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며 잠드는 밤, 야외 생활은 즐거워라.[2008· 4· 12· 토요일 한국의산천]
헥사 돔형텐트
장기산행과 종주시 텐트 무게로 고민을 하였던바 헥사 돔형 텐트가 무게도 부담없고 설치도 간편하다.
▲ 4인용 텐트 중앙 폴 높이 180cm ⓒ 2008 한국의산천
가격대비 실용적이다.
무게 부담이 적어 종주시 비박용으로 좋으며 바닥이 없으므로 휴가철 식당텐트로도 좋다.
출처 http://www.bagcamp.com/goods_detail.php?goodsIdx=688
별을 세며 잠을 자는 야외 생활은 즐거워라
ⓒ 한국의산천
알퐁스 도데 별 (내용 후반부)
날이 저물고 보니 이젠 농장으로 돌아 갈 생각은 아예 꿈에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름길이 있기는 했지만, 아가씨 혼자서는 도저히 찾아갈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내가 양떼를 여기에 내버려두고 떠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산 위에서 밤을 세워야 하며, 더군다나 가족들이 근심할 생각을 하고 아가씨는 안절부절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로서는 힘자라는 데까지 아가씨를 안심시키려고 위로해 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 한국의산천
"칠월이라 밤도 아주 짧습니다. 아가씨, 잠깐만 꾹 참으시면 됩니다." 이렇게 달래 놓고는 황급히 불을 활활 피워, 발과 시냇물에 젖은 옷을 말리게 했습니다. 이어 우유와 치이즈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가엾은 아가씨는 불을 쬐려고도, 무엇을 먹어 볼 생각도 하지 않 았습니다. 그리고는 구슬 같은 눈물이 글썽글썽 눈에 괴는 걸 보고, 그만 나까지도 울고 싶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기어이 밤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는 아득한 산꼭대기에 겨우 싸라기만큼이나 햇볕이 남아있어, 서쪽 하늘에 증기처럼 한 줄기 빛이 비껴 있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아가씨가 울 안에 들어가서 쉬기를 바랐습니다. 새 짚 위에,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새 모피를 깔아놓고, 안 녕히 주무시라고 인사를 하고 나서, 나는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앉았습니다.
ⓒ 한국의산천
비록 누추할망정 그래도 내 울안에서, 신기한 듯이 그 잠든 얼굴을 들여다보는 양들 바로 곁에서, 우리 주인댁 따님이- 마치 다른 어느 양보다 더 귀하고 더 순결한 한 마리 양처럼- 내 보호 밑에 마음놓고 고이쉬고 있다는 생각에 오직 자랑스러운 마음이 벅차오를 뿐이었습 니다. 이때까지 밤하늘이 그렇게도 유난히 깊고, 별들이 그렇게도 찬란하게 보인적은 없었습 니다.
갑자기 사립문이 삐꺽 열리면서 아름다운 스테파네트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는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양들이 뒤척이는 서슬에 짚이 버스럭거리며, 혹은 잠결에 '매~에' 하고 울음 소리를 내는 놈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모닥불 곁으로 오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나는 염소 모피를 벗어 아가씨 어깨 위에 걸쳐 주고, 모닥불을 이글이글 피워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이는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 한국의산천
만일, 한번만이라도 한데서 밤을 새워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는,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샘물은 훨씬 더 맑은 소리로 노래 부르고, 못에는 자그마한 불꽃들이 반짝이는 것입니다. 온갖 산신령들이 거침없이 오락가락 노닐며, 대기 속에는 마치 나뭇가지나 풀잎이 부쩍부쩍 자라는 소리라도 들리듯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들, 그 들릴 듯 말 듯한 온갖 소리들이 일어납니다. 낮은 생물들의 세상이지요. 그러나, 밤이 오면 그것은 물건들의 세상이랍니다. 누구나 이런 밤의 세계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좀 무서워질 것입니다만…….
그래서, 우리 아가씨도 무슨 바스락 소리만 들려도, 그만 소스라치며 바싹 내게로 다가드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저편 아래쪽 못에서 처량하고 긴 소리가 은은하게 굽이치며 우리가 앉아 있는 산등성이로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찰나에, 아름다운 유성이 한 줄기 우리들 머리 위를 같은 방향으로 스쳐가는 것이, 마치 금방 우리가 들은 그 정체 모를 울음 소리가 한 가닥 광선을 이끌고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 한국의산천
"저게 무얼까?"
스테파네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이지요."
이렇게 대답하고 나는 성호를 그었습니다.
아가씨도 나를 따라 성호를 긋고는 잠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며 깊은 명상에 잠겼습 니다. 이윽고, 불쑥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정말이니? 너희들 목동은 모두 점장이라면서?"
"천만에요, 아가씨,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남들보다는 더 별들과 가까이 지내는 셈이지요. 그러니, 평지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별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잘 알 수 있답니다."
아가씨는 여전히 공중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손으로 턱을 괸채 염소 모피를 두르 고 있는 모습은, 그대로 귀여운 천국의 목자였습니다.
ⓒ 한국의산천
"어머나, 저렇게 많아! 참 기막히게 아름답구나! 저렇게 많은 별은 생전 처음이야. 넌 저 별 들 이름을 잘 알테지?"
"아무렴요, 아가씨. 자! 바로 우리들 머리 위를 보셔요. 저게 '성 쟈크의 길(은하수)'이랍니 다. 프랑스에서 곧장 에스파니아 상공으로 통하지요. 샤를르마뉴 대왕께서 사라센 사람들과 전 쟁을 할 때에, 바로 갈리스의 성 쟈크가 그 용감한 대왕께 길을 알려 주기 위해서 그어놓은 것이랍니다.
좀더 저 쪽으로 '영혼들의 수레'와 그 번쩍이는 굴대 네 개가 보이지요? 그 앞 에 있는 별 셋이 '세마리 짐승'이고, 그 셋째번 별이 바로 곁에 다가붙은 아주 작은 꼬마 별 이 '마차부'이고요, 그 언저리에 온통 빗발처럼 내리떨어지는 별들이 보이죠? 그건 하느님께서 당신 나라에 들이고 싶지 않은 영혼들이랍니다.
저편 좀 낮은 쪽에, 저것 보십시오. 저게 '갈퀴' 또는 삼왕성(오리온)이랍니다. 우리들 목동에게는 시계 구실을 해 주는 별이지요. 그 별을 쳐다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시각이 자정이 지났다는 걸 안답니다. 역시 남쪽으로 좀더 아래로 내려가서, 별들의 횃불인 쟝 드 밀랑(시리어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 한국의산천
저 별에 관해 서는 목동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전하고 있답니다.
- 어느 날 밤, 쟝 드 밀랑은 삼왕 성과 '병아리장(북두칠성)'들과 함께 그들 친구별의 잔치에 초대를 받았나봐요. '병아리장' 은 남들보다 일찍 서둘러서 맨 먼저 떠나 윗길로 접어들었다나요. 저 위쪽으로 하늘 한복판을 보셔요. 그래, 삼왕성은 좀 더 아래로 곧장 가로질러 마침내 '병아리장'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게으름뱅이 쟝 드 밀랑은 너무 늦잠을 자다가 그만 맨꼬리가 되었어요. 그래 불끈해 가지고 그들을 멈추게 하려고 지팡이를 냅다 던졌어요. 그래서, 삼왕성을 '쟝 드 밀랑의 지팡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그렇지만, 온갖 별들 중에도 제일 아름다운 별은요, 아가씨, 그 건 뭐니뭐니해도 역시 우리들의 별이죠. 저 '목동의 별'말입니다.
우리가 새벽에 양떼를 몰고 나갈 때나 또는 저녁에 다시 몰고 돌아올 때, 한결같이 우리를 비추어 주는 별이랍니다. 우리들은 그 별을 마글론이라고도 부르지요. '프로방스의 피에르'의 뒤를 쫓아가서 칠년 만에 한 번씩 결혼을 하는 예쁜 마글론 말입니다."
ⓒ 한국의산천
"어머나! 그럼 별들도 결혼을 하니?".
"그럼요, 아가씨".
그리고 나서, 그 결혼이라는게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 주려고 하고 있을 무렵에, 나는 무엇인가 싸늘하고 보드라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에 눌리는 감촉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아가씨가 졸음에 겨워 무거운 머리를, 리본과 레이스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앙증스럽게 비벼 대며, 가만히 기대온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훤하게 먼동이 터올라 별들이 해쓱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꼼짝 않고 그대로 기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꼬빡 밤을 새웠습니다. 가슴이 설렘을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오직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하게 해 주는 그 맑은 밤하늘의 비호를 받아, 어디까지나 성스럽고 순결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 한국의산천
우리 주위에는 총총한 별들이 마치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양떼처럼 고분고분하게 고요히 그들의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곤 했습니다. -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 [출처: 알퐁스 도데의 "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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