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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추일서정 이 마음 다시 여기에

by 한국의산천 2008. 10. 19.

추일서정

 

 

 

추일서정(秋日抒情)
               - 김광균 -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즈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가닥 꾸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우에 세로팡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버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을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간다.  <1947년> 

 

 

▲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 2008 한국의산천

가는 곳 정처 없이 떠도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낙엽을 보며 순리와 순응을 배운다.

 

▲ 열린 귀는 들으리라. 텅 빈 들녘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소리 없는 소리를(法頂) ⓒ2008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 당당한 앞모습과는 달리 돌아서 가는 그대의 뒷보습에서는 언제나 안스러움이 느껴졌다. ⓒ 2008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 끝내 못 잊을 그 날이 지금 또 다시 눈앞에 글썽이는 흐린 두 눈으로 둘러봐도 하늘일 뿐 ⓒ 2008 한국의산천  

 

▲ 선로 직선화 작업으로 인하여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쇄된 역 아산 선장역 선로 ⓒ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가을이 왔다. 영원한 것이 없듯이 이 가을이 갈것이다. 가을은 지구를 한바퀴 돌아 다시 올것이다. 그러나 그 가을은 지금의 가을이 아니다.  

 

27432

노래를 시키면 이 노래를 꼭 부른다. 내가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노래중에 한곡이다.

 

노사연의 이마음 다시 여기에

 

못 내 아쉬운 이별이 어느새 그리움되어 설레이는 더운 가슴으로 헤매어도 바람일 뿐

끝내 못 잊을 그 날이 지금 또다시 눈앞에 글썽이는 흐린 두 눈으로 둘러봐도 하늘일 뿐

아, 나의 사랑은 때로는 아주 먼 곳에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곳에 던져 버리고 싶을 뿐

하지만 저 쯤 멀어진 그리운 우리의 사랑 대답이 없는 너의 뒷모습 이 마음 다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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