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만에 속살 드러낸 별천지 '금강송 군락지' [스포츠조선 2006-08-30]
500년 기개는 시퍼렇고 피는 뜨거웠나니…
너는 겨레의'혼불'이었구나.
▲ 47년 만에 개방한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 전경. 조선시대부터 보호를 해온 덕분에 아름드리 미끈한 금강송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숲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히 껴안고 다독여 주는 매력이 있다. 때문에 지친 심신을 씻어 내기로는 숲기행이 최고다. 특히 아름드리 소나무가 밀생한 솔숲이라면 그 분위기는 한결 유다르다. 솔밭은 잘 정돈되고 청신한 분위기가 솔 내음과 어우러져 마음을 정한케 해주는 힘이 있다. 게다가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나무라는 정서적 친밀감도 공유할 수 있어 일종의 뿌리와 내력을 찾은 듯한 문화적 정체성도 일깨워준다.
우리 땅 도처에 솔숲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솔숲 기행지로는 남한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로 꼽히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가 최고다.
최근 47년 만에 개방한 1610㏊의 광활한 소나무 숲은 속세 저편에 자리한 별천지처럼 고즈넉하다. 가을이 찾아들기 시작한 이즈음 여름 동안 여기 된 기분을 가라앉힐 만한 여정으로 안성맞춤이다.
굽거나 뒤틀린 데 없는 민족의 표상
20여개 다리 건너 다다른 그곳엔 수만그루 소나무 장관
▶대자연의 묘미 넘쳐나는 '소광리 솔숲 가는 길'
소광리 금강송숲을 찾아 가는 길 또한 압권이다. 과연 '길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다. 잘 생긴 금강소나무를 품은기암절벽을 굽이치는 계곡수며, 새소리, 풀벌레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16km 진입로는 그야말로 자연이 빚어낸 멋진 하모니가 온종일 울려 퍼진다. 36번 국도 불영사로 향하는 길목 광천교에서 917번 지방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40리 광천계곡 길은 5.5km의 포장도로와 9.6km 비포장도로가 적당히 섞여 묘미를 더한다. 특히 길과 비슷한 높이의 계곡이 이어져 금방이라도 차를 세우고 시원한 계곡수에 발을 담글 수 있다.
광천 계곡의 압권은 무려 20여 개에 이르는 다리. 대부분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잠수교로, 산길 따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다리를 건너는 기분은 색다른 경험이다.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 그늘이 그리워진 담과 계류에는 버들개 같은 청정 어족이 헤엄치고, 호랑나비, 쇠똥벌레 등 귀한 곤충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뿐만아니라 가파른 암봉에 곧게 자란 적송들은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펼쳐 놓은 듯 수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싶을 대광천 마을에는 화전민 두어 가구가 살고 있고, 여기서 1.3㎞ 남짓 더 오르면 금강소나무 천연보호림이 펼쳐진다.
▶'와~!'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소광리 1610㏊의 소나무 숲은 벌목의 칼날을 빗겨나간 지금 500년생 금강송 다섯 그루를 비롯해 30~200년 이상된 금강송 수만 그루가 빽빽히 들어찬 장관을 이룬다. 소광리 금강송 숲은 ha당 나무의 축적도가 300㎥로 소나무로 유명한 독일 평균(268㎥)보다 높다. 따라서 금강송이 뿜는 솔 향은 여는 소나무 숲에 비길 바 아니다.
성큼 숲에 들어서면 우선 진한 솔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심호흡 두어 차례에 머리 속까지 청정수로 씻어낸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특히 솔숲에 살짝 운무가 내려 앉은 이른 아침의 산책은 상서로운 느낌 마저 들 만큼 분위기 있다.
이곳을 처음 찾은 경우라면 누구라 할 것없이 "와∼" 하는 탄성을 연발하게 된다. 한아름이 훨씬 넘는 둥치 굵은 적송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데다, 나무들마다 어느 한 곳도 구부러지거나 뒤틀린 데 없이 자태가 곧고 미끈하다. 게다가 우뚝한 키에 고개를 한껏 젖힌 채 올려다봐야 끝을 볼 수 있다.
최근 개방에 맞춰 남부지방산림청에서는 제1, 제2 관찰로를 조성해 놓았다. 약 4000평의 면적에 35~210년 된 금강송 수백 그루가 있는 제 1관찰로는 길이 약 1km에 완만한 흙길을 따라 520년 수령의 소나무 등 미끈한 금강송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 1km 정도를 더 오르면 제 2관찰로 전망대가 나선다. 서광리 금강송숲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건너편 숲까지 훤히 볼 수 있다. 전체 관찰로를 둘러보는 데에는 쉬엄쉬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남부지방산림청 최신규 팀장은 "백두대간 낙동정맥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은 우리 국민에게 벅찬 감동과 자부심을 갖게 하는 '영물'에 다름없다"며 "찾는 분들의 '와~'하는 감탄사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 울진=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조선시대 왕실서 보호림 지정 황장목-미인송등 이름도 많아
▶금강소나무?
금강소나무는 이름도 참 많다. 나무 속질이 황갈색을 띠어 황장목, 미인처럼 늘씬하게 뻗어 미인송, 하늘로 승천하는 용 같다 해서 적룡, 일제 때 일본인들이 마구잡이로 베어 춘양역에서 기차로 실어 갔다 해서 춘양목…. 적목은 일본인들이 잘못 붙인 이름이다. 또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소나무 자생 지역인 울진군에서는 이곳의 금강소나무를 '울진소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금강소나무는 잘 썩지 않고 좀처럼 벌레도 안 먹으며 결이 곱고 줄기도 곧다. 흡사 우리 겨레의 기상을 닮은 듯 기개가 꼿꼿하다.
조선 숙종 6년(1680년) 소광리 일원은 황장봉산(黃腸封山, 황장갓)으로 지정되어 함부로 벌채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이를 경고하는 황장금표(黃腸禁標), 즉 황장봉계표석(黃腸封界標石)을 세웠다. 광천계곡 길옆에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이용
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풍기(또는 영주) IC~영주시~봉화-울진 방면 36번국도~통고산 휴양림 입구에서 3.3㎞ 남짓 더 달린 뒤에 광천교 앞에서 좌회전해 4.7㎞ 가량 달리다가 오른쪽 길로 9㎞ 남짓 더 오르면 금강소나무 천연보호림 입구에 이른다.
7번국도 이용
7번국도 울진 노음 네거리에서 좌회전~봉화방향 36번국도~광천교와 코리아 자수정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 우회전~917번 지방도로~길을 따라 차로 약 40여 분 가면 소광리 금강송 숲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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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토종닭 백숙-울진대게-숯불갈비 등 먹거리도 풍성
금강소나무 숲 인근에서는 백숙을 곧잘 끓이는 집이 있다. 서면 삼근2리 고욤나무 민박집은 야산에 방사한 토종닭을 즉석에서 백숙으로 끓여 준다. 3만원. 울진에서 7번 국도를 타고 10분 남짓 북상하면 죽변항이 나온다. 이곳 횟집들은 싱싱한 생선회와 영덕 대게에 못지않은 울진 대게로 유명하며 전복죽도 별미이다. 울진 읍내에서는 남양숯불갈비가 한우숯불 고기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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