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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오이도 저녁노을 전망대

by 한국의산천 2006. 7. 4.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무엇이 있으랴만은 그래도 나에게는 언제나 모든것이 새롭다. 

 

오이도  [2006. 7.  4.   한국의산천 ]

 

해가 진지 이미 오랜시간 오이도 방파제 방죽에 올라섰다.

후덥하고 짭짜름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쳐간다.

 

방파제 위에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줏잔을 기울이고 

거리의 화가는 작은 의자에 앉아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피~웅 하며 무지개빛 꼬리와 흰연기를 남기고 폭죽이 날아간다.

 

등대처럼 생긴 전망대를 보며 

서럽게 살다간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가 아니라

내가 태어나던 해에 31세로 짧은 生을 마감한 박인환 詩人과 그의 詩 '木馬와 淑女'를 생각했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木馬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

.

.

인생은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우리는 그 무엇이 무서워서 떠나는것일까?

 

                                                                                         - 한국의산천-

  

 

 

▲ 오이도역에서 오이도까지는 승용차로 약 15분(6km)거리이다.  

 

섬도 아닌 육지가 오이도라니...

육지의 일부이면서도 오이도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일제시대인 1922년에 일제가 염전을 만들기 위해 이곳과 안산시 사이에 제방을 쌓은 뒤부터였다. 그후 오이도는 육지이면서 바닷가 횟집촌인 이름만 섬인 오이도로 불린다. 남서쪽으로 벋은 시화방조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오이도는 섬의 모양이 마치 까마귀(烏)의 귀(耳) (까마귀의 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은 없지만)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오이도 저녁노을 전망대 ⓒ2006 한국의산천

 

 

오이도


 
마음속 성지는 변방에 있다

오늘같이 싸락눈 내리는 날은

싸락싸락 걸어서 유배 가고 싶은 곳

외투 깃 세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건달처럼 어슬렁 잠입하고 싶은 곳

이미 낡아 색 바랜 시집 같은 섬

 -오이도행 열차가 도착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섬에 가본 적 없다

이마에 '오이도'라고 쓴 전철을

날마다 도중에 타고 내릴 뿐이다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오이도

문득 가보고 싶다, 그 섬에 가면

아직도 귀 밝은 까마귀 일가가 살고

내내 기다려준 임자를 만날 것 같다

배밭 지나 선창 가 포장마차엔

곱게 늙은 주모가 간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다

삼십여 년 전 서너 번 뵙고 타계한

지금은 기억도 먼 나의 처조부

오이도(吳利道) 옹도 만날 것 같은 오이도
 
오늘도 나는 가지 않는다, 다만

갯벌에는 나문재 갈대꽃 피고 지고

토박이 까치 무당새 누렁이 염소랑

나와 한 하늘 아래 안녕하기를.

     

           -임영조 시인의 모자 중에서  

 

 

▲ 오이도 저녁노을 전망대 ⓒ2006 한국의산천

 

 

▲ 오이도 거리 ⓒ2006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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