으로 사색이 될 것 같은 분위기. 그래서일까. 남평은 예부터 문학과 연이 깊다. 문화재청이 문화재(299호)로 등록한 간이역이요, 곽재구 시인이 쓴 `사평역에서`란 시(詩)와 임철우의 소설 `사평역`의 실제 무대가 또 남평이다.
지금 남평은 그야말로 간이역이다. 아침 저녁으로 순천과 목포(용산)를 잇는 열차가 왕복 열 차례 다니기는 하지만 하루 승객이 평균 다섯 명에도 못미친다. 드라마 배경이 되면서는 답사객이 승객 수보다 많을 때가 많다.
역사 옆에 한우고기를 구워주는 진상역도 명물이다. 딱 광주와 삼랑진 경전선 구간의 중간쯤이다.
이용객 수가 줄면서 2004년부턴 아예 무배치 간이역으로 운영됐는데, 마을 주민들이 아예 간이역을 한우식당으로 바꾼 뒤부터 `국내 최초 한우식당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명품열차 해랑 아우라(2박3일) 코스에는 야외 바비큐 저녁코스가 포함된다.
매년 가을이면 역사가 코스모스에 둘러싸이는 북천역도 명소다. 10월 초까지 북천역 주변에선 코스모스와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아예 수목원인 간이역도 있다. 평촌역과 반성역 사이의 `진주수목원역`이다. 수목원 이름이 붙어 있는 것도 유일하다. 역사에 붙은 수목원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자. 56㏊ 면적에 1500여 종 10만여 그루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수목원은 다시 식물의 생육 특성별로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장미철쭉원, 수종식물원 등 10여 개 소원으로 나뉜다.
속도의 삶에 휩쓸리면 기억도 편린이 된다. 느린 삶을 살면 기억은 설레는 추억이 되고, 낭만이 된다. 덜컹덜컹 삼랑진까지 48개 간이역을 돌며 이어진 5시간이 넘는, 가장 느린 기차여행. 그 여운도 느리고, 길게, 진하게 남는다.
■ 느리게 가야 보이는 간이역
▷ 역사야 도서관이야? … 경원선 신망리역
= 경원선은 용산에서 북한 원산까지 이어지는 철도다. 물론 북한까지 달릴 리가 없다. 요즘은 동두천역~소요산~초성리~한탄강~전곡~연천~신망리~대광리~신탄리를 잇는 통근열차로 쓰인다. 동두천 소요산, 연천 고대산 등 명산이 많아 등산객도 많이 이용한다. 열차도 예쁘다. 외부에 꽃그림이 그려져 있어 애칭이 `꽃열차`다. 가장 눈길을 끄는 간이역이 신망리다. 무인역사로 운영된다. 역사로 들어가면 눈이 번쩍 뜨인다. 한쪽 벽면을 빼곡히 메운 책. 어림잡아 2만권이 넘는다.
▷ 하늘과 맞닿은 가장 높은 추전역
= 1973년 영업을 시작했으니 벌써 38세. 기자만큼 나이를 먹은 역이다. 해발 855m에 역이라니. 놀랍겠지만 이 역은 꽤나 유명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역 추전역이다. 이곳의 이색 풍경은 난로. 연중 난로를 피워야 할 정도로 평균기온이 낮다. 푹푹 찌는 지금쯤 찾으면 정말 쾌적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 북한과 살벌하게 맞닿은 신탄리역
=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경원선 남한 측 최북단 종착역이다. 대광리역 다음에 위치한다. 북한과 맞닿아 있으니 우여곡절도 많다. 1913년 7월 10일 영업을 시작한 이 역은 1945년 8ㆍ15 광복과 동시에 북한에 귀속됐다가 1951년 수복된다. 1971년 철도중단점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최북단 역으로 재탄생한다. 인근에 고대산이 있다.
▷ 성곽을 닮은 중앙선 탑리역
= 말이 필요없다. 보는 순간 입이 벌어진다. 성곽을 쏙 빼닮은 성곽 간이역인 탑리역. 의성군 금성면에 있다. 금성면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조문국의 도읍지라 전해진다. 이 금성면의 중심이 탑리다. 탑리라는 이름에서 짐작하듯 면 한가운데는 탑이 있다. 국보 77호로 지정된 의성탑리오층석탑이다.
■ 경전선 타려면
= 경전선은 하루 5회 왕복, 총 10회가 다닌다. 전 구간인 광주 송정에서 밀양 삼랑진까지는 1회 왕복이다. 나머지는 구간 구간 잘라서 다닐 수 있다. 용산에서 KTX를 타면 편하게 광주 송정역에 닿을 수 있다. 송정역에서 환승하면 바로 경전선이다. 송정과 삼랑진을 잇는 전 구간 열차는 무궁화호다. 나머지 구간 열차는 특별 개조된 무궁화호로 운영된다. 이 열차 운치가 있다. 총 4량으로 구성돼 있고 △동반석 △미니카페까지 달려 있다. 남평역(061)331-7788
※취재 협조=코레일 광주본부 [송정(광주) = 신익수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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