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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즐거운 오토캠핑

by 한국의산천 2006. 9. 9.

나는 햇반과 라면과 김치만 있으면 언제던 떠날 수 있다. -  한국의산천 -

 

''최.소.주.의.'' 번잡한 오토캠핑은 가라 [세계일보 2006-09-08] 

 

 

 

“주말에 아이를 학교에 보낼 것이냐, 데리고 오토캠핑을 떠날 것이냐.”
오토캠핑 마니아 우순규(50)씨에겐 문제조차 되지 않았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그는 학교에 결석 통보를 하고 아이들과 숲으로 떠났다. 그때는 ‘놀토’(노는 토요일)가 아예 없었다. 오토캠핑 열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다. 

 

그는 1986년부터 캠핑도구를 차에 싣고 산하를 누비기 시작했다. “‘오토캠핑’이란 용어가 국내로 들어오기 한참 전부터 자동차 야영을 해 왔어요. 역마살이 낀 나와 친구 몇몇이서 얼결에 토종 오토캠핑을 창시한 셈이죠.”

그 뒤로 20년간 계절을 가리지 않고 야영을 즐겼다. 주말마다 경기 포천, 양평 등지로 떠났다. 주중이라도 친구가 “야, 떠나자” 하면 주저없이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어느 노랫말처럼 ‘항상 엔진을 켜둘게’였다.

 

80∼90년대엔 오토캠핑 전문용품점이 없었다. 일반 캠핑도구는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악천후나 혹한기를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전등, 야외 그릴, 전기장판, 혹한용 텐트·침낭 등을 직접 고안해 제작했다.

그는 전기매트를 들어보이며 “48시간 써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고효율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자랑스러워한다. 언뜻 낡은 군용모포에 전선 두 개를 연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토캠핑에 빠진 마니아는 종종 ‘돈깨나 있고 시간 많은 유한층’으로 잘못 인식돼 있지만, 그와 5분만 대면하면 오해가 풀린다. 일단 풍모. 그의 손은 거칠고 여기저기 윤활유 얼룩이 묻어 있다. 여전히 무전기를 제조·판매해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낡은 양복 바지에 셔츠를 걸친 차림은 영락없이 평범한 자영업자다. 단출한 여행 준비도 오토캠핑에 대한 선입관을 털어낸다. 허름한 지프에 캠핑도구, 쌀과 밑반찬만 실으면 준비 끝이다. 많은 돈을 들일 이유가 없다. 이렇게 소박하니 하루나 이틀 정도면 충분히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그는 캠핑을 ‘안방에서 건넌방 가는 것’에 비유한다. 

 

야영에 도가 튼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진 오토캠핑 문화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먼저 값비싼 장비를 구입하는 행태다. 과시를 위해 치장에 열중하는 일은 진정한 오토캠핑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그들은 자연과의 일체감이 아닌 과시형 쇼핑에 쾌감을 느낄 뿐이다. 잔칫상처럼 음식을 잔뜩 챙기는 것도 문제다. 부담스러운 음식 장만은 아내의 참여 열의를 꺾고 결국 가족 단위 오토캠핑에 금이 간다.

유흥에 치우친 오토캠핑은 특히 아이들을 소외시킨다. 자연이 행하는 ‘명강의’는 학교 수업 이상인데, 그걸 놓치면 큰 손해다. 그는 십수년 전 주말에 아들 딸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캠핑을 떠난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야생으로 마음껏 뛰논 아이들은 늠름하게 자랐다. 이미 부모 품을 떠났으므로 이제 그는 아내와 함께 숲으로 간다. 이번 주말에도 경기 포천 국망봉에 다녀올 계획이다. 차창 밖으로 “가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준비할 게 너무 많잖아”, “애들 학원 때문에”. 핑계를 대는 도시인에게 팔랑팔랑 손짓을 하며…. 

 

 

부르릉∼ "집에서 자연으로 그냥 장소만 옮겼죠” [세계일보 2006-09-08]   

 

 

  
가을 어귀, 강양석(32)씨 가족이 향나무에 둘러싸여 느긋이 야영하고 있다. 이들 네 식구의 텐트가 있는 경기 포천 야산은 한적하다. 지난 4월부터 주말마다 오토캠핑을 해온 이들은 들뜬 기색 없이 휴식을 취한다. 마치 앞마당에서 돗자리 펴고 바람 쐬는 투다. 캠핑 도구래야 접이식 침상, 의자, 취사도구 등속뿐이다. 끼니도 집에서 먹던 김치, 나물 무침으로 간단히 해결한다. 강씨 가족의 야영이 처음부터 간결했던 건 아니다. 여느 오토캠핑 초심자처럼 부풀려진 낭만에 홀렸었다. 강씨는 “처음에는 제대로 놀아 보겠다는 생각에 음식이니 장비니 전날부터 준비했어요. 정작 캠프장에선 맥이 풀렸죠”라고 말한다. 그는 갖은 시행착오 끝에 겨우 오토캠핑의 본질을 깨닫게 됐다. 바로 ‘최소주의’다.

 

# 음식은 소박하게 준비하자

이 금언은 아내 최은희(32)씨에게 복음과 같았다. 초기엔 남편이 캠핑을 떠나자고 할 때마다 은근히 겁이 났다. 고기를 양념해서 재랴, 주스와 과자 챙기랴, 아이스 박스에 채소와 과일을 담으랴 갖가지 의무 사항만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남편이 완벽한 준비를 요구한 건 아니었다. 왠지 야영이라면 푸짐하게 준비해야 된다는 자신의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세 번 시달리고 나니 즐거운 마음으로 떠날 수가 없었다. 경험자들이 “야영장에서 수라상 차릴 일 있소? 그냥 냉장고에 있는 반찬 담아 오시지”라고 충고를 건네지 않았다면, 주말 캠핑은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쌀, 라면, 가벼운 찬거리만 챙기기 시작한 이후 걱정이 없다. 출발 30분 전에 냉장고 음식을 주섬주섬 담으면 된다. 하루 양식을 준비하는 데 10분이면 충분하다. 그는 말한다. “‘음식 최소주의’ 캠핑이라면 여자들도 언제나 환영이지요. ‘오토캠핑=뭔가 단단히 준비해야 하는 행사’라는 오해를 빨리 버려야 해요.” 

 

 

# 캠핑 도구도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자

자동차 외관 꾸미기는 곧잘 남자의 경쟁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한국인의 특성까지 겹치면 ‘허영 캠핑’에 빠지기 쉽다. 비싼 바비큐 그릴에 넋을 잃는다거나 멋있는 돔형 텐트를 몇 개씩 구입하기도 한다. 강씨도 유혹에 빠졌던 적이 있다. “‘이왕 살 거 최고급으로 사는게 외려 이익이다’라는 자기합리화가 가장 위험해요. 그렇게 장비 쇼핑에 맛들이면 정작 캠핑은 뒷전으로 밀리죠. 부족한 게 생기면, 그때그때 하나씩 구입하는 게 좋아요.”

충동 구매는 사전에 아내와 상의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물론 아내의 엄격한 실용주의가 방해될 때도 있지만.

캠핑 용품을 반드시 백화점에서 구입할 필요는 없다. 공작에 흥미 있는 이는 직접 간단한 장비를 만들어도 좋다. 열쇠 제조업에 종사하는 강씨는 가스등이나 화로를 손수 제작했다. 그는 수수한 캠핑의 편안함을 잘 안다. 그래서 화려하게 꾸민 캠핑카를 볼 때마다 부러움 대신 안쓰러움을 느낀다.

 

# 자연과 일대일로 마주하자

낯선 곳에서 밤을 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갓 오토캠핑에 발을 들여놓은 이는 안전한 관광지를 선호한다. 옆 텐트의 사람 기척은 비록 소음일지라도 안도감을 주기 때문이다. 오토캠핑의 진면목을 어느 정도 아는 강씨는 부러 인적이 드문 곳으로 떠난다. 이른바 ‘문명 최소주의’다. 기실 이곳 야산의 캠핑 터 주변엔 화장실, 세면대, 인가 따위가 하나도 없다. 약간 귀기가 감돌 정도다. 아닌게 아니라 텐트 뒤편엔 이름 모를 무덤 세 기가 바투 붙어 있다. 간밤에 무덤을 발치에 두고 ‘꿀잠’을 잔 진구(12), 진희(10) 남매는 “전혀 무섭지 않아요. 전에도 몇 번 와서 잤는데, 아무렇지도 않았거든요”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처음에 무당벌레조차 징그러워했다. 하지만 안온한 도시 문명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연을 관찰한 뒤부턴 막연한 공포심이 없어졌다. 더 이상 남매는 자신의 상상력이 만든 공포에 갇히지 않는다. 두려운 사물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공포를 극복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그 밖의 모든 것에 ‘최소주의’가 적용된다. 캠핑 장소도 그렇다. 휴식 같은 캠핑을 즐길 요량이면 가까운 곳이 좋다. 집에서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캠프장이 이상적이다. 간혹 속리산과 지리산 등 명산을 고집하는 이가 있지만, 짧은 시간에 장거리 여행을 하면 금방 지칠 수 있다.

 ‘쓰레기 최소주의’도 있다. 캠프장에 쓰레기통이 있어도 쓰레기는 전부 되가져올 것. ‘유흥 최소주의’는 카드, 화투, 술 따위를 일절 가져오지 않는 것이다. 모두 강씨 가족이 실천하는 원칙이다.

‘최소주의’를 체득한 강양석씨는 진정한 오토캠핑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집에서 자연으로, 그냥 장소만 옮기는 거죠.”

 

추천! 캠프장
오토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편의시설이 잘돼 있는 자연휴양림이 좋다. 차차 익숙해진 뒤엔 외진 곳에 도전한다. 오랜 경험자들의 도움을 받으면 자연의 깊은 속살을 쓰다듬을 수 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경기 가평군 설악면 해발 862m의 유명산 자락에 조성돼 있다. 참나무와 낙엽송, 잣나무, 갈참나무, 단풍나무 등이 무성해 맑은 공기 속에서 야영할 수 있다.

삼림욕장, 등산로, 식물원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휴양림 입장료는 1인당 1000원, 캠프장 대여료는 데크당 8000원이다. (031)589-5487

 

▲축령산 자연휴양림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에 있다. 서울에서 약 1시간 거리.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울창한 잣나무 숲이 매력적이다.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가 캠핑족을 반긴다. 입장료는 1인당 1000원, 캠프장 대여료는 면적에 따라 4000원, 6000원이다. 이 외에 주차료가 하루 3000원(15인승 이상은 5000원)씩 붙는다. (031) 592-0681

 

▲중미산 자연휴양림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 있다. 휴양림에 진입하기 전까지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서울에서 1시간30분여 소요. 해발 834m의 중미산에 들어서면 빽빽한 침엽수림이 하늘을 덮는다.

아침에 끼는 산안개가 일품이다.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캠프장 대여료 4000원이다. (031)771-7166

이 밖에도 경기 포천시 운천면 솔밭이 있다. 운천 시내에서 대회산 쪽으로 10㎞ 정도 들어가는 곳으로, 소나무 잣나무 밤나무가 무성하다. 국망봉은 경기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에 있다. 잣나무가 울창하고 단풍나무가 빼어나다. 강원 양덕원은 밤나무 천지다. 양덕원 시내에서 홍천강 쪽으로 14㎞로 들어간다. 이런 곳들은 편의시설이 전무해 경험자와 함께 야영해야 한다. 오토캠핑 카페(cafe.daum.net/autocamping)에서 일정한 인원이 모이면 출발한다.

 

클릭 ■☞ 전국 오토 캠핑장 소개 (계속 자료 입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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