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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by 한국의산천 2011. 11. 1.

가을 그리고 은행나무  [ 2011 · 11 · 1 · 하늘색 푸른 화요일 · 한국의산천] 

 

11월의 첫날 원주를 다녀오는 길에 업무를 마치고 잠시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단풍이 들지않아 서운했는데 지금은 노란 은행잎이 서서히 지고 있었습니다

 

지는 가을 아쉬운 가을을 스마트폰으로 몇장 담아왔습니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수령 약 800년. 천연기념물 제167호 (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가깝습니다) ⓒ 2011 한국의산천   

 

님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 허공에 물감을 뿌린들 저렇게 파랗수가 있을까? ⓒ 2011 한국의산천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

 아주 오래에 살아있던 지금은 화석으로 발견된 과거의 화석생물들의 모습이 현재와 같으면 그것을 일반적으로 화석생물이라 부른다. 

생명은 35억년전에 박테리아와 같은 단세포동물에서 시작하여 사람까지 엄청난 진화를 하였다고 하는데, 오늘날 박테리아는 흔하게 우리 주변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35억년 동안 진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박테리아는 엄청난 진화를 하면서 어떤 박테리아는 최초의 모습 그대로 있는가?

 

현재와 조금도 변함이 없는 화석들은 다음과 같다. 은행나무(ginko tree, 2억년), 메타세쿼이어(6천만년), 도마뱀(tuatara reptile, 1억3천5백만년), 소철(cycad tree, 2억2천5백만년), Port Jackson 상어(1억8천만년), 성게(sea urchin, 1억년), 잠자리(dragonfly, 1억7천만년),  불가사리(5억년), 바퀴벌레(2억5천만년), 박테리아 등도 수억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은 것이다. 

5천만년전(신생대 제3기) 박쥐의 화석이 발견되어 사이언스잡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하였는데, 그 모습이 현재의 박쥐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문헌참고-

 

▲ 천연기념물 원주 반계리은행나무 (磻溪里銀杏나무) ⓒ 2011 한국의산천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문막면 반계리 1495-1 (여주에서 문막간 자동차 전용도로와 국도 사이 민가 안 인삼밭 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형(크기, 길이, 높이)높이 33m, 가슴높이 둘레 13.1m

수령 : 약 800년

천연기념물(보호수) 천연기념물 제167호 천연기념물(보호수)

지정일1964년 1월 31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면 반계리에 있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167호. 높이 33m, 가슴높이둘레 13.1m이며, 가지의 퍼진 길이는 동서가 25m, 남북이 28.8m나 된다.

정확한 나이는 나무에게 물어볼수도 없는일이고 그렇다고 나무를 베어서 나이테를 셀 수는 더더욱 할수없는... 나무의 나이는 약 800 년 

 

반계리 은행나무는 주위에 나무들이 무색할 만큼 그 위엄은 참으로 훌륭하다. 약 800년의 세월을 이기고 견뎌오며 지금까지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천연기념물의 가치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800년 동안 치우침 없이 균형을 이룬 반계리 은행나무는 은행나무 중 단연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노란색을 좋아한다

정장이야 어쩔수없이 검정계열이지만 등산복과 자징거 라이딩복장은 노란색과 흰색 검정이다. 남들은 흔히 입는 빨강색도 나에게는 없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남겨진 가을

                           - 이재무


움켜진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
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올 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語)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 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난 조롱박으로 퍼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모든것을 떨쳐버리고 흔적을 지운다는것은 홀가분한 일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을 모두 떨어트리고 裸木으로 변해가는 당신은 정녕 아름답다

 

우리 인간도  

몸을 감싸고 있는 위선과 허울을 모두 떨쳐 버린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한국의산천-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흔들리며 꽃대를 곧게 세웠나니

 

 

가을 

        -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 질러
노을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랗게 밀려 오기도 하고

 

단풍이
산기슭을 물들이면
붉어진 가슴은
쿵쿵 소리를 내며
고독 같은 설렘이 번지겠지

 

아, 가을이여!
낙엽이 쏟아지고 철새가 떠나며
슬픈 허전함이 가득한 계절일지라도
네게서 묻어오는 느낌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뿐이네

 

 

가을 강(江)

                         - 김명인 

 

살아서 마주 보는 일조차 부끄러워도 이 시절

저 불 같은 여름을 걷어 서늘한 사랑으로

가을 강물되어 소리 죽여 흐르기로 하자

지나온 곳 아직도 천둥치는 벌판 속 서서 우는 꽃

달빛 난장(亂杖) 산굽이 돌아 저기 저 벼랑

폭포 지며 부서지는 우레 소리 들린다

없는 사람 죽어서 불 밝힌 형형한 하늘 아래로

흘러가면 그 별빛에도 오래 젖게 되나니

살아서 마주잡는 손 떨려도 이 가을

끊을 수 없는 강물 하나로 흐르기로 하자

더욱 모진 날 온다 해도

 

 

가을이 오면 

                    - 김용택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

온 산천에 울긋불긋 단풍이드는 가을이 오면 하면서 기다린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서서히 단풍이 지고 있습니다

나의 삶 또한 그렇게 갈망하고 노력하지만 별로 이룬거 없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후회하며 살아가는게 우리네 인생이다"라는 말에 다소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열린 귀는 들으리라

한때 무성하던 것이 져버리고 만

텅빈 들녘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소리없는 소리를... -법정-

 

▲ 나도 노란색 빨간색으로 물들고 싶어라 ⓒ 2011 한국의산천

 

자전거의 장점

자동차보다는 느려서 이곳 저곳 둘러보기 좋고

걷는것 보다는 조금 더 빨라서 이곳 저것 둘러보기 좋은 자/ 징/ 거/  

 

 

▲ 이 가을의 막바지에 다시 한번 한치령에 올라볼까? ⓒ 2011 한국의산천

 

생의 계단

                  - 헤르만 헤세

 

모든 꽃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 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우리를 부르는 생의 외침은 결코

그치는 일이 없으리라.

그러면 좋아,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에서

 

▲ 지난해 겨울은 무지하게 추웠다.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 2011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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