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할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2008· 7· 5 ·토요일 비·흐림 한국의산천]
산행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1982년 결혼 생활을 하던 신혼방에서 집사람과 산행 준비, 장비를 챙기며 한장.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이들 중에 남은것은 진열장에 잘 전시된 스웨덴제 옵티무스 석유버너뿐이다.
모두 다 어디갔니? 지금은 새로운 장비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 K2 비브람 빙벽화, RF 초창기 암벽화 ...이중에 현재 남아있는 장비는 없다. 모두 다 어디로 갔지? ⓒ 2008 한국의산천
그 당시는 프랜드가 나오기 전이라 하켄과 햄머를 가지고 다녔다.
▲ 그 당시 신었던 크레타 슈즈 ⓒ 2008 한국의산천
비브람 문양의 엷은 창이 달린 크레타 슈즈. 그 당시 바위에서는 최고의 신발이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새벽 3시에 칼스바트를 몰래 빠져 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1829년 탈고된 괴테의 기행집 <이탈리아 기행>은 이렇게 시작한다.
삼십대 중반에 이미 부와 명성과 권력까지 손에 쥔 괴테는 서른 일곱 살 생일날 새벽 모든 것을 뿌리치고 도망치듯 낡은 여행 가방과 오소리 가죽 배낭만 간단히 꾸린 채 인생의 혁명을 위해 가진 것 모두를 뒤로 하고 신화의 땅 이탈리아를 향해 훌쩍 떠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등 많은 문학작품으로 그의 명성은 이미 전 유럽에 자자했고, 바이마르 공화국의 추밀고문관으로 10여년간 지내면서 정치가로서의 역량 또한 크게 떨치던 무렵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그는 심한 상상력의 고갈을 느꼈고 작가로서의 앞날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지게 된다.
바이마르에서의 궁정생활 10년간의 복잡한 정무(政務) 때문에 문인으로서의 활동이 위축된 것과 또 슈타인 부인에 대한 정신적인
사랑의 중압감에서 헤어나기 위하여 독일의 미학자 빙켈만에 의해 '온 세계를 위한 위대한 학교'라고까지 칭송되던 로마를 향해 휙 몸을 날렸다.
정치가로서의 책임감 보다는 문학가다운 멋진 반란을 택한 것이다. 괴테 스스로가 '제2의 탄생일'이자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까지 표현한 그날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금으로 부터 222년 전인 1786년 9월 3일의 일이다.
그렇게 그는 1년 9개월 동안 마음껏 이탈리아 전역을 두루 여행하면서 눈과 마음을 열고 새로운 세계를 마음껏 호흡한다.
▲ 전에는 야영을 마치고 아침이면 텐트까지 넣은채 등반을 했는데... ⓒ 2008 한국의산천
성글어도 티끌 하나 빠뜨림 없는 저 하늘도 얼마나 많은 날개가 스쳐간 길일 것인가. 아득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바다도 얼마나 많은 지느러미가 건너간 길일 것인가.
우리가 딛고 있는 한 줌의 흙 또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지나간 길일 것인가. 낯설고 두려운 곳으로 갈 때에 나보다 앞서 간 발자국들은 얼마나 든든한 위안인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지만 내게는 분명 처음인 이 길은 얼마나 큰 설렘인가.
- 시인 반칠환 -
▲ 예전보다 더 많아지고 좋아진 장비가 있어도 등반 실력은 전보다 못하다. ⓒ 2008 한국의산천
산은 사람이 오르는 것이지 장비가 오르는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처음 가는 길
-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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