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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바람의 노래] 낙엽은 지는데

by 한국의산천 2009. 11. 6.

낙엽은 지는데 -조영남-

[2009 · 11 · 6 목요일 날씨 흐림 이슬비 · 문막 간현에서 ·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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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지는데 外 5曲.  다른 음악듣기 선곡은 위의 ↑LIST 클릭하세요 

이제 내일이면 겨울로 들어섰음을 알리는 입동 立冬이다. 이후 3개월을 겨울이라 말한다.

 

▲ 금요일 아침 성산대교를 건너며 흐린 하늘 사이로 비치는 해를 보았다 ⓒ 2009 한국의산천

 

▲ 아주 작은 역 간현역사 ⓒ 2009 한국의산천

가을비 조금씩 내리는 입동. 업무를 마치고 잠시 간현의 가을이 보고 싶어 잠시 둘러 보았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더욱 날이 추워지며 가을은 점점 더 멀어지겠지요

 

낙엽은  지는데

                              조 영남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흩날릴 때  생각나는 그 사람 오늘도 기다리네
왜 이다지 그리워하면서 왜 이렇게 잊어야 하나
낙엽이 지면 다시 온다던 당신 어이해서 못오나 낙엽은 지는데

지금도 서로 서로 사랑하면서 왜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낙엽이 지면 그리워지는 당신 만날 수가 없구나 낙엽은 지는데

 

▲ 섬강을 가로지르는 중앙선 철교 ⓒ 2009 한국의산천

중앙선 열차는 판대역을 지나며 간현 관광지 일대를 지날때면 터널을 지나고 다시 협곡사이의 강을 아래로 두고 허공위를 나는 듯 건너며 3개의 철교와 3개의 터널을 교대로 지나며 일대 산을 일직선으로 관통하고 있다.  
 

 

▲ 중앙선 코레일이 달립니다 ⓒ 2009 한국의산천

이 일대의 철도역사 이름은 조금 특이하게 느껴집니다. 반곡역·판대역·간현역·동화역·만종역 등등....  

 

▲ 추억의 여운처럼 긴 꼬리를 남기며 섬강위로 코레일이 달립니다ⓒ 2009 한국의산천

한여름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가면 터널을 지나고 강을 지날때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있는 곳입니다. 이곳 간현과 제천과 충주 경계에 있는 삼탄의 풍경이 여름이면 참 활기에 넘치는 강변입니다

  

▲ 지금은 한적한 간현의 소금산 등산로 입구 ⓒ 2009 한국의산천

 

▲ 점방 쥔장이 낙엽을 쓸어 태우고 있습니다 ⓒ 2009 한국의산천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猛烈)한 생활의 의욕(意慾)을 느끼게 된다. 

 

문득 이효석님의 "낙엽을 태우며"가 생각났습니다

 

낙엽을 태우며 -이효석-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調練)ㅎ지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담쟁이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 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 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猛烈)한 생활의 의욕(意慾)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게면서 즐거운 생활감(生活感)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리 속에 띄운다. 음영(陰影)과 윤택(潤澤)과 색채(色彩)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한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想念)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感傷)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에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에 깊이 파묻고, 엄연(儼然)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 가을이 깊은 지금 암벽등반의 메카 간현암의 풍경은 고즈녁하기만 합니다 ⓒ 2009 한국의산천 

간현8경

1경 두몽폭포, 2경 문연동천, 3경 병암, 4경 오형제봉, 5경 은주암, 6경 욕바위, 7경 옥선동대, 8경 베틀굴

그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신기한 경관을 자랑하며 특별한 유래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 간현 암장 앞 야영장에 흩날리는 플라타나스 낙엽 ⓒ 2009 한국의산천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흩날릴 때  생각나는 그 사람 오늘도 기다리네
왜 이다지 그리워하면서 왜 이렇게 잊어야 하나  

 

 

 

▲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 ⓒ 2009 한국의산천

원주천과 삼산천이 섬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간현유원지. 강물이 맑아 오래 전부터 원주의 대표 관광지로 이름을 떨쳐왔다.

 

▲ 이슬비가 내리며 소금산 맞은편에 있는 간현봉은 개스 장막으로 둘러져 있습니다 ⓒ 2009 한국의산천

 

▼ 간현에서의 추억의 사진 

▲ 이곳에서 야영하던 그 날도 비가 내렸지 [2005 · 10 · 16 ] ⓒ 2009 한국의산천

 

▲ 뜨거웠던 여름은 가고 이제 따듯한 모닥불이 그리운 계절이다 ⓒ 2009 한국의산천 

 

▲ 모닥불을 피워 춥고 배고픈것을 한방에 해결하였습니다 ⓒ 2009 한국의산천 

비 맞으며 산행 후 누룽지와 라면 그리고 김치를 넣고 조리한 음식을 먹고 빗소리 들으며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 人生은 연기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것 ~ ⓒ 2009 한국의산천

 

▲ 이 날은 맑았네 [2008 · 3 · 23 ] ⓒ 2009 한국의산천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세월과 계절은 가고 또 다시 오지만 젊음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